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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世俗의 눈

오월 世俗의 눈

 

임재철 칼럼니스트

 

5월은 참 아름다운 계절이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순수한 자연과의 사적인 대화다. 푸른 산과 푸른 물, 5월의 바람은 가볍고 구름은 부드럽고 잔잔한 여행자를 위해 디테일이 점점 많아지고, 신록의 생동감이 넘친다. 멀리 보이는 산은 푸르고 가는 길도 아름답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 풍경이며, 걸어가는 길이 독서가 된다.

 

구름에 산 넘어 숲속을 걷고 야생화가 피고 곳곳이 꽃 화엄인 5월을, 그래서 ‘계절의 여왕’이라 하지 않았을까. 5월의 아름다움~도시와 산이 모두 아름다운 이 계절이 공짜이고 우리 곁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아름답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우리의 삶이 제일 중요하며, 우리 자신과 함께 경치를 보는 사람은 풍경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5월일수록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 앞에 간과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부모에게 좀 더 나은 자식, 자식에게 좀 더 나은 부모, 즉 저마다 부모를 존경하고 후세대들의 진정한 사랑을 깊이 떠올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사랑이 더 깊어지고 감사와 존경이 더욱 따뜻해지기를 소망한다. 말하자면 우리 주변에는 아름다운 것들도 많지만 소리 없이 회한과 묵상을 가져다주는 일이 많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세상을 떠난 선자(先慈)가 더 아프게 생각난다. 요양병원에서 누워만 계신 부친도 사무친다. 주위를 보면 또 아프다는 사람들이 자꾸 나온다. 누구는 전립선에서, 또 누구는 심장에서, 췌장에서 고장이 나 병원 생활로 고달프다. 세상을 떠난 이도 있다. 돈, 출세 다 건강 앞에서는 의미가 없다. 건강이 인생 최후의 보루다. 건강을 잃으면 천하를 잃는 것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세월의 나루터에서 어떻게 보면 늘 오고 가는 5월이고, 햇살은 더워지고 여름으로 가고 있지만, 전쟁의 참상이 서로를 옥죄며 전 세계를 위협하고,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바닷길을 막아서고 말의 칼날을 벼린다.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아파도 아프다고 말 못 하는 세상, 총알이 심장을 뚫어도 숨죽이는 사람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또 다른 세상은 기름값 상승으로 힘들어한다.

왜 이리 전쟁을 쉽게 생각하는지. 분명 모든 사람이 매우 힘든 시간이다. 말은 쉬어도 길어진 전쟁으로 인해 형언할 수 없는 깊은 일상생활의 압박, 세상의 불안과 정세는 하루하루를 버텨 내기가 힘들 정도다. 붉은 단심을 가슴에 품고 있지만, 걱정은 수많은 산을 넘고 있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지만, 모두가 경제 등 많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고, 칠흑 같은 어두운 밤길을 걷고 있는 형국이다. 평화가 절실하다.

 

하지만 이렇게 저렇게 견디며 그러려니 하며 살아가는 게 우리네 삶이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처럼, 어떤 일들이 세상을 수놓을지, 항상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세상사 저마다 숨은 곡절이 있다. 가령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는 게 세상사 아니던가. 그런데 대개는 걱정 속에서 헤매고, 세상 불안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눈앞의 어려움과 좌절을 지나치게 중시하며 헤매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바람이 아무리 세도 지나가고, 폭우가 아무리 거세도 그치듯이 삶에는 항상 예상치 못한 희망이 있다. 그래서인지 혹자는 정말 미래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돌아보면 낙관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웠던 일도 때가 되면 다시 옳고 그름을 깨닫고 순간적으로 해결되는 일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일 거다. 삶은 답이 없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의 혼란을 받아들이며, 하늘의 달을 보고, 스스로 살아가려는 강인함과 노력으로 눈앞의 벽을 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럼 우린 5월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우리의 일상이 연약하고 거역할 수도 없는 어려운 삶이지만,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바람에 맞춰 춤을 추는 법을 배워야 하고, 비가 올 때는 스스로 우산을 펴야 하며, 세상에서 가장 좋은 자신의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길의 끝은 언제나 길에 있듯 감정이 순응되고, 세상과의 대립은 오늘 머물고,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며, 우리의 인생이 여름꽃처럼 피어나고 온전한 ‘여름’을 품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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