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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병에 경고 문구 붙인다고 음주운전 근절될까?

김원하의 취중진담

 

술병에 경고 문구 붙인다고 음주운전 근절될까?

 

 

실질적으로 단 1건의 음주운전 교통사고라도 막을 수 있다면 그 정책은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음주운전 예방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모든 정책은 귀중한 생명을 보호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1월 9일부터 소비자들이 주류 제품과 광고를 접하는 과정에서 음주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정책의 골자는 강력한 경구나 그림을 술병과 라벨 디자인이 브랜드 경쟁력의 요소인 와인·위스키·코냑·전통주의 경우 음주 경고 문구와 픽토그램을 술병 앞면에 부착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단순 논리로 음주운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이 같은 조처를 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복지부는 이번 정책을 전개하는 목적을 크게 세 가지로 꼽고 있다. 첫째,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한다’ ‘알코올은 발암물질로 지나친 음주는 간암, 위암 등을 일으킨다’ 등 기존 경고에 ‘음주운전 금지’ 문구나 그림이 추가된다. 둘째, 기존 텍스트 위주 경고에 더해 음주 위험을 경고하는 그림과 음주운전 금지를 시각화한 그림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경고 문구 글자 크기를 확대한다. 시중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500mL 이상 1000mL 이하 술병의 경우, 글자는 14포인트 이상, 그림은 가로·세로 각각 12㎜ 이상의 크기여야 한다.

김한숙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술이 개인의 건강과 사회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음주로 인한 건강 피해와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처럼 정부가 경고 문구 노출을 강화하는 배경엔 음주운전이 여전히 반복적인 사회 문제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1만351건으로 전년(1만1037건) 대비 6.6% 감소했다. 지난해 사망자는 121명으로 전년 대비 12.3% 줄었다. 다만 이 같은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년 1만 건 안팎의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주류업계 특히 전통주 업계는 이 같은 음주운전 예방책에 대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대 놓고 반대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사고를 줄이자는 대책인데 반대의 명분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통주 업계는 영세하다. 1년 매출액이 1억 원을 넘지 못하는 양조장이 80%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다소라도 경비를 줄이기 위해 주병에 붙이는 라벨을 몇 년 치를 주문해서 사용한다. 그래야만 제작원가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라벨에 음주운전 예방 글이나 그림을 넣으라면 기존 라벨은 폐기하고 새로 주문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다.

양조장들은 경기도 없는데 이 같은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책 당국이 야속하기만 하다는 것이다.

한편 농정 당국 즉, 쌀 재배를 독려하고 이의 판매를 독려하는 당국도 속앓이하기는 매한가지다. 주류 소비가 줄면 쌀 판매량이 줄어든다.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한테로 돌아간다.

정부 입장에선 염전을 하는 아들과 우산장사를 하는 아들을 둔 어머니 마음과 같을 것이다. 비가 오면 염전을 하는 아들이 걱정되고 날이 개면 우산장사 아들이 걱정될 것이다.

전국에는 1천 2백여 양조장들이 있다. 이들은 겨우겨우 생계를 꾸려가는데 술병에 금주와 같은 경고가 붙는다면 그나마 유지되던 술 판매가 줄어들지 않을까를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주류업계에서는 일률적으로 술병에 그림이나 강력한 문구를 넣어서 음주운전을 예방하기보다는 음주운전 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현재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발생시켜 사상자를 내도 처벌이 생각보단 약하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있어 감옥에 가서 몇 년 옥살이하는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직장을 잃게 하는 것일 것이다. 물론 공무원 같은 사회에서는 시행되고 있지만, 일반 직장에선 그렇지 못하다.

가령 음주운전에 적발되면 직장에서 해고를 당할 수 있다고 치자. 그래도 술 마시고 핸들을 잡을 것인가. 대리운전을 부를 처지가 안 되면 주석에 참석한 누군가는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 ‘금주 당번제’ 같은 제도를 스스로 도입하면 어떨까.

삶과술 발행인 t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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