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프랑스 뱅 드 나투렐(Vin Doux Naturel) 스위트 와인의 이해
한관규 원장 (와인마케팅경영연구원)
남프랑스 와인하면 일반적으로 지중해 연안의 ‘랑그독-루시옹(Languedoc-Roussillon)’ 지방명으로 사용하여 비슷한 와인이라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랑그독-루시옹은 랑그독(Languedoc), 즉 옛날 옥(Oc) 언어(Langue)를 사용한 지역과 서쪽의 피레네(Pyrénées) 산맥 방향에 풍부한 철이 많아 토양 색깔이 붉은색(루, Rou) 의미에서 시작된 루시용
(Roussillon) 지역으로 양분화 된다. 이 지방은 2,800년의 역사가 담긴 포도재배 노하우가 있으며, 포도밭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설립하고, 로마인이 발전시켜 나갔다. 오랜된 두 지역은 역사적, 문화적 특히 포도밭 떼루아와 양조 방법이 다르며 와인 또한 구별되고 있다.
와인 초심자들은 달콤한 모스카토나 아이스 와인의 스위트한 와인을 선호하지만 최근 애호가들 사이에서 맛과 향에 있어 개성과 특징이 있는 뱅 드 나투렐(Vin Doux Naturel), 약자로 VDN 스위트 와인에 관심을 갖고 즐겨 찾고 있다. VDN 와인의 최대 산지 기관인, 루시옹와인생산자협회(CIVR)는 대전와인박람회와 서울에서 와인 수입업체 및 소믈리에를 대상으로 와인 시음회 및 세미나를 개최하여 홍보를 전개하고 있다. 또한 루시옹에서 VDN를 최대 생산하는 비뉴롱 까딸랑(Vignerons Catalans) 회사에서 국내 처음으로 올드빈티지 VDN 와인 시음회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루시옹 와인 생산:감미로운 와인의 요람
프랑스 남쪽, 스페인과의 접경 지역에 있는 피레네 오리앙탈(Pyrénées-Orientales) 지방은 3개의 산악지대로 둘러싸인 원형극장과 같은 지세를 형성하고 있고, 동쪽은 지중해와 맞닿아 있다. 산악에서 지중해 방향으로 흐르는 3개 강줄기가 계곡과 평지를 형성하여 다채로운 지형과 복합적인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 루시옹 지역은 점토, 석회암과 편암질로 구성된 자갈 토양으로 특징 지워지며, 약 80% 정도의 포도밭들이 산악지대 고도 750m까지의 경사면 자갈밭에 조성되어 있다. 또한 지중해 기후로서 여름은 무덥고 가을, 겨울은 비교적 온화하여 최적의 포도 재배 조건을 제공 하고 있다.
루시옹 지역의 포도밭 떼루아에 허용된 24개의 포도 품종 중 17개가 원산지보호명칭(AOP) 와인에 사용되며 드라이 화이트와 레드 와인이 루시옹 AOP 명칭으로 생산되고 있다. 생산량은 프랑스 전 생산량의 2%를 점유하고 있으며, 프랑스 제1위의 유기농 및 바이오다이나믹 와인 생산지이기도 하다. 약 2,530 개의 포도 재배업체와 420여 개의 가족 중심의 소규모 와인 농가들이 있다. 전체 와인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29개의 까브 꼬페리티브(와인생산자조합)가 다양하고 특색있는 와인을 생산하여 유통하고 있으며, 이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역사가 있는 회사가 비뉴롱 까딸랑(Vignerons Catalans)이다.
뱅 드 나투렐 와인:시대를 초월한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와인
두(Doux)는 달콤한 뜻으로 “천연 스위트 와인(Natural Sweet Wine)”으로 해석되는 주정강화 스타일의 와인이다. 1285년에 몽펠리에 대학의 학장이자 마이요크(Majorca) 왕국의 왕실 의사였던 아르노 드 빌라노바(Arnau de Vilanova)가 양조법을 발견하였다. 알코올 발효 과정 도중에 효모의 작용을 멈추어 천연 당분 일부를 유지하고, 원하는 품질 밸런스에 맞추기 위해 포도액의 5~10%에 해당하는 양을 순도 96%의 천연 포도 알코올(주정강화)을 첨가하는 양조 방법이다. VDN 최소 알코올 함량은 14.5%이고, 대게 16~18%로서 일반 와인보다 높지만 달콤하여 와인 도수를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주정강화를 통해 생산한 VDN 와인은 산소를 접촉하지 않고 숙성하거나 산소 접촉을 통해 산화 시켜 숙성시키는 2가지 방법으로 진행된다. 화이트, 로제, 레드 와인이 산화 숙성되면서 와인 색과 구조감, 맛이 특정 지워지며, 생산 마을 마다 다르게 분류 지칭되기도 한다.
▴산소 접촉 없이 숙성:일반 와인과 같이, 큰 오크통이나 병에서 산소 접촉없이 숙성하는 와인으로 뮈스카 드 리브잘트 화이트, 리브잘트 화이트와 로제, 모리 화이트, 레드 그리고 바뉼스 화이트, 로제, 레드가 있다. 숙성 후 바로 시음 할 수 있는 VDN 와인이다.
▴산소 접촉, 산화 과정을 거친 숙성:셀러 혹은 외부에서 산화 환경 상태로 36개월에서 20년 이상 숙성시킨다. 숙성 용기에 와인을 완전히 채우지 않아 산소와의 접촉으로 산화시킨다. 오래된 오크통, 콘크리트, 큰 유리 용기를 사용하여 옥외 보관하기도 한다. 튈레(Tuile), 앙브레(Ambre), 오르다주(Hore d’age), 랑시오(Rancio) 등으로 특징지어 부르며 호박색 또는 황갈색을 띄게 된다.
5개 원산지보호명칭(AOP) VDN 와인 생산 지역
루시옹 지역의 포도 품종 중에 고유 특징이 있는 8개, 즉 레드 2종(그르나슈, 까리냥)과 화이트 6종(뮈스카, 그르나슈 블랑 등)이 VDN AOP 와인을 생산하도록 허용되고 있다. VDN 와인은 20,954헥타르(ha) 포도밭에서 138,135헥토리터(hl)를 생산하여 프랑스 전 생산량의 80 %를 차지하고 있다.
뮈스카 드 리브잘트(Muscat de Rivesaltes) & 리브잘트(Rivesaltes):2개
▴뮈스카 드 리브잘트 (58% 생산) : 뮈스카 화이트 2개 품종으로 양조되며 산화시키지 않고 숙성한다.
▴리브잘트 (26% 생산) : 루시옹 지역에 가장 넓고 많이 생산되는 VDN 와인으로 그르나슈 누아, 그르나슈 그리 등으로 생산한다. 레드 그르나(Grenat) 와인을 산화 숙성시키면 튈레로 로제를 산화 숙성시키면 앙브레, 오르다주, 랑시오로 분류 된다.
모리(Maury):1개 (4% 생산)
▴모리:그르나슈 블랑, 그르나슈 그리 등 화이트 와인과 그르나슈, 카리냥 등의 레드 와인이 있다. 리브잘트와 같이 화이트(블랑)를 산화 숙성시키면 앙브레, 레드(그르나) 와인을 산화 숙성시키면 튈레, 오르다주, 랑시오로 구분된다.
바뉼스(Balnyuls) & 바뉼스 그랑 크뤼(Banyuls Grand Gru) : 2개 (12% 생산)
▴바뉼스:큰 유리병을 이용하여 외부에서 산화 숙성하기도 한다. 화이트(블랑)가 산화 숙성되면 앙레, 레드 와인 리마주(Rimage)는 산화 숙성되면 튈레, 오르다주, 랑시오로 분류된다.
▴바뉼스 그랑 크뤼:오크 통에서 최소 30개월 이상 숙성해야 하는 등 일반 바뉼스에 비해 생산조건이 더 엄격하다. 그르나슈 품종이 75% 이상 포함되어야 하며, 산화 숙성이 필수적이며 튈레(Tuilé)라고 한다.
VDN 와인의 마리아주
VDN 와인은 식전 주로 좋지만, 식사의 마무리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숙성 방법에 따라 와인 특징이 다르며 음식 마리아쥬 선택도 다르게 요구된다. 뮈스카, 리부잘트 화이트 VDN은 산뜻한 흰색 꽃 향과 감귤, 살구 같은 달콤한 과일 향, 꿀향이 두드러진다. 산화시킨 리브잘트, 모리, 바뉠스 앙브레는 푸아그라나 테린과 잘 맞는다. 살구 타르트와 같이 과일을 바탕으로 한 디저트에 잘 어울리고 로크포르와 같은 블루치즈와 좋은 궁합을 보인다. 올드 빈티지 경우 점점 호박색, 황갈색으로 색이 진해지면, 아몬드, 호두, 헤이즐넛, 감귤류의 향을 보여준다. 바뉠스 그랑 크뤼는 초콜릿, 모카, 견과류를 베이스로 한 디저트에 잘 어울린다.
VDN 와인은 다양한 스타일과 풍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도수 높은 스위트 와인 그 이상의 매력과 영감을 지니고 있다. 오랫동안 숙성 잠재력을 지닌 VDN은 아로마와 맛의 스펙트럼이 넓게 펼쳐져 있어, VDN의 세계에 들어 오는 순간 그 매력에 깊게 빠져들어 가게 된다. 특히 VDN 올드 빈티지 시음은 시대를 초월한 영감을 불러 일으켜 감미로운 와인 요람에 빠져들어 잊지 못할 것이다. 이제 국내에서도 명품 VDN 와인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기 그지 없다.
VDN 와인 문의:한관규(와인마케팅경영연구원 원장)
02-569-8700 Email : grandv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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