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唐詩)로 대륙 중국을 헤아려보자(26·完)

차동영 이태백시

당시(唐詩)로 대륙 중국을 헤아려보자(26·完)

한시의 유래와 종류

한시의 유래

한시는 한문으로 창작된 시를 지칭한다. 주로 한나라 시대 때 창작된 시를 말했으며 최초의 한시집은『시경(詩經)』이다.『시경』은 주나라 초기부터 춘추 초기까지 수백 년에 걸쳐 민간 또는 궁중에서 부르던 가요를 수록하여 전래한 것으로, 수록된 시는 모두 305수에 이른다. 시경은 공자가 최초로 수록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시 삼백, 일언이폐지, 왈사무사(『詩』三百, 一言以蔽之, 曰思無邪:『시경』의 시 3백편을 한마디로 말하면 생각에 사특함이 없다)’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고 한다.

『시경』을 거쳐 한나라에 이르자 초사조(楚辭調)의 시가 성행했으나 무제 때 와서는 악부체(樂府體)의 가요가 성행하게 됐다. 4언 형식의 시가 비로소 5언 형식의 시로 창작기법이 등장했다. 이때 창작된 오언시가 오언고시체의 시다. 한나라 시대에 이미 7언 형식의 시가 나타났으며 남북조 시대에 7언 형식의 시가 자유롭게 창작되었다. 그 후 양나라의 심약이 한자를 평상거입(平上去入)의 4성으로 분류한 뒤에 평측이나 압운을 도입해 시를 창작하게 됐다.

◇한시의 전성기는 당나라 시대다.

▴초당(初唐):당시의 기초를 이룩한 시로서 율시와 절구의 기반을 닦아놓은 시기다. 주요 시인들은 왕발·양형·노조린·낙빈왕·유정지·왕한 등이 있다.

▴성당(盛唐):당시가 가장 전성기를 구가하는 시기로 당시 현종의 국력과 절세미인 양귀비의 존재도 무관하지 않았다. 천재 시인 이백과 두보의 출현이 당시의 절정을 이뤘다. 이들 외에도 맹호연·왕유·고적·잠삼·왕창령 등이 왕성한 창작 활동을 했다.

▴중당(中唐):성당의 작품 수준을 뛰어넘을 수는 없어도 당시의 수준을 알차게 한 중요한 시기이다. 백거이·원진·한유·유종원·경위 등이 알찬 작품들을 내놓았다.

▴만당(晩唐):당시의 쇠퇴기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시적 발전이 없는 동시에 화려하면서 기교만 흐르는 작품들이 유행했던 시기다. 두목·이상은 등이 대표적 시인에 들어간다.

◇한시의 구성

▴구성:한시는 일반적으로 5언과 7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1구의 구성을 보면 5언은 2자와 3자로 내용이 갈라지고 7언은 위의 4자와 아래 3자로 갈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5언4구는 5언절구, 7언4구는 7언절구이다. 5언절구가 2개 있으면 5언율시, 7언절구가 2개 있으면 7언율시다. 그래서 한시의 구성에는 절구(4구)는 기승전결로, 율시(8구)는 수함경미의 대구법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승전결(起承轉結):이는 절구에 사용하는 명칭으로 오언절구나 칠언절구도 이 기승전결의 순서에 의해 표현된다. 기는 시작이란 뜻으로 시 전체의 출발이며 표현의 시작이기도 하다. 승은 앞의 기를 이어 받아 내용을 더욱 발전시키는 과정이며 전은 옮아간다는 뜻으로 기와 승에 표현된 것을 여기서 일전시켜 다른 내용의 표현으로 옮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은 글자 그대로 결론으로 끝을 맺는다는 뜻으로 끝맺음이다.

▴수함경미(首頷脛尾):이는 율시의 구성에 사용하는 명칭이다. 율시는 8구로 되어있기 때문에 2구씩 4연으로 나눈다. 수련(首聯)은 기련(起聯)이라고도 하며 제 1, 2구로서 절구의 기(起)에 해당한다. 함련(頷聯)은 제3. 4구로서 절구의 승(承)에 해당하며, 경련(脛聯)은 제 5, 6구로서 절구의 전(轉)에 해당하고 미련(尾聯)은 제 7, 8구로서 절구의 결(結)에 해당한다.

▴대구법:대구는 두 구가 있는 경우 두 구의 글자 수가 같아야 하는 것이 조건이다. 그리고 두 구의 어법적 구성이 같아야 하며 또한 어법적으로 같은 위치에 있는 두 구 가운데 말의 의미나 발음이 대를 이뤄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예를 들면 율시에서는 함련과 경련이 반드시 대구를 이뤄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시에 따라서는 수련에서 대구를 이루는 경우도 있다. 두보의 「춘망(春望)」에 수련과 함련, 경련이 모두 대구를 이루고 있다.

한시의 종류

▴오언고시(五言古詩):고시(古詩)는 옛날 악부(樂府)의 고시라는 말로서 당나라 이후에는 근체시, 즉 율시나 절구로 쓴 고풍(古風)의 시라는 뜻이다.

(예시) 자야오가(子夜吳歌) – 이백

장안일편월 만호도의성(長安一片月 萬戶搗衣聲)

추풍취부진 총시옥관정(秋風吹不盡 總是玉關情)

하일평호로 양인파원정(何日平胡虜 良人罷遠征)

▴칠언고시(七言古詩):시구가 7자로 된 고시를 의미하며 한나라 무제의「백양대(柏梁臺)」의 연구로부터 시작된 장단으로, 혼용구는 한나라 악부에서 시작되어 당나라에 와서 성행했다. 칠언고시는 고색창연한 멋이 풍부하다.

(예시) 빈교행(貧交行) – 두보

번수작운복수우 분분경박하수수(飜手作雲覆手雨 紛紛輕薄何須數)

군불견관포빈시교 차도금인기여토(君不見管鮑貧時交 此道今人棄如土)

▴오언율시(五言律詩):율시의 율은 음률의 율과 같은 것으로 대구의 정치함을 의미한다. 율시는 오언율과 칠언율 두 종류가 있는데 오언율은 5자씩 된 구가 8구로 되었으며 칠언율은 7자씩 된 구가 8개로 구성됐다. 두 구를 합쳐서 일련(一聯)이라고 한다.

(예시) 춘망(春望) – 두보

국파산하재 성춘초목심(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

감시화천루 한별조경심(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

봉화연삼월 가서저만금(烽火連三月 家書抵萬金)

백두소갱단 혼욕불승잠(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

▴칠언율시(七言律詩):칠언율시에 대해서는 오언율시에서 말했듯이 7자씩 8구로 한다고 했다. 칠언율시는 육조시대에 시작됐으며 당나라의 심전기와 송지문이 창시했다고 하여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칠언율시는 오언율시에 구마다 2자를 더하여 모두 56자로 된 한시다.

(예시) 촉상(蜀相) – 두보

승상사당하처심 금관성외백삼삼(丞相祠堂何處尋 錦官城外栢森森)

영계벽초자춘색 격엽황려공호음(映階碧草自春色 隔葉黃鵹空好音)

삼고빈번천하계 양조개제노신섬(三顧頻煩天下計 兩朝開濟老臣心)

출사미첩신선사 장사영웅누만금(出師未捷身先死 長使英雄淚滿襟)

▴오언절구(五言絶句):오언절구는 한위의 악부에서 시작됐다. 절구란 명칭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으나 육조의 시집에 오언사구 시를 절구 혹은 단구라고 이름을 붙였다는 단서가 있는 것으로 보아, 절구는 한나라와 위나라의 악부에서 싹터 당나라에 와서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예시) 제원씨별업(題袁氏別業) – 하지장

주인불상식 우좌위임천(主人不相識 偶坐爲林泉)

막만수고주 낭중자유전(莫謾愁沽酒 囊中自有錢)

▴칠언절구(七言絶句):칠언절구는「협슬가(挾瑟歌)」와「오서곡(烏棲曲)」,「원시행(怨詩行)」 같은 것이 예부터 있었으므로 제나라와 양나라의 악부에서 나왔지만 이때는 아직 운법이나 평측도 어울리지 않은 상태였다. 시의 나라인 당나라 대에 와서야 율시와 같이 일정한 체제가 완성됐다. 이 칠언절구는 당의 신체시(新體詩)로서 당나라 문학의 정수였다. 이백과 왕창령, 두보 등의 시에서 이 칠언절구는 심오한 시의 형태로 쓰여 남게 됐다.

(예시) 조발백제성(早發白帝城) – 이백

조사백제채운간 천리강을일일환(朝辭白帝彩雲間 千里江陵一日還)

양안원성제부주 경주이과만중산(兩岸猿聲啼不住 輕舟已過萬重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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