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台祐 교수의 특별기고
술의 신(酒神) 디오니소스(Dionysos) 신화 이야기(64)

테세우스를 본 순간 크레타의 공주 아리아드네는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아버지인 미노스 왕 몰래 테세우스에게 검과 실타래를 주어 미로를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준다. 테세우스는 실타래를 잡고 미궁 속으로 들어가 괴물을 해치운 뒤 미리 기둥에 매어놓았던 실을 따라 무사히 탈출한다. 공주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가 자신을 데려가 주리라 생각했지만 테세우스는 잠든 아리아드네를 낙소스섬에 내려놓고 떠나버린다. 잠에서 깨어나 사랑하는 이에게 버림받은 것을 알게 된 아리아드네는 슬피 울다가 주신(酒神) 바쿠스(디오니소스)를 만나게 된다.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가 사라진 것을 알고 몹시 슬퍼하였는데 이때 낙소스에 잠시 들른 디오니소스가 나타나 슬퍼하는 아리아드네를 위로하고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하여 결혼하였다.
헤시오도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전승에서 테세우스가 낙소스 섬에 잠든 아리아드네를 버리고 떠난 후 디오니소스가 그녀를 발견하여 결혼하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몇몇 전승에서는 디오니소스가 테세우스에게 나타나 아리아드네를 낙소스 섬에 두고 떠나라고 요구했다고 전해진다.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테세우스가 아리아드네에 대해 싫증이 나서 임신한 그녀를 섬에 버리고 갔다고 한다.
그녀가 테세우스와 헤어진 곳은 식수를 조달하기 위해 잠시 들른 낙소스 섬이었다. 왜 그가 아리아드네와 헤어졌는지는 불분명하다.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가 그녀를 납치했다거나, 테세우스에게서 강제로 빼앗았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가장 잘 알려진 설에 따르면, 테세우스는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아리아드네를 스스로 버렸다. 그는 잠든 아리아드네를 낙소스섬에 버려두고 떠났다. 얼마 후 디오니소스가 낙소스섬에 들렀다. 그는 깊은 슬픔에 젖어 있는 아리아드네를 발견하고는 아내로 삼았다고 한다.
크레타의 공주인 아리아드네의 남편이기도 하다. 원래는 테세우스의 아내가 될 뻔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디오니소스의 아내가 되었다. 아리아드네가 디오니소스의 아내가 된 이유에 대해선 여러 설이 존재한다. 어느 설이든 좀 뜬금없기 때문에 그냥 세계의 신화에서 수없이 우려먹어지는 불행해지는 배신하는 딸 클리셰를 넣기 위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아리아드네가 디오니소스의 아내가 아니라는 설도 있다.
♠ 가장 많이 알려진 설로, 테세우스는 아테네로 가던 도중 전쟁의 여신 아테나를 만나게 된다. 아리아드네를 데리고 가면 안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아테나의 예언을 들은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와 결혼할 것처럼 둘러대더니 잠든 그녀를 낙소스 섬에 버려놓고 줄행랑을 쳤다. 이때 디오니소스가 슬피 울던 아리아드네를 발견하게 된다.
♠ 테세우스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다른 여자가 있었는데,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아리아드네가 싫어서 그녀를 섬에 버리고 간다.
♠ 디오니소스가 테세우스 꿈에 나타나 아리아드네를 자기 아내로 삼겠다고 명령한다. 이에 신탁을 거부할 수 없었던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를 낙소스 섬에 놓고 떠난다. 보통 어린이용 창작물에서는 동심파괴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싣는 경우가 많다. 이 전승에 경우에는 디오니소스가 아리아드네를 납치해 갔다고 묘사되기도 한다.
이후 디오니소스는 낙심한 아리아드네를 위로해준 뒤 자신의 아내로 삼는다. 디오니소스가 결혼 선물로 주었다는 왕관은 아리아드네가 죽은 후 그녀의 영혼을 담고 하늘로 올라가 별자리가 된다. 이 별자리가 바로 북쪽 왕관자리다. 아리아드네가 생전에 그 왕관을 매우 아꼈다는 듯. 아리아드네가 늙어 죽자, 디오니소스가 지하 세계로 내려가 그녀를 불멸의 신으로 만들어 주었다는 신화도 존재한다. 다른 전승에서는 아리아드네에게 의문의 음료를 주어서 테세우스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잊게 했다고 한다.
어머니인 세멜레를 구하러 지옥으로 내려간 신화가 존재한다. 덕분에 세멜레는 돌아오게 된다. 이후 세멜레는 ‘티오네’라는 새 이름을 얻고 불멸의 여신이 된다.
고대 그리스 미술작품이나 문헌 등에선 이마에 황소뿔이 나있거나, 숫양, 황소로 묘사되는 경우도 있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 따르면, “디오니소스는 늙지 않기 때문에 천궁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청년신 대접을 받는다. 이 신에게는 뿔이 있으나, 우리 앞에 뿔을 달지 않고 나타날 때는 그 머리가 흡사 처녀의 머리와 같다”라고 언급된다. 다만 뿔 달린 모습의 디오니소스는 동전에서만 주로 나타나며, 동상에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디오니소스와 오리온과 오이노피온
아르테미스는 자기 못지않은 뛰어난 사냥꾼인 포세이돈의 아들 오리온과 함께 사냥하러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이를 보던 아폴론은 아르테미스가 오리온에게 반하여 처녀로 살겠다는 맹세를 저버릴지 모른다고 우려하였다.
그러던 중 멀리서 오리온이 머리만 내민 채 수영하는 것을 보고, 아르테미스에게 저 멀리 파도에 떠다니는 저것을 한 번 쏘아 맞추어 보라고 말했다. 그것이 오리온인지 몰랐던 아르테미스는 활을 겨누어 오리온을 쏘아 죽여 버렸다. 뒤늦게 사실을 깨달은 아르테미스는 아폴론의 아들이자 후에 의학의 신으로 숭배받게 되는 아스클레피오스에게 오리온을 살려달라고 애원했으나, 제우스가 이를 가로막았다.
그래서 아르테미스는 오리온의 시신을 우주로 올려보내 ‘오리온자리’로 만들어주었다. 일설에 따르면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공주인 에우뤼알레(Euryale)의 아들로, 바닷속을 걸을 수 있는 힘이 있었는데, 너무 거인이어서 바닷속에 들어가도 바닷물이 어깨밖에 닿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날 때부터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강한 거인이었다. 그를 아낀 아버지는 그에게 바다 위를 걸을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 그런 그였기에 성장하면서 유명한 사냥꾼이 되었다.
오리온은 아르테미스 여신과 사랑에 빠졌는데 이것이 오리온에게 크나큰 불행을 가져오게 되었다. 여신과 사랑을 하고 있던 오리온은 여신의 힘과 자신의 힘을 과시하면서 다른 신들을 깔보고 다녔다. 이는 자신은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것과도 같았고 이 소문은 신들의 귀에까지 들렸다.
이를 들은 헤라 여신은 오만방자한 거인을 벌하고자 전갈을 보내 그를 죽이게 하였다. 오리온은 아무리 거대한 야생동물이라도 그 힘과 곤봉으로 물리칠 수 있었지만 워낙에 작은 전갈이라 그의 눈에 보이지를 않고, 자만은 파멸을 불러오느니 결국 이 기골 장대한 거인은 작은 전갈에게 발뒤꿈치를 찔려 죽고 말았다.
그러나 헤라 여신의 기분은 풀리지 않았고, 오리온을 하늘로 올려 보내 별자리로 만들었다. 그 뒤를 따라 전갈도 별자리로 만들어 하늘 위에서도 전갈은 오리온을 따라다니게 되었다. 그러나 오리온은 전갈에게 더 이상은 당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리온이 밤하늘에 빨리 올라가 전갈자리가 뜰 때면 오리온자리(Scorpeus)는 서서히 지기 때문이다.
손에는 늘 곤봉을 들고 다녔으며 빠른 발걸음과 강한 힘으로 야생 동물들을 잡곤 하였다. 그런 그가 사랑에 빠지게 되니 키오스의 공주인 메로페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었다. 그는 메로페와 결혼하기를 원하였고 그녀 또한 이를 허락하였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아버지인 오이노피온 왕은 오리온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포세이돈이 사나운 기질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아들들 또한 사나운 기질들을 가지고 있는 악당들이 유난히 많았다. 오리온은 오이노피온의 허락을 받기 위해서 왕의 궁정에서 여러 달을 봉사하였지만 왕이 차일피일 계속 허락을 미루었고 오리온은 화가 났다. 그래서 그는 사랑하는 여인을 강제로 범하고 말았다.
왕은 크게 노하였고, 그래서 오리온에게 술을 먹여 잠을 재우고는 그만 눈을 뽑아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장님이 된 그를 바다에 내버렸다. 죽지는 않았지만 앞을 볼 수 없게 된 오리온은 세상을 헤매고 다니다가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에 다다르게 되었다. 대장장이의 신인 헤파이스토스는 그를 불쌍히 여겨 그에게 동녘하늘의 떠오르는 태양빛으로 시력을 되찾을 수 있음을 가르쳐주고는 케달리온이라는 한 대장장이에게 그의 길 안내를 하도록 했다.
오리온은 시력을 되찾았고, 자신의 눈을 멀게 한 오이노피온 왕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키오스로 향하게 되었다. 이를 오이노피온 왕에게 알려준 이가 있으니 바로 그가 헤파이스토스였다. 그의 도움으로 왕은 피신을 했고, 오리온은 복수를 하지 못했다.
그의 아내 시데(Side)가 헤라와 미(美)를 다투다가 타르타로스에 의해 명계(冥界)로 쫓겨났다. 아내를 잃은 오리온은 키오스 섬의 왕 오이노피온을 찾아가서 딸 메로페에게 구혼을 하고, 그녀를 얻기 위해 섬 안의 야수를 퇴치하였으나, 왕은 약속대로 결혼을 허락하지를 않고 오히려 술에 취해 자고 있는 그를 장님으로 만들어 버렸다.
오리온(Orion)은 키오스 섬의 왕 오이노피온(Oenopion)의 딸 메로페와 결혼하려 하지만 왕이 결혼을 승낙하지 않자 강제로 메로페를 차지하려 한다. 이에 오이노피온은 디오니소스의 도움으로 오리온을 술을 먹여 깊이 잠들게 하고 그의 눈을 멀게 한다. 일설에 의하면 오이노피온은 디오니소스와 아리아드네의 아들이라고 전해진다.
장님이 된 그는 “동쪽으로 가서 수평선으로부터 솟아 오로는 태양 쪽으로 눈을 돌리면 된다”는 신탁(神託)을 받고 시력을 회복하였다. 오이노피온에게 복수하려고 하였으나 여신 아르테미스의 설득으로 마음을 바꾸고 그녀와 함께 행복한 세월을 보냈다. 아르테미스 여신의 쌍둥이 오빠인 아폴론은 여동생이 그를 사랑하게 될까 걱정하여 거대한 전갈(全蝎)을 보내어 지키게 하였는데, 결국 오리온은 전갈에게 물려 죽었다. 일설에는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오리온을 사랑하는 것을 노여워하여 아르테미스가 그를 죽였다고도 한다. 그는 호메로스 시대부터 성좌(星座)와 동일시되었다.
오리온성운은 새로 태어난 젊은 별들과 그 별들이 태어난 기체와 먼지 구름이 가득한 별들의 요람이다. 그러나 이렇게 활발하게 별이 만들어지는 곳은 태양계와 같은 행성 계에게는 살아남기가 매우 위험한 곳이다. 오리온성운에서 새로 태어나는 별들 주위에 원시행성 원반이 만들어지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그러나 이 원시행성 원반이 제대로 된 행성계가 되기에는 주위 환경이 너무 혹독하다. 새로 태어나는 별 주위에는 우리 태양계보다 더 큰 물질의 원반이 둘러싸고 있다. 이 원반의 물질이 별 주위를 도는 행성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주위의 다른 뜨거운 별에서 나온 강한 자외선이 이 원반을 빠르게 파괴한다. 이 원반은 혜성과 같은 모양의 구름이 되어 원시 행성계를 삼켜버린다. 따라서 이곳에서 행성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행성의 형성이 매우 빠르게 진행돼 남기 위해서는 행성의 형성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야 한다. 천문학자들은 오리온성운에서 새로 형성된 원시 행성계의 90%는 앞으로 10만 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디오니소스와 폴림노스
올림포스의 신이 된 디오니소스는 죽은 어머니(혹은 아내 아리아드네)를 되살리고 싶어 했다. 디오니소스는 하데스를 찾기 위해 아르고스 레그네 부근의 알키오니아 호수를 찾아갔는데, 그곳에서 폴림노스라는 양치기 노인을 만났다. 폴림노스는 디오니소스가 지하세계 입구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때 폴림노스는 디오니소스에게 길을 알려준 대신 자신과 성관계를 나눌 것을 요구하였다. 휘기누스(Hyginus, BC.64~AD.17)의 <천문학>에 따르면 폴림노스가 디오니소스의 아름다운 미모에 반해버렸기 때문이라고 기술하였다. 디오니소스는 폴림노스에게 저승에서 어머니를 구해오는 데 성공한다면 소원을 꼭 이루어 주겠다고 말하였다.
이후 디오니소스는 지하세계에서 죽은 어머니를 구해오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디오니소스가 돌아왔을 때 폴림노스는 죽어있었다. 폴림노스의 죽음을 슬퍼한 디오니소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화과나무의 가지를 남근 모양으로 깎아 그의 무덤에 앉은 채 성행위를 하였다고 전해진다.
커다란 남근 상을 세우고 검열삭제를 했다고 한다. 사토나카 마치코(里中滿智子) 작가의 <만화 그리스신화>에서는 이 대목이 검열삭제 없이 그대로 나온다. 이 신화는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Clement)와 아노비우스(Arnobius)와 같은 기독교 작가들에 의해 알려졌다고 하며, 이후 이 폴림노스 신화는 프랑스 신화 학자인 베르나르드 서젠트에 의해 1984년에 다시 연구되었다. 고대 아르키오니아 호수에서 밤마다 일어난 비밀 의식은 폴림노스와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2세기 그리스의 지리학자 파우사니아스는 그것에 대해 서술하기를 꺼려했다고 한다. 파우사니아스 왈, “매년 디오니소스 신께 경의를 표하는 그곳의 야간 예식에 관해서 절대 누설해서는 안 된다.”
한 일화에서는 바닷가에 잠들어 있던 디오니소스의 외모와 복장을 보고 어느 나라의 왕자로 착각한 뱃사람들이 그를 인질로 삼아 몸값을 받으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뱃사람들은 곧 잠에서 깨어난 디오니소스의 분노로 바다에 빠져 돌고래로 변했다.

디오니소스가 그리스 되돌아가는 길에 해적 티레노이(Tyrrhenoi)족 들이 그를 보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해적들이 보기에 디오니소스는 부자 같았고 어떤 왕의 아들인 것 같았다. 해적은 그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납치하면 몸값을 두둑하게 챙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해적들은 노다지를 발견했다는 생각으로 기분이 들떴다.
해적들은 디오니소스를 납치하여 배로 끌고 가서 묶으려 하였다. 그러나 밧줄을 디오니소스 몸에 갖다 대기만 하면 밧줄이 떨어져 버렸다. 디오니소스 몸 어디에 밧줄을 가져다 대도 밧줄을 묶을 수가 없었다. 디오니소스는 미소만 짓고 있었다. 한동안 실패가 이어지자 키잡이 선원은 이 납치된 남자가 분명히 신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다른 동료들에게 디오니소스를 풀어주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소리쳤다. 그러나 해적 두목은 키잡이를 바보라고 나무라면서 돛을 올려 배를 출발시키라고 명령하였다. 선원들은 주 돛을 올리고 작은 돛들도 모두 펼쳐 올려 바람을 많이 받게 하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배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배에서 갑자기 포도주 냄새가 나서 둘러보니 배 전체에서 포도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다음에는 갑자기 포도나무 덩굴이 무성하게 자라나오면서 배를 장악해 버렸다. 포도나무에는 꽃이 피고 열매도 열렸다. 그 다음에 디오니소스는 사자로 변하여 선원들을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선원들은 사자를 피해 바다로 뛰어들었는데 바다로 떨어지는 순간 모두 돌고래로 변하였다. 사자는 키잡이 선원은 뛰어내리지 못하도록 그를 붙잡았다. 살려 준 것이다. “내가 디오니소스이다. 두려움을 모르는 신이다”. 이후 키잡이 선원은 디오니소스를 신으로 숭배하게 되었다.
디오니소스와 해적 이야기의 약간 다른 버전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디오니소스는 이카리아섬(Ikaria)에서 낙소스 섬(Naxos)으로 갈 때 배 한 척을 빌려 탔는데 티레니아의 해적선이었다. 배는 낙소스섬을 지나 아시아 쪽으로 항해하였다. 디오니소스를 노예로 팔아먹으려고 납치한 것이었다.
디오니소스는 배의 돛대와 노들을 모두 뱀으로 변하게 하였고 포도나무 덩굴이 배에 가득 차게 만들었다. 피리(flute)를 불어 기묘한 소리를 냈으며, 포도주 통들이 요란한 공명소리를 냈다. 표범과 사자가 나타나 선원들을 공격했다. 선원들은 모두 정신이 미쳐서 바다로 뛰어들었으며 바다에 닿는 순간 돌고래로 변하였다.
일설에 의하면. 해적들을 돌고래로 만든 것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내린 벌이라고 한다. 포세이돈은 뱃사람들을 도와 선박의 뱃길을 인도해야 하는 영원한 운명을 짊어지도록 해적들에게 벌을 내린 것이라고 한다. 배를 타고 가다 보면 돌고래들이 나타나 배와 함께 달리는 멋진 광경과 만날 때가 있는데 그것은 멋진 것이 아니라 포세이돈이 내린 벌에 따라 뱃길을 안내하는 노역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주신 디오니소스는 신화 속에서는 미소년으로 묘사되지만, 현대 창작물에서는 술의 신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아저씨, 주정뱅이, 뚱뚱한 몸매 등으로 묘사되는 경우도 많다. 디오니소스를 모티브로 한 ‘디지몬 시리즈(Digimon Series, 토에이 애니메이션과 후지 TV에서 제작한 에니메이션)’의 <바커스몬(디오니소스)>이라던지, 디즈니의 환타지아나 헤라클레스에서 잠깐 등장한 모습이라든지. 고대 신화와 비교해봤을 때, 이런 묘사들은 디오니소스보다 오히려 디오니소스의 스승인 실레노스(Silenus)와 가깝다.
남태우 교수
▴문학박사/중앙대학교 명예교수▴전남대 교수▴중앙대학교 도서관장▴중앙대학교 교무처장▴중앙대학교 문과대학장▴한국정보관리학회장▴한국도서관협회장▴대통령소속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