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의 신(酒神) 디오니소스(Dionysos) 신화 이야기(20)

南台祐 교수의 특별기고

술의 신(酒神) 디오니소스(Dionysos) 신화 이야기(20)

펜테우스 왕은 자신의 왕국에서 광신적인 디오니소스의 신도들이 늘어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군사들을 풀어 디오니소스를 잡아 오게 했다. 디오니소스는 도망치거나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잡혀 왔지만 족쇄는 채워지지 않고 감옥의 문은 저절로 빗장이 열렸다. 그가 이적을 행하자 병사들은 그가 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펜테우스만은 오직 분노와 경멸로 디오니소스를 대했다. 결국 디오니소스는 펜테우스를 자신의 운명에 맡기기로 했다. 그리하여 끔찍한 비극이 생겨났다.

펜테우스의 어머니와 이모들은 이미 디오니소스의 신도들이었는데, 디오니소스는 이들을 미치게 하여 펜테우스를 들짐승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여인들이 환각상태에서 달려들어 펜테우스를 갈가리 찢어 죽여 버리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고 난 펜테우스의 어머니 아가베(Agave)는 제 손으로 아들을 비참하게 죽인 극심한 고통으로 몸부림쳤다. 디오니소스는 환희의 불꽃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자신을 비웃는 자들을 먹잇감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것이 술의 이중성이기도 하다. 시인은 노래한다.

디오니소스의 술은 검은 근심들을 멀리 떠나보내고 마음은 흰 구름처럼 즐거워지네. 가난한 자는 여유를 알고, 이미 부유한 자는 너그러워 지나니 포도주로 만든 불꽃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네. 잠시 동안 취하게 하기도 하고 영감으로 영원히 취하게도 하나니 ‘생전에는 즐겁게 살고 죽을 때는 희망을 품고 죽게 하는구나’* 술은 작은 자도 신이 되게 하는 놀라운 발명. (* 신비의식에 대하여 키케로가 한 말이다)

디오니소스의 유래 장소에 관해서는 학자들 간에 일치된 의견은 없다. 미케네 문명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테베에서 숭배된 신이라고 보는 학자도 있다. 일반적으로 디오니소스는 에게 해 연안의 고대 그리스의 여러 부족들 사이에서 일찍부터 새로운 계절의 활력을 가져다주는 신으로 숭배된 것으로 보이며, 기원전 8세기를 전후로 고대 그리스 신화가 틀이 잡히면서 널리 알려지고, 디오니소스를 둘러싼 여러 가지 신화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디오니소스의 출생에 얽힌 이야기는 오늘날 주로 에우뤼피데스의 비극 <박카이>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이상에서 언급한 디오니소스의 성장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이모인 이노(Ino)에게 맡겨 여장시켜서 키우게 했으나 이내 들켜 헤라가 이노와 그 남편 아타마스를 미치게 했다. 2) 헤라의 눈에 띠지 않게 하기 위해 염소로 변신시켜 뉘사의 님프들에게 양육케 했다. 3) 산야의 요정, 실레노스에게 양육을 부탁했다(그런데 이후 실레노스는 디오니소스의 술친구가 되어버렸다). 4) 제우스의 어머니인 레아, 혹은 저승의 여신으로 제우스와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Persephone)에게 부탁해 지하세계에서 양육하도록 했다. 5) 아폴로 신전의 사제인 마론(Maron)이라는 사람에게 양육을 부탁했다는 설도 있다. 다음의 표는 디오니소스의 가족관계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Family & Friends (& Enemies)

Relationships

디오니소스 이름의 다양성과 다의성

디오니소스(Dionysos)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술의 신, 포도주의 신이다. 디오니소스는 오늘날까지 그리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모습을 상징하는 신이며, 혼돈(chaos)에서 질서(cosmos)를 체험하게 해 주는 신이다. 디오니소스는 술, 노래, 춤, 풍요, 환생을 상징하고 영원히 부활을 반복하는 신이다. 올림포스 산에서는 가장 악동이지만, 올림포스 신들 중에서는 가장 빛나는 신이다. 악동이라는 이미지는 올림포스 신들 사이에서 침입자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디오니소스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별칭으로 불린다. 그렇기 때문에 의미 분석이 매우 어렵다. 주신 그의 이름 디오니소스는 다른 문화권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Deion, Deon(African American), Dionysios, Dionysius, Dion(Ancient Greek), Dionysius(Biblical), Denis(Croatian), Denis(Czech), Dennis (Dutch), Denis, Dennis, Den, Denny, Deon, Dion(English), Denis(French), Denis, Dennis(German), Dionysios(Greek), Dénes(Hungarian), Dionisio(Italian), Tenney(Medieval English), Dionísio(Portuguese), Dênis, Diniz(Portuguese (Brazilian)), Dinis(Portuguese(European)), Denis, Dionisie(Romanian), Denis(Russian), Denis, Dionýz(Slovak), Denis(Slovene), Dionisio(Spanish), Denys(Ukrainian)” 등으로 알려져 있다.

디오니소스 영어 이름 중에 ‘데니스(Denis)’가 있는데, 이는 ‘디오니소스의 추종자’라는 Dionysius에서 유래한 것이다. Dennis, Denys, Den, Denny, Denis 등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여자 이름으로는 Dionne, Dione, Dionysia, Denise로 사용된다. 지구촌의 주신임을 여실히 증명하고도 남는다. 다음 표는 주신의 이름이 다양하게 사용된 사례를 분석한 것이다.

디오니소스의 별칭, 이칭 등으로 부리는 것이 무려 254개나 된다. 고대 그리스 신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숭배되었던 것은 디오니소스, 즉 바쿠스 신이다. 디오니소스는 기쁨과 쾌락, 아름다움으로 가득찬 세상을 사람들에게 발견하도록 도왔다고 믿었으며, 이는 일종의 종교적 열광과도 같은 상태를 사람들이 집단적이고 조직적으로 맛보도록 하였다. 이 당시에 디오니소스를 믿는 제례와 밀교가 얼마나 성행하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스 로마신화 전체를 통틀어서 이렇게 한 신이 광범위하게 실제 생활에 확산된 예는 없다.

주신 디오니소스의 주요 연보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c. 1,350 BCE; First evidence of a cult to Dionysos in Mycenaean culture.

2) 700 BCE- 600 BCE; Temples are built in honour of Apollo, Demeter and Dionysos on the island of Naxos.

3) 600 BCE- 550 BCE; The Dionysia becomes a major Athenian festival in honour of Dionysos.

4) 600 BCE- 300 BCE; Dionysos appears on the coins of Naxos, Mende and various other Greek city states.

5) 447 BCE- 432 BCE; The east pediment of the Parthenon includes a reclining statue of Dionysos.

6) c. 330 BCE; Dionysos is represented as an infant in the arm of the Hermes of Praxiteles statue.

7) c. 330 BCE; Dionysos is represented as an infant in the arm of the Hermes of Praxiteles statue.

<다음호 계속>

남태우 교수

▴문학박사/중앙대학교 명예교수▴전남대 교수▴중앙대학교 도서관장▴중앙대학교 교무처장▴중앙대학교 문과대학장▴한국정보관리학회장▴한국도서관협회장▴대통령소속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

◇ 필자 남태우 교수 경력:▴전남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중앙대학교 중앙도서관장▴중앙대학교 교무처장▴중앙대학교 문과대학장▴한국정보관리학회장▴한국오픈엑세스포럼회장▴한국 문헌정보학교수협의회장▴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한국도서관협회장▴중앙대학교 명예교수(현재)▴현재 건전한 음주문화 선도자로 활동하고 있음

◇ 음주관련 저작리스트:▴비틀거리는 술잔, 휘청거리는 술꾼이야기(1998)▴주당별곡

(1999)▴술술술, 주당들의 풍류세계(2001)▴알코올의 야누스적 문화(2002)▴음주의 유혹, 금주의 미혹(2005)▴주당들의 명정과 풍류(2007)▴홀 수배 음주법의 의식과 허식(2009)▴술잔의 미학과 해학(2013)▴은자의 명정과 청담세계(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