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영의 唐詩 시리즈 詩聖 杜甫
언제나 천만칸 집을 지을꼬(16)
두보 시 33수
있는 자여! 없는 자에게 베풀 순 없을까
二 十 二 首
新安吏
신안의 벼슬아치
客行新安道, 喧呼聞點兵。
借問新安吏, 縣小更無丁。
府帖昨夜下, 次選中男行。
中男絶短小, 何以守王城?
肥男有母送, 瘦男獨伶俜。
白水暮東流, 靑山猶哭聲。
莫自使眼枯, 收汝淚縱橫。
眼枯卽見骨, 天地終無情。
我軍收相州, 日夕望其平。
豈意賊難料, 歸軍星散營。
就糧近故壘, 練卒依舊京。
堀壕不到水, 牧馬役亦輕。
況乃王師順, 撫養甚分明。
送行勿泣血, 僕射如父兄。
나그네 신안 길 가는데
병사들 점호 소리 시끄럽게 들려
신안 관리에게 잠시 물어본즉,
고을이 작아 더는 장정이 없는데
관아에 지난밤 징집영장 내려와
다음 차례로 중남을 뽑아 보내라 하네.
중남은 키도 작고 어린데
어찌 왕성을 지키랴.
살찐 남아는 어미가 있어 전송하는데
여윈 남아는 홀로 외롭네.
백수(白水)는 저물녘에 동으로 흐르고
청산(靑山)은 아직 곡소리 내는구나.
저절로 눈물 마르게 하지 말고
마구 쏟아지는 눈물 거두시게
눈물이 말라 뼈 드러나도
세상천지 끝내 무정하더라.
아군이 상주를 빼앗았다 하니
밤낮으로 바랬네. 그곳의 평안을…
그러나 어찌 알랴? 적군의 예측 불허를
병사들 뿔뿔이 흩어져 진영으로 돌아올 줄이야.
옛 성채 근처에서 군량미 보급 받고
낙양을 근거로 병졸들 훈련하네.
참호는 파더라도 얕게 파게하고
말 먹이는 일 역시 수월할 것이네.
게다가 황군은 순리에 따라서
잘 먹이고 보살필 게 참으로 분명하니
배웅할 때 피눈물 내어 울지 말게나.
곽자의 장군은 부형(父兄) 같으니….
◇ 배경
안사의 난 때 관군에게 투항했던 사사명(史思明)이 돌변하여 반란군을 돕게 되자 상황이 다시 급박하게 돌아가는 757년에 두보는 마침 낙양에서 화주로 가던 길이었다. 이때 신안이란 마을에서 보충병에 징집되어 출정하는 백성들의 처참한 모습을 보며 울분에 찬 심정으로 이 시를 지었다.
◇ 어휘
喧呼(훤호) 떠들썩할 훤. 시끄럽게 소리 내어 부르다.
點兵(점병) 병사를 점검하다.
丁男(정남) 징병 적령에 이른 남자.
府帖(부첩) 쪽지 첩. 관아의 징집영장.
絶)(절) 매우. 심히.
伶俜(영빙) 고독하다. 외롭다.
猶(유) 아직. 여전히.
莫自使眼枯(막자사안고) 저절로 눈물 마르게 하지 말고.
縱橫(종횡) 마구 흐르다.
相州(상주) 지금의 허난 성 안양(河南省 安陽). 반란군의 거점.
難料(난료) 예측하기 어렵다.
星散(성산) 하늘의 별처럼 흩어지다. 뿔뿔이 흩어지다.
壘(루) 보루. 성채.
舊京(구경) 낙양(洛陽).
不到水(불도수) 물에 닿지 않다. 얕게 파다(깊게 파면 물이 나온다).
況乃(황내) 더구나. 게다가.
王師(왕사) 임금이 거느리는 군사(軍士). 임금의 군대.
撫養(무양) 무육(撫育). 사랑으로 잘 돌보아 기르다.
泣血(읍혈) 눈물을 흘리며 슬프게 울다.
僕射(복야) 종 복. 벼슬 이름 야. 여기서는 곽자의(郭子儀) 장군을 일컬음.
◇ 해설
경천동지하는 전쟁과 징집 속에서도 백수의 강물은 변함없이 동으로 조용히 흐른다. 청산 속에 곡소리도 들린다. 한없이 울고 또 울어 눈물이 바닥이 났으니,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하라. 어차피 운다고 바뀔 것은 없으니… 결국 끝없이 울고 또 울면 나중에는 눈물도 말라 결국 피골이 상접하게 되는 것을 묘사하였다.
천지는 끝내 무정하더라! 아무리 발버둥 쳐도 세상은 바뀌지 않으니… 패한 군사들이 뿔뿔이 흩어져 진영으로 돌아올 줄이야 어찌 알았겠소.
이렇게 허무하게 패할 줄은 정말 몰랐네. 떠난 자와 남은 자를 백수(白水)와 청산(靑山)으로 표현하여 대구(對句)를 이루었다.
반군(叛軍)과 일전(一戰)을 벌이기 위해 패잔병을 끌어 모으고 미성년까지 징집하여 훈련을 시키고자 낙양으로 가는 아들을 배웅하는 부모에게 곽자의(郭子儀) 장군은 부형(父兄) 같은 덕장(德將)이니 잘 먹이고 훈련도 세차게 시키지 않는다고 위로해 준다.
한번 가면 못 돌아온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보내야만 하는 부모의 비통한 심정을 위로의 형식으로 마무리하였다. 그들의 아픔이 바로 두보의 아픔으로 전이된 것이 두보의 위대성이다.
◈곽자의(郭子儀)
안록산의 난을 토벌하여 장안과 낙양을 수복하였고 위구르를 회유하고 토번(티베트)을 무찌른 당나라 최대의 공신이다.
◇ 명구
莫自使眼枯, 收汝淚縱橫。
☞차동영의 학력및 경력:▴철학박사▴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중어중문학과▴서강대학교 대학원 중국어과▴삼성 배우기 최고가상품 개발▴DMZ종주상품 및 태권도방한관광상품 개발▴DMZ문화원 부원장▴CITM(중국국제여유대전)한국관 최우수관 선정 및 수상
*편집자주:본지는 저자의 양해를 받아 ‘언제나 천만칸 집을 지을꼬?’ 중에서 술과 직접 관련이 있는 대표시를 연제한다. 삽화및 관련 사진은 밥북사가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