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각국 풍경은 어떨까
크리스마스 또 돌아왔네, 설레는 마음과 함께
해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마음은 똑같다. 누구든 공휴일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다.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라지만, 이날에 연인들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내년의 행복을 기원한다. 물론, 크리스마스는 연인들의 날만이 아니다. 여느 가정이나 이날에는 특히 사랑이 충만해진다. 아이들에겐 선물을 주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다. 이런 때 하얀 눈이라도 내리면 더없이 감사하다.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크리스마스. 이때만 되면 늘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다. 1년 365일 하루하루가 크리스마스와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크리스마스의 각국 풍경은 어떨까. 또 예전만 못하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에 빠질 수 없는 캐럴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무엇보다 한 해를 마감하는 이즈음엔 어떤 술들이 매력적일까. 모두 하나씩 알아본다.
AMERICA
미국인들은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사고, 분주한 생활 가운데 시간을 내어 크리스마스 예배에 참석한다. 부모는 자녀와 함께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고 여러 장식들을 집 안팎에 꾸민다. 강림절(降臨節) 넷째 주일이 되면 주부들은 빵, 쿠키, 푸딩 따위의 음식을 만들고, 가족들은 벽난로 앞에 모여 앉아서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한다. 각 교회의 찬양대원들은 크리스마스가 가까워 올 즈음에 각 가정을 방문하면서 캐럴을 불러준다. 이때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한데 어울려 캐럴을 부른다. 각 가정에선 부모가 자녀를 위해 선물을 양말 속에 채워둔다.
CANADA
캐나다는 원주민과 이주민으로 구성된 나라다. 넓은 땅만큼 지역에 따라 크리스마스 풍습이 다르다. 북극의 에스키모들에겐 ‘싱크덕크’라고 부르는 겨울축제가 있다. 이때가 되면 마을 사람들은 개들이 끄는 긴 행렬의 썰매를 타고 한 곳에 모여 춤과 선물의 파티를 즐긴다. 뉴질랜드 이주민들은 고기잡이 축제를 연다. 이들은 원래 교회를 위해서 고기를 잡기 시작했다. 교회는 그 고기를 팔아 운영기금으로 사용했다. 노바 스코티아엔 스코틀랜드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크리스마스 아침에 찬송과 캐럴을 부른다. 밴쿠버에선 크리스마스 축제가 오락과 술의 파티로 펼쳐진다. 특히, 선창가에는 외국의 여러 뱃사람들이 몰려드는 까닭에 이들을 위로하는 행사들이 해마다 마련된다.
CHILE
동정녀를 기념하는 ‘안타콜로’ 축제와 말 경기가 칠레의 크리스마스 풍습이다. 칠레에는 안타콜로라는 아주 작은 마을이 있는데, 이곳엔 3피트 높이의 동정녀상(像)이 세워져 있다.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수천 명의 방문객들이 이곳에 와서 마리아를 경배한다. 크리스마스 축제 시즌에는 수많은 무용수들이 색색 옷을 입고 춤춘다. 거리에는 인형과 각종 장신구들이 넘실거린다. 한편엔 남자들이 말을 타고 뛰어난 솜씨로 경주를 한다.
FRANCE
프랑스에선 크리스마스가 법적 공휴일이 아니다. 그러나 12월 6일 ‘성 니콜라스의 날’은 동부 프랑스에서 아주 널리 지켜지고 있다. 이날에는 아이들에게 선물과 캔디를 주며, 점차 크리스마스를 대신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에 앞서 여러 주간(週間) 동안 파리의 큰 백화점 상설 전시대에는 실물 크기의 전설적인 상(像)들이 놓여진다. 각 가정에선 크리스마스 며칠 전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한다. 크리스마스이브엔 어린이들이 잠들었을 때 ‘크리스마스 아버지(Pere Noel)’가 작은 장난감과 캔디, 과일들을 벽난로 옆 아이들 구두 속에 담아둔다.
GERMANY
12월 6일 전날 밤부터 크리스마스 축제가 시작된다. 교회에선 강림절 예배를 드린다.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주는 풍습이 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어 선물한다. 주로 비누로 만든 장미, 종이로 만든 꽃과 인형 등을 주고받는다. 가정에선 강림절 화환을 준비하거나 촛불을 켜둔다. 크리스마스트리는 대개 어머니들이 장식한다. 크리스마스 식탁을 준비하는 것도 어머니들 몫이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 어머니는 가족들을 식탁이 마련된 방으로 초대한다. 각 교회는 크리스마스 전의 한 주간을 개방해 누구나 와서 기도하고 갈 수 있도록 한다.
IRELAND
크리스마스는 11월 말 강림절 시즌부터 시작된다. 교회와 각 가정에선 강림절 찬송을 부르며 아기 예수를 기다린다. 아일랜드의 크리스마스 축제는 가장 아름답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이브에 집안 창문이 있는 곳마다 촛불을 켜놓는다. 그리고 창을 조금씩 열어둔다. 이는 가정뿐만 아니라 호텔이나 여러 빌딩들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행동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하나님의 아들, 아기 예수를 낳기 위해 마구간을 찾아 헤매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침엔 ‘메리’ 또는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나 여인이 촛불을 끄도록 돼 있다.
ITALY
이탈리아에선 크리스마스를 하루로 끝내지 않고 3주 동안의 시즌을 갖는다. 크리스마스 8일 전부터 ‘9일 기도’가 시작되는데, 곧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됨을 의미한다. 이 시즌은 크리스마스 이후 12일째 밤까지 계속된다. 이때 이이들은 이 집 저 집을 다니며 캐럴을 부르고, 그 대가로 동전을 받기도 한다. 아이들은 이 돈을 모아 맛있는 음식을 사먹는다. 어른들은 악기를 연주하고 캐럴을 부르며 이웃들을 방문한다.
JAPAN
범신론(汎神論)을 믿는 대다수의 일본인은 크리스마스를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대단히 화려하게 준비하며 즐긴다. 많은 일본인은 이 날을 ‘노는 날’ 쯤으로 인식한다. 또 일본의 기업들은 크리스마스를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한다. 크리스천이 전 국민의 0.5%밖에 되지 않는 일본에서 크리스마스가 공휴일은 아니지만 거리엔 캐럴이 울려 퍼지고, 젊은 사람들은 파티로 시끌벅적하게 보낸다. 그리고 섣달그믐이 되면 새해를 준비하는 대청소와 떡 찧기를 한다.
UNITED KINGDOM
영국은 크리스마스 축제의 역사가 무척 오래됐다. 봉건제도 시대에 장원(莊園) 영주(領主)의 저택에선 화려한 크리스마스 행사가 열렸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는 풍습도 영국에서 시작됐다. 최근 들어선 크리스마스 아침에 여왕의 성탄절 메시지가 영국 전역으로 방송된다. 트리팔가 광장(Trafalgar Square)에는 거대하고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진다. 우편배달부, 우유·신문배달 소년들에겐 장갑, 털구두 따위의 선물을 안겨주면서 한 해 동안의 수고에 고마워한다. 성탄절 아침에는 치즈를 발라서 요리한 공작새 고기를 먹는다.
‘펠리츠 나비대드’ ‘메리 구리수마수’…
각국의 크리스마스 인사
크리스마스는 원래 ‘Christes Masse’, 즉 ‘그리스도 미사(예배)’로 부르다가 중세시대에 이르러 영국에서 두 단어가 하나로 합쳐졌다. ‘즐거운 성탄절’이라는 표현을 다른 나라에선 어떻게 부르는지 소개한다.
영어로는 다 알고 있듯이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다. 브라질에선 ‘보아스 페스타스(Boas Festas)’, 헝가리는 ‘볼독 카락소니(Boldog Karacsony)’, 이탈리아는 ‘부옹 바탈리(Buon Batale)’로 각각 부른다. 스페인에선 캐럴로도 많이 들었던 ‘펠리츠 나비대드(Feliz Navidad)’라고 하고, 독일은 ‘프뢸리히 베인아크텐(Frohliche Weinachten)’이라고 한다. 스웨덴은 ‘글래드 율(Glad Yul)’, 프랑스는 ‘조이유 노엘(Joyeux Noel)’, 러시아는 ‘스로체스토봄 크리스토빔(Srozhestvom Khristovym)’으로 부른다. 희랍어는 ‘칼라 크리스토게냐(Kala Christougena)’다.
아시아지역은 어떻게 부를까. 먼저 일본에선 그들의 발음대로 ‘메리 구리수마수’라고 하고, 중국은 ‘솅 탄 쿠와일러(Sheng Tan Kuailoh)’로 부른다, 필리핀 따갈어로는 ‘말리가양 빠스코(Maligayang Pasko)’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