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가면 마음을 꼭 닫지 마세요,

전주의 멋은 한국의 멋입니다. 전주의 맛은 한국의 맛입니다. 그렇게 믿습니다.

 
전주에 가면 마음을 꼭 닫지 마세요,

 
왜 그리 전주에 와보고 싶었을까요. 뭐 별 다를 게 있을까요? 똑같이 사람 사는 곳인데 말이죠. 하루도 살아보지 않아서 좋은 곳인지 아닌지도 모르고요.

그래도 가보았습니다. 그래서 알게 되었습니다. 전주는 전라북도가 아니었습니다. 전주는 그냥 전주였습니다. 전주는 한국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전주인(人)이었습니다.

색이 참 고왔습니다. 어쩜 길가의 꽃 한 잎, 돌멩이 하나까지 색깔이 정겨울까요. 한옥 몇 채를 보았을 때는 거무튀튀 별 감흥도 없더니, 무리 지어 촌(村)을 이루니 장관입니다.

입은 또 얼마나 즐거운지요. 인생 반쯤 살아보니 가장 좋은 맛은 익숙한 맛임을 알게 되었는데, 골목골목마다 그런 집들이 섭섭지 않게 있습니다. 막걸리를 예뻐하는 사람이라면 밤거리가 외롭지 않습니다. ‘막걸리 골목’의 막걸리집들이 얼마든 친구가 되어주니까요. 전주에 와서야 막걸리만으로도 1, 2차가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도 푸근합니다. 퉁명스러운 듯 친근해 보이는 마음은 저만 느끼는 걸까요. 전주 바깥에서 온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는 마음도 보입니다.

전주人들이 섭섭해 하니까요

전주에 가게 되면 마음을 꼭 닫지는 마세요. 살가운 전주사람들이 섭섭해 할 수 있으니까요.

전주에 왔다면 전주한옥마을은 필수 코스입니다. 조선시대의 전통 주거문화가 비교적 온전하게 보전돼 있기 때문이지요. 이곳은 도심 속에 잘 보존된 700여채의 한옥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전통생활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어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관광명소로 유명합니다.

무엇보다 눈으로 보고 감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 많아 꽤 만족스럽습니다.

경기전, 전동성당, 오목대, 견훤성터, 남고산성 등의 문화유적지와 전통문화센터, 공예품전시관, 한옥생활체험관, 전통술박물관, 전주전통한지원 등의 전통문화시설은 이 한옥마을이 지극히 한국적이며 세계적인 곳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합죽선, 태극선을 비롯한 전통공예방들과 전통찻집, 전통음식점 등도 한국색을 잊지 않고 있다. 이중 한옥생활체험관에선 조선시대 양반집을 연상케 하는 전통한옥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전통술박물관은 전통술 빚는 법을 체험하며 술에 관한 여러 유물들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한방문화센터도 독특합니다. 444평 부지에 한옥 목조건물 2개 동으로 만들었는데, 이곳에선 사상체질 감별이나 진단, 한의학의 치료원리 등을 배울 수 있다.

맛있는 도시, 전주
 

전주는 맛있는 도시다. 콩나물국밥, 비빔밥, 한정식, 막걸리, 모주(母酒), 백반…. 모두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생각만 해도 칼칼하고 입맛 돈다.
母酒 곁들인 콩나물국밥

전주콩나물국밥막걸리 한상차림먼저 콩나물국밥은 두 가지 방식이 유명하다. 뚝배기에 밥과 콩나물을 넣고 갖은 양념을 곁들여 펄펄 끓여내는 전통방식의 ‘전주콩나물국밥’과, 밥을 뜨거운 육수에 말아서 내는 일명 ‘남부시장식 국밥’이 그것이다. 모두 음주 후 다음날 속풀이용 해장국으로 그만이다.

보통 콩나물국밥에는 모주를 곁들인다. 이 역시 ‘해장술’이다. 그러나 술병(病)을 술로써 다스리는 게 아닌 약(藥)으로 다스리는 쪽에 가깝다. 알코올 도수라고 해봐야 1.5%를 넘지 않는다. 각종 한약재가 들어가 있어 마시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모주 한 잔을 조금씩 다 들이켠 후 바로 콩나물국밥을 먹을 때의 그 맛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전주비빔밥은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음식이다. ‘전주의 10미(味)’ 중 하나인 콩나물로 지은 밥에 30여가지의 지단, 은행, 잣, 밤, 호두 등과 계절 채소를 넣어, 비벼먹는 사람의 눈·코·입은 물론 귀까지 즐겁게 한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영양식품이면서 건강식품이다.

 

소박한 한정식 전주백반

전주백반은 전주 토박이들이 즐겨 먹었던 전통음식이다. 소박한 한정식으로 보면 별 무리가 없다. 전주백반은 반찬 가짓수가 많기로 유명하다. 비교적 샐러리맨들이 많은 지역에 유명 백반집이 많이 몰려있다. 특히 옛 전북도청과 전주시청 부근, 덕진공원 앞쪽에 괜찮은 백반집들이 많다.

전주대 송화섭 교수는 “진정한 전주음식의 정통성은 전주백반에서 찾을 수 있다”며 “전주 음식의 구분을 읍성 안팎으로 세운다면 콩나물국밥은 성 밖의 음식이고, 백반은 처음부터 있었던 성안의 음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저렴한 막걸리 한상차림

전주의 막걸리전주 막걸리도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이다. 전주에 오면 ‘막걸리 골목’은 꼭 가봐야 한다. 평화동, 삼천동, 서신동, 효자동, 경원동, 인후동 등 어림잡아 6군데 정도 되는데, 이중 아무 곳이나 가도 푸짐한 상차림은 변함없다. 대체로 막걸리 주전자 한 통에 15~20가지 정도의 안주가 ‘한 상 차림’으로 나온다. 가격도 1만5000원에서 2만원까지 다양하다. 막걸리 한 주전자를 더 하고 싶으면 한 상 차림을 또 시키면 된다. 가격은 조금 내려가고 안주들은 모두 새 것으로 다시 나온다. 보통 둘이서 한 상 차림이면 족하다. 막걸리 골목 구석구석 잘 찾아보면 ‘송명섭막걸리’만 파는 집이라든지, ‘홍탁’을 먹을 수 있는 집 등 재밌는 곳이 많다.

 

 
하루 세 끼로는 부족해 전주에서 맛본 음식 5

전주에서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을 맛봤다고 모든 걸 먹어본 것으로 생각하면 착각이다. 후회를 하든 감탄을 하든 전주 토박이가 손꼽은 맛집 다섯 군데를 모았다.
비빔밥을 넘어서는 인기, 반야 돌솥밥

전주사람들에게 비빔밥보다 인기 있는 메뉴는 돌솥밥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돌솥밥을 개발했다는 ‘반야 돌솥밥’이 원조다. 은행, 표고버섯, 완두콩, 잣, 인삼, 밤, 우엉, 당근 등을 골고루 넣어 지은 밥에 달걀노른자와 특제 양념간장을 쓱싹 비벼먹는 맛이 일품이다. 밥을 1인분씩 따로 지어 재료들이 뭉치거나 뭉그러지지 않고 하나하나 제 맛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계절 채소로 그날그날 무쳐내는 겉절이와 고추장으로 양념해 석쇠에 구운 도라지 등 반찬 또한 맛깔스럽다. 밥을 다 먹은 후 돌솥에 붙은 누룽지를 빡빡 긁어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반야 돌솥밥 8000원, 소고기 돌솥밥 1만2000원.

본점_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2가 1156-6번지, ☎ 063?252?0002, 10시30분~오후 9시

직영점_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4가 80-2, ☎ 063?287?1948, 10시30분~오후 8시30분 

넘치는 홍합 까먹는 재미, 계수나무

홍합이 산더미처럼 쌓인 해물짬뽕으로 유명하다. 홍합을 비롯한 각종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있어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그만이다. 전날 마신 술 때문에 얼큰한 해장국 생각이 간절하면 한 번 들러봄직하다. 홍합해물짬뽕 6000원, 전복홍합해물짬뽕 9000원.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1가 115-5, ☎ 063?283?5232, 10시~오후 9시 

전주 만두의 양대산맥, 백일홍과 동포

전주사람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꽉 잡고 있는 오래된 만두집이다. 두 집 모두 질 좋은 국산 재료를 사용해 정성껏 빚는 점은 같지만, 생김새만큼은 크게 다르다.

먼저 백일홍 만두는 피가 두꺼워 마치 찐빵처럼 보인다. 속은 대부분 당면으로 채워져 있고, 맛은 조금 심심한 편이다. 그래선지 만두보다 찐빵을 백일홍의 진짜 명물로 꼽는 이들이 많다. 한입에 쏙 들어갈 만큼 앙증맞은 크기의 찐빵은 부드러운 단팥소와 쫄깃한 찐빵피가 적당히 조화를 이루며 입맛을 돋운다. 늦은 오후에 찾아가면 이미 판매가 끝나 헛걸음치는 경우가 허다하니 주의할 것. 만두(고기?김치), 찐빵 각각 3500원.

동포 만두는 유난히 투명하고 얇은 만두피로 유명해진 곳이다. 속이 훤하게 들여다보일 만큼 얇은 피 덕분에 깔끔한 만두소의 맛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만두(고기?김치) 3500원.

백일홍?전주시 완산구 경원동3가 199, ☎ 063?286?3697, 9시~재료 떨어질 때까지

동포?전주시 완산구 풍남동1가 33-3 ☎ 063?231?9231, 11시~오후 9시 

여고생들이 반한 맛, 길거리야

주변 여고생들의 단골 분식집. 바게트버거와 생과일주스로 유명하다. 빵 속을 긁어내고 고기와 채소로 가득 채운 바게트버거는 매콤한 맛이 제법 중독적이다. 바게트 반 개 정도의 크기는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다. 제철과일을 아낌없이 갈아주는 생과일주스 역시 훌륭하다.

매장에서 먹는 가격과 포장가격이 다르며, 먹고 가는 경우 1인 1주문은 필수다. 버거와 음료(탄산음료?커피?생과일주스 중 선택)로 구성된 세트메뉴를 이용하면 훨씬 저렴하다. 바게트버거 4000원(포장 3500원), 바게트버거+생과일주스(딸기?바나나?귤?레몬 중 택 1) 7000원(포장 6000원).

본점_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3가 1173-1, ☎ 063?229?3735, 10시~오후 10시

한옥마을점_ 전주시 완산구 교동 267-2 ☎ 063?286?5533, 10시~오후 10시 

마음이 쉬는 카페, 꼬기가 사는 물

생긴 지 이제 막 6개월이 지난 따끈따끈한 카페다. 허나, 벌써부터 입소문이 자자한 내공 높은 공간이다. 아기자기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마음씨 좋은 사장님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다른 데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가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이름도 생소한 커피젤리는 부들거리는 커피맛 젤리에 연유와 생크림, 초코시럽을 섞어 먹는 메뉴다. 평소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아도 푹 빠질 만큼 매력적이다. 싱그러운 과일칩 요거트도 빼놓을 수 없다. 잘게 썰어 말린 바나나와 키위, 크랜베리를 직접 만든 요거트에 넣고 비벼먹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향이 강한 꿀 대신 유기농 아가베 시럽을 사용해 과일 본연의 맛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브라우니도 놓치기 아쉬운 메뉴. 호두, 크랜베리, 아몬드가 듬뿍 담겨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입에 착착 감긴다. 주문과 동시에 그때그때 구워내기 때문에 무엇보다 신선한 맛이 그만이다. 커피젤리 3000원, 과일칩 요거트 3000원, 브라우니 4000원.

전주시 완산구 교동1가 186-1, ☎ 070?4418?2504, 11시~오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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