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술병』
주택 수요와 공급의 두 얼굴, 천사(天使)인가 악마(惡魔)인가?
육정균 (시인/부동산학박사)

한해가 시작됐나 싶더니 벌써 3월! 봄은 살며시 다가왔다. 그런데, 2022년도 상반기부터 근 1년간 유튜브 방송에서부터 종편, KBS, MBC, SBS 지상파까지 집값 폭락을 단정하는 방송이 유행됐음을 기억하는지? 이때 언론들은,“아무런 근거 없이 10년 이전 가격으로 폭락한다. 2배~3배 폭락한다. 잠실은 7억이 떨어지고, 성남은 5억이 떨어진다”며 거의 점쟁이 수준이었는데,“집값이 폭락해서 돈 없는 서민들이 집을 많이 사고, 임차인의 신세를 모두 벗어났을까?”과학적인 연구조사로 검증해 보지 않아도“결코 아니다”가 답일 것이다.
작년부터 이재명 정부는 여러 차례 부동산 안정화 및 부족한 주택의 신축공급 정책을 발표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우려해서 최근에는 자다가도 SNS에 큰 걱정을 수차 토로(吐露)한다. 모두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한 충정이겠지만, 이재명 대통령도“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내가 국가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정치인이지 주택 등 부동산이론과 실무에 정통한 부동산 전문가는 절대 아니다. 그의 곁에는 주택 등 부동산정책을 대통령께 조언하고 자문해 주는 비서관이나 국토교통부의 부동산정책 등 측근 부동산 전문가뿐만 아니라 전문 연구기관, 교수 등 수많은 정책자문 그룹이 있어 이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새벽까지 주택문제를 걱정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서민과 부자 모두에게 가장 바람직한 부동산시장은 폭락도 폭등도 아닌 안정시장(安定市場)이다. 또한 다주택자 일부에 악마(惡魔) 같은 투기꾼도 있지만, 다주택자는 기존 주택시장에서 매매주택과 전·월세 등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순기능도 하는 천사(天使)임을 간과(看過)할 수 없다. 다주택자의 역기능만 강조하고, 최근 하락을 강조하는 우려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로 부동산의 지역성이다.
“전국 집값의 동반 폭락은 부동산의 지역성이 무시되고, 사정상 급매나 친족간 거래가 적정한 사정보정 없이 바로 시장가격이 되며, 전국의 공시지가 표준지도 50만 필지보다 명동의 1필지로도 감정평가가 가능하다”는 불가한 논리로 귀결된다. 둘째로 집값의 변동은 그 비중과 복잡성에 따라 변동 속도가 늦고 극단적 손실을 회피하려는 가격의 하방경직성(下方硬直性)이 존재한다. 셋째로“집값의 폭락이 폭등보다도 서민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는 사실이다.
집값 폭락은 연쇄적인 주택의 물리적 공급을 막아 서민의 월세→전세→매매로 이어지는 주거사다리인 전·월세 공급을 줄이면서 임대가(賃貸價)와 주택가격을 폭등시킨다. 진정한 주택의 공급은 건설사를 포함한 유주택자에서 무주택자로의 매매나 임대 등 이전(移轉)이다. 정부는 물리적 주택신축에 의한 매매, 임대(전세, 월세)용 주택공급만을 강조하지만, 실상은 기존 유주택자가 매매나 임대시장에서 매매, 전세, 월세주문을 내는 기존 주택의 공급이 더 중요하고 소중하다. 정부가“집값이 당장 폭락하고, 소유해 봐야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와 취·등록세·양도소득세 등 이전과세를 중과세하겠다”는데, “누가 새집을 사고, 팔리지 않을 새집을 누가 신축할 것인가?” 무주택자까지 분양주택의 매수를 보류하고, 주택을 신축해서 시장에 공급하는 건설사들도 아파트를 지어봤자 팔리지 않으니 고금리 대출까지 받아 아파트를 착공하는 모험을 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주택 등 부동산의 수요는 실수요자만이 아닌 가수요를 포함한 유효수요(有效需要)이다. 즉, 무주택자의 실수요와 집을 증권처럼 장래 수익을 기대하고 1주택 외 더 사는 수요가 가수요(假需要)이다. 자산투자 3분법에서 은행저축, 주식, 부동산투자의 각 특성을 살펴보면, 은행의 저축은 환금성과 안정성이 좋으나 수익성이 단점이고, 주식투자는 수익성과 환금성은 좋으나 안전성이 단점이고, 부동산투자는 안전성과 수익성은 좋으나 환금성이 단점이다. 따라서 자산투자와 배분은 모든 국민의 자유로운 선택의 영역일 뿐이다. “골이 깊으면 산은 높고, 산이 높으면 골은 깊어진다.”「주택가격의 폭락도 결국은 주택의 신축공급을 막아 더 큰 가격폭등을 유발하는 너무 높은 산」을 만들 수 있어, 특히 돈 없는 서민에게 더 큰 피해를 주는 악마(惡魔)가 된다.

지금 대통령의 국민을 향한 큰 울림이“오히려 과거의 경험과 같이 주택 분양(매매)을 막아 주택건설 기업의 주택착공까지 막고, 그 결과 머지않은 시점에 한층 더 극심한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지나친 주택 초과수요를 불러올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을 비롯한 전 국민이 입게 된다”는 사실을 대통령은 물론 모든 국민이 분명히 자각(自覺)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삶의 질을 높여 줄 호텔급 주택도 투자를 상회(上廻)하는 좋은 가격에 잘 팔린다”는 전제하에 은행의 고금리 대출을 받아 택지를 사서 중대재해를 무릅쓰고 5년 이상의 힘든 여정을 통해 건설하는 우리의 소중한 국부(國富)요 자산(資産)이지, 하루아침에 뚝딱 쪄낼 술떡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통령 옆에서 주택정책을 조언하는 참모나 자문그룹들이 직(職)을 걸고 깊이 통찰할 대목이다. 대통령의 다주택자에 대한 증세와 규제 등 우려가 모두 선의(善意)라 해도 정부가 그토록 원하는 몇백만 가구의 주택착공과 건설은커녕 소규모 주택의 착공조차도 불가능하게 만들고, 모두 돈 없는 서민들에게 전이(轉移)되고, 전가(轉嫁)된다는 것을!
* 육정균 : 충남 당진 出生, 2000년 작가넷 공모시 당선, 2002년 현대시문학 신인상(詩), 2004년 개인시집 「아름다운 귀향」 출간, 2005년 현대인 신인상(小說), 부동산학박사, (전) 국토교통부(39년 근무)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리국장(부이사관),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이사장
※ 3월 봄이 오는 길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