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분석> 주류산업의 베트남 시장 진출 전략

산업과 정책이야기(24)

<긴급 분석> 주류산업의 베트남 시장 진출 전략

 

조 성기(趙 聖基, Surnggie Cho)
PhD of Economics. MPH.
한국대학생알코올문제예방협회 회장
아우르연구소, 대표

 

주류산업의 과제 중 하나가 해외진출이다. 그 이유는 누구나 아는 일이다. 국내 시장수요가 포화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주류시장은 감소세에 들어섰다고도 볼 수 있다. 음주자들의 건강문제에 대한 걱정이 점차 커지고 있고, 총체적인 라이프스타일 관리를 해가고 있는 질적 증거들이 그 사실을 반증한다.

이제 주류시장의 성장세가 과거와 같을 수 없고, 수출이 중요하다.

베트남시장은 중요한 주류수출대상국 중 하나다. 동남아 시장은 국내 산업의 수출거점으로 매우 중요하다. 주류산업도 동일하다. 베트남시장의 진출 전략은 동남아시아 전체에 대해 확장가능하다. 그러므로 동남아 지역의 대표국인 베트남의 시장 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일은 매우 의미가 크다.

 

주류산업에게 베트남은 무엇일까? 베트남 시장은 일본, 미국, 중국 등의 수출지역 이후에 주된 대상이다. 소주뿐이 아니다. 맥주와 전통주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월남이라고 부르던 베트남은 과거 남월, 즉 중국 남부의 월나라 주민들이 더 남쪽으로 내려가 산 이후 월남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 의미는 중국의 남부 문화가 베트남 문화의 형성에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근세에 와 프랑스가 점령했고 일본도 일시 점령을 했지만 중국의 영향이 가장 컸다.

그 증거는 하노이의 문묘를 방문해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유명한 베트남 유학자들과 공자와 제자들의 영혼이 그 문묘에 살고 있고, 그들과 하노이 뿐 아니라 전국에서 온 부모들과 그 자식들이 뛰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그들의 증류주 사랑이 그 문화 속에 남아있지 않은 가 싶다.

베트남의 증류주 소비량은 예상을 뛰어 넘는다. 세계보건기구의 공식집계치가 6.6ℓ다. 특이한 점은 2009년-2010년 기간 중에 기록에 잡힌 알코올 소비량이 2.0ℓ인데, 기록으로 잡히지 않는 소비량이 4.6ℓ인 것이다.

국제회의장에서 만난 베트남 전문가에게 비기록소비량이 더 많다는 것은 ‘총량도 6.6ℓ가 아니라 9리터까지도 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답변은 “그럴 수 있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비기록소비량은 대부분 증류주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기록된 소비량은 97%가 맥주다. 맥주소비량은 2000년에 들어 대폭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스테이티스티카의 자료를 보면 2015년에 8.6ℓ를 소비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베트남은 두말할 것도 없이 포스트차이나로 떠오르는 유망 신흥국이다. 게다가 북한의 발전모델로 벤치마킹 된다는 소문도 팽배하다. 더욱이 한국 브랜드 제품을 좋아하는 나라다. 우리나라는 베트남의 최다투자 진출국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다. 베트남은 한국의 개발원조대상국이며, 베트남 근로자들과 신부들은 한국이 꿈의 나라다. 한류열풍이 불고, 한국어교육이 확대되고 있다. 그 베트남이 아열대기후국 답지 않게 술 소비가 많은 나라인 것이다.

한국 술의 글로벌 진출 조건을 먼저 살펴보자. 한국 주류산업은 큰 전환기를 맞고 있다. 주류출고량이 2014년에 380.8만ℓ로 정점을 찍었다. 그 이후 꾸준히 줄고 있다. 수입주류가 2017년에 42.3만 ℓ로 늘어 음주량은 유지되지만 국내분 주류출고량은 분명한 감소세 인 것이다.

그 가운데 국내주류 및 업체 간 경쟁이 격심하다. 그 때 돌파구가 글로벌화인 것은 당연하다. 더 관찰을 요하지만 순알코올 소비가 늘어날 것은 예상하기 어렵다. 2008년에 순알코올소비량은 9.4ℓ에 육박했다. 2015년에는 9.1ℓ다. 2013년에 8.7ℓ로 하락하여 최소치를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반전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하락세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정부도 각종 규제를 풀고 있어 국내경쟁은 더욱 커질 조짐이다. 전국 업체들이 지역영역 지키기에 부심하고 있고, 지방사들도 수도권진출과 타 지역 시장을 노리고 있다. 주류산업의 춘추전국시대다.

하이트진로 소주수출 6할이 일본이다. 미국은 10%정도이고, 중화권도 11%가 된다. 나머지 20%내외가 아태지역이다. 미국, 일본, 중화권이 8할이고 나머지 시장은 적은 규모다. 그 가운데 동남아 중앙아 아프리카 등 시장이 과거와 달리 성장하고 있다. 소득 성장은 자연 주류소비의 증가를 낳는다. 기존 시장에서는 글로벌기업들이 주력하고 있어 시장진입이 쉽지 않다. 신흥국에도 선발국들이 선점하고 있지만 아직은 여지가 있다. 주류 글로벌화의 메시지는 이제 다각화가 아닐까.

국내 수출업체는 대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중소기업과 영세업체들은 해외진출 투자자원, 경험부족 등을 이유로 수출시장 개척이 쉽지 않다. 해외 바이어나 국내 여행 수요자와의 접촉을 계기로 소량 수출이 최선인 상황이다. 그러므로 수출기업의 다변화 방법론 모색이 작금의 숙제다. 국내 시장의 과열, 수요 감소의 상황에 해외진출은 주류업계의 열망을 담을 그릇일 수밖에 없다.

주류 수출 대상국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음주문화, 한국문화와의 접합가능성, 정치적 안정성, 주류유통 제도와 수입규제 정도, 경제 사회적요인 들을 모두 검토해야 한다. 단순히 경제적 상황만을 보고 수출을 결정 한다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주종별 시장의 존재상태, 한국문화의 전파정도와 특정 주류의 음용경험상황 등도 파악해야 한다.

한국 교포수와 변화, 수출액규모, 수출주류의 선호도, 한국 관광객 수 등도 고려해야 한다. 현지에서의 한국제품 비중이나 한식당 수도 검토대상이다. 수출위험도, 광고규제 등 정치 및 정책적 인자, 특히 인구변화, 원료 획득 비용과 유통경로 접근성 등도 물론이다.

이 조건들을 검토할 때 베트남은 수출대상국으로 매우 훌륭하다. 주류시장의 규모는 유로모니터 자료로 볼 때 2017년 3,976.4백만ℓ, 8.6억 달러 수준이다. 수출위험도가 다소 높지만 위험 수준은 아니다. 정부와 선도 진출기업들의 노력으로 시장상황도 개선되고 있다.

수출 가능성을 판단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은 잠재구매력지표인 인구증가, 소득증가 정도다. 베트남의 1인당 GDP는 2,343불 수준(2017년)이지만 구매력지수(PPP)로 평가할 때 2018년 7,400불이 넘는다. 성장이 7%내외 달성하는 고성장국이다. 주류소비는 소득, 인구, 주류가격, 대체재가격 및 규제 등에 영향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중 가장 기본요인인 소득과 인구만 봐도 베트남은 아주 매력적이고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특히 베트남은 한국제품에 대한 우호성과 그 정착정도가 남다르다. 시작은 베트남 전국방송인 VTV1에서 3개월 이상 전국의 베트남인들을 집중시킨 드라마 ‘유리구두’였다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드라마를 통한 정서일치도의 확인이 한국주류로 확산될 수 있다는 추리가 무리일까. 그 후 ‘대장금’, ‘겨울연가’, ‘올인’, 최근의 K팝 등 방송, 게임, 웹툰, 애니메이션 콘텐츠 등이 만들어낸 베트남의 한류열풍이 한국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유지시켜왔다. 최근 박항서 감독의 축구열풍은 그 기세를 절정에 오르게 했다. 한류가 한국술 수요의 잠재적 성장가능성을 예언하는 일이 결코 무리가 아닐 것이다.

2018년 기준 베트남 인구는 9천 7백만 명이나 된다. 거의 1억이다. 우리 보다 2배나 되는 큰 시장이다. 그러므로 베트남시장 진출에 성공할 경우 한국 술은 3배나 되는 시장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 단순한 계산이 꿈이 되지 않게 하려면 소위 ‘전략적 투자’가 필수적이다.

한국 술은 지난 반세기 동안 시장 지향적 품질제고 노력을 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전통주들도 최근 그 다양성과 고품질을 자랑한다. 도수와 맛과 멋이 다양하다. 소주의 경우는 저 도주 선호로 변화하고 있는 베트남인들의 기호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수가 낮아지고 맛도 첨가되고 있다. 증류식과 희석식 제조방식으로 다양화가 가능성, 고품질의 저가제품도 출시가능성 등도 장점이다. 베트남인들의 선호를 파악한 현지화 전략이 한국 술 진출의 묘책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새 시장에 진출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기업가정신이다. 우리 주류업체들은 소수의 업체를 제외하고 자본력이 취약하다. 더욱이 면허규제, 원료규제 등의 보호와 가격행정지도, 정해진 유통경로 등의 정보에 취약하여 새 시장 진출 노하우가 부족하다. 그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가 중요할 것이다.

베트남 시장은 최근 맥주소비 등 저 도주 소비가 늘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증류주 중심의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어 증류주 수출에도 양호한 환경이다. 현지 주민들이 낙천적 성향은 행복지수가 세계 5위인 결과치(영국 뉴이코노미 재단)에서도 알 수 있다. 아시아에서는 가장 행복한 나라이다.

하노이의 택시기사에게 물었다. “행복한가?”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왜냐?”고 물으니, “전쟁이 없잖아요”하고 답한다. 동문서답이다. 그러나 그게 솔직한 대답이다. 그들의 행복도는 아직은 소득수준이 낮지만 음주 친화적 행위로 표현된다.

게다가 베트남인들에게는 부수입이 많은 특이한 소득구조를 가지고 있다. 고가의 현지 한식당에서 낮술로 “소주”를 진하게 즐기는 회식장면에서 그들의 음주문화와 한국 술의 수출가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다. 이들의 접대문화 또한 수입주류의 시장의 형성에 일조하고 있다.

도시를 떠나 지역으로 여행해 보라. 지역에 가면 높은 도수의 밀주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정부도 민생차원에서 이를 방치하고 있다. 이미 저 품질의 저가 증류주시장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이 밀주시장은 지역주민의 건강에 위협적인 요인이 있다. 보건당국의 평가다. 그렇지만 경제당국은 그 필요성을 인정한다. 따라서 고품질이지만 저가판매가 가능한 술을 지방소비자 대상 수출 타깃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새 시장을 대상으로 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일은 위협 요인들이다. 아직 우리 술은 현재 현지주류보다 가격경쟁력의 낮다. 소주기준으로도 한국 제품이 1.4-4배 정도가 차이난다. 이를 해결 하자면 관세문제를 해결하거나 생산현지화를 통한 비용우위전략을 검토해야 한다. 현지의 저가원료를 사용하거나 현지생산시설을 활용한 파트너십 전략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때 현지 파트너들의 신용문제를 꼼꼼히 챙겨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류위조나 신용부실 등의 문제는 이미 진출한 기업들이 경험한 문제다. 은행을 통한 신용장 거래나 수출보험제도 등을 잘 활용해서 문제를 예방해야 할 것이다.

베트남 진출에는 브랜드 전략도 검토해야 한다. 한국브랜드로 정면승부를 하는 것은 시장의 미래를 볼 때 필수적일 것이다. 동시에 짝퉁 생산을 대비하는 상표등록 문제도 검토해야한다. 통관과 수출 유관관청의 부패와 부당한 처분도 벽이다. 부당한 관세처분, 통관지연, 금품수수관행 등도 대비해야 한다. 유통파트너들의 텃세도 잘 관리해야 한다.

신흥국 시장에 진출할 때 그 장벽들은 충분히 예상하고 대비할 경우 충분히 넘을 수 있다. 글로벌 주류기업 및 주류와의 경쟁도 대비해야 할 과제다. 맥주와 위스키 등은 현재의 소주와는 대체재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 술이라는 기본적인 유사성과 고조되고 있는 신흥국들의 민족주의 등에 대한 방책도 필요하다. 음주문제 예방사업과 사회적 책임경영 등도 고려사항이다.

 

베트남 주류시장은 급성장에 따른 소비확대로 수입 고급주류도 약진하고 있다. 맥주소비도 2015년에는 2010년 보다 1.4배가 늘었다. 칼스버그나 하이네켄 등 글로벌 주류가 다량 수입되고 있다. 한국의 소주도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급성장하고 있어 여성음주도 급증하고 있다. 신세대들이 신상품의 소비와 개성 중시하는 풍조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건강중시 풍토의 현실화되고 있다. 소주가 보드카 대비 저도주로 인지되고 있는 것도 시장개척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베트남 시장진출 전략들을 정리해보자. 한류와 한식당, 한국제품의 유통망 등과 연계하는 한국수출 네트워크와 공동마케팅이 필요할 것이다. 기 진출한 현지기업 들과 네트워크 구축, 베트남 시스템에 대한 학습효과 축적과 교류, 현지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전략 등도 가동해야 할 것이다. 중장기적 시각하의 전략 설계는 물론이다.

초기에는 현재의 제품으로 진입하더라도 소득계층별, 연령계층 등 수요층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시장세분화 전략이 필요하게 된다. 오랜 경쟁을 경험하고 높은 품질의 생산이 가능한 국내 주류의 장점을 활용한 차별화전략도 해외주류보다 시장경쟁력이 높을 것이다. 도수의 유연성도 우리 술의 장점이다. 저가의 현지 원료생산과 결합, 현지인 및 기업들과의 친화성 제고 등으로 비용우위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사회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에서는 오토바이 교통사고 등 음주사고의 증가 등으로 특소세를 2018년 65%로 상향조정했다. 술에 대한 경각심이 제고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적극적 음주폐해 예방캠페인 등을 병행하는 사회적 책임성 활동이 필수적이다. 그러한 책임성을 제품개념에 추가할 경우 예상되는 민족주의의 파고를 예방할 수 있다. 사회 보건적 개념을 실제로 고려하여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자면 현지에 맞는 전략을 준비하고, 수출을 하고 진입 후 계속 수정 보완해야 한다. 규제산업 환경에 익숙한 한국주류산업이 그 경험이 크게 미흡했었기 때문에 우려를 하는 것이다.

한국 술의 베트남 진출은 지속가능한 마인드 조성, 시장개발 등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우리 업계의 준비수준으로는 아직 미흡하므로 업계에만 맡겨서 될 일이 아니다. 이해관계자가 모두 제 역할을 다할 때 수출시장 개척이 현실로 될 것이다.

이해관계자는 주류업계, 협회, 해외협력단체, 정부와 사회부문 모두다. 업계는 무엇보다도 진취적인 경영마인드의 조성은 물론 이를 반영한 중장기 전략수립, 조직, 문화 등의 시스템변화 등 노력을 해야 한다. 용단을 요한다. 원료공급, 제조, 유통, 소비단계 등 전 분야에서 비즈니스모델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지인의 선호와 소비조건에 맞는 제품개발, 과거와 다른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협단체들도 베트남 정부 및 협회들과의 교류를 통해 필요한 정보수집을 해야 한다. 아직 사회관습과 행정체계가 낙후되어 있고, 의사결정도 느린 지역정보는 기업만의 힘만으로 취득하기 어렵다. 특히 협회는 정책, 제도변화 등의 정보수집 및 제공, 공동전시, 공동마케팅 등의 협력활동 등에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정부 간 협력으로 수집 가능한 규제, 각종제도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피해예방에 나서야 한다. 한국주류의 세계화는 선언만으로 이룰 수 없다.

사회적으로도 한류의 열풍이 지속되도록 노력하고, 여행객의 양식 있는 행위, 다문화가정의 안착지원 등을 통해 양국 간의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일도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 술의 베트남 수출은 단순히 수출의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면 실패가능성이 높아진다. 사회, 문화, 보건, 환경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려는 노력을 할 때 수출도 성공하고 지속적 가치창출이 성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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