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가양주 양조장 ‘술빚는 전가네’ 술쟁이 全基保
“술은 음식이다. 그래서 맛이 있어야 한다”
산정호수로 가는 길목에 ‘全家네’란 양조장을 아십니까?

예나 지금이나 포천의 산정호수(山井湖水)로 가는 길은 여타 관광지와는 달리 번잡하지 않아서 좋다. 산정호수로 가는 날 아침 소나기가 퍼부었다. 그러나 잠시 뒤 날이 밝자 언제 비가 왔느냐라고 할 만큼 청명해져 햇볕이 따가울 정도다. 요즘 날씨가 자주 그렇다.
이날은 때맞춤 24절기 중 11번째인 소서(小暑).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날이지만 산정호수로 가는 길가는 계곡 탓인지 더위를 모를 정도다. 짙푸른 초록색으로 감싼 산들이 청량감을 더해 준다.
대로변 문암삼거리에서 산정호수로 가는 길은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지만 나그네로서는 경치에 취한 김에 탁배기라도 한 사발 했으면 하던 참에 알맞은 곳에 양조장이 나타났다.
양조장은 술쟁이 전기보(69, 全基保) 대표가 운영하는 ‘전통 가양주 양조장 술빚는 전가네’였다.

술빚는 전가네 술쟁이 全基保
‘전가네’라….’ 되바라지지 않고 된장 냄새라도 날 것 같은 옥호가 전통 양조장 상호로는 썩잘 어울린다. 이 집 주인장의 품성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全 대표가 인기척을 느끼고 대문을 나선다. 사실 전 대표와는 구면이다. 여러 박람회장에서 자주 만난 터이지만 양조장을 찾은 것은 8년 만의 일이다.

양조장 문 연 지 4년 만에 술 품평회서 대상, 우수상 휩쓸어
술빚는 전가네는 경기도에 있는 전통주 양조장이지만 양조업계에서는 꽤 입소문을 탄 양조장이다. 전 대표는 보통 사람들과는 차별난 캐릭터로 세간에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타고 다니는 차(빨간색의 지프 RUBICON)도 구두도 모두 빨간색이었다.
점잖게 보이려고 검은색이나 회색을 선호하다 보면 마음도 칙칙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나이 들수록 밝은 계통의 색상의 의복이 정신건강에도 좋다고 하지 않던가.
전가네가 주류업계에 널리 알려진 것은 레드칼라 때문만은 아니다. 숨은 술 실력 때문이다.
2014년 9월 탁주, 약주, 증류주 면허를 취득하고 곧바로 10월에 탁주 3종류, 약주 2종류, 증류주 3종류를 출시했다. 면허증에 잉크도 마르기 전 10여 종의 술을 출시한다는 것은 일반 양조장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인데 이를 해냈다.

더욱 놀라운 일은 ‘산정호수동정춘막걸리’가 2018년 대상 2024년과 2025년에 우수상을 연속수상하고 2024년부터 홍콩 미슐랭식당에 수출되어 병당 20만원씩에 판매되고 있는 것과 전스스피릿55가 2026년 벨기에ITI (internation taste institute) 에서 진행하는 SUPERIOR
TASTE AWARD에서 3 STAR 에 선정된 것이다.
우리술품평회 탁주부문에서 2018년도에 대상 우수상 23년도에 최우수상 24년도와 25년도에 우수상을 연속수상해서 5관왕 양조장이된 것은 앞으로도 이 기록을 깨기 힘들 것이다.
10여 년의 양조경력을 쌓은 양조장들도 정부가 주도하는 품평회에서 대상을 받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한 부분에서 대상과 우수상을 받는다는 것은 술이 웬만큼 좋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전 대표가 대대로 내려온 양조장 집안에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말이다. 2019년 11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농업인의 날” 건배주로 산정호수 동정춘막걸리가 선정된다. 이런 분위기 탓에 “도대체 전가네 양조장이 어디 있대, 누가 술을 빚는대…”
2022년 2월에는 ‘고향춘’으로 참발효어워즈 대상을 수상한다. 그리고 2023년 1월에는 ‘궁예의 눈물’로 전통주 베스트 트로피 그랑골드수상을 한다. 같은 해 11월에는 2023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탁주부문 최우수상에 고향춘으로 수상했다. 2024년 8월에는 ‘산정호수동정춘막걸리’로 대한민국우리술품평회에서 저도탁주부문 우수상을 수상한다.
이밖에도 크고 작은 상을 많이 받았다. 따지고 보면 양조장의 역사가 짧은데도 불구하고 많은 상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술맛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환경에서 우리의 전통주를 빚다
전가네는 품평회에서 많은 상을 수상함은 물론 2018년 9월 ISO 22000 인증을 받았고, 2023년 4월에는 드디어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정되었다. 그동안 해묵은 역사를 지닌 양조장들도 찾아가는 양조장선정 도전에 고배를 마시는데 10년도 안 된 양조장이 선정된 것은 자랑할만한 일이다.
이런 덕인가. 같은 해 7월에는 농촌융복합사업자로 선정되었고, 산정호수동정춘막걸리로 술품질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전가네가 품평회서 상도 많이 받고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정된 것은 전 대표의 폭넓은 사회성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양조장을 시작하면서 우연치 않게 찾아온 방송 출연은 전 대표의 활동 범위가 전국구가 되어 종횡무진으로 움직이게 된다.
2014년 11월 sbs tv “좋은 아침” 출연을 계기로 2015년 1월 YTN “이홍렬의 소나기” 출연, KBS TV “생생정보통” 아나운서 도경완 술빚는 전가네 소개방송, TV조선 “광화문의 아침” 출연. MBC라디오 “양희은의 여성시대” 출연 등등, 방송출연을 하다 보면 여타매체에서 출연 요청이 들어왔다고 한다.
요즘은 방송국 촞아다니기가 힘들어 방송 활동은 많이 줄이고 강연을 자주 다닌다고 했다. 방송하는 것도 그렇고 강연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전 대표의 과거 이력이 궁금했다.

全 대표가 이곳에 터를 잡고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유년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태어나긴 울산에서 태어났는데 부친이 이곳에서 캬츄사로 군 생활을 한 것이 인연이 돼서 부친은 제데 후 이곳에서 터를 잡고 목공기술을 발휘하여 기념품점도 운영했고, 역마차 사업 같은 사업을 하면서 생활을 하게 됐다.
全 대표는 9살 때 이곳으로 와서 초등학교와 영북중학교를 여기서 다녔고, 고등학교는 포천고등학교를 나왔다.
건국대학교 졸업 후 ROTC 19기로 임관하여 군 생활을 보냈다. 경희대에서 석사/박사를 했다. 교보생명에 입사하여 24년을 보냈다고 한다.
“직장에서 마지막 직급이 FA 사업본부장이었는데 막상 퇴직하고 나니 막막하더라고요, 먹고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생활을 할 것인가가 문제이었죠, ‘나도 그랬는데 다른 사람들도 매한가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1인 기업으로 차린 것이 ‘행복한 은퇴연구소’였습니다.”
전 대표의 트래드마크인 빨간 구두는 행복한 은퇴연구소를 시작할 때부터라고 했다. 남들에게 기억에 남게 하려면 튀어야 산다는 강박관념도 있었다고 했다. 빨간 구두를 신고 방송과 강연 활동을 하며 몇 권의 책도 썼고,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아 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즐기던 사진 찍기를 살려 티벳과 부탄, 중국 오지, 남북미, 유럽, 아프리카 등지를 다니며 준비한 작품으로 십여 차례의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후반 인생을 고향에 돌아와 오래 남길 수 있는 우리 술을 만들기로 한 것이 ‘술빚는 전가네’다.
전 대표는 무엇을 하든 열심히 파고들고, 열심히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으로 술을 배운지 8개월 만에 양조장을 오픈하게 이른다.
‘전가네’가 있는 지역은 청정지역이다. 그래서 자연 재료로 전통의 맛을 살릴 수 있다. 산정호수의 맑은 자연 속에서, 옛 방식으로 빚은 전가네 술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어디에 내놔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전통주다.
특히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된 후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은 새로운 시각에서, 한국의 가양주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다.

전가네는 이양주, 삼양주, 증류주를 생산하다.
현재 ‘전가네 양조장’에서 빚는 술은 그때그때 약간은 다르지만, 이양주(二釀酒)와 삼양주( 三釀酒), 증류주로 구분한다.
◈ 이양주는 발효 중인 밑술에 덧술을 추가하여 두 단계로 발효시키는 술이다.
▴산정호수동정춘막걸리:조선 3대 명주로 알려진 동정춘을 재현한 술. 멥쌀 밑술에 찹쌀 덧술 한 술, 일반 이양주에 비해 극히 물을 적게 사용하여 고체발효 한 술로 과일 향과 달콤한 맛이 일품인 술이다. 2018년 대한민국우리술품평회 탁주부문 대상을 받았다. 2023년부터 홍콩으로 수출한다. 720ml 6도 20,000원.
▴배꽃 담은:쌀 누룩으로 연잎에 빚은 백주로 산미와 무거운 질감을 가지고 있는 막걸리. 밑술 멥쌀 범벅+덧술 찹쌀 고두밥으로 빚는다. 720ml 10도. 30,000원. 이 술은 #2018우리술품평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궁예의 눈물:궁예가 왕건에게 잡혀 크게 울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산정호수의 명성산. 그 산의 억새를 재료로 만든 막걸리다. 밑술 멥쌀 범벅+덧술 찹쌀 고두밥.720ml 10도.30,000원. #2023전통주베스트트로피 #그랑골드.

◈ 삼양주는 발효 중인 밑술에 덧술을 두 번 추가하여 세 단계로 발효시키는 술이다.
▴주홍춘:쌀가루 누룩(이화곡)으로 빚은 신 와인 맛이 나는 탁주. 밑술 멥쌀+1차 덧술 찹쌀+ 2차 덧술 흑미 찹쌀. 350ml 10도. 20,000원. 와디즈 펀딩 1655% 달성.
▴고향춘(故鄕春):쌀가루 누룩(이화곡)으로 빚은 과일 향과 단맛이 조화를 이룬 탁주. 밑술 멥쌀 + 1차 덧술 찹쌀 + 2차 덧술 누룽지향 찹쌀. 350ml 10도.20,000원. #2023우리술품평회 #최우수상 #2024년 홍콩 수출.
▴붉은 산정호주:마치 가을 산정호수에 비친 붉은 단풍이 연상되는 빛과 달달하고 산미가 있는 맛과 그윽한 향이 있는 술. 밑술 멥쌀 + 1차 덧술 찹쌀 + 2차 덧술 흑미 찹쌀. 500ml 15도. 40,000원. #약주 #청주 #삼양주
▴홍매 반개주:창경궁의 500년 된 홍매가 반쯤 피었을 때의 빛깔을 닮은 팥으로 빚은 술. 밑술 멥쌀+1차 덧술 찹쌀+2차 덧술 팥. 500ml 15도.40,000원. #약주 #청주 #삼양주.

◈ 증류주는 전통적인 방식과 현대적인 방식을 결합하여 증류한 전가네 만의 고유한 술이다.
▴전가네 육십일도:인생의 새로운 출발의 의미인 환갑을 기념하며 마시기 위해 만든 술. 궁예의 눈물을 두 번 증류하고 지초를 통과시켜 만든 증류주. 마셔보면 생각보다 목 넘김이 부드러워 다시 찾게 되는 술. 40ml,250ml,350ml 61도. #위스키 그 이상
▴전가네 사십오도:전가네 육십일 도와 같은 원주로 궁예의 눈물을 두 번 증류하고 지초를 통과시켜 만든 증류주. 육십일 도의 도수가 부담된다면 40ml,250ml,350ml 45도도 있다. 전가네 사십오도
▴입술:술을 마신 날 밤 문을 차고 나간다는 전설의 비수리(야관문)이 들어간 40도 증류주.
40ml,250ml,350ml 40도#야관문 #남자
▴산정호수 솔잎 주:궁예의 눈물을 두 번 증류하여 산정호수의 노송에 담가 낸 30도 증류주 350ml, 40ml, 250ml.
▴전스 스피릿 55:궁예의 눈물을 증류하여 특수제작한 숙성 탱크에서 숙성된 증류주로 향과 맛이 일품. 200ml. 500ml. 750ml. 마셔보지 않고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맛.

“술은 음식이다. 그래서 맛이 있어야 한다”
전기보 대표는 “술은 음식이고, 음식이기 때문에 맛있어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술을 빚는다. 따지고 보면 술은 쌀, 누룩, 물만 있으면 빚을 수 있는데 같은 재료로도 빚는 사람의 성격, 재료의 다양성에 따라 술맛이 좌우된다.
전 대표는 누룩은 직접 흩임 누룩을 만들어 술을 빚는다. 체험객들에게는 고두밥 대신 인절미를 만들어서 떡메를 쳐서 전통방식으로 술을 빚는다. 떡메를 치는 재미도 있고, 이를 술로 만든다는 신기함도 있어 체험객들이 오는 날은 잔칫날 같은 분위기라고 했다.
술은 배우면 누구나 빚을 수 있다. 그렇지만 술을 빚는데 정성이 깃들어야 하고 이를 상품화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전기보 대표가 오늘날 전통주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남들이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내면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더 멋진 술이 전가네에서 개발되기를 바란다.

글·사진 김원하 기자 tinew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