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파파·추풍령 산사과농장 대표 南相圭
‘N와인’, 한국 대표 와인을 넘어 세계 와인으로 발돋움
직접 재배한 과일로만 와인 만드는 와이너리로 명성 얻어
애플파파(Applepapa)는 ‘사과의 아버지’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중략> 아카시아 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 길”
1975년, 서수남과 하청일이 이 곡을 불러 대중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4위까지 오른 동요다. 이 동요는 시인이자 아동문학가였던 박화목이 쓴 시에다가 교육자이자 작곡가인 김공선이 곡을 붙여 1972년 발표한 동요지만 어른들도 곧잘 따라 부르는 동요다.
뜬금없이 ‘과수원길’을 소환하게 된 것은 ‘애플파파(대표 南相圭, 55세)’ 취재 길에 남 대표의 제안으로 애플파파의 5만여 평의 과수원을 돌아보는 과수원길을 걷게 된 것이 동기다.
8월의 태양이 작열(灼熱)했지만 탐스럽게 익어가는 사과며 포도, 자두를 보면서 과수원길을 걷노라니 꽃향기 물씬 풍기는 봄철 과수원길 못지않게 뿌듯함을 느끼게 한다.

애플파파는 5만여평의 과수원을 남 대표의 부친 남광희(79)씨와 남 대표 그리고 큰아들 남민우씨 3대가 가꾸어 가고 있는 과수원이다.
남 대표는 3대가 일정 구역을 정해 놓고 관리하면 책임감이 있어 한 번이라도 더 과수(果樹)를 눈여겨보게 된다는 것. 과수가 또는 열매가 병이라도 들게 되면 빨리 손을 써서 퇴치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것이 남 대표의 설명이다.
애플파파(Applepapa)는 글자 그대로 ‘사과의 아버지’란 뜻이다. 하고 많은 이름 가운데 애플파파로 지었을까?
애플파파는 충북 영동과 경북 김천을 잇는 추풍령 산자락에서 3대가 모여 사과와 포도 농사를 짓는 과수원이다.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나들목(IC)에서 5분 거리인 학동리 마을을 지나 좁은 길을 따라 오르막으로 접어들면 사과밭과 와이너리가 나온다. 해발 300~460m에 위치한 곳이다.
애플파파로 상호를 지은 것은 아마도 남 대표가 사과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기 때문인 것 같다. 남 대표는 사과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외국의 사과 농장을 찾아다니며 사과에 관한 공부를 했을 정도라고 했다. 현재 영동의 사과 재배면적은 422ha로 전국사과 재배면적의 1.4%, 충북은 10.5%에 지나지 않지만 남 대표는 영동 사과를 전국에 알리는데 열성적이다.
남 대표는 “충북 영동은 내륙산간 지방으로 다른 지방보다 일교차가 커서 빛깔 좋고, 당도 높고, 향기가 좋은 사과를 생산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대표 南相圭
정확한 거리는 모르겠지만 애플파파가 위치하고 있는 추풍령면은 대한민국의 중심지 즉, 배꼽에 해당한다. 자고로 인간은 배꼽이 건강해야 몸이 건강하다고 했다. 나라의 중심지가 잘되는 깃이 나라 전체가 잘되는 길이 아닐까 여겨진다.
N와인 왕자두, N와인 사과, N와인 샤인이 3년 연속 수상

남상규 대표는 사과의 생산·와인 가공·체험을 결합한 6차 산업화를 이끄는 농업인이자 와이너리 대표다. 남 대표는 수확한 사과와 포도, 자두로 와인을 생산도 하고 생과일을 수출도 한다.
2020년 남 대표는 기존 사과·포도 수확 체험에 와인 체험 프로그램을 활발히 추진 것이 동종업계의 인정을 받아 충북 6차산업인증자협회(농촌융복합산업인증자협회) 회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남 대표는 개인만 잘살기에 앞서 더불어 사는 “농가형 와이너리 개발과 마케팅, 판로 확대에 힘써 농가들과 협업해 부가가치를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추풍령 인근에 선과장 겸 판매·가공시설을 갖추고 있다.

기자가 애플파파를 방문하게 된 것은 최근에 개최되는 주류박람회장에서 유독 ‘N’브랜드 와인이 눈길을 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술이란 브랜드만 좋다고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닌데 ‘N’브랜드의 와인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먼저 ‘N’브랜드 와인에서 ‘N’에 담긴 의미부터 알아보자. 첫째는 새롭다는 New. 두 번째는 자연적이라는 와인을 지향하여 Natural. 세 번째는 고향의 Native. 네 번째는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싶어서 National. “다섯 번째는” 하며 남 대표는 웃었다. 그의 성씨인 남(Nam)과 추풍령의 북쪽이란 뜻으로 North를 상징하는 중의적인 표현이라고 했다. 그래서 영어의 앞 자만을 딴 ‘N’을 브랜드화했다고 남 대표는 말했다.
어쨌거나 이런 ‘N’을 브랜드화시킨 덕인가 2026 전통주·한국와인에서 베스트 트로피를 수상했다.
국내 최고 권위의 주류 품평회에서 꾸준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는데 ‘2024 대한민국 주류대상’ 대상에 이어 ‘2025 대한민국 주류대상’ 수상, ‘2026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N와인 포도’가 한국와인 부문 대상에 선정되며 3년 연속 수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수상 결과는 안정적인 품질 관리와 양조 기술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상을 받는다는 것은 제품의 객관화 평가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3대가 모여 6차 산업화로 사업영역을 넓혀
남상규 대표는 김제가 고향이지만 가족이 어렸을 적 부천으로 이사해서 부천서 초·중·고를 다녔다고 한다. 단국대에서 학·석사를 마쳤는데 전공이 미생물위생이었다. 지금의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데는 딱 맞는 전공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과수농가를 관리하는데도 와인을 빚고 이를 숙성하는 전 과정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3대인 아들 남민우 씨도 한국농수산대학 과수학과를 나와 3대가 모여 6차 산업화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버지가 영동으로 2002년에 귀농, 귀농한 아버지가 사과 농사에 주력해 규모화하고 수출 시장을 개척했다. 이때부터 남 씨 집안은 사과를 경작하는 과수농가가 된다.
남 대표는 “처음에는 사과 농사만 9.9㏊(3만 평)정도 했죠, 사과는 8~9품종에 달했는데 <후지> 계열이 60%였고, 나머지가 <홍로> <아리수> <엔부> 등이었습니다.”

이후 후지 계열의 이탈리아 신품종 <피덱스>를 재배했고, 최근에는 엔부와 <이로도리> 등 속 빨간 사과도 시험 재배 중이라고 했다. 후계농인 민우 씨는 <샤인머스캣> 등 포도 농사에 주력하고 있다. 산머루·<캠벨얼리> 품종과 와인용 포도 신품종 <충랑> 등도 재배한다.
현재 5만여 평 과수원에서 생산되고 있는 사과, 포도, 자두 등으로 와인을 생산할 뿐 아니라 일부 과일은 수출도 한다. 가공과 온라인 판매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고, 체험 관광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있다.
특히 와인 제조를 시작한 2008년 당시 대만으로 사과 수출을 본격화한 데 이어, 현재는 베트남과 호주 등지로 국산 농산물 판로를 확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성과로 농촌산업발전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받은 애플파파는 지난 2022년 대통령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최근 애플파파는 추풍령면 신안로 24로 와인생산시설을 옮기는 한편 아들인 남민우 씨를 대표로 로컬푸드 베이커리인 ‘텃밭에서 온 빵’이란 카페를 오픈했다. 이렇다 할 쉼터가 없던 마을에 도시형 카페가 오픈하자 지역 주민들은 반기고 있다.
가장 ‘영동적’인 와인이 가장 세계적인 와인

남 대표는 “우리의 K푸드, K컬쳐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듯이 우리의 와인도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와인의 재료를 포도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농산물로 와인을 생산해서 세계 와인시장에 진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남 대표가 한국와인이 세계화가 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는 “이제 우리의 와이너리들이 그동안 실패를 거듭하며 와인을 생산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속담처럼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과정을 거쳐서 와인의 향과 맛을 낼 줄 알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남 대표의 지론이다.

애플파파 산사과 농장은 2002년부터 친환경 농법으로 과일을 키워오다가 2007년 친환경 인증과 함께 수출을 시작했다. 과일이 수출되자 해외에서도 ‘엄지 척’ 할 정도로 맛을 인정받아 매년 꾸준히 수출이 증가했다.
2008년 양조면허를 받고 와인 생산을 시작했다. 2017년 GAP(농산물우수관리제도)인증과 함께 자체브랜드인 ‘N와인브랜드’를 새롭게 시작했다고 남 대표는 설명했다.
현재 애플파파의 대표 제품군은 다채로운 과일을 기반으로 한 ‘N와인’ 시리즈다. 과실주 8종과 깔끔한 목 넘김을 자랑하는 일반증류주 1종을 포함해 총 9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애플파파가 출시하고 있는 와인 중 대표 와인은 ‘N와인 사과’다.
▴‘N와인 사과’:N와인 사과는 750mL, 도수 12%, 사과 96%로 달콤한 부사와 기능성 속 빨간 사과를 활용했고, 새콤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으로 언급되고 있다.
▴‘N와인 포도’:직접 재배한 포도를 활용하여 빚은 와인이다, 2026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수상 이력을 갖고 있다.
▴‘N와인 샤인’:100% 수출하는 샤인머스켓으로 만든 와인
▴‘N와인 리멤버 2008 사과’:과일 품질이 좋았던 2008년산 사과와인.
▴‘N와인 루비로망’:최고급 루비로망 100%로 만든 로제와인.
▴‘N와인 왕자두’:고랭지 자두 풍미 가득한 과실주.
▴AV(Apple Valley)‘증류주’: 와인을 증류한 술로 깔끔한 목 넘김이 일품.
영동에서 강남까지, 맛집 식탁 채운 ‘애플파파 N와인’

애플파파의 특징은 주요 원재료로는 신선한 사과, 청포도, 포도, 자두 등 생과일과 국산효모를 사용하며, 철저한 위생 관리를 거쳐 유리병과 친환경 PET 및 PE 재질로 안전하게 포장되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주류 면허를 취득한 이후 엄격한 품질 관리를 통해 브랜드 신뢰도를 꾸준히 쌓은 결과 2019년 굿샵(대표 정용희)과 와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굿샵은 전국에 가맹점을 보유한 세계맥주&아이스크림 할인 전문점으로 서울, 인천, 부산, 울산 등 전국 각지에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유통업체이다.
남 대표는 “2003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매미로 낙과되어 버려지는 사과가 안타까워 시작한 애플파파의 와인이 이제 서울의 힙한 카페부터 미술랭 3스타 레스토랑의 식탁까지 빠지지 않고 오르는 와인이 되었다.”면서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 와인을 목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애플파파 N와인의 특징 중 하나는 코르크 대신 스크류 캡을 사용한다. 이는 “한 번에 편하게 즐기고 남은 와인도 쉽게 보관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고 했다. 이는 아황산을 쓰지 않는 내추럴 와인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추풍령은 경부고속도로가 생겨나기 전만해도 오지였다. 영남에서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려면 추풍령 고개가 지름길이었는데 발음상 추풍령이 ‘추풍낙엽’과 연관지어 선비들이 피해서 문경새재등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개발이 뒤져 전국 유일의 청정지역으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청정지역에서 자란 과일들은 그래서 ‘더 맛있다’고 한다. 맞는 말이겠지….
글·사진 김원하 기자 tinew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