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品안동소주’ 尹 鍾 林 대표이사
생각을 바꾸면 전통주 판매에 날개를 달수 있다
국내최초 5% 증류식 소주 개발, 올 가을 출하 예정
국내산 쌀 100%로 만든 700년 전통의 증류식
‘名品 안동소주’는 거부반응을 나타내는 ‘화근 냄새’를
제고하여 맛을 부드럽게 순화시킨 제품입니다.
경기가 어려워 소주·맥주도 안 팔린다고 주류도매상들은 아우성이다. 그런데 하물며 전통주 시장은 오죽하랴. 전국의 많은 양조장들이 문 닫기 일보 직전이라며 한숨만 쉬고 있는 판에 미처 생산을 하지 못해 출하를 조정할 정도의 양조장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런데 있다.
“미국 H마트(미국 내 최대 한인마트, 1982년 설립)에서 16.9% 명품안동소주를 월 36개의 컨테이너를 보내라고 하는데 도저히 생산할 수 없어 20개정도만 보내고 있습니다.” ‘名品안동소주’ 尹鍾林(51) 대표이사의 말이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고 하는데 하물며 동업자가 영업이 잘 된다는데 배가 안아풀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배만 쥐고 있어봐야 소용이 없다. 잘 되는 집은 어딘가에 노하우가 있는 게 틀림없다. 그 노하우를 배워서 비슷하게라도 한다면 절반쯤이라도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사실 ‘名品안동소주’는 본지 2월호에도 기사화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또 ‘名品안동소주’를 찾아 나선 것은 윤 대표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전통주 즉, 증류식 소주를 판매하고 있는 노하우를 소개하여 여타 양조장들도 활로를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서다. 그래서 이번 취재에는 원주 모월의 김원호 대표도 동행했다.
국내 최초 5% 증류식 소주 개발, 가을에 출하예정
지난 2월호에 ‘名品안동소주’를 소개하며 “의제(擬制)면허를 받아 정육점·미용실에서도 명품 안동소주가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생각을 바꾸면 증류식 소주도 잘 팔수 있다는 것이 증명 되었다.”는 기사가 나가자 “말도 안 된다. 누가 미장원에서 소주를 사겠느냐”며 기사가 엉터리라는 투였다.
그러나 기자는 직접 눈으로 보고 들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이를 설명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제(擬制)면허’ 자체도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라고 했다.
어쨌거나 ‘名品안동소주’는 잘 팔린다.
모르긴 해도 10월 경이 되면 국내 주류시장에 생각지도 못했던 소주가 등장할 것 같다.
윤 사장이 기자에게 물었다. “국내 주류 시장에서 몇 도짜리 술이 제일 많이 팔리나요?”
“글쎄요…” 소주 이야기 하다가 훅 들어온 질문에 답을 못하자 “맥주입니다”
윤 사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가장 많이 팔리는 도수의 술은 다 이유가 있어서다. 술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쉽게 마실 수 있고, 덜 취하기 위해 낮은 도수의 술을 찾는다는 것. 그래서 윤 사장은 5%짜리 증류식 소주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동행 했던 김원호 대표도 순간 놀라는 눈치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희석식 소주에서도 물비린내가 나는데 5%소주라면 물비린내가 심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윤 대표는 비장의 5% 소주를 꺼내 보이며 맛을 보란다.
맛도 향도 처음 대하는 소주라 어느 술과도 비교는 할 수 없지만 분명 소주다. 그리고 느낌이 좋다. ‘名品안동소주’의 브랜드가 ‘느낌’인데 정말로 느낌이 좋다. 주정에 물을 타서 제조한 희석식 소주가 아니고 증류주 이기 때문에 물비린내는 나지 않는다.
지금 예정 가는 200㎖ 페트병에 담아 1,000원에 출고할 예정이란다. 우선 E마트에서 생산 전량을 매입할 계획이어서 다른데서는 구입이 어렵게 되었는데 유통업계에서는 이 소식을 듣고 불만이 많다고 했다.
E마트에서 성공을 거두면 생산량을 늘려 본격적으로 5% 증류식 소주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국내 소주시장이 일대 혁신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당신이 생각을 바꾸면 새로운 돈이 보인다’
남들이 미처 생각을 못하는 생각을 하면 길이 보인다.
윤 대표는 “지금처럼 경기가 침체되고 힘들 때 허리띠를 졸라 매야겠다”는 생각뿐이지 “이를 뚫고 나가겠다는 생각들은 안 한다”면서 “지금 부자들은 IMF 외환 위기나 카드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기가 극도로 침체 되었을 때 돈을 번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
‘당신이 생각을 바꾸면 새로운 돈이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윤 대표의 지론이기도 하다.
윤 대표는 처음 만난 김원호 대표에게 대뜸 “무엇 때문에 술을 만드느냐, 술을 만들면 팔 자신은 있느냐?”며 조금은 난처한 질문을 퍼 부었다. 왜냐하면 윤 대표가 오늘날 ‘名品안동소주’를 이 정도 괘도에 올려놓기까지는 64억 원이란 돈이 날아갔고, 엄청 힘든 세월이 있었기에 안쓰러워서 하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왕 시작한 사업이라면 철저하게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중요하다”고 했다.
양조업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첫째 타깃을 정하고 술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유통업자들이 찾아온다. 유통업계가 외면하면 아무리 술을 잘 만들어도 팔리지 않는다. 양조장 주인 입맛에 맞추어 술을 제조하면 안 되고 철저하게 고객의 입맛에 맞는 술을 빚어야 유통업자들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유통업자들이 찾아와서 술을 달라고 하는 것은 그 만큼 팔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전국의 많은 양조장들이 주인의 입맛에 맞춰서 술을 빚고 있으며 “내 술이 최고”라고 하는 자부심만 강해 성공하지 못하는 원인이라고 윤 사장은 풀이했다.
둘째는 주류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술이 어느 술인지 철저한 시장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 이는 윤 사장이 16.9%의 ‘참조은’을 개발할 때도 그랬다. 윤 사장이 어느 날 뉴스를 보다가 인도네시아 저가항공 라이온에어(Lionair)가 항공요금을 버스요금 수준으로 내리고 나서 대박을 터트렸다는 뉴스를 보고서 우리나라에서 팔리고 있는 일반소주들이 20%이하인 것을 보고 증류식 소주도 그렇게 하면 되겠다는 생각에서 16.9%의 ‘참조은’을 개발했다.
그렇게 해야만 가격을 맞출 수가 있다는 것이다. 증류식 소주는 명절 때만 팔리는 술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격이 소비자가 원하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마케팅의 기본이다. 제아무리 좋은 술이라도 고객이 사주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 윤 사장의 주장이다.
셋째는 판매처를 넓혀야 한다. 전통주에 대해선 인터넷 판매가 허용되어 있다. 아주 좋은 기회다. 고객이 술을 사러오기를 기다려 봐야 누가 오겠는가.
내 술을 파는 것이 아니고 고객이 자기 술을 팔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 적극적인 판매가 이루어진다.
이를테면 증류주를 팔만한 식당에 가서 “이술 좀 팔아주세요” 해봤자 문전박대 당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술병에 그 식당의 상호를 예쁘게 디자인하여 누가 봐도 이 술은 그 식당에서 만든 것처럼 만들어서 보여주자. 10중 8,9는 자기 술을 손님에게 파는 것이 되니까 호기심을 유발하여 주문이 들어 올 것이다. 영업사원의 경우 본인의 이익을 덜 먹고 공급한다면 주인은 그 만큼 이익이 되니까 적극적으로 손님들에게 권할 것이다.
현재 ‘名品안동소주’는 이 같은 방식으로 결혼식장, 장례식장, 각 기관의 판촉물 등으로 도자기 술병이 팔려나간다.
수단과 방법 가리지 말고 양조장 홍보하라
윤 사장은 어느 한 때 식당을 운영 하면서 경험했던 일을 김 사장에게 들려주었다. 아무리 분위기 좋고 맛있는 식당이라도 손님이 찾아와야 장사가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많은 식당들이 문 연지 얼마 되지 않아 문을 닫는 것은 노력을 하지 않아서라고 했다.
당시 윤 사장은 인근 아파트를 공략하기 위해 한 집에 같은 전단지를 6번이나 돌렸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벽에 같은 전단지를 덕지덕지 붙였다. 결과는 대박.
지금 대부분의 양조장들이 그 같은 노력을 하고 있을까?
홍보에 등한이 하는 양조장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양조장을 알리고 술을 알려야 한다. 그 길만이 살아남는 지름길이다.
전통주가 팔리지 않는다고 한 숨만 쉴 것이 아니라 발 벗고 나서면 길이 보인다. 윤 사장은 “전통주 업계가 다 같이 잘 살기 위해서는 정보를 터놓고 공유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내 것만 최고라고 해봤자 우물 안 개구리 꼴”이라는 것이 윤 사장의 생각이다.
전통주 하이마트 시급히 만들어야
가전제품이 잘 팔리는 곳이 하이마트다. 전통주업계도 뜻을 모아 ‘술 하이마트’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윤 사장은 역설한다.
그런데 잘 안 되는 것은 “내 술을 어떻게 저런 술과 같이 팔수 있느냐”는 보잘 것 없는 자존심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소주 맥주는 구멍가게서도 팔고 있어 구입이 용이하지만 전통주는 그렇지 못하다. 백화점 같이 규모가 있거나 명절이나 되어야 만날 수 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일쑤다.
‘안 될 거야’ 하는 이유만 찾지 말고 되는 방향으로 길을 찾아 나서면 분명 길이 보일 것이다.
윤 사장은 “예를 들어 양조장 대표 열 사람이 모여서 한 사람이 한 가지 씩만 아이디어를 내놔도 열 개가 되는데 그 가운데는 분명 업계에 도움이 될 만한 것도 있지 않게느냐”며 이를테면 남부지역에서 좋은 술을 만들어 전국으로 유통하다보면 유통비용이 많이 드는데 북부지역 양조장에 위탁해서 생산하여 판매하도록 하고 북부지역에서는 남부지역으로 위탁생산하면 모든 면에서 이익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전통주 업계 키우려면 주세법부터 바꿔야
尹鍾林 대표는 우리나라 주세법은 하루 빨리 바뀌어야 할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양
조장들이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증류주류 주세율 경감은 직전년도 250㎘이하 제조업체로서 먼저 출고한 100㎘까지는 50%세율을 경감해주고 100㎘이상부터는 경감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를 테면 50%세율을 경감해 줄 시기에 구입했던 고객이 이 시기가 지나면 주세 경감조치가 없어져 100% 세금을 내야 하므로 가격이 배로 오르게 됩니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어떻게 구입하겠습니까. 양조장 보고 문 닫고 있으라는 것과 같습니다.”
세무당국에 아무리 하소연해도 들어주지 않자 주세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수출 길을 택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영국에는 16.9%, 뉴질랜드에는 19.8%의 소주를 수출한다. 여타 나라에서도 오더가 들어오고 있지만 미처 생산이 딸려서 주문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양조장들이 들으면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현장을 보면 뻥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名品안동소주’에서는 저도주 제품으로 360㎖ ‘참조은’(16.9%), ‘느낌’(19.8%), ‘느낌’(30%), 등 3종류를 생산한다. 고도주 ‘필(feel)’은 500㎖ 주병에 40% 소주다. 명품 안동 소주 선물세트로 45% 술이 350㎖, 400㎖, 800㎖로 나온다. ‘하회탈 3종 세트’는 200㎖로 만들고 면세점에 들어가고 있다. 도수 30% ‘끌림’은 페트 포켓용으로 등산용이나 해외에 나갈 때 사용하기 편하다.
‘名品안동소주’는 2007년 7월농업회사법인으로 설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윤 대표는 “‘名品안동소주’는 알코올 희석식 소주와는 태생부터 다른 증류방식의 술로써 화학적 쓴맛이 없고 맛이 인위적이지 않아 속이 편하고 숙취가 적은 장점을 지녔다. 16.9% 명품안동소주를 한번 마셔본 사람이 계속 찾게 되는 술”이라고 했다. 이 또한 사실이었다.
글·사진 김원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