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막걸리는 홍천강의 특산품이다

1홍천강축제날
2홍천인삼축제날양덕원막걸리강원도에는 막걸리 양조장이 2013년 12월 현재 45개가 있다. 강원도에는 30~40년 전만해도 각 군의 면단위별로 양조장이 있었다. 1970년대에 국세청의 권유로 시청이나 군청소재지 중심으로 통합양조장이 생겨나고, 1990년대에는 양조장의 경제적 형편 때문에 통합 양조장이 생겨나면서 변화를 겪었다. 2000년 들어 막걸리양조장의 독점적인 지역판매 구역이 해제되면서 양조장등의 창업과 폐업이 더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나는 2013년 여름과 가을에 걸쳐 강원도 막걸리 양조장 실태조사를 했는데, 탁주관련 협회나 문건,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서 조사한 강원도 막걸리 양조장의 숫자는 91개였다. 그런데 현지 조사를 하면서 새로 창업하고, 문 닫은 곳들이 있어서 최종적으로 45개 양조장이 파악되었다.
강원도내의 막걸리양조업은 전체 18개의 시·군중에서 원주, 강릉, 춘천, 홍천, 정선 지역이 생동감 있게 움직이고 있고, 다른 지역은 상대적으로 왜소해졌다. 이글에서는 그중에서 홍천강이 흐르는 홍천지역의 양조장 상황을 통해서, 강원도 술의 한 단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홍천읍내의 홍천탁주합동양조장은 가슴 찡하도록 애잔하고 슬픈 곳이다. 폐허, 그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곳이랄까. 철문은 굳게 닫혔고, 무너진 담장 안마당은 쑥대밭이 되었고, 동굴처럼 어두운 양조장 내부는 괴기스럽기까지 하다. 가까이 가면 쓰러질 듯 한 양조장벽, 골조 구조가 드러나고 하늘이 보이는 천정, 뒤꼍에 나뒹구는 빈 병들 그리고 한때 꼼꼼하게 기록했을 서류 뭉치들마저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져 있다, 급작스럽게 떠나가 버린 피난지, 도적들이 휩쓸고 간 뒷자리를 보는 듯했다. 막걸리를 즐기던 사람들이 떠나가거나, 소주나 맥주로 변심해버린 것을 어떠하겠는가? 그들을 잡지 못하여 홍천에서는 가장 번성했던 양조장이지만 영화로웠던 시절을 죄다 잃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홍천은 다른 지역보다는 술이 존재할 수 있는 내성이 강한 곳이다. 쓰러지는 곳도 있지만 다시 일어서는 곳도 있다. 그것은 넓을 홍자를 쓰는 홍천강 때문일 것이다. 홍천강은 홍천군 서석면에 발원하여 서면 팔봉리, 모곡리, 마곡리를 거쳐 홍천군을 가로질러 청평호까지 143km를 흘러간다. 동서로 오목조목 흘러가는 홍천강을 따라 형성된 홍천군은 마치 홍천강의 영역을 배려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지자체로 보인다. 풍광 좋은 홍천강 가에는 팔봉산유원지, 모곡유원지, 반곡유원지, 청벽산물골안유원지, 남노일강변유원지 등 유원지들이 펼쳐진다. 좋은 물이 있으니 좋은 술이 나올 테고, 경치가 좋으니 술 한 잔 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즉 술이 필요한 곳이고, 술이 있으면 찾을 사람이 많은 곳이다.

3홍천합동홍천에는 현재 6개의 막걸리 양조장이 있다. 그중에서 홍천강과 가장 가깝게 자리 잡고 있는 양조장이 팔봉산양조장이다. 팔봉산 관광지에서 멀지 않은 곳, 홍천강이 굽이지면서 흐르는 물가에 양조장이 있다. 물이 좋을 거라는 것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팔봉산양조장은 서면 반곡리에 있어서, 반곡양조장이라고 불렸다. 지금은 김충선 대표가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막걸리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을 무대로 판매되고 있다. 홍천강 팔봉산 물이 좋다는 것을 든든한 뒷배삼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양조장이다.

반곡리에서 물길을 따라 더 내려가면 모곡 유원지가 나온다. 모곡 유원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영지양조장이 있다. 영지양조장은 길가에 막걸리 병을 진열해놓고, 지나가는 관광객이나 피서객들이 양조장을 찾아들 수 있게 해두었다. 양조장 마당은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고, 양조장 내부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4진로양조홍천군 남면 양덕원에 있는 남면 양조장도 물길이 지나는 곳, 큰 길이 지나는 곳에 있다. 남면양조장은 남면사무소에서 가까운 산 밑에 터를 잡고 있는데, 2013년에 기존 양조장을 허물고 새로 양조장을 짓는 공사를 벌였다. 양덕원 술이 맛있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남면양조장은 인근에서 큰 인심을 얻고 있다. 홍천읍내의 홍천탁주합동이 문을 닫은 뒤로는 토박이 양조장으로서 가장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고, 홍천의 인삼축제 때는 축제용 인삼막걸리를 낼 정도로 지역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홍천군 남면 시동리에는 홍천양조가 있는데, 홍천탁주합동이 문을 닫은 뒤로 시동양조장에서 홍천양조로 이름을 바꾸었다. 시동리는 주변의 산세가 좋고, 편안한 마을이다. 홍천양조는 마당이 넓은 곳에 큼지막한 양조장 건물도 갖추고 있다. 작은 동네 양조장이 아니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홍천에서 막걸리를 대량 생산하고 있는 곳은 하이트진로에서 운영하는 진로양조다. 홍천군 소재지의 5시동리의 홍천양조남쪽인 홍천읍 삼마치리의 골짜기에 자리 잡고 있는데, 펜션과 기도원이 있는 산속의 청정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원래 이곳 양조장은 현재 인제막걸리 대표인 이승수 씨가 운영하던 설악양조였는데, 2011년에 하이트진로에서 일본 수출용 막걸리를 공급하기 하기 위해서 인수하여 진로양조로 바뀌었다. 일본 수출이 한창일 때는 하루에 술밥을 두 번씩 찔 정도로 분주했는데, 일본 수출이 주춤해지면서 수출용 컨테이너 차량의 출입도 뜸해졌다고 한다. 다시 수출 선적이 뚫려 분주해질 날이 올 것이다.

홍천의 물이 좋아, 홍천으로 귀촌한 이가 차린 양조장이 있다. 홍천의 동쪽에 있는 내촌면 물걸리에 자리 잡은 전통주조 예술이다. 예술의 정회철 대표는 서울에서 변호사이자 헌법학자로 활동하다가, 물걸리에 양조장을 차리고 아예 귀촌해버렸다. 황토방을 들여 발효실을 만들고, 전통누룩으로 술을 빚어 항아리에서 숙성시킨다. 작은 규모지만, 재료의 선정에서 빚는 모든 과정에 ‘손과 몸’을 사용하고 있다. 농림부에서 선정하는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의 강원도 대표로 선정되었고, 2013년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에서는 약주 동몽이 강원도 대표 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탁주로는 알코올 도수 10%의 6영지양조장프리미엄급으로 ‘만강에 비친달’을 생산하고 있다. 탁주 한 병 가격이 12,000원이다. 일반 막걸리 가격의 10배다. 그러니 10배의 큰 눈으로 그 막걸리를 바라보아야, 술의 정체가 보인다. 발효 기간도 일반 막걸리보다는 10배는 더 길다. 정 대표는 술의 뒷전에서 술만 빚어 내다파는 게 아니라, 술과 함께 문화를 팔고 싶어 한다. 그래서 양조장 안에 체험 공간을 만들고 게스트하우스도 만들었다. 전통술을 통해서,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정대표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술을 통해서 이윤만 얻는 게 아니라, 술을 통해서 ‘이웃’을 만들어내고 싶어 하는 게 그의 꿈이다. 홍천강이 흐르는 홍천 땅이 그에게 그런 꿈을 부풀게 했다.

물이 많고 물이 좋은 홍천 땅은, 좋은 술을 길러낼 수 있는 멋진 고장이다.

 

 

 

 

 

 

 

영업

팔봉산양조장

홍천군 서면 감물악길 28-33

팔봉산막걸리

434-0010

영업

영지양조장

홍천군 서면 한서로 332

쌀 막걸리

434-1386

영업

홍천양조

홍천군 남면 망덕산로 96

찰강냉이술

432-6347

영업

남면주조장

홍천군 남면 양덕원3길 40-1

양덕원막걸리

432-4020

영업

전통주조 예술

홍천군 내촌면 동창복골길 259-9

만강에 비친달

435-1120

영업

진로양조

홍천군 홍천읍 솔골길 7

진로막걸리

435-9966

폐업

홍천합동양조장

홍천군 홍천읍 갈마곡리 270-8

 

 

폐업

삼포합동양조장

홍천군 화촌면 외삼포리 525-3

 

 

폐업

속초양조장

홍천군 동면 성수리 493-3

 

 

 

7팔봉산양조장사진설명

1 홍천강가에서 열린 홍천인삼축제날에

2 홍천인삼축제에 맞춰 출시된 남면주조장의 양덕원인삼막걸리

3 문을 닫은 홍천읍내 홍천합동양조장

4 막걸리 수출에 주력하는 진로양조

5 남면 시동리에 있는 홍천양조

8예술6 서면에 있는 영지양조장

7 팔봉산 양조장의 발효실

8 전통주조 예술에서 단호박막걸리를 항아리에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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