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할래?

김원하의 취중진담

너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할래?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청첩장이 수도 없이 쌓였을 계절이다. 코로나 때문에 꿈에 부풀었던 결혼식을 뒤로 미루거나 혼인신고만으로 식을 대신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백년해로하라는 주례사의 간곡한 당부도 듣지 못하게 된 작금의 사태가 하루 빨리 종식되기를 바랄 뿐이다.

생각해 보면 인생 여정에서 결혼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대승불교의 불경인 범망경(梵網經)에는 부부의 인연이란 칠천겁의 인연으로 맺어진다고 했다.

불교에서 ‘겁(劫)’은 무한히 긴 세월을 뜻한다. 보통 연월일로는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아득아득한 시간을 말한다. 사전적 의미로는 ‘천지가 한번 개벽한 뒤부터 다음 개벽할 때까지의 기간’이라고 하니 인간이 따질 수 없는 기간이다. 이런 겁이 칠천 번이나 되어야 부부의 인연을 맺을 수 있다니 부부로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대단한 인연 아니겠는가.

그런 인연 덕에 부부로 맺었는데도 평생은커녕 몇 년 못살고 헤어지는 부부가 허다하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집콕하는 경우가 많아 8~9개월 후에는 많은 아이들이 태어날 것이란 희망적인 보도 뒤에는 부부싸움이 잦아 헤어지는 부부도 많다고 하니 코로나가 요사스럽다.

그나저나 5월 21일을 기억하십니까?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5월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한 것은 ‘가정의 달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으로 2003년 12월 18일 민간단체인 ‘부부의 날 위원회’가 제출한 ‘부부의 날 국가 기념일 제정을 위한 청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결의되면서 2007년에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었다.

부부의 날은 1995년 5월 21일 세계최초로 우리나라 경남 창원에서 권재도 목사 부부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기독교를 중심으로 기념일 제정운동이 전개되었다. 제정 목적은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는 데 있다. 다시 말해 부부의 날은 핵가족시대의 가정의 핵심인 부부가 화목해야만 청소년문제·고령화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법정기념일이다. 공휴일은 아니다.요즘 부부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나를 엿보기 위해 인터넷 서핑을 해봤다. 다음은 인터넷에 떠 있는 글이다.

아까 점심 때 쯤 뜬금없이 영감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자기야! 뭐해?”

“어…나 지금 일어나서 애기 밥 먹였어…”

“있잖아, 당신은 만약에 다시 태어나면 나랑 결혼할 꺼야?…” 순간…멍…….

그러다 이내 “그럼 당신 하고 또 할 꺼야!…”

우리 영감 왈 “정말?… 난 죽어도 다신 안한다고 할 줄 알았는데…왜 나랑 다시 결혼하구 싶어?”

저 어금니 꽉 깨물고, 상냥하게 말해 줬습니다. “당신만 한 사람이 어딨어!…”

울 영감 기분이 좋아졌는지…그래…알았앙~ “주말 모임에 입고 갈 옷 있어? 우리 내일 옷이나 사러가자~~”

저 전화 끊고 나서 혼잣말 했습니다. “어디 가서 당신 같은 사람? 다시 만날까 두렵다…ㅋㅋㅋㅋㅋㅋ”

이런 글도 있다. “저는 담 생에 태어나면 남편과 다시 결혼 할꺼에요. 단 내가 남자 당신이 여자로 태어나면 결혼 할 꺼야…꼭 한다 내가…”

한 방송사에서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상대와 결혼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자 여성의 71.9%가 남성은 46.9%가 “아니오”라고 대답을 했다고 한다.

100% 만족이란 없다. 조금 부족해도 서로가 맞춰가며 사는 게 인생 아닌가. 취중진담 란을

쓰고 있는 필자도 가끔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

“난 다시 태어나도 당신하고 결혼 안 한다. 단, 술 마시는 것 배워 오면 그 땐 한다.”듣기엔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오는 소리 같겠지만 진실이다. 늙어가며 부부가 술 한 잔 하며 두런두런 이야기라도 나누면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돌아오는 답이 걸작이다. “나도 안 한다. 단 술 끊고 오면 한다.” 참고로 아내는 술을 못 마신다. 독자 여러분의 현명한 해답이 필요합니다.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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