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영의 唐詩 시리즈 ④ 詩聖 杜甫
언제나 천만칸 집을 지을꼬(4)
두보 시 33수
있는 자여! 없는 자에게 베풀 순 없을까
二 首
贈花卿
화경에게 드리며
錦城絲管日紛紛, 半入江風半入雲。
此曲祗應天上有, 人間能得幾回聞?
금관성에 풍악 소리 날마다 흩날리는데
반은 강바람에 묻히고 반은 구름 속으로 들어가네.
이런 곡은 응당 천상에서나 들을 수 있는 소린데
인간이 과연 몇 번이나 들을 수 있을까?
◇ 배경
화경정(花卿亭)이 공을 세웠다는 공명심으로 천자의 아악(雅樂)을 권세 믿고 함부로 연주케 하는 등 그의 방자함을 풍자한 시이다.
◇ 어휘
花卿(화경):성도윤(成都尹) 최광원의 부장으로 이름은 경정(卿亭).
錦城(금성):성도(成都)의 옛 이름.
絲管(사관):현악기와 관악기.
紛紛(분분):어지럽게 날리다. 흩날리다.
◇해설
두보는 화경정이 싸움에서 이룬 조그마한 공을 믿고 오만방자하게 황제 앞에서나 연주되었던 아악(雅樂)을 연주케 하는 등 도를 넘은 행동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이 시를 지었다. 날마다 성도에서 흘러나오는 풍악 소리, 그 소리 반은 강바람 따라 흘러가고, 반은 하늘까지 올라가네. 이처럼 아름다운 곡은 황실의 법도에 따라 황제 앞에서만 연주하게 되어있는 것을 화경정은 자신을 위해 연주하게 하였다.
다시 말하면 아악은 천하가 안정되었을 때 잔치를 베풀고 천자(天子) 앞에서 연주하는 천상의 곡(天上之曲)이라 보통 인간으로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곡인데, 이를 소란한 세상에서 자신을 위해 연주케 한 화경정의 오만함을 풍자하여 이 시를 지었던 것이다.
이러한 오만함으로 인하여 화경정은 결국 패군 하는 반군을 추격하다가 피살되었다.
반역의 무리를 평정하는 데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고, 공을 세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지켜야 할 법도가 있다는 것을 잊어버린 화경정은 공을 세우고도 그 죽음이 애도 받지 못한 채 역사의 웃음거리가 되고 만 셈이다. 오늘날에도 화경정과 같이 조그마한 공을 세우고도 오만방자하여 그 공덕이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고로 사람은 나아갈수록 더 성숙해져야 한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불변의 진리이다. 자고로 위대한 사람은 인격적으로 된 사람이다.
三 首
望嶽
태산을 바라보며
岱宗夫如何? 齊魯青未了。
造化鐘神秀, 陰陽割昏曉。
盪胸生層雲, 決眥入歸鳥。
會當凌絕頂, 一覽眾山小。
태산은 대저 어떠한가?
제나라, 노나라의 푸르름이 아직 그치지를 않는구나.
우주의 조화가 신령스럽고 빼어난 것 다 모으니,
음과 양이 밤낮으로 갈리는구나.
흉금을 씻어내니 (발아래엔) 층층 구름 피어나고,
두 눈 부릅뜨고 있자니 둥지 찾는 새가 보이는구나.
내 언제가 꼭 산 정상에 올라,
뭇 산이 작음을 한눈에 굽어보리라.
◇ 배경
두보가 24세 때 처음으로 유랑생활을 하면서 오악 중에 으뜸인 태산에 올라 호연지기의 감수성을 토로한 걸작이다.
◇ 어휘
岱宗(대종):태산 대. 태산(泰山)의 별칭.
夫(부):허사(虛辭):문장 속에서 의미가 없는 단어임.
如何(여하):어떠한가.
齊魯(제노):제나라와 노나라.
靑未了(청미료):푸르름이 끝나지 아니하였다.
造化鍾(조화종): 조물주가 모아놓다. (조물주가) 모이도록 만들었다.
神秀(신수):신령스러운 것들과 빼어난 것들.
陰陽(음양):음달과 양달.
割昏曉(할혼효):벨 할. 어두울 혼. 새벽 효. 저녁과 새벽(아침)을 가르다.
盪胸(탕흉):씻을 탕. 가슴 흉. 가슴을 씻어내다. 가슴이 탁 트이다.
生層雲(생층운):층층이 생긴 구름.
決眥(결자):흘길(자). 눈을 흘기다.
入歸鳥(입귀조):돌아들어 가는 새(큰 산을 돌아들어 가는 새를 의미한다).
會當(회당):마땅히. 언젠가. 반드시 ~해야 한다.
凌絶頂(능절정):능가할 능. 끊을 절. 정수리 정. 산 정상에 올라.
一覽(일람):한눈에 보다.
衆山小(중산소):주위 산들이 작음.
◇해설
태산이 도대체 어떠하냐로 시작한다. 이미 태산이 높고 거대한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렇게 자문조로 감탄을 자아낸다. 제나라와 노나라에 걸쳐 있는 태산을 위아래로 보는 시각을 달리해서 더욱 구체적으로 크기와 높이를 표현하였다.
조물주가 온갖 신령스럽고 빼어난 것을 태산으로 모아서 음양이 밤낮을 갈라놓게 하였고 첩첩이 쌓인 구름을 보고 마음이 탁 트여 둥지로 돌아가는 새들이 시야로 들어온다는 엄선된 어휘를 구사하였다.
두보가 평소에 한 “시어가 사람을 놀라게 하지 않으면 죽어서도 쉬지 않겠다(語不驚人死不休)”는 말을 실감 나게 하는 대목이다. “나도 언젠가는 산 정상에 올라 뭇 산들의 작음을 한눈에 굽어보리라”로 두보 자신의 웅지와 기개를 나타내면서 마무리를 하였다. 때에 따라서는 풍경을 묘사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가 완성되지만,
더 좋은 시는 그 풍경을 묘사하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두보는 높은 산꼭대기에서, 그 산의 절경을 빼어난 문장으로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그 풍경묘사를 토대로 자신의 뜻과 의지를 표현했다.
어떤 어려움도 두려워하지 않고 정상에 올라 모든 것을 포용하겠다는 위대한 사상이 바로 두보로 하여금 영혼불멸의 절창으로 평가받게 하는 대목이다.
◇ 명구
會當凌絕頂, 一覽眾山小。
☞차동영의 학력및 경력:▴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중어중문학과▴서강대학교 대학원 중국어과▴삼성 배우기 최고가상품 개발▴DMZ종주상품 및 태권도방한관광상품 개발▴CITM(중국국제여유대전)한국관 최우수관 선정 및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