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삶을 위협하는 치매, 예방 위해 과음 피해야
인구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치매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절주, 금주와 같은 음주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치매를 예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중앙치매센터가 발간한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19’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75만488명이 치매환자로 추정되며 치매 유병율은 10.16%로 나타났다. 치매 환자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4년에는 100만 명, 2039년에 200만 명, 2050년에 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 치매는 뇌신경세포 기능이 떨어져 기억력 등이 서서히 감소되는 증상”이라며 “알코올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과음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 알코올 사용장애와 치매 발생의 연관성에 대해 추적 조사한 외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알코올 남용에 의한 뇌 손상이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등 모든 형태의 치매 위험을 3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은 뇌세포를 직접적으로 손상시키고 파괴시킨다. 또한 뇌와 신경계에 필수적인 영양소인 비타민B1의 흡수와 섭취를 방해해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며 뇌 위축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과음은 뇌신경 세포에 독성 영향을 주는데, 장기간 지속될 경우 뇌의 인지 영역의 손상을 가져와 기억력이 감퇴하고 블랙아웃 증상이 나타나게 되며 심하면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다사랑중앙병원 전용준 원장은 “치매는 아직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명확한 치료법이 없는 만큼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WHO에서 발표한 치매 위험을 줄이기 위한 예방지침 중 하나가 바로 알코올 남용 금지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치매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처음으로 치매 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치매 예방을 위해 권장하는 12가지 지침은 △ 신체활동(운동) △ 금연 △ 영양관리 △ 알코올 남용 금지 △ 인지기능 훈련 △ 사회활동 △ 체중조절 △ 고혈압 관리 △ 당뇨병 혈당 조절 △ 이상지지혈증 관리 △ 우울증 관리 △ 청력 관리 등이다.
전용준 원장은 “나이가 들수록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노화는 막을 수 없지만 술은 스스로 줄이고 끊을 수 있다”면서 “우리 몸의 다른 세포들과 달리 뇌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어려운 만큼 소량의 알코올도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치매 예방을 위해 과음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하지만 스스로 음주를 조절할 수 없는 술 문제를 가진 노인들의 경우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알코올 치료를 먼저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