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감주(王甘酒) 스토리텔링 및 술 빚는 법

박록담의 복원전통주스토리텔링 89번 째 이야기

왕감주(王甘酒) 스토리텔링 및 술 빚는 법

 

‘감주’란 “단맛 나는 술”이란 뜻이다. 단맛이 특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감주’는 어떤 방법으로 빚든지 그 맛에서 감미가 두드러져야 한다는 사실과 함께, 비교적 단기간에 걸쳐 술이 완성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발효기간이 길어질수록 단맛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감주’는,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감미를 높이려는 수단이 동원되며, 비교적 찹쌀 중심에 멥쌀을 섞어 사용하기도 한다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감주’에 대한 기록을 볼 수 있는 최초의 문헌은 <山家要錄>인데, <산가요록>에는 ‘감주’ 주방문이 3가지나 수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감주’와는 달리 ‘왕감주(王甘酒)’라는 주품명도 등장한다. ‘왕감주(王甘酒)’란 일반 감주류보다 단맛이 훨씬 더 강한 술이라는 뜻으로 <주찬(酒饌)>에 처음 등장한다.

따라서 ‘감주’와 ‘왕감주’의 차이를 규명함으로써, ‘왕감주’의 특징과 주방문에 따른 술 빚는 법, 곧 ‘왕감주’의 비법을 찾고자 한다.

<산가요록>을 중심으로 한 여러 옛 문헌에 수록된 감주류는 찹쌀 중심의 ‘구멍떡’을 비롯한 ‘죽’, ‘백설기(흰 무리떡)’, ‘고두밥’ 등 크게 4가지 가공방법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주찬>의 ‘왕감주’는 반생반숙의 ‘범벅’을 쑤어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으며, ‘감주’에서는 흔치 않았던 엿기름가루(麥芽)가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예는 <산가요록>을 비롯하여 <酒方文>, <酒食方(高大閨壼要覽>에서 엿볼 수 있다.

<주찬>의 ‘왕감주’ 주방문을 보면, “찹쌀이나 멥쌀 1되를 작말한 다음, 팔팔 끓인 물 1사발을 쌀가루에 골고루 붓고, 주걱으로 고루 개어 죽(범벅)을 만드는데, ‘범벅’이 식기를 기다렸다가, 엿기름가루 2술을 합하고 고루 버무려 하룻밤 방치하였다가, 다음 날 다시 가루누룩 1술을 합하여 술밑을 빚는다. 하룻밤동안 발효시키면 단술이 된다.”고 하였다.

<주찬>의 ‘왕감주(王甘酒)’ 주방문에서 찾은 “단맛이 많은 술”의 비법은, 먼저 엿기름가루(麥芽)를 사용하여 당화시킨 당화액에 누룩을 섞음으로써, 의도적으로 농당(濃糖) 상태를 만들어 발효를 억제시키는 방법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주방문 말미의 “가루누룩을 처음부터 같이 섞으면 쓴맛이 있으나, 술맛은 더욱 좋다.”고 한 언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처음부터 당화와 발효를 동시에 진행시키는, 이른바 복발효(復醱酵)는 정상적인 술 빚는 방법으로, 쓴맛이 나지만 알코올생성이 잘 이루어지므로, 술맛은 좋아지는 것이다.

왕감주(王甘酒) <酒饌>

◇주 원료:찹(멥)쌀 1되, 엿기름가루 2술, 가루누룩 1술, 끓는 물 1사발

◇술 빚는 법:①찹쌀이나 멥쌀 1되를 (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헹궈 건져서 물기를 뺀 후,) 작말한다.②팔팔 끓인 물 1사발을 쌀가루에 골고루 붓고, 주걱으로 고루 개어 죽(범벅)을 갠다.③죽(범벅)이 식기를 기다렸다가, 엿기름가루 2술을 합하고 고루 버무려 놓는다.④다음 날 다시 가루누룩 1술을 합하고, 다시 치대서 술밑을 빚는다.⑤술밑을 술독에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서늘한 곳에서) 하룻밤동안 발효시키면 단술이 된다.

* 주방문에 “가루누룩을 처음부터 같이 섞으면 쓴맛이 있으나, 술맛은 더욱 좋다.”고 하였다.

박록담은

* 현재 : 시인, 사)한국전통주연구소장,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 중요무형문화재 인증심의위원, 한국문인협회원, 우리술교육기관협의회장 활동 중이며, 국내의 가양주 조사발굴활동과 850여종의 전통주 복원작업을 마쳤으며, 국내 최초의 전통주교육기관인 ‘박록담의 전통주교실’을 개설, 후진양성과 가양주문화가꾸기운동을 전개하여 전통주 대중화를 주도해왔다.

* 전통주 관련 저서 : <韓國의 傳統民俗酒>, <名家名酒>, <우리의 부엌살림(공저)>, <우리 술 빚는 법>, <우리술 103가지(공저)>, <다시 쓰는 酒方文>, <釀酒集(공저)>, <전통주비법 211가지>, <버선발로 디딘 누룩(공저)>, <꽃으로 빚는 가향주 101가지(공저)>, <전통주>, <문배주>, <면천두견주>, 영문판 <Sul> 등이 있으며,

* 시집 : <겸손한 사랑 그대 항시 나를 앞지르고>, <그대 속의 확실한 나>, <사는 동안이 사랑이고만 싶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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