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 술 그리고 잡담(2)
◆ 오래 사는 법
백 살 먹은 노인에게 신문기자가 오래 사는 법을 물었다.
“요컨대 나는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안마시고, 폭식도 않고, 아침에는 꼭꼭 여섯시에 일어나거든.”
“그렇지만 그 정도는 저의 아저씨도 그와 마찬가지로 했는데, 여든 살에 돌아가셨습니다. 왜 그럴까요?”
“나처럼 계속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 술은 약이야
구식 할머니가 우연한 기회에 생전 처음 맥주를 한 모금 맛보았다. 맛보고 나더니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이상도 하네요. 우리 집 영감이, 20년 동안이나 매일 마시는 약과 똑 같은 맛이네요.”
◆ 나가고 싶다
카바레 주인이 곤히 자고 있는데, 새벽 3시가 되어서 전화가 걸려왔다.
“가게는 몇 시에 여나, 영감.” 상당히 취한 목소리다. 주인은 주정꾼이려니 생각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랬더니 또 전화가 걸려왔다. 아까 그 목소리로, “가게는 몇 시에 열지?” 했다.
“낮 열한시에요. 일분만 일러도 안 들일 테요.”
“누가 들어가겠다나.” 주정꾼이 대답한다.
“나는 나가고 싶어서 그래.”
◆ 세 번씩은 곤란하다
평소에 의협심이 많기로 이름난 사나이가 한 밤중에 어떤 아파트 앞을 지나치려니까 문어귀에서 한 주정뱅이가 갱신을 못하고 있다.
“여보슈 취했구려.” “응.” “여기서 사시오?” “응.” “날 붙드슈. 내 데려다 줄게.” 간신히 2층까지 끌어 올렸는데 그 사람 부인한테, 술친구로 오해 당할까 봐 문을 열고 주정뱅이만 밀어 넣고나서 어두운 층계를 내려와서 보니, 아까 그 친구보다 더 녹초가 된 사나이가 있다.
“여보슈, 취했구료” “응.” “자, 날 붙드슈. 내 데려다 줄게.” 간신히 2층까지 끌어 올려다가 아까 그 문으로 밀어 넣고 내려오니 , 또 한 사람이 정신없이 주저앉아 있다. 그가 다가가서 또 도와주려니까, 그 주정뱅이는 비틀거리며 마침 지나가는 순경에게 안기며 외쳤다.
“살려주시오! 저 녀석이 밤새껏 날 2층으로 끌어다간, 엘리베이터 구멍으로 떨어뜨린단 말이오.”
◆ 여자란 것
허름한 술집에서, 중년 남자가 술잔을 기울이며, 젊은 사나이에게 하는 말이다.
“여봐, 자네 아까부터 계집 얘기만 하는데, 계집이란 게 그렇게 좋은 줄 아나”
“그야 좋구 말구요. 술 보다 좋지요.”
“당찮은 소리! 계집, 계집 해 봤자 별 것 아냐. 고작 넝마를 걸친 비계와 뼈다귀와 머리털 한 줌이 아닌가.”
“거 너무한 말이군요. 도대체 직업이 뭡니까?”
“나 말인가? 난, 폐차 해체공이라네.”
◆ 여자와 술 없이는
미국의 글렌 중령이 우주여행 성공 후의 일이다. 어딜 가나, “맨 먼저 달에 착륙할 자는 남자냐, 여자냐” 하는 얘기로 떠들썩했다. “역시 남자일거야, 뭐니 뭐니 해도 남자는 대담하고 모험심이 강하고 과학에 밝거든.” “아냐, 여자야, 여자는 참을성이 있고 환경 변화에 대한 순응이 빠르기 때문에 맨 먼저 달나라에 착륙할 거야.” 모두들 와글와글 시끄럽게 얘기하고 있자니까, 나이 지긋한 사나이가 침착하게 끼어들었다.
“여러분, 그건 우주국에서 이미 결정되어 있단 말이오. 양쪽이 다 처음에는 열사람쯤 잇달아 달나라에 보낸단 말이오.” “건 또 왜요?” “뻔 한 일 아뇨. 바가 없으면 뭘 먹겠다고 남자들이 그런 먼 데까지 가겠소.”
◆ 남편의 시세
마누라한테 “이 망나니 주정뱅이야! 당신 따윈 서푼짜리도 못되는 인간이에요” 하는 소리를 듣던 남편이, 술에 취해서 자동차에 치어 죽었다. 단박에 굴러 들어온 위자료가 5만 달러. 아내는 눈물이 글썽해져서 말했다.
“여보 미안해요, 서푼짜리도 안 된다고, 늘 바가질 긁어서…….”
“5만 달러나 나갈 줄 알았으면, 진작 술이나 많이 먹여 줄 걸……
◆ 파리
“이봐 보이, 내 와인 속에 파리가 한 마리 수영하고 있지 않아!”
“손님도, 그렇게 작은 파리가 마시면 얼마나 마시겠습니까.”
◆ 당신이 두 사람으로……
거리의 창녀에게 한 술꾼이 싸게 흥정을 붙였다.
“그런 돈으로 호텔에 들어갈 수 없어요.”
“아무데나 좋아, 사람 없는 어둑한 곳으로 가면 되지 않아.”
그래서 센 강 다리 밑으로 손님을 데리고 갔다. 그곳엔 고장 난 수도꼭지가 있어 거기 기대면 되리라고 생각했는데 무슨 생각이 떠올라서 손님의 그것을 자기 몸으로 안내하지 않고 물이 조금씩 흐르는 고장 난 수도꼭지에다 넣어 주었다.
“당신 것은 왜 이리 차가워.”
“그야 그렇지요. 요즘 그런 돈으로 기름 한 통도 못사요, 그러니 참을 수밖에 없어요.” 어쨌든 술에 취한 그는 그곳에서 만족을 하고는 비틀비틀 걸어갔다.
“지금 그 여자 그 곳이 차기는 하지만 값이 싸고 애교가 있어 좋았어, 귀여운 놈이야.” 이런 생각을 하며 걸어갈 때 저쪽에서 오는 신사와 맞부딪히고 말았다.
“이놈의 주정뱅이 눈이 없나!”
“눈이 있어도 너무 좋은 눈이 있지.”
“그럼 왜 부딪혀.”
“당신이 두 사람 걸어오는 것 같아서 그 사이를 빠져 나가려다 부딪혔지.”
◆ 금주
아내가 남편에게 말한다.
“당신 조심해야 되지 않겠어요? 당신이 얼마나 중한 병인지 알아야 해요. 의사가 하루에 포도주 한잔만 먹으라고 했는데 석잔 씩 잡수시고….”
“그래 세 사람의 의사에게 진찰을 받았거든, 모두 한잔씩만 먹기를 권했으니 석잔을 마셔야 하지 않소.”
◆ 계속 나오는 오줌
순찰 경관에게 길가 공동 수도에 매달려 있던 술꾼이 “날 병원으로 좀 데려다 주오”하고 말했다.
“왜요?”
“사실 여기서 소변을 보았는데 계속 나와서…….”
순경이 전등을 켜고서 남자의 물건을 보니 이상이 없고 그 옆 수도꼭지에서 계속 물이 나오는 것이었다.
◆ 주정꾼의 감각
몹시 취한 두 남자가, 하늘을 쳐다보며 토론을 하고 있다.
제1의 주정꾼, “지금은 아침이다. 그러니까 저기 떠오르는 건 해야.”
제2의 주정꾼, “천만의 말씀. 지금은 저녁이야. 그러니까 달이 뜨는 거야.”
그럴 즈음 제3의 주정꾼이 그 앞을 지나가자 두 사람의 주정꾼이 그 사람에게 물었다. “저기 떠오르는 게 해요. 달이요.”
제3의 주정꾼은 잠깐 생각하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난 잘 모르겠소. 나는 이 지방에 온 지 겨우 사흘밖에 안됐는데 그걸 어찌 알겠소.”
◆ 술·담배도 안 하고서……
“금연을 하시지요” 하고 의사가 말했다.
“나는 원래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오.”
“그거 잘되었군요. 그렇다면 커피를 그만 마셔야 돼요” 하고 의사가 말했다.
“나는 그것도 마시지 않소” 하자,
“위스키, 그렇지 당신은 위스키를 그만 두어야 되겠소.” 하니,
“그러나 나는 위스키를 전혀 마시지를 않지요”했다.
이에 의사는 “도대체 당신은 무얼 한단 말이오. 하고 소리쳤다. 그런 아무 것도 없이 도대체 무얼 내게 고쳐 달란 말이오.”
◆ 공처가
공처가 셋이 술집에서 신세타령을 늘어놓았다.
“우리 집 여편네는 지긋지긋하게 귀찮게 굴거든.”
“우리 집 마누라도 마찬가지야, 이거 견딜 수가 있어야지. 이제부터 번 돈을 빼앗기지 말도록 하자구.”
그런데 마침 세 명의 아내가 덤벼들었다. 혼비백산한 남편들은 모두 뿔뿔이 도망쳤는데 한 사람은 끄떡 없이 버티고 있었다.
숨어서 술집 안을 들여다 본 두 남자는, “저 친구는 담력이 대단해, 저것이 진짜 사나이라는 거야!” 하고 감탄하면서 아내들이 철수한 술집으로 되돌아왔다.
“자네야 말로 훌륭한 사나이일세, 우리 선생님이야.” 그런데 가까이 가보니 그는 그만 쇼크로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 두 술꾼의 노출담
돈이 다 떨어지고 오직 마누라 부탁으로 산 쏘세지가 A에게 하나 있을 뿐이었는데 B가 그것을 보고 묘안을 생각해냈다. 술집에 들어가 백포도주를 주문해 병째 단숨에 마시고는 바지 단추를 슬그머니 풀어 그곳에 넣어 두었던 쏘세지를 여급 앞에 내놓았다.
놀란 여급이 아우성을 쳤고 바의 주인이 쫓아나와 이들을 밖으로 끌어내 버렸다. 그렇게 일곱 집을 돌아 나왔는데, 다음 집을 들어갈 때 A가 “자네만 그걸 쓰게 해서 미안하네, 이젠 내가 할 테니 그 쏘세지를 이리 내놓게!” 했다.
이에 B는 “쏘세지라고? 그건 벌써 없어졌어. 두 번짼가 세 번째 집에서 야단법석을 했을 때 말야.”
“그럼, 그 후에 바에선 무엇을 내 보였나?”
“진짜 그것을 내보였지. 덕분에 더욱 효과가 있는 셈이었지.”
◆ 여자가 혼자……
세 사람의 세일즈맨이 바에서 만났는데, 얘기가 여성에 미치게 되었다. “난 알코올 세일즈를 하지만 여자가 혼자 마시고 있는 것만큼 살풍경한 것도 없더군” 하고 제1남자가 말했다.
“나는 식료품 세일즈를 하지만 여자가 혼자 식사를 하고 있는 것만큼 살풍경한 것도 없더군”하고 제2남자가 말했다.
세 번째 남자는 얌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침대 세일즈맨이었다.
◆ 엉뚱한 곳에다
유리가 깨진 곳에서 엉덩방아를 찧어 엉덩이를 다치고 집으로 찾아든 술꾼이, 곤드라져 깊이 잠든 마누라가 깰까봐 조심스럽게 욕탕으로 찾아가 반창고를 더듬어 다친 엉덩이에 붙였다. 다음날 아침,
“바지 버려놓은 것 미안해, 용서해 줘, 엉덩이에 심한 부상을 입어 어젯밤 대충 치료하고 잤어.”
“아 그랬군요. 이제야 알겠어요. 엉덩이를 만져봐요. 반창고를 붙였어요? 거울에다 반창고를 붙였으니 나을 리 있어요?”
◆ 술 두병
영국의 한 신사가 아들을 데리고 술집에 가서 설교를 늘어놓았다.
“얘야, 술이라는 것은 즐길만한 것이지만 도를 넘으면 안 되지. 저쪽 테이블의 신사를 좀 봐라, 토마토 같이 얼굴이 벌겋게 되어 숨이 차 있지 않니. 저렇게 되면 여기 있는 술 두병이 네 병으로 보이지.”
그리고 아들이 말했다.
“아버지, 지금 이 테이블에는 술이 한 병밖에 없는데요.”
◆ 늦도록 마시는 이유
자정이 지나 제1의 취객이, “여보시오, 이렇게 늦도록 술을 마시고 다니면 부인한테 혼나지 않소” 하고 물었다.
제2의 취객이 “내겐 그런 걱정이 없소, 나는 아내 같은 귀찮은 존재는 가지고 있지 않소”라고 대답했다.
제1의 취객은 그 말을 듣고 한참 생각하더니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아내가 없다면서 당신이 밤늦도록 싸질러 다니는 이유가 뭐요.”
◆ 주정꾼 父子
아버지가 아들에게 “임마 네놈의 머리는 둘이로구나, 네까짓 것 한테는 이 집을 물려줄 수 없어” 하고 호통을 쳤다.
아들 역시 어지간히 취했던지,
“물려받지 않을 거예요. 이렇게 빙글빙글 도는 집을 어디다 쓰겠어요”했다.
◆ 수술 후엔
어려운 수술을 마친 의사가 환자에게 몇 가지 주의를 주었다.
“3개월간은 금주, 금연, 규칙적인 수면을 취하시오…….”
“그럼 섹스는 어떡하죠?”
“그것도 조심해야지요, 절대로 흥분해서는 못씁니다. 그러니 상대는 부인으로 한정하세요.”
◆ 질이 다르다
“여보게, 자넨 결혼하고 나서도 여전히 마시네 그려.”
“음 결혼 전엔 즐거워 마셨고, 지금은 홧김에…….”
◆ 시음회
포도주 품평회를 하는데, 이것저것 마셔보며 기분이 딸딸해질 무렵 누구도 특징을 가릴 수 없는 것이 나왔다.
그래서 술의 도사한테 그것을 가지고 갔다. 그는 냄새를 맡고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떡였다.
“맛도 아무 것도 없군. 자네 마누라와 키스한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