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냑도 양주고 위스키도 양주 아닌가?

꼬냑도 양주고 위스키도 양주 아닌가?
뭔놈의 위스키종류가 그렇게 많은감…헷갈리네

 


며칠 전 지인들과 가벼운 술자리를 갖는 자리에서 미국산 양주 한 병이 들어왔다. 술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 술이라면 지고가지는 못해도 마시고는 갈 수 있는 술고래들. 어쩌다가 양주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고, 미국산 위스키는 ‘버븐(Bourbon)위스키’가 맞다커니 아니 ‘캐네디언(Canadian)위스키’라고 한다는 둥 실랑이가 있었다.
지금처럼 양주가 흔하지 않던 시절 꼬냑과 위스키를 구분하지 못하던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외국에서 들어온 술은 모두 양주로만 알고 마셨지 꼬냑도 샴페인도 모두 양주였지 구분해서 마시려고 하지 않았다. 용케 구분했던 술이 와인정도가 아니었을까.
유태종 박사가 펴낸 <술, 악마의 유혹인가 성자의 눈물인가>에서 유 박사는 위스키라는 말은 켈트어의 생명의 물(Uisqebeatha)에서 위스키베(Whiskybae)로 변한 다음 위스키로 바뀌었다고 했다. 생명의 물이란 프랑스에서 브랜디를 말하고 있는데 증류주에 공통되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음 이야기는 유 박사의 책에서 발췌한 것들이다)

 

◐ 스카치 위스키

위스키는 영국의 명주인데 스카치 위스키라면 누구나가 다 알 정도로 유명하다. 영국 본토의 북부 스코틀랜드가 본 고장인데 스코틀랜드 언덕에서 나는 제품이 특히 향기가 높고 맛이 진해 하이 랜드산으로 표시를 하고 있다. 이 지방의 위스키는 발아시킨 보리만 으로 만든느데 발아시킨 맥아(Malt)를 건조 시킬 때 그 곳에서 나오는 이탄(泥炭, Peat)을 때면서 그 연기 향을 맥아에 스며들게 한다. 스카치 위스키 특유의 향은 이 연기의 향인 것이다.
보리가 싹을 내면 효소 아밀라이제가 만들어진다. 그 것을 몰트라고 하는데 몰트에 따뜻한 물을 넣어서 놓아두면 전분이 분해된다. 이것에 효모균이 작용해서 알코올을 만들게 된다. 그 것을 증류한 것이 위스키인데 말하자면 맥아로 만든 소주인 셈이다.
이렇게 보리의 맥아만으로 만든 위스키를 몰트 위스키라고 하는데 이것이 위스키의 원주(原酒)이다.
스코틀랜드 평지에서 보리, 호밀 등을 넣고 현대식으로 발효시킨 술을 그레인(Grain)위스키라고 한다. 이 술은 향이 없는데 고지대술은 향이 짙어 이 두 술을 적당히 섞어 혼합주를 만드는 기술자를 Blender라고 한다.
지금의 유명 위스키도 처음부터 좋은 술은 아니었다고 한다. 19세기 경부터 산간의 농민들이 밀조주를 만들게 되었는데 이 들이 만든 술을 스페인의 쉐리 술을 담았던 빈 통에 넣어서 보관하는 과정에 불순물이 자연적으로 제거되어 오늘날의 명주가 탄생되었다고 하니 술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다.

 

◐ 아이리쉬 위스키

아일랜드에서는 12세기 때에 이미 위스키가 만들어졌다고 하며 18세기에 스코틀랜드에 그 제법이 전해졌다고 한다. 맥아를 건조할 때 타후라는 숯을 사용하므로 연기 냄새가 이탄을 때는 스카치 위스키보다 약하다. 최근에는 스카치 위스키를 본받아 여러 가지 원주를 섞어서 제품으로 하고 있다.

 

◐ 버븐(Bourbon)위스키

옥수수를 주원료로 한 미국식 위스키인데 옥수수를 맥아로 당화시킨 것을 발효시켜 증류한 것이다. 캔터키 위스키라고도 하는데 개척 시대 캔터키에선 옥수수를 생산해도 많은 돈을 운임으로 빼앗기기 때문에 농가에서 위스키를 만들어서 팔게 되었다. 캔터키산의 옥수수 위스키가 버븐 위스키로 불리게 된 것이다.

 

◐ 캐너디언 위스키

미국의 일부에서 호밀을 주원료로 하여 맥아로 당화한 후에 발효 증류시킨 위스키가 만들어 졌는데 이 방식을 따서 물이 좋은 캐나다에서 만들어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래서 케너디언 위스키라고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 죠니 워커((Johny Walker)

죠니 워커의 창시자 죤 워커는 스코틀랜드의 농가에서 태어났는데 젊었을 때 독립할 것을 마음먹고 키루마녹에 작은 식료품점을 차렸다. 이 가게에서 자기 집 위스키를 팔기 시작했는데 손님들의 호평을 받은 것이다.
그 당시 그 지방의 명산품이었던 융단 제조업자가 거기에 착안하여 고급 융단의 경품으로 융단 안에 한 병씩 포장하여 여러 지방에 보낸 것이다. 그 덕분으로 이 술의 명성은 국경을 넘어 널리 퍼져 나갔다.
이 술병의 모양은 그 당시 융단을 감았던 심(芯)과 똑같은 모양으로 지금도 같은 모양의 것이 그 대로 쓰이고 있다. 죠니 워커의 마스코트는 1908년 유명한 도안가인 톰 브라운이 만든 것으로, 모델은 창설자인 죤 워커라고 한다.

 

◐ 오크통 이야기

오크통은 양주 원액이 제대로 숙성되기 위한 보금자리로 볼 수 있다. 양주 원액은 오크통에서 숙성 과정을 거치게 된다. 숙성 창고로 옮겨져 오랜 잠을 자면서 비로소 좋은 술이 되는데 여기서 잠자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오크통이다. 갓 증류된 위스키 원액은 거칠고 보리 냄새가 나며 불순물이 많이 포함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것을 오크통에서 숙성시키면 맛이 부드러워지고 독특한 향이 만들어진다.
오랜 숙성 기간 동안 알코올의 일부가 유기산과 반응해서 과실 향으로 변화되고 오크통 자체에서 추출된 여러 성분이 알코올과 화학 반응을 일으켜 독특한 맛과 향을 내는 것이다. 숙성되는 동안 에스테르․타닌․산․색깔 등이 증가된다.
일반적으로 오크통은 조직이 치밀해서 내용물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되 공기는 안으로 통하게 되어 있다. 일반 나무통은 3, 4년만 저장하면 안에 들어 있는 술이 모두 밖으로 새어나가거나 증발해 버리고 만다. 그렇다고 차단이 잘되는 유리병이나 스테인리스 용기를 쓰면 술은 숙성이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위스키 숙성이 오래될수록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숙성의 목적이 골동품을 만드는데 있지 않기 때문이다. 원래의 성질에 따라 가장 알맞은 숙성 기간이 있어서 그 기간이 경과하면 오히려 오크통의 수지(樹脂) 성분이 추출되어 오히려 주질이 나빠지게 된다. 보통 숙성 창고에서 최적 숙성 기간이 짧게는 3년, 길게는 20년까지로 되어 있다.

 

◐ 오래 묵을수록 좋은 위스키인가

원래의 위스키는 소주처럼 빛깔이 없는 흰 술이었다. 흰 술을 숙성시켜 갈색으로 변한 위스키가 만들어진 것은 19세기 말이다. 위스키 업자에 대해 과세를 철저히 하자 세리의 눈을 피하기 위해 깊숙한 산간에 숨어 민조주를 만들게 되었다.
만든 술을 살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헌 포도주통에 숨겨두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밀조 행위가 위스키의 풍미를 향상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다.
포도주통에서의 장기 보존은 위스키 빛깔을 호박색으로 변하게 하는 동시에 위스키 맛을 부드럽게 해주었다. 그렇다고 너무 오래 묵으면 술의 양도 줄지만 이상한 향미가 생겨 오히려 주질이 떨어지게 되므로 적당히 숙성된 원주를 가지고 품질이 일정한 위스키를 만들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의 위스키 라벨을 보면 브랜디드(Blended) 위스키라고 적고 있다. 이것은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혼합한 것인데 혼합 비율에 관한 규정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한다.
브랜딩에는 보통 15~50 종류의 싱글 위스키를 사용하지만 혼합 비율은 철저히 비밀로 되어 있다. 일반 위스키의 숙성 기간은 3~5년인데 최근에는 12년, 17년, 21년, 30년 등으로 선전하고 비싸게 받는 위스키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지가 알아야 할 것은 그 술 전체가 그 연한 만큼 숙성시켰다는 것이 아니고 브랜딩에 쓰인 원주의 한 가지가 그렇게 묵은 술을 섞었다는 뜻이다. 몰트 위스키는 성격이 강해서 ‘라우드 스피릿’이라고 부르는데 그레인 위스키는 온화해서 ‘사일런트 스피릿’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두 가지를 합침으로써 위스키는 비로소 세련된 감촉을 갖게 된다.

스카치 위스키가 세계의 술로 발전한 것도 이 브랜딩 기술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브랜딩이 끝난 위스키는 풍미를 안정시키기 위해 일정 기간 재숙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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