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덕 외신기자 / Hordon Kim, International Editor (hordonkim@gmail.com)
코로나19로 인해 꽁꽁 묶여있던 발길이 봄 기운을 맞아 제철 만난 듯 가벼워지고 있다. 오랫만에 여러 지방에서 진행되는 꽃축제와 유명 섬 나들이로 인해 여행 일정이 바빠지지만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에 익숙해져서인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건 이제 심리적으로 기피하는 시대가 되었다.
요참에 뱃길이 멀긴 하지만 청정 해역인데다가 방문객도 많지 않은 섬을 찾아가보면 어떨까? 이런 바램을 가진 독자에게 기자가 추천하는 코스는 가거도이다. 목포에서 3시간 반 정도를 뱃길로 가야 하니 그야말로 서해의 울릉도인 셈이다.
예전에는 풍랑을 피해 중간섬을 거쳐 거쳐 가다보면 일 주일이나 걸렸다는 가거도. ‘이 먼 곳에서 어찌 살았을까’하고 걱정스런 마음이 들지만 막상 도착해보면 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 ‘가히 살만한 곳이로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섬. 그래서 이름도 가거도이다.
육지에서 볼 수 없는 생선류와 해물은 당연히 모두 자연산이요, 걷기 좋은 원시림들이 즐비하니 이 곳을 찾은 효과는 백점 만점이다. 청정 바닷물이 색깔이 이리도 아름다울까 할 만큼 감탄을 자아내는 섬 일주 관광은 필수.
우리나라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등대에서 즐기는 한가로운 시간과 인생샷. 하도 방문객이 없어 하품을 하던 등대장에게 슬쩍 말을 걸면 그동안 참았던 구수한 이야기가 등대 이야기보다 더 많이 쏟아져 나온다.
해외 여행을 많이 했다면 스위스의 언덕과 산에서 내려다보면 호수 마을을 잊을 수 없을 듯. 그런 맨 땅 스위스의 한 쪽을 떼어다가 바닷가에 뚝 떼어놓은 것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 섬등반도이다.
2박 3일 혹은 3박 4일의 꿈같은 자연여행을 꿈꾸는 걸도사들에게 최고의 봄 나들이가 될 가거도. 풍랑이 쎄지는 4월 중순이 되기 전에 떠나는 게 가장 좋다.
도보 힐링여행 전문 회사인 워크앤런도 이 가거도 일정을 진행한다. 4월 9일 (일) ~ 12일 (수)에 훌~렁 떠나보면 어떨까? 목포역에서 집결한다고 하니 수도권 이외 거주자들도 쉽게 조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