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와인, “와인, 넌 누구냐?”

한관규 원장의 와인학

 

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와인, “와인, 넌 누구냐?”

 

◈ 와인의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요?

와인은 살아 숨 쉬는 음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와인은 양조할 때 효모(yeast)가 포도 속의 포도당을 알코올과 탄산가스로 분해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와인 한 병을 만들려면 보통 포도 1,000~1,200g이 필요합니다. 포도는 발효 과정을 거치면 포도의 맛은 달라지지만 유기산, 무기질, 비타민 등 포도가 가진 영양분은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또 와인은 다른 술과 달리 제조 과정에서 전혀 물이 첨가되지 않은 천연 과일 음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와인은 12% 내외의 알코올과 85%의 수분, 3% 내외의 당분, 유기산, 비타민, 미네랄 등을 지니고 있으며, 이런 성분이 건강에 도움을 주게 됩니다. 또 와인은 무기질인 철분, 칼슘, 칼륨 등을 함유한 알칼리성 식품이어서 소화 흡수가 잘 되며 이뇨 작용, 진정작용, 항산화작용의 효과도 있습니다.

와인과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흔히 ‘프렌치 파라독스 (French Paradox)’ 라는 표현을 자주 인용하게 됩니다. 이는 프랑스인들이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심장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다른 나라보다 낮다는 데서 나온 말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프랑스 사람들의 일상적인 와인 섭취가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최근에도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많은 연구들이 계속 나오고 있으며, 인간의 장수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혀지고 있습니다.

또한 와인은 사람의 기분을 명랑하게 만들고, 부드러운 알코올의 작용으로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미칩니다. 그래서 많은 예술가들은 와인을 즐기면서 영감을 얻고 예술 창작에 몰두하였습니다.

이처럼 와인은 일반적인 음식으로서 뿐만 아니라 농업, 사업, 의학, 종교,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와인을 마시게 되면 건강에 도움도 되고, 술을 잘 못하는 사람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덜 주게 되는 등 이른바 요즈음 화두인 웰빙라이프에 가장 적합한 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레드와인을 만드는 포도 품종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지구상에는 수백 가지의 적포도 품종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와인을 만들고 있는 대표적인 적포도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까베르네 쏘비뇽(Cabernet Sauvignon)은 적포도의 왕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고 있으며 프랑스 보르도나 미국의 캘리포니아처럼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에서 좋은 와인을 생산합니다. 이 포도로 만든 와인은 색깔이 진하며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습니다. 이 와인은 탄닌이 풍부하고 복합적인 구조를 지니며, 상당히 떫고 강한 맛이 납니다.

◇ 메를로(Merlot)는 초가을이면 익는 포도로,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뽀므롤(Pomerol) 지역과 쌩떼밀리옹(Saint-Emilion) 지역이 원산지이며 미국과 칠레에서도 고급와인을 생산하는 품종입니다. 색깔과 향이 뛰어나며 맛이 유순하고 부드러워 처음 와인을 접하는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이 포도로써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로는 샤또 뻬트뤼스(Chateau Petrus)가 가장 유명합니다.

◇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대표적인 포도 품종인 삐노 누아(Pinot Noir)는 아주 부드러운 맛을 내며 딸기 향과 흙 내음이 섞인 복합적인 풍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고급 부르고뉴와인은 100% 이 포도로 만들어지며 가장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제 미국, 칠레 등 신대륙에서도 재배하고 있지만, 기후 변화에 아주 민감하고 재배가 까다로운 편이라서 아직은 고급 와인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 시라(Syrah/Shiraz)는 프랑스 남부의 론(Rhône)지방이 고향으로 색상이 매우 진하고 탄닌이 풍부하며 후추와 같은 매콤하고 야생적인 풍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쉬라즈(Shiraz)라고 부르는데 좀 더 과일향이 풍부한 편입니다.

◇ 갸메(Gamay)는 햇 와인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를 만드는 포도 품종입니다. 화강암이 많은 보졸레 지방에서 잘 자라며 신선하고 가벼운 맛의 와인을 만듭니다.

◇ 이태리에서는 끼안띠 와인을 생산하는 토착 품종인 산지오베제 (Sangioveses)가 유명하며, 미국에서는 진판델(Zinfandel) 포도 품종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포도 품종들에 대해서도 알려 주세요.

◇ 샤르도네(Chardonnay)는 화이트 와인의 으뜸 품종으로 귀족적 품위와 우아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품종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뛰어난 화이트와인을 만들어내며 특히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샤블리(Chablis)와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에서 최고의 드라이 화이트 와인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미국, 호주, 칠레 등에서도 샤르도네로 좋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포도로 만든 와인이 오크통에서 잘 숙성한 경우 은은한 오크향이 뛰어난 우아한 드라이 와인으로 탄생합니다. 굴, 생선, 가재 등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고 정평이 나있습니다.

◇ 쏘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은 마치 발랄한 아가씨처럼 아주 신선하고 활기가 넘치는 와인이 됩니다. 신선한 향기와 새콤하고 쌉쌀한 풍미는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포도는 독특한 풀 냄새가 나며 싱싱한 맛을 간직하고 있는데, 원산지는 프랑스 루아르(Loire) 지역이며, 이곳의 쌍쎄르(Sancerre)와 뿌이이-퓌메(Pouilly-Fumé), 보르도의 그라브(Graves)에서 최고급 쏘비뇽 블랑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뉴질랜드 산 쏘비뇽 블랑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여름날의 가벼운 식사용으로잘어울립니다.

◇ 프랑스 보르도에서 주로 재배되는 쎄미용(Semillon)은 주로 쏘비뇽 블랑과 블렌딩되어 우수한 화이트와인을 만듭니다. 기본적으로 담백하고 심플한 맛을 갖고 있으며 레몬 냄새도 은근히 풍깁니다. 보르도 쏘떼른느(Sauternes) 지역에서는 고급스럽게 부패된 ‘Noble Ro’ 즉, 귀부 현상으로 건포도같이 된 쎄미용 품종으로 고급 디저트 와인을 만드는데, 이 와인은 황금빛을 띠며 매혹적인 달콤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요즈음 호주에서도 이 품종이 많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 리슬링(Riesling)은 대표적인 독일 포도 품종으로서 섬세하고 독특하며 과일향이 풍부한 포도인데, 보통 사과 향, 복숭아 향, 벌꿀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며 샤르도네 품종보다는 더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리슬링 명산지는 독일의 모젤 지역이며, 프랑스 알자스 지역에서도 생산됩니다.

◇ 게부르츠트라미너(Gewurztraminer)는 이국적인 꽃향기와 자극적인 향미로 잘 알려진 포도로 드라이 또는 스위트한 와인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알자스 지역에서 가장 뛰어난 향과 맛을 지닌 게부르츠트라미너 와인이 생산되며 이 와인은 독특한 꽃향기로 인해 중국요리 인도요리 등 아시아 음식과 잘 어울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달의 추천 와인

 

레드헤즈 베럴 몽키즈 쉬라즈

Redheads Barrel Monkkeys Shiraz

 

INFORMATION

레드헤즈 포도원은 2002년 토니 레이트웨이트(Tony Laithwaite) 부부가 맥라렌 베일(McLaren Vale)지역에 명성 있는 와인메이커인 댄 그래햄(Dan Graham)씨를 영입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 토니는 부친이 오래 전부터 호주 다른 지역에서 와인을 생산한 관계로 자연스럽게 와인을 접하기 시작하였다. 포도재배와 양조학에 유명한 와가(Wagga) 대학을 졸업하고, 호주의 헌터와 바로사 지역, 이태리 바롤로 및 보르도 같은 유명 와인 산지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 후 호주로 돌아와 경험 있는 와인메이커들과 팀을 이뤄 레드헤즈 포도원을 설립하였고 10년 만에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100대 와인으로 명성을 얻게 된다. 와이너리가 있는 맥라렌 베일은 남호주 와인 산업의 발상지로서 1838년에 호주 최초로 포도나무를 심은 곳이다. 포도밭은 완만하게 경사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온화한 해양성 기후로 최적의 떼루아를 형성하여 포도 재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곳 쉬라즈 와인은 지역의 기후와 토양 덕분에 강렬한 풍미를 지닌 최상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 와인 라벨에 "나쁜 것은 듣지도 보지도 맛보지도 말라(Hear no evil, See no evil, Taste no evil)”¡±를 넣어 와인 품질의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2013년 100대 와인 중 41위, 91점(2011 빈티지)

 

TASTING NOTE & FOOD

짙고 붉은 열매를 연상시키는 깊은 자주색과 진홍색을 띄고 있다. 스파이시한 블랙베리, 라즈베리의 아로마가 일품이며, 스모키한 말린 감초, 캐러멀, 초크릿과 바닐라 부케가 이어진다. 잘 익은 과일의 풍미와 함께 관대하고 라운딩한 탄닌이 볼륨감을 주며 피니시가 힘 있게 유지된다.

*스테이크, 떡갈비, 숫불돼지 갈비와 양갈비 등 육류와 단단한 체다 치즈와 잘 어울린다.

 

 

한관규:▴주한프랑스대사관 경제상무관실, 상무관(와인담당) 20년 ▴보르도 쌩떼밀리옹 쥐라드(Jurade) 기사 작위▴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 심사위원 (농림식품부 주최)▴대전 아시아 와인트로피 심사위원 ▴기타 : 대학CEO과정, 삼성생명CEO아카데미 와인출강 ▴ 롯데문화센터 글로벌 와인강좌 출강 ▴프랑스 보르도 와인학교(Ecole du Vin du CMB) 전문가 과정 졸업▴ 중앙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동대학원 불어학 석사과정▴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MBA)▴현) 와인마케팅경영연구원 원장, 현) 그랑벵코리아 CEO

▶저서:<보르도 와인>,<웰빙와인상식50> 와인마케팅경영연구원(WMMI) 와인 꼬네쉐르(Tel:02-569-8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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