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에서 효모의 사용이란 무엇인가?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106)

 

우리 술 그것이 궁금하다(2)

 

우리 술에서 효모의 사용이란 무엇인가?

 

우리 역사에 있어서 일제강점기는 매우 암울한 역사의 한 부분이며 우리 술에서는 가양주 탄압 및 주세법 시행이라는 단어로 기억이 되고 있다. 1909년 주세법에 의해 양조업 면허제 및 현대적 조세체제로 전환 되면서 가양주 문화가 서서히 사라져 가는 단초가 되었고 1934년 결국 자가 면허 폐지가 되면서 가양주는 밀주라는 이름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로 변했다. 이후 1995년 개인의 자가소비를 위한 제조가 허가 되었지만 너무 오랜 시간의 단절은 우리 술의 제조법과 문화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최근에 많은 분들이 전통주를 공부하고 과거의 제조법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문헌에 정확한 제조법 등이 부족하기에 이름이 동일한 술도 만든 지역, 시대, 저자에 따라 제조법들이 다르고 이에 따라 지금은 하나의 술에 여러 제조법들이 공존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과거에 사용하지 않았던 효모나 감미료 등을 사용하면서 과거의 전통주 제조법과 더 많은 차이를 보이며 이로 인해 전통주를 연구하는 분들에게는 같은 제조법이라도 효모를 사용한 술은 완전히 다른 술로 바라보고 있다.

일부에서서 우리 술은 누룩과 누룩에 있는 효모를 이용해서 만드는 것으로 시판 효모를 사용하면 안 되는 것으로 이야기를 하며 이렇게 제조된 술은 우리 전통주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를 본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 많은 업체들이 시판 효모를 사용하기에 우리 술에서 효모의 사용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려한다.

술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술 제조에 있어 미생물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알 것이다. 간단히 설명 하자면 우리의 술 빚기는 곰팡이(전분 분해)와 효모(알코올을 생산)를 번식시킨 누룩과 전분이 주성분인 곡물 그리고 물을 주재료로 한다. 일반적으로 전분의 처리방법, 물, 원료 등의 첨가량 등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술 빚기가 가능하다. 우선 곡물의 전분은 덩치가 커서 알코올을 생산하는 효모가 사용할 수 없기에 누룩의 곰팡이가 곡물에 작용을 해서 전분을 작은 단위의 포도당으로 분해(당화과정)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포도당을 효모가 소비하면서 생산하는 것이 우리가 마시는 알코올(발효과정)이라 보면 된다.(그림 1)

 

(누룩)

그림 1. 술 제조 원리

 

우리 술에서 누룩에 있는 곰팡이와 효모의 역할은 원료와 함께 술의 특징을 결정하는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알코올을 생산하는 효모에 대한 연구는 많이 되어 있고 위스키, 맥주, 사케, 와인 등은 자신들의 술 특징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효모 등을 오래전부터 분리해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효모를 발견한 이후 루이 파스퇴르가 효모에 의해서 발효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내고 이후 순수 배양기술을 이용해서 효모를 술 제조에 사용했다. 특히 양조업체에서는 자신들만의 효모를 선발하는 것이 술 특징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일로 여기고 좋은 효모를 선발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였고 대규모 양조를 하기위해 효모의 사용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가까운 일본 역시 자체적으로 효모를 배양해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양조협회를 통해 좋은 효모를 분양해서 사용하는 곳도 많이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의 술 제조에서 효모는 어떠한가? 대규모의 상업적 술 빚기를 하는 곳에서는 대부분 시판 효모를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술에서 누룩의 사용이 적어지면서 그리고 과학 및 주류 산업의 발달에 따라 대규모 양조 공장이 생기게 되면서 필연적으로 안정적 생산을 위해 효모의 사용은 현대적 제조법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의 시판 효모는 우리 누룩에 있던 효모를 분리해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외국의 술 효모 또는 제빵용 효모를 사용해서 술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다행이 지금은 많은 분들이 효모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시판 효모를 대체할 새로운 효모를 분리 한다는 것이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쉽지 않은 일이다.

개인적으로 시판 효모를 사용한 술은 술을 제조하는 다양한 방법 중에 하나로 봤으면 하며 이것을 배척되거나 잘못된 제조방법으로 봐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막걸리를 포함해서 포도주, 맥주, 소주, 사케 등 많은 주류에서 시판 효모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 효모를 사용하는 제품들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고 시판 효모를 이용한 제조를 잘못된 것이라 이야기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현재 대량으로 술을 생산하는 전통주 업체들도 효모를 사용하고 있고 이것은 대량의 술을 생산하기 위한 선택이라 봐야할 것이다. 우리 술의 역사에 있어서 시판 효모의 사용을 과학 발달 및 산업화에 따른 것으로 보고 배척보다는 우리 술 제조에 맞는 효모를 연구하는데 더 많은 힘을 실어줘서 이렇게 개발된 효모를 우리 술 제조법에 사용하는 것이 우리 술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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