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영의 唐詩 시리즈 詩聖 杜甫
언제나 천만칸 집을 지을꼬(15)
두보 시 33수
있는 자여! 없는 자에게 베풀 순 없을까
5장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二 十 一 首
兵车行
병거행:싸움터로 가는 병사에게 묻노니
車轔轔 馬蕭蕭, 行人弓箭各在腰。
爺娘妻子走相送, 塵埃不見咸陽橋。
牽衣頓足攔道哭, 哭聲直上干雲霄。
道旁過者問行人. 行人但云點行頻。
或從十五北防河, 便至四十西營田。
去時里正與裹頭, 歸來頭白還戍邊。
邊庭流血成海水, 武皇開邊意未已。
君不聞?
漢家山東二百州, 千村萬落生荊杞。
縱有健婦把鋤犁, 禾生隴畝無東西。
況復秦兵耐苦戰, 被驅不異犬與雞。
長者雖有問, 役夫敢申恨。
且如今年冬, 未休關西卒。
縣官急索租, 租稅從何出?
信知生男惡, 反是生女好。
生女猶得嫁比鄰, 生男埋沒隨百草。
君不見?
靑海頭, 古來白骨無人收。
新鬼煩冤舊鬼哭, 天陰雨濕聲啾啾。
수레는 삐거덕삐거덕, 말은 히이힝 히이힝,
출정하는 병사들 각각 활과 화살 허리에 찼구나.
늙은 부모처자 걸으면서 서로를 보내고,
흙먼지 속에 함양교는 보이지도 않는구나.
옷 끌고 발 구르며 길 막고 울어대니,
울음소리 치솟아 구름 낀 하늘을 뒤덮고 있네.
길 가는 사람이 병사에게 물은즉,
병사가 단지 말하길 징병이 매우 잦다고.
어떤 사람은 열다섯에 북방 하수(河水) 지키다가,
마흔이 되어서야 서쪽에 있는 병영 밭 가꾼다오.
떠날 때 이장(里長)이 두건을 동여매 주었는데,
돌아와 백발인데도 다시 가서 변방을 지킨다오.
변방에서 흘린 피가 바다를 이루었는데도
무황의 정벌 야욕 아직 끝나지를 않았구나.
그대는 듣지 못했는가?
당나라 산동 이백주(二百州)
천촌만락이 황폐해 가시와 잡초만 무성하네.
비록 건강한 부녀자가 호미 쟁기 잡아서,
벼가 생겨도 이랑이 없어 제멋대로 자란다오.
더구나 진나라 병사들 힘든 전투 잘 견딘다 하여,
내몰리는 것이 개와 닭이랑 무엇이 다를까?
어르신께서 비록 물어본다 한들
병사가 감히 어찌 원한을 말하겠소.
또 금년과 같은 겨울에도
관서의 병사들 아직 쉬지도 못했다오.
현(縣)의 관리 급히 세금 독촉하지만
조세가 어디에서 나온단 말인가?
참으로 알겠구나, 아들 낳는 것을 싫어하고
반대로 딸 낳으면 좋아한다는 것을
딸 낳으면 오히려 이웃에 시집이라도 보내지만
아들 낳으면 잡초와 함께 묻힌다네.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청해호 주변에 예로부터 거두는 이 없는 백골이 널려있는 것을
새로운 귀신은 원통해 하고 오래된 귀신은 곡을 하는데,
날씨 흐리고 비에 젖으면 스산하게 흐느껴 운다오.
◇ 배경
천보 10년(751)에 지은 신제악부시(新題樂府詩)로서 황제의 변방정벌 야욕에 백성들이 끌려 나가 일생을 망치는 참담한 현실을 개탄하여 의분에 찬 심정으로 고발한 사회시(社會詩)이다. 두보는 이 시를 통해 당 현종의 용병과 무력 전쟁 정책을 비판함과 동시에 징병당한 백성들의 고통에 깊은 연민을 드러냈다.
◇ 어휘
轔轔(린린) 수레가 지나가며 내는 소리.
蕭蕭(소소) 말이 히힝 거리며 우는 소리.
行人(행인) 출정(出征)하러 나간 이를 지칭. 즉 징집되어온 병사.
干雲霄(간운소) ‘간(干)’은 ‘찌를 충(沖)’의 의미. 하늘 소.
道旁過者(도방과자) 길가에 지나가는 사람. 혹은 두보 자신을 가리키기도 함.
點行頻(점행빈) ‘점행(點行)’은 호적이나 명부(名簿)에 기재된 사람들을 강제로 징집하는 것. 빈(頻)은 빈번할 빈.
里正(이정) 이장(里長). 당나라 때 백호(百戶)를 일리(一里). 리(里)마다 이정(里正)을 두었다.
裹頭(과두) 쌀 과. 출정하는 이의 나이가 年少할 경우 어리게 보이는 것을 방지하게 위해 이정(里正)이 머리에 두건을 둘러주었음.
武皇(무황) 본래 한무제(漢 武帝)인데 여기서는 당 현종(唐 玄宗)을 지칭함.
漢家(한가) 여기서는 당가(唐家)를 뜻함.
山東(산동) 화산(華山) 동쪽을 지칭하는데 여기서는 관동(關東)을 뜻함.
荊杞(형기) 가시나무 형. 기(杞)는 잡초를 뜻함.
無東西(무동서) 천맥(阡陌:이랑)이 불분명하여 동서(東西)를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의미. 즉 논밭의 벼 싹이 어지럽게 자라 있다는 뜻임.
長者(장자) 노인에 대한 존칭인데 여기서는 행인이 두보를 두고 한 말임.
靑海頭(청해두) 청해호(靑海湖)의 주변.
啾啾(추추) 슬피 우는 귀신(鬼神)의 곡성(哭聲).
◇ 해설
천보 10년(751년) 어느 겨울 수레는 삐거덕삐거덕 거리고 말들은 히이힝 히이힝 울면서 지나간다. 싸우러 가는 병사들은 활과 화살을 허리에 차고 있는 모습이 처연하다. 멀리 떠나가는 자식들을 전송하기 위해 늙은 부모, 처자식은 이제 가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원정길을 조금만이라도 더 보이는 데까지 가고자 걸음을 재촉하네. 저 멀리 장안에서 서쪽으로 가면 반드시 지나쳐야 하는 함양교가 수레, 말, 인파로 흙먼지가 날려 보이지를 않는구나. 헤어짐이 너무 서글퍼 옷을 당기고 발을 동동 구르며 가지 말라 가지 말라 길을 막고 하늘을 찌를 듯이 통곡해도, 그 소리 허공에 맴돌 뿐 행진은 이어지고 있네.
그 광경 지켜보며 출정 나가는 병사에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묻자 병사가 말한다.
“징병이 매우 잦다오. 어떤 사람은 열다섯 어린 나이에 북쪽 하수를 방어하러 가서, 마흔이 된 여태까지 쉬지도 못하고 서쪽 둔전에서 밭을 간다오. 그가 떠날 때 마을 이장이 어리게 보이지 않게 두건을 싸 주었는데, 돌아와 백발이 되어서도 다시 변방을 지킨다오. 변방을 지키다 죽은 병사들의 피가 바다를 이루었는데도 황제의 정벌 야욕은 그치지를 않는 다오.
그대는 듣지 못했는가? 관동(關東)지방 이백 고을에는 남자들이 모두 징병당하여 곳곳에 가시덤불과 잡초만 무성하다오. 비록 강건한 부녀자들이 쟁기와 호미를 들고 밭을 갈아도 벼는 두둑과 이랑도 없어 제멋대로 자라날 지경이오. 진(秦)나라 지역 병사들 힘든 전투를 잘 견디어 낸다고 마치 닭이나 개처럼 내몰리고 있다오. 하지만 어르신께서 일개 병사에게 고충을 물어본다 한들 가슴 속 응어리진 원(怨)을 어찌 다 말할 수 있겠소.
올겨울에는 관서(關西) 지역의 병사들 연이은 징병으로 인해 더더욱 쉬지도 못했는데, 고을의 관리들 그저 조세 거두기에만 급급하다오. 하지만 그 조세 어디에서 마련하겠소? 아아 이제야 알겠소이다. 모두들 아들 낳기 싫어하고 딸 낳으면 오히려 좋아한다는 것을… 딸 낳으면 이웃집에 시집이라도 보낼 수 있지만, 아들 낳으면 징병당해 전쟁터에서 잡초에 묻히는 신세가 되기 때문이라네.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청해호 주변에 변방의 오랑캐와 싸우다 죽은 병사들의 백골들이 뒹굴고 있는 것을. 죽은 지 얼마 안 된 귀신은 원통해 하고, 오래된 귀신은 곡소리를 낸다오. 날씨가 흐려 비가 음산하게 내릴 때면 마치 그들이 오열하는 것처럼….”
이처럼 이 시에서 두보는 사람이 우는 것으로 시작해서 귀신이 우는 것으로 끝맺었다.
◇ 명구
信知生男惡, 反是生女好。
生女猶得嫁比鄰, 生男埋沒隨百草。
☞차동영의 학력및 경력:▴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중어중문학과▴서강대학교 대학원 중국어과▴삼성 배우기 최고가상품 개발▴DMZ종주상품 및 태권도방한관광상품 개발▴CITM(중국국제여유대전)한국관 최우수관 선정 및 수상
*편집자주:본지는 저자의 양해를 받아 ‘언제나 천만칸 집을 지을꼬?’ 중에서 술과 직접 관련이 있는 대표시를 연제한다. 삽화및 관련 사진은 밥북사가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