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이 준비되었으면 술을 빚어보자

누룩은 술의 씨앗(3)

 

누룩이 준비되었으면 술을 빚어보자

 

金容完 한국 술 the master

 

 

한국 누룩의 품질표준

누룩을 빚기 위해서는 누룩의 품질에 따른 표준부터 정해야 한다. 현대의 누룩 빚기는 잘 빚는 것보다 균등한 품질이 보장된 누룩을 균등하게 빚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누룩을 평가하는 기준은 누룩의 파정(破精) 상태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총파정(總破精):이것은 곰팡이 균사(菌絲)가 누룩의 전 부분에 걸쳐 고루 깊숙이 파고 들어간 상태로, 누룩의 제조과정과 숙성단계, 법제 과정을 충실하게 이행하여 누룩의 품질이 최상급인 상태이다. 이 누룩은 액화력, 당화력, 단백질 분해력이 뛰어나 술을 빚기에 가장 적합하다. 최상급의 누룩을 빚어내려면 누룩이 발효되는 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 띄우는 시간을 매뉴얼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누룩이 다 띄워지고 나면 누룩의 표면에 착상되어 있던 곰팡이 포자(胞子)가 누룩 깊숙이 파고들어 균사(菌絲)가 골고루 전이(轉移) 될 수 있도록 숙성과정을 거쳐야 한다.

 

누룩의 숙성(熟成)이 완료되면 술을 빚기 전까지 품질이 보장되는 방법은 누룩에 포함된 곰팡이균과 효모균 같은 미생물들의 활성이 중지되도록 영하 1~2℃ 이하의 냉온(冷溫)에 보관하는 것이다. 이렇게 사용할 때까지 1~2년 동안 품질에 이상이 없다. 효모(酵母)는 한세대가 2시간 정도이다. 누룩을 띄울 때 자연계(공기, 물, 볏짚 등)에 있는 한 마리의 효모균(酵母菌)만 있어도 적절한 온도에서 곡물의 전분과 수분 만나면 이 한 마리가 기하급수적으로 출아(出芽)과정을 진행한다. 이렇게 번식이 빠르게 진행되므로 효모(酵母)에 의한 알코올 발효(醱酵)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겉발림 파정(破精):누룩의 초기 일주일 단계로 곰팡이의 포자(胞子)와 효모균(酵母菌)이 누룩의 표면에 골고루 착상(着床)된 상태이다. 그런데 눈으로 보기에는 누룩의 표면에 곰팡이 꽃(胞子)이 잘 피어 누룩이 잘 된 것처럼 보이나, 곰팡이 균사(菌絲)와 효모균(酵母菌)이 누룩 내부로 깊숙이 침투하지 않아 당화력(糖化力)이 약하며 효모균 또한 출아(出芽)가 원활하지 않은 상태이다. 이 누룩으로 술을 빚으면 당화와 알코올 발효가 원활하지 못하다. 누룩은 충분한 발효과정과 숙성단계를 거쳐야 품질이 좋은 누룩이 될 수 있다.

 

멍텅구리 파정(破精):이것은 초기 애 누룩의 수분이 과다하거나, 수분조절에 실패하여 곰팡이의 균사(菌絲)가 과도하게 누룩 깊숙이 파고 들어간 상태이다. 푸른곰팡이가 피어 있는 상태로서, 누룩의 속이 검거나 푸르고 잡균의 오염이 심각한 상태이다. 이 경우는 과습(過濕) 과온(過溫)에서 생기는 현상이며 술빚을 때 변패(變敗)의 원인이 된다.

미파정(未破精):곰팡이의 포자(胞子)가 누룩 표면에 전혀 번식하지 않은 상태로, 누룩의 수분이 모자라거나 지나친 건조나 누룩발효 온도의 냉각으로 인하여 생기는 현상이다. 효소(酵素)에 의한 당화력이 전혀 없다. 이 누룩으로 술을 빚는 경우 술의 품질을 보장받을 수 없다.

 

공기샤워(air shower):1922년 경상남도 서남부 최초로 <마산대동양조장> 을 설립하여 운영하신 분이 필자의 조부님(海東 金東斗 先生)이시다. 지금의 양조장(釀造場)은 대부분 입국(粒麴)으로 막걸리를 생산하지만, 옛날에는 양조장에서 누룩을 직접 띄워 술을 빚었다. 어릴 적에 할머니와 함께 방을 사용하였는데, 할머니는 새벽 일찍 일어나셔서 누룩 방을 관리하셨다. 할머니는 어디 출타하시거나 몸이 불편하시면 누룩 방 관리를 나에게 부탁하시곤 하셨다. 평소 할머니는 매일 새벽마다 잠들어 있는 나를 깨워 “누룩 방의 아래 봉창(창문)을 열어 놓아라.” 점심을 먹고 난 후에는 “위쪽 봉창을 열어 두어라.”라고 말씀하셨다. 중학교에 다닐 무렵, 할머니께 누룩 방 관리에 대해서 자세하게 물어볼 기회가 있었다. “누룩은 사람과 같아서 너무 덥게도 너무 차게도 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도 너무 더운 곳에 오래 있으면 병이 생기고 너무 추운 곳에 오래 있으면 생활이 불편하다”고 하시면서 누룩에 피는 곰팡이도 사람과 같다고 말씀하셨다. ‘누룩을 빚어 띄울 때는 어린아이 보살피듯 정성으로 보살펴야 한다.’라는 말씀이 지금도 새록새록 하다. 고문헌 속의 누룩을 연구하고 <한국 누룩> 을 재현 복원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어릴 적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것이 현대과학기술이나 미생물학적 관점에서도 손색이 없는 과학적인 방법이라 생각이 든다.

 

공기샤워(air shower)는 새벽, 누룩 방의 아래 봉창(창문)을 열어 찬 공기를 불어 넣어 곰팡이의 과도한 생육을 방지하고, 오후의 윗 봉창은 뜨거운 열기를 밖으로 배출시켜 누룩의 멍텅구리 파정(破精)을 사전에 방지하여 과습(過濕), 과온(過溫) 관리이자 적절한 온도의 변화를 주어 누룩의 생육을 건강하게 해주는 방법이다. 사람과 누룩은 생존 환경이 매우 유사하다. 사람은 너무 덥거나 혹은, 너무 차면 일상생활과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고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누룩 역시 적절한 수분의 저장, 배출, 적정한 온도 유지와 온도의 강약조절이 되어야 곰팡이 포자의 생육이 활성화되고 효모균의 착상이 원활하여 미생물의 활성이 좋은 건강한 누룩이 된다. 누룩이 건강해야 좋은 술을 빚어낼 수가 있다. 온도와 습도의 변화 없이 일정한 환경에서 띄운 누룩은 곰팡이의 과다 생육, 수분 부족에서 오는 누룩의 건조로 인하여 <멍텅구리 파정> 또는 <미파정> 현상이 일어나 술을 빚을 때 누룩취가 심하거나 신맛이 올라오는 산패(酸敗)를 초래하여 원하는 품질의 술을 얻을 수 없다.

누룩이 준비되었으면 술을 빚어보자

<한국 술> 은 대부분 곡주(穀酒)이자 발효주(醱酵酒)로서, 발효가 끝나 다 익은 술을 어떤 방식으로 거르고 어떤 시기에 술과 지게미를 분리하고 앙금과 맑은 술을 떠내느냐에 따라 탁주(濁酒)와 청주(淸酒), 약주(藥酒)로 나뉜다. 이처럼 지게미와 앙금이 분리된 막걸리와 청주를 증류기(蒸溜器)를 이용하여 알코올 함량이 높은 증류주(蒸溜酒)로 추출한 것이 소주(燒酒)이다. 그밖에 <한국 술> 은 술의 형태와 제조 방법, 부재료의 사용 여부, 술 빚는 시기, 술 빚는 횟수 등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되지만, 여기에서는 누룩을 이용한 술빚기의 과정만을 설명하고자 하므로 가장 일반적인 탁주 빚는 방법만을 설명하겠다. 탁주는 누룩과 호화된 곡물을 이용하여 발효시켜 완성된 술을 원주(原酒) 그대로 음용하거나 물을 섞어 알코올 도수를 낮추어 마시는 술을 말한다.

탁주(濁酒)를 숙성하여 위의 맑은 술을 떠낸 것이 청주(淸酒)라 하고 청주를 떠내고 남아있는 지게미에 물을 섞어 막 걸러서 마시는 술이 막걸리이다. 요즘에는 옛날과 달리 청주를 걸러낸 지게미(앙금)는 폐기처분한다. 이 지게미로 막걸리를 만들면 품질이 상당히 떨어져 현대인들은 잘 마시지 않는다. 그래서 원주(原酒)를 전내기(原酒) 상태로 마시거나 원주(전내기)에 물을 섞어 도수를 내린 다음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술을 빚을 때는 제대로 호화(糊化)된 질 좋은 곡물과 좋은 누룩을 사용해야 발효가 순조롭게 이루어지며, 밑술(酒母)을 담글 때는 사용 곡물을 죽이나 범벅으로 하여 식힌 다음 누룩 가루를 섞어 덩어리진 것이 없도록 손으로 힘껏 주물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다음 밑술을 술독에 담아 안 치고 먼지가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면 보자기와 뚜껑을 덮고 따뜻한 실내(온도 25~28℃)에서 하루 또는 하루 반나절 정도 발효시킨다. 하루 정도 지나면 이불과 뚜껑, 면 보자기를 벗겨내고 찬 바람을 쐬어 준다. 이때 술독은 후끈거릴 정도로 따뜻하고 뚜껑을 열어보면 매운 냄새(CO²)가 심하게 나며 술덧 표면에는 수많은 공기 방울이 터지고 있다. 찬 바람을 쐬고 난 후 4~5시간이 지나 술독이 밑바닥까지 차가워지면 다시 원래대로 밀봉하고 냉각시키기 전의 실내온도보다 낮은 곳에서 1~2일간 지낸다. 밑술을 안친 지 2~3일이 지나면 완성된 것으로 보고 덧술을 준비한다.

덧술은 찹쌀을 불려 고두밥을 짓고 이것을 식힌 다음, 여기에 물과 앞서 준비한 밑술을 부어 잘 섞이도록 치댄다. 재료가 잘 섞여야 이상발효와 산패(酸敗)를 막을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오래 치대어서 누룩과 호화된 곡물이 잘 섞이도록 밀도가 조밀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술 버무리기가 끝나면 술독에 담아 안친다. 밑술 빚을 때와 같은 방법으로 2~3일간 발효시킨 다음 찬 바람을 쐬어 준다. 약 42~48시간 동안 찬바람을 쐬어 주고 4~5시간 지나면 다시 밀봉하여 4~5일을 지낸다. 술독이 차가워지면 떠올라 있던 하얀 고두밥알과 누룩 찌꺼기가 가라앉기 시작하는데. 다 가라앉고 공기 방울도 더 이상 생기지 않을 때가 술이 다 익은 것이다. 이때 술독 한가운데 용수를 박아서 다음날 맑게 고인 술을 조심스레 떠내면 청주를 얻을 수 있다. 청주를 다 떠내고 다음 날이 되어도 더 이상 맑은 술이 고이지 않을 때, 체를 이용하여 술덧에 찬물을 쳐 가면서 비벼대면 막걸리를 얻을 수 있다.

 

가양주(家釀酒) 방식의 양조 과정은 결과물을 찾아가는 것이고, 경영양조(經營釀造) 방식의 양조 과정은 결과물을 미리 정해놓고 동일한 규격으로 반복하여 빚어내는 정교한 과정을 말한다.

지금의 <한국술> 은 옛날과 달리 가양주(家釀酒) 방식에서 벗어나 경영양조(經營釀造) 방식의 술빚기가 시작되어야 한다. 예전에는 술을 가양주(家釀酒)로 빚어 지인들과 나누어 마시거나 집안의 내림 주로 빚어 대소사(大小事)에만 사용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의 양조 역사상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2016년에는 소규모 양조방식으로 음식점 등에서 직접 술을 빚어 판매할 수 있는 ‘소규모 주류제조’에 관한 주세법’이 개정되었으며, 2020년부터는 50년 동안 유지되어온 종가세(從價稅)가 종량세(從量稅)로 개편되어 국내산 쌀과 <한국 누룩> 으로 빚어지는 ‘고급 막걸리 시장’이 활짝 열리게 되어 <한국 술> 의 경쟁력이 확보되었다. 일백여 년 동안 단절되었던 <한국 술> 의 소규모 제조가 제도권 안에서 새롭게 정립되어 누구나 원하면 어렵지 않게 간단한 허가과정을 통해 <한국 술> 을 빚어 판매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운영하는 음식점 등에서 술을 직접 빚어 손님에게 제공할 수가 있고, 지역의 특산물로 지역을 대표하는 술로서 지역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일자리 창출과 개인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한국 술> 의 제조과정은 조선 시대와 달리 과학적인 발효과정을 동반한 균등한 품질과 균질한 맛이 요구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상 대대로 전해져 온 전통방식으로 빚어내는 <한국누룩> 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경영양조방식>은 지향하는 목표는 가양주와 같지만, 양조과정(釀造科程)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재료의 준비, 발효과정, 결과물에 대한 정교한 분석을 바탕으로 목적하는 술의 균등한 품질과 균질한 맛을 지속적으로 재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적의 시뮬레이션(simulation) 과정을 통해 대상 곡물과 사용 누룩의 품종과 품질, 재료의 양, 물의 양, 술덧의 시작점 온도와 발효과정의 온도 사이클, 잡균의 오염원으로부터 원천차단 조치, 숙성기간과 숙성온도 등 재료 준비와 발효과정 전반에 걸쳐 정교하게 표준화하여야 한다. 그리고 동일한 품질과 맛이 지속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이 자료들을 매뉴얼화 하여야 한다. 표준화된 매뉴얼을 바탕으로 맛과 품질이 지속적으로 동일한 규격으로 빚어져야 한다. 빚을 때마다 맛과 품질이 다르다면 술을 소비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받기 힘들어질 것이다. 가양주(家釀酒) 방식의 양조과정은 결과물을 찾아가는 것이고, 경영양조(經營釀造) 방식의 양조과정은 결과물을 미리 정해놓고 동일한 규격으로 반복하여 빚어내는 정교한 과정을 말한다.

 

시대가 요구하는 술의 품질에 맞게 양조방식도 과학화, 고급화해야 한다.

요즘에는 탁주(濁酒)나 청주(淸酒)를 빚는 방법이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되고 있다. 조선 시대에는 단양주(單釀酒) 또는 이양주(二釀酒)방식의 술을 주로 빚었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외국산 술들이 물밀 듯이 수입되고 조선시대와 달리 음식도 채식 위주에서 육식 위주로 식단이 변화되면서 현대인의 술에 대한 만족도도 많이 달라졌다. 따라서 조선시대에 주로 집필된 문헌 속의 양조제법을 그대로 복원 재현하는 것이 좋은 것만 아니라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그래서 현대인의 기호에 맞도록 양조방식도 개선된 방식으로 개발되고, 빚어지는 술의 품질도 고급화되어가는 추세이다. 단양주(單釀酒)나 이양주(二釀酒) 대신 삼양주(三釀酒) 이상으로 빚어내는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그리고 발효와 숙성과정을 일반적인 상온에서보다 저온 발효와 숙성과정(熟成科程)으로 진행하여 술의 품질을 높이는 것에 주력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저온에서 빚어지는 술들은 미생물의 생육이 느린 반면 효모균이 술덧 아래에서 천천히 발효(醱酵)된다. 곡물의 전분 분해속도가 느리게 진행되어 각 성분의 융화와 잔여 전분의 완전분해로 잡맛이 없는 깔끔한 술이 되는 것이다. 또한 저온에서 장기간 숙성과정을 거치므로 향미(香味)의 형성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 충분한 숙성과정을 거칠수록 부드러운 곡향과 향분(香紛)이 뛰어난 술이 되는 것이다.

 

누룩의 사용 전 보관과 법제 후에 따른 보관 방법

잘 띄운 누룩은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저장하거나 영하 3~5℃ 정도의 저온에 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법제(法製)과정을 거쳐서 술을 빚는 것이 좋다. 현대의 누룩 제조환경과 발효방법은 옛날처럼 단순히 선반이나 시렁에 매달아 두기보다는 곰팡이 포자(胞子)의 착상과 효모균의 출아(出芽)가 원활히 잘 될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누룩을 띄우는 것이 중요하다. 누룩이 다 띄워졌으면 숙성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건조하면서 통풍이 잘되고, 주변의 습기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곳에서 숙성시켜야 한다. 누룩을 장기간 보관하려면 영하 18℃ 이하의 냉동고에 보관하면 미생물의 활성이 중지되어 1~2년 동안 누룩의 품질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장기(長期) 보관하던 누룩을 이용하여 술을 빚을 때는 반드시 법제(法製)과정을 한 번 더 거쳐서 술을 빚어야 한다. 법제란 누룩을 사용하기 2~3일 전에 용도에 따라 밤톨 크기, 콩알 크기, 거친 가루 또는 고운 가루로 빻아 밤낮으로 햇볕과 이슬을 맞혀서 살균과 냄새 제거, 표백을 하는 과정을 말한다. 반드시 이 과정을 거친 후라야 좋은 술을 빚을 수 있다. 모든 술에는 법제(法製)한 누룩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야 한다.

법제(法製)는 술의 발효 시 산패(酸敗)를 막기 위해 우리 조상들이 해온 방법이다. 발효를 안전하고 원활하게 하기위한 방법이 주모(酒母 밑술)를 이용하는 방법인데, 단양주(單釀酒)의 경우 발효가 더뎌지면 효모(酵母)의 활성이 이루어지기 전에 오염균(汚染菌)의 침입 또는 잡균의 증식에 의한 산패를 초래할 수 있다. 이때 누룩 속에서 젖산균(乳酸菌)이 자연적으로 발생하여 젖산(乳酸)을 생성, pH(수소이온농도)를 낮추어 줌으로써 오염균이나 잡균의 증식을 막아주게 된다. 단양주(單釀酒)이상 복양주(復釀酒)를 빚을 때는 일반적으로 고두밥으로 본 담금을 한다. pH(수소이온농도)는 본담금 직후 꼭 점검하고 일정한 pH를 맞추어 주어야 한다. 본담금 후 술덧의 pH가 5.5P 이상 초과하여 염기성(鹽基性 basic)이 강하게 되면 알코올 발효가 지연되고 잡균의 침입으로 술이 산패되어 신맛이 강한 술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나라 양조장 실태

우리나라 일반양조장에서 생산하는 막걸리는 주로 입국(粒麯)이나 조효소제(개량누룩)로 술을 생산한다. 입국이나 개량누룩은 젖산균을 생성하는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젖산(乳酸), 구연산(枸櫞酸)을 넣어 주는 것이다. 이 과정을 ‘보산(補酸)’이라고 하는데, 보산을 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주모(酒母)를 사용하여야 한다. 입국(粒麴)과 달리 누룩으로 술을 빚으면 보산이나 효모를 별도로 첨가하지 않아도 된다. 누룩으로 술을 빚는 경우 젖산이나 구연산 물질이 자연적으로 생성되면서 누룩에 착상되어 있는 효모균이 산패와 알코올 발효를 원활하게 진행해 주는 탁월함이 누룩에 모두 존재한다. 누룩의 법제는 햇볕의 자외선을 이용한 잡균 살균과 누룩곰팡이의 색깔에 의해 술 빛깔이 검어지고 탁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표백 효과, 바람에 의한 나쁜 냄새 제거(탈취) 효과, 그리고 이슬과 햇볕에 의한 수분 공급과 가온(加溫) 효과, 등으로 누룩곰팡이와 효모 증식을 유도하여 안전한 발효를 돕는 것이다.

 

법제(法製)는 술을 빚기 전에 반드시 행하여야 하고, 사용하고 남은 누룩이 있으면 다시 위의 요령으로 보관하되, 장마철이 되거나 더워지는 여름철에는 비닐봉투에 여러 겹으로 싸서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여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그리고 다음 술 빚기에 이용할 때는 다시 법제(法製)를 하는 것이 좋은데, 절대로 눈이나 비를 맞혀서는 안 된다. 실수로 인하여 눈이나 비를 맞힌 누룩은 폐기 처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누룩으로 술을 빚는 경우 절대로 좋은 품질의 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법제를 해야 하겠는데 일기가 고르지 못하거나 장시간 외출을 해야 할 경우에는 유리나 두꺼운 투명비닐을 덮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요즘에는 자동차 안에 누룩을 널고 법제하면 외부의 먼지나 온도의 변화에 구애받지 않고 안전하게 법제과정을 마칠 수가 있다. 집에 농업용 건조기가 있으면 습기(濕)는 발산시키고 건조 온도는 35℃에 맞추어 건조과정을 진행하면 더욱 효율적인 법제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다음 호부터는 실제 누룩을 빚을 수 있는 매뉴얼을 중심으로 연재를 시작한다.

고문헌 속의 누룩제조메뉴얼과 현대의 미생물을 분석한 과학적인 누룩제조방법을 실행 매뉴얼과 더불어 “초보자도 정교하고 정확하게 원하는 품질의 누룩을 빚을 수 있도록” 디테일하게 정리한 “풀어쓴 레시피”는 한국술을 연구하는 분이나 양조장에서 자가 누룩을 제조하시는 분들이 그대로 사용해서 품질 좋은 전통 누룩을 얻을 기회가 될 것이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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