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가 없으면 장미가 아니지
이영식
발라 먹고 뼈만 남은 생선 가시가
겨울나무처럼 쓸쓸하다
열매 잎 다 털린 채
그림자만 썰렁하게 키우고 있는
나목처럼 보인다
사랑도 그럴 때가 있다
생선이 불판에서 몸 뒤집듯
몇 번 뒤집히고 입맛대로 씹고 나면
사랑도 가시만 남는다
그래, 가시가 없으면 장미가 아니지
사랑에 찔린 상처가 더 아프다
♧사람의 심장이 하트 모양이라지요. 사랑하는 이의 심장을 향해 날아간 그대의 화살이 정확하게 목표물에 맞았나요? 불같은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랑도 가시를 품고 있음을 아셔야 해요. 맛있게 발라 먹다가도 쿡 하고 찔러보는 게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