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의 종량세 전환과 술 산업에 미칠 영향은?

막걸리는 종량세로 개편 되더라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프리미엄급 막걸 리가 많아 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137)

50년만의 종량세 전환과 술 산업에 미칠 영향은?

 

약 50년 만에 주세정책에 있어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1972년(1967년에 주정, 탁주, 약주를 제외하고 전환) 이후 술의 가격에 세금을 부가하는 종가세하에서 술 도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로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1967년 주세전환의 이유는 “주류간의 부담을 공평히 하고 주가 상승으로 인한 주세의 탄력성을 이룩하며, 고급주에 대한 중과를 위주로 세율을 인상하여 세수의 증대를 도모하려는 것”으로 주세법 전환 이유가 적혀있다.

하지만 이번 종량세로의 개편은 세수를 증대하려 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전환 목적은 수입산 주류, 특히 맥주의 역차별적인 세금 문제를 해결하는 취지로 개정작업이 시작되었다. 이후 소주, 탁주, 과실주 등 전체 주종에 대한 종량세 전환으로 확대가 되었다. 이러한 전환에 대한 연구용역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하 재정연구원)에서 실시했다. 주종별 양조업체, 관련 수입업체,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지속적으로 해왔으며 연구결과에 대한 공청회를 6월 3일 개최하였으며 여기에서는 공청회에서 나온 내용을 기준으로 종량세 전환에 따른 술 산업에 미칠 영향을 이야기 해보려 한다.

 

이번 주세 개편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떤 주종을 종량세로 전환시키는 가였다. 공청회에서는 크게 3가지의 시나리오를 제시 했다. 처음은 종량세 전환의 시발 점이된 맥주만 전환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맥주와 함께 종량세 전환을 찬성한 탁주가 같이 전환되는 것이다. 마지막이 이 두 가지를 제외하고 전체 전환을 하데 일정기간 유해시기를 두자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종량세로의 전환 찬성이 많았던 맥주와 탁주만이 종량세로 가는 걸로 결정되었다(6월5일 당정 협의해서 결정).

종량세 전환에 있어 가장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던 희석식 소주는 증류주라는 큰 테두리에서 종량세 전환을 준비해야 하다 보니 증류주 생산, 수입 업계 간의 의견이 분분해서 이번 종량세 전환에서는 최종적으로 제외 된 듯하다.

주종별 내역을 조금 더 살펴보면 재정연구원에서 제시한 맥주의 주세 가격은 840.62원/L이었다. 하지만 맥주는 많은 소비자가 찾는 주류로 용기에 따른 가격 차이로 인해 캔 맥주는 세 부담이 하락하는 반면 병, 페트, 생맥주의 경우는 세 부담이 증가하게 되는 결과를 보고했다. 특히 생맥주는 67.13%가 증가한다는 결과를 제시했기에 최종 당정 합의 결과를 거쳐서 나온 것이 830.3원/L(공청회 안보다 10.32원/L 감소)로 결정되었다. 서민들이 많이 마시는 생맥주에 대해서는 가격 인상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향후 2년간 세율의 20%를 경감해 664.2원/L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맥주가격은 병과 페트가 약간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이밖에 소규모 맥주 업체 역시 출고수량별 경감 구간에 따라 리터당 주세 납부세액을 살펴보면 주세 납부세액은 현행 513.70원/L에서 13.88% 감소한 442.39원/L로 예상되고 있다.

맥주의 세금 변동 추이/ 출처 – 수제맥주협회 제공

탁주의 경우는 현재 전체 주류시장의 13.37% 출고 점유율을 가지고 있지만 주세 자체가 5%여서 전체 주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비하다. 이번 개편안에서는 현행 주세 납부세액 수준이 40.44원/L로 종량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종량세 전환으로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번 종량세 전환을 계기로 탁주 주세 행정에 대한 개선 요청이 많았다. 최종 당정 협의에서는 1리터당 41.7원(공청회 안보다 1.26원/L 상승) 결정되었다. 이번 개편으로 탁주의 경우 프리미엄 형태의 알코올 도수가 높은 제품들이 혜택이 있을 듯 하며 고급 원료를 사용한 제품들의 출시가 더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판매가 젊은 층을 주축으로 조금씩 상승하는 과정에 있어 종량세로의 전환으로 맥주 소비가 확대되어 탁주의 소비층이 감소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가져본다.

각 마트엔 수입맥주들이 넘쳐나고 있다. 종가세 때문에 국산 맥주보다 싸게 구입이 가능하다.
주세체제 때문에 역차별을 받고 있는 국산 맥주.

이번 종량세 전환에서는 업계 간의 의견으로 전환에서는 제외되었지만 재정연구원에서는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였다. 가장 대중적인 희석식 소주의 세 부담을 늘리지 않아야 하는 조건하에서 증류주는 21도 이하는 947.52원/L, 21도 초과 시 1도 1리터당 45.12원 적용하는 시나리오를 제시 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대로면 하면 희석식 소주는 세 부담 변동이 없지만 나머지 주종인 위스키나 브랜디 등의 고가 증류주의 가격이 낮아지는 현상이 생겨나게 된다. 종량세의 취지가 고도 주에는 고세율이지만 소주의 가격에 주세를 맞추다 보니 수입고급주류들은 가격이 낮아지는 현상이 생겨서 만약 증류주가 종량세로 전환될 때는 고급주류들의 주류 소비가 증가하는 현상도 생겨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희석식 소주 업계의 반대로 현재로서는 증류주의 종량세로의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맥주와 탁주를 제외한 발효주류의 경우도 2가지 안을 제시 하였다. 제1안은 발효주류의 현행 주세 납부세액 수준을 각각 적용하여 약주 1,293.19원/L, 청주 1,029.23원/L, 과실주 1,633.55원/L로 하는 것과 제2안은 발효주류 전체 출고수량 평균인 1,421.31원/L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안 모두 변동의 폭은 있지만 대부분이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과실주의 경우 1안에서는 국내 과실주는 36.63% 증가하는 반면, 수입 과실주는 10.86% 감소하며 2안에서는 국내 21.85% 증가, 수입 19.62% 감소하게 되기에 국내 과실주 업계에서는 이번 연구 용역 결과 안을 통한 종량세로의 전환을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특히 국내 지역특산주 과실주 양조장들은 최근 소비자 인식이 좋아지는 가운데서 종량세로 인해 수입 와인들이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되면 경쟁력이 더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

이밖에 기타주류는 다양한 형태의 주종이 섞여 있다 보니 더 복잡한 안을 제시하였다. 제1안은 기타주류의 평균 도수인 약 5~6도임을 감안하여 기타주류도 맥주와 유사한 수준으로 종량세를 부과하는 방안이다. 제2안은 주종의 특성에 따라 탁주, 발효주, 증류주와 유사한 제품들을 해당 종량세율을 부과하는 방안이다. 두 가지 방안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고 아직 다른 주류들의 종량세 전환도 쉽지 않기에 현재로서는 깊게 논의되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이번 종량세 전환의 목표는 내년 2020년이다. 물론 아직 법제화를 해야 하는 부분은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등 가야할 길은 멀어 보인다. 소비자는 종가세가 되었든 종량세가 되었든 내가 마시는 술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될 것이다. 하지만 50년 만의 제도의 변화라는 것이 어떠한 새로운 주류 문화와 새로운 주류 시스템을 만들지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소규모맥주 양조장들이 원했던 것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 크레프트 맥주들의 발전을 이끌지, 아니면 고급 수입맥주나 수입맥주의 대부분을 판매하는 대형맥주 업체들이 성장할지는 더 두고 봐야 할 부분이다. 탁주 역시 지금보다 더 좋은 원료를 사용해서 고급제품들이 출시되는 것이 현재 소비시장의 규모에서 과다경쟁이 될지 아니면 다른 주종의 시장을 파고들어가서 탁주의 점유율을 높일지는 이제부터 남은기간 탁주 양조장들의 준비에 달렸다고 본다.

이번 종량세 개편은 맥주와 탁주로 끝이 났지만 최종적으로는 모든 주류의 종량세 전환이 목표로 보인다. 그러기에 추후에 이루어지는 증류주와 다른 발효주들의 전환에서도 우리나라의 술들이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종량세로의 전환을 예상하고 품질과 마케팅 등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종량세로의 전환은 이제 시작된 것이다.

이대형 박사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직물연구과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한국술 연구를 하는 연구원

농산물 소비와 한국술 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는 농업 연구사. 전통주 연구로 2015년 과학기술 진흥유공자 대통령 상 및 20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등을 수상 했다. 개발한 술들이 대통령상(산양삼 막걸리), 우리 술 품평회 대상 (허니와인, 산양삼 약주) 등을 수상했으며 다양한 매체에 한국술 발전을 위한 칼럼을 쓰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로

www.koreasool.net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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