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이런 술은 없었다
전통주전문판매점 ‘우리술방’에서만 만날 수 있는 ‘둘다’
좋은 술을 만나 벗과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면 신선이 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지 않은가.한 잔 술을 마시면 근심걱정 사라지고, 두 잔 술을 마시면 득도(得道)를 한다네, 석 잔 술을 마시면 신선(神仙)이 되고, 넉 잔 술을 마시면 학(鶴)이 되어 하늘을 날며….다섯 잔 술을 마시면 염라대왕도 두렵지 않으니, 어찌 술을 멀리 할 것인가.
신선이 될 만큼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는 술을 만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전국에는 내로라하는 양조장들이 빚어내는 술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탁주, 약주, 과실주, 증류식 소주 등이 하루가 멀다 하고 신상품이란 이름으로 얼굴을 내 밀고 주당들을 찾아 나서지만 한 잔 술로 주당들을 확 끌어당기는 술은 많지 않다.
그런데 찾아냈다. 마치 포티나이너스(Forty-niners)가 금맥을 찾은 기분이랄까. 신세계백화점 및 주요백화점 일부 점에 둥지를 틀고 있는 ‘우리술방(대표 지양)’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둘다’가 바로 그렇게 찾던 금맥 같은 우리 술 청주다.
우선 ‘둘다’란 주명(酒名)은 윤동주(尹東柱, 1917.12.30~1945.2.16) 시인이 지은 시의 제목이다. 윤동주의 시 50선에 선정될 만큼 ‘둘다’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다. 윤동주 시를 묶어서 1955년 펴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실린 시다.
둘 다
바다도 푸르고,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끝없고
하늘도 끝없고,
바다에 돌 던지고
하늘에 침 받고
바다는 벙글
하늘은 잠잠
‘둘다’는 우리술방이 철원 오대미만을 사용하여 기획한 청주다. 알코올 도수가 18%로 목넘김이 부드럽고 청량감이 든다. 텁텁한 막걸리 맛도, 톡 쏘는 소주 맛도 아니다. 그렇다고 누룩 내가 올라오는 약주술도 아니다.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술맛이다.
‘둘다’는 색깔 맛 모두가 산뜻하다. 증류주 소주가 아닌데도 알코올 도수가 18%이며, 술이 맑다. 이 술을 양조하는 최고의 노하우가 바로 여기에 숨어 있다.
‘둘다’는 되바라지지 않고 입속에서 맴도는 여운이 다음 잔을 당기게 하는 술이다.
우리술방 지양 대표는 이 ‘둘다’를 개발하면서 전통주이지만 철저하게 현대인들이 맛으로 즐길 수 있는 술을 개발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했다.
올 설에 첫 선을 보인 ‘둘다’는 우리술방 매장에서만 판매되는데 마셔본 사람들의 구전에 의해 재구매가 우수하여, 우리술방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술이다.
최근에는 정갈한 젊은 신혼부부들의 생애 특별한 날의 혼례주와 이름난 한정식 식당들은 물론 대사관의 파티에 ‘둘다’를 찾아 사용할 정도로 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 제목을 차용해서 주명을 지은 것에 대해 지 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잊고 사는 것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사람이든 장소이든 문화이든 잊혀지기엔 아쉬운 것들이 많습니다. 가치 있는 것들을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기억하자는 뜻에서 ‘기억합니다’란 시리즈를 기획하였습니다. 그 중 인물을 기억하고자하는 ‘그대를 기억합니다.’ 시리즈 첫 번째가 윤동주시인이고 그의 시가 새로 개발된 정갈한 청주와 아주 잘 어울려 첫 번째로 담았습니다.”라고 했다.
‘둘다’를 마시며, 하늘과 바다를 순수하고 재치 있게 표현한 윤동주 시인의 감성과 같이 오늘날을 사는 우리 마음에도 순수함 들이 함께하길, 별이 된 윤동주 그대를 기억합니다.
‘둘다’는 우리술방이 자체 제작 한 술병이며, 라벨은 시를 원고지에 쓴 것 같이 디자인되었다. 둘다는 750㎖(25,000원)와 375㎖(13,000원) 2종류가 있다. 차게 해서 마시면 더욱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우리술방의 ‘기억합니다’ 시리즈 다음편도 기대가 된다.
<글·사진 김원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