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협회 박성기 회장 인터뷰

막걸리산업 진흥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막걸리는 한마디로 말해서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막걸리를 마시면 어깨춤이 절로 나고 신명나게 놀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이는 조상 대대로 함께 즐거움을 축하해 줄 때 마셔온 술이 바로 막걸리이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막걸리협회박성기(48) 회장에게 막걸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내놓은 답이다.

지난 619일 창립총회를 거쳐 919일 설립을 마치고 1010일 등기를 끝내 사단법인 막걸리협회는 명실상부하게 한국의 막걸리업계를 대표하는 단체가 되었다. 전국 500여개 막걸리 양조장 가운데 현재 협회에 뜻을 같이 한 120여 업체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조만간 회원업체는 증가할 것이고, 직접 막걸리를 생산하지는 않지만 막걸리를 연구하는 단체나 유통업체도 회원으로 참여해 한국의 막걸리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것이 박 회장의 설명이다.

막걸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동부생명에서 지점장까지 하다가 IMF를 맞아 퇴사하고 막걸리산업을 시작했습니다. 막상 막걸리를 대하니 이보다 좋은 술이 없다고 여겼습니다. 이 술이야 말로 바로 웰빙식품이구나 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수출도 하게 되었고, 이제는 막걸리업계의 대표도 맡게 되었습니다.”

왜 막걸리를 웰빙식품으로 여깁니까.

막걸리는 몸으로 취합니다. 웬만큼 마셔도 머리는 맑아집니다. 그러니까 시조가 나오고 노래가 나오는 겁니다. 그러나 소주나 맥주 같은 술은 머리부터 취합니다. 막걸리와는 반대인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주폭자가 나오는 것이죠. 이는 막걸리는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모든 것을 먹지만 여타 술들은 알코올만 추출해서 마시는 것이기 때문이죠.”

박성기 회장은 막걸리에는 필수 아미노산 10여종을 비롯해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술이지만 건강식품에 가깝다고 했다.

막걸리는 싸지만 마시면 골치 아픈 술이라는 오명도 안고 있는데요.

과거 양조 기술이 발달되지 못했을 때 막걸리 발효 과정에서 잡균의 번식을 막아야 하는데 이 부분에 신경을 많이 안 썼던 탓에 지금도 막걸리라면 뒷골이 아픈 술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이는 양조기술의 발달에다가 전통 발효 물질인 누룩을 쓰고 있어 천연산이 풍부해 잡균의 번식을 막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한 때 많은 사람들이 막걸리를 마셨는데 요즘 주춤한 것 같던데요. 활성화 방법이 있다면.

최근 막걸리 열풍이 잠시 주춤하고는 있지만 이것은 잠시 숨고르기일 뿐 침체가 아닙니다. 더 큰 시장으로 발전하기 위해 거쳐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막걸리가 다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규제의 관점에서 벗어나 진흥의 차원으로 다가서야 합니다. 정부가 막걸리의 날을 제정하고 이를 선포한 것은 이제 정부가 막걸리 산업을 독일의 옥토버 페스트나 혹은 프랑스의 보즐레 누보출시 축제처럼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초전이랄 수 있는데 저는 이를 믿습니다.”

박 회장은 이를 위해 막걸리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정부에 정책 반영 요청 노력과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시키기 위한 운동 추진, 막걸리 공동 레시피 개발, 제품의 다양화·고급화, 안정적 유통망 구축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막걸리가 아무리 좋은 술이라고 해도 국민들이 느끼기에는 어딘가 없어 보이는 술이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이를 해소해야 할 막중한 책무가 협회에 있겠죠.

맞습니다. 사실 막걸리의 역사는 2천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우리의 전통술입니다. 가가호 김치를 담그듯 막걸리를 빚어왔습니다. 그러던 것이 일제 강정기를 시작으로 막걸리를 규제하여 과거의 전통주 맥이 끊겨서 좋은 막걸리를 못 내놨는데 앞으로는 더 좋은 막걸리가 출시 될 것입니다. 어찌 보면 한국인의 핏속에는 면면히 막걸리가 흐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막걸리는 서민들이 즐겨 마시는 술이다 보니 주세가 소주나 맥주에 비해 저렴합니다. 이런 결과 막걸리가 다른 술에 비해 싼 술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지만 막걸리가 수출되는 나라에 가보면 막걸리는 고급주에 속합니다.”

막걸리를 제조하는 양조장들이 대부분 영세해서 육성책이 시급한데요.

그렇습니다. 전국 500여개 양조장 가운데 연간 매출액이 1억 원을 넘지 못하는 업체가 약 80%정도 됩니다. 거의가 가족끼리 운영하는 경우가 많죠. 이런 업체를 잘 이끌어주면 고용효과가 나오고 쌀 소비도 촉진하면서 국민들한테 양질의 술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619일 막걸리제조사 120여 업체와 막걸리 산업 및 문화 관련 30여 단체가 가입된 조직을 기반으로 국내 최대의 막걸리협회가 설립되면서 2년 임기의 초대 회장에 박성기 우리 술 대표가 선출됐다.

박 회장은 앞으로 전국의 크고 작은 막걸리 제조장들을 중심으로 막걸리 및 전통주 교육기관, 막걸리판매점 연합회, 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원의 막걸리 연구개발 전문가 등이 분과위원회 조직으로 합류해 향후 막걸리 산업의 선진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11년부터 쌀의 수확, 도정, 양조기간 등을 감안해 10월 마지막 주 목요일을 막걸리의 날로 정하고 이를 기점으로 전국 막걸리 제조업체들이 햅쌀 막걸리를 동시에 출시하면서 다양한 홍보 판촉행사를 열고 있는데 협회를 이를 최대한 활용하여 막걸리 대중화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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