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행

매우 적은 분량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우리는 조족지혈(鳥足之血)이란 말을 한다. 말 그대로 새 발의 피라는 뜻으로 새발에서 피가 난들 얼마나 나겠느냐는 것. 경남 남해의 다랭이 논과 중국 윈난 성 웬양(元陽)의 다랭이 논을 비교 할 때 어울리는 말이다.

웬양의 다랭이 논은 세계문화유산에 들어있을 정도로 규모도 크고 인간이 만들었다기엔 ale기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윈난 성은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곳으로 한반도의 1.8배가 되는 광활한 땅에 동쪽으로는 윈구이 고원, 남쪽으로는 낮은 분지와 협곡, 서북쪽으로는 히말라야 횡단산맥의 끝자락에 속하는 고산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지리적 특성으로 베트남과 마주보고 있는 남쪽의 허코우와 서북단 메리설산해발 6740m 넘는 해발고도 차로 인해 사계절이 동시에 존재하는 입체기후대가 형성되어 있어 사계절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남자는 놀고 여자가 농사짓는다

쿤밍에서 홍하하니족의 다랭이 논을 둘러보기 위해 가는 버스 속에서 가이드가 하는 말이 하니 족들은 남자는 마작이나 당구 같은 것을 치며 놀고, 여자들이 농사도 짓고 살림살이를 한다고 했다.

지금이 어느 땐데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반문 했지만 막상 이곳에 도착하여 보니 그 말은 사실이었다. 버스가 지나는 길가에서 그런 광경을 수도 없이 목격할 수 있었다. ! 충격. 일행 중에는 진작 알았다면 이곳으로 장가를 들었을 것을 후회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니 족들의 여성은 비참 그대로다. 결혼을 해도 남편과 겸상 한번 못하고 부엌에서 밥을 먹어야 하는 신세다. 아이를 낳고도 2주가 지나면 아이는 앞으로 안고 등에는 이마에 끈을 얹어 등짐을 져야 한다니 그들의 삶은 참으로 비참하다. 그래서 그들은 타 지역으로 시집가기를 원하다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니 참으로 안됐다 싶다.

다랭이 논 역사는 1300여년이나 돼

다랭이논은 1300여 년 전부터 일구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이곳은 하니 족이 많이 운집하여 살고 있다. 1300여 년 전 창족이 티베트를 넘어 오면서 일부는 태국으로 일부는 미안마로 흘러들어갔는데 지금의 이곳의 하니 족들의 조상들이다. 다수의 소수민족이 살고 있지만 80% 이상이 하니 족이다. 다랭이 논 관광은 크게 3개 지역으로 분포되어 있다.

첫째는 빠다티티엔(梯田)지역이다. 빠다라는 말은 이곳 말로 크다. 하늘로 올라간다는 뜻이라고 한다. 해발 700~2000m 산악지역에 논을 이룬 것이 수도 없이 많다. 손바닥만 한 것부터 꽤 넓은 논이 다닥 다닥붙어 있어 다랭이 논이 된 것. 이곳에 19만 모(1모는 약 200)가 있단다. 무너지지 않고 견디는 것은 항상 논에 물이 차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리 가물어도 산에서 계속 흐르는 물이 있어 항상 논에 물을 댈 수 있다.

두 번째는 라이오후즈(老虎嘴). 호랑이 주둥이란 뜻을 가진 곳. 빠다지역보다는 규모가 다소 작지만 사진 찍기는 더 좋은 지역이다. 셋째는 하니티티안지역이다. 이곳 전망대는 마치 다랭이 논을 연상케 한다. 이 또 한 볼거리다.

다랭이논은 약 3천 층에 달하는 거대한 논으로 이루어졌다. 지역상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곳 다랭이논은 천수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추수를 끝내고 이듬해 농사를 지을 때까지 물을 받기 시작하여 농사철에 벼를 심는다고 한다.

이곳 다랭이 논의 경치는 벼를 심기위해 물을 받아 두는 봄철이 최고. 1800m의 고원지대에서 피어오르는 안개와 해가 뜨는 일출과 일몰 때 빛이 논의 물에 반사되어 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층층으로 이루어진 다랭이논에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기자가 들렀을 때는 궂은 날씨에 가랑비까지 내려 좋은 사진은 엄두에도 못내 아쉬움이 컸다.

쿤밍에서 370m 거리에 위치해 버스로 6시간 정도 걸리는 다랭이 논은 해발 1700m의 황초령을 끼고 도는 도로를 따라 구경을 할 수 있다. 물론 이곳으로 이동하면서도 다랭이 논을 볼 수 있지만 이곳의 풍경은 가히 장엄하다고나 해야 할까.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이곳을 사람들의 손으로 일궈냈다니 신의 축복이라는 생각만이 강하게 들었다.

 

인간이 만들어 낸 풍광이 어찌 이리도 아름다울까

티티엔(梯田)은 우리말로 다락 논이다. 그랜드캐니언과 나이아가라 폭포 같은 아름다움을 자연이 만들어 냈지만 티티엔은 인간이 만들어 낸 것으로 그 가치를 평가하기는 힘들겠지만 넓고 넓은 땅을 가지고 있는 중국에서 산비탈에 어찌 논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가혹한 자연을 딛고 일어선 인간의 의지가 아니라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탐내는 이곳의 풍경은 그야말로 압권(壓卷)이 아닐 수 없다.

1300여 년 전 하니족, 장족, 타이족, 묘족, 한족들의 조상들이 일궈 논. 이곳에서 10여개의 소수민족들이 약속이나 한 듯 해발 높이에 따라 자기들의 전통을 지켜 나가는 것도 대단하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전통을 지키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단다.

 

도 감복하여 물소를 내리시다

옛날 이곳 이 이 높은 산꼭대기에서 다락 논을 만들어 열심히 일하며 사는 농부들을 보고 불쌍히 생각해 물소를 내려 줬다고 한다. 그래서 손바닥만 한 논에도 물소가 들어가 일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지역은 기후가 온화하며, 강우량도 많고, 연평균 15도이며 년 일조시간이 1,670 시간이라 농사에 최적지라고 할 수 있다. 무농약으로 농사를 지어서 소출량은 적다고 한다.

<元陽 현지에서 김원하 기자>

사진 :

사진 : 1.가혹한 자연을 딛고 일어선 인간의 의지가 아니라면 불가능 했을 것 같은 다랭이 논. 2.남자들은 앉아서 놀고 여자들이 힘든 작업을 하고 있다. 3.신이 내려줬다는 물소로 논을 갈고 있다. 4. 다랭이 논을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도 다랭이 논을 닮았다. 5. 하니족들이 즐겨 먹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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