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종합주류도매업협회 유준용 회장
주류도매업계에 부는 찬바람 걷어낼 적임자
화간반개 주음미취(花看半開 酒飮微醉) 즉, ‘꽃은 반쯤 피었을 때가 아름답고 술은 약간 취하도록 마신다.’는 뜻으로 채근담에 나오는 말이다.
유준용 회장(서울지방종합주류도매업협회)과 인터뷰에 앞서 뜬금없이 주량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기분 좋도록 취하면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람”이라고 했다. 채근담에 나오는 주음미취 상태 즉, 얼큰하게 취기가 돌았을 때 일어나는 사람은 술 마시고 실수를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다. 따라서 주량을 계량화 하긴 어렵지만 이렇게 술 마시는 사회를 만드는 것도 사회지도자급에서 솔선해야 할 일이 아닌가 여겨진다.

술은 사회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좋은 윤활이니까요”
유 회장은 “적당히 취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노력을 하면 그런 의지가 생긴다”면서 “사회를 살아감에 있어 술만큼 좋은 윤활유도 없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온 천지가 몸살을 않고 있다. 그런 와중에 술 이야기를 꺼내기가 겸연스럽지만 인류가 존재하는 한 술은 존재한다는 생각에 유 회장과 술 이야기를 나눴다.
유준용 서울협회장은 지난 2월 6일 개최된 서울종합주류도매업협회 정기총회에서 절대 다수의 지지를 받아 회장에 당선되었다.
서울주류도매업협회 회원사들이 북창기업 유준용 대표를 서울협회장으로 선출한 것은 코로나19를 비롯, 주류업계에 불고 있는 찬바람을 훈풍으로 돌려놓을 적임자로 여겼기 때문인 것 같다.
앞으로 3년 동안 서울주류도매업계를 이끌어 나갈 리더로서 유 회장의 포부를 들어 본다.

주류도매업계 외적 내적 요인으로 경영악화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으셨는데 이 어려운 난국을 어떻게 타개 해 나가실 계획인가요?
“누군가는 맡아서 해야 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잔잔한 바다에서 항해 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겠지만 큰 파도가 밀려오면 전진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겠지만 파도를 뚫고 나간다는 강한 정신력으로 키를 꽉 잡은 선장이 되겠습니다. 그런 각오로 회장에 출마했으니까요, 열심히 해야겠죠!”
-현재 주류도매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혼술 확산이나 음주자제 같은 외적요인도 있지만 업자간 경쟁이 심해서 일어나는 요인도 많은데요.
“그렇습니다. 요즘은 특히 코로나19로 술집에 가는 것 자체를 꺼리고 있어 혼술족은 더 증가하리라 봅니다. 이런 요인으로 발생 한 매출손실을 경영합리화를 꾀해서 보충하고, 유통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불합리한 문제점을 차례로 정리하여 업계가 자정 노력을 기울인다면 찬바람이 훈풍으로 돌아서지 않겠습니까.”
주류업계의 현실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경기의 지속적인 침체와 코로나19로 불안정한 정국이 이어지면서 업소영업이 위축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국세청주류고시로 인한 주류도매사의 부담은 늘어만 가는 실정이다.
이렇게 외적인 환경마저 어려운데 도매업자간의 불공정한 경쟁과 과다한 지원공세로 서로 다툼을 벌이고 있어 주류도매사의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어 가고 있다.
한 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존재였던 주류도매업은 시장 여건보다 지나치게 많은 업체가 생겨나 업체 간 과당경쟁이 가장 큰 악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 회장은 “소비시장은 점점 축소되고 있는데 공급만 증가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럴수록 업계가 단합하는데 뜻을 모으면 이결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뜻 모으면 어려움 이결 낼 수 있다”
유 회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흑인인권운동가인 넬슨 만델라가 아프리카 코사족(Xhosa)의 속담인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를 자주 인용했다고 합니다. 이 말은 공존이나 상생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데 우리 주류도매업계도 이처럼 함께 잘살기 위해서는 뜻을 모으면 어려움을 이결 낼 수 있다”고 했다.
유 회장은 이런 이유 즉, 나만 잘살아 보자가 아닌 우리 모두 잘살아 보자는 데 힘을 모으기 위해 서울협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낸 이유이기도 하다.
유 회장이 서울협회장 선거에 출마할 당시 “서울주류협회 부회장으로 3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회원사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감을 갖고 많은 자책을 하면서 더 이상 방치 할 수 없는 주류도매사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 출사표를 던졌다고 했다.
유 회장은 “지금은 도매사의 미래를 위해 누군가 나서서 자기회사만을 위한 협회장이 아닌, 자기 명예만을 위한 지도자가 아닌, 오직 회원사만을 위해 사심 없이 헌신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때”라면서 “그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저의 소중한 경험과 젊고 참신한 능력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유 회장의 고향은 전북 고창이다. 고창은 산 좋고 물 좋기로도 유명하지만 한 지역에서 많은 국회의원과 관료들, 문화인들을 많이 배출한 지역으로도 명성이 높은 지역이다. 풍천장어와 선운사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유 회장은 연대행정대학원 최고위 정책과정(2009.2)과 생활환경대학원(2016.2)을 수료 하는 등 풍부한 식견과 경력을 지닌 인물이다.
2009년 6월 국무총리 상을 수상했고, 2015년 9월에는 대통령 국민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15년 전에 주류업계에 투신하여 서울협회 지역위원장 6년, 협회 부회장 3년을 거쳐 협회장에 당선됨으로 누구보다 업계 실정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정관계에 기라성 같은 선·후배들이 많아 주류업계의 어려움을 호소할 언덕이 많은 것도 유 회장이 갖고 있는 장점중 하나라는 것이 업계의 정평이다.
유 회장은 그래서 “주류도매사와 주류 판매업을 경영하면서 터득한, 생생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객관적 사고에 근거하여 회원사의 화합을 이루고 혁신의 결실을 맺을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유 회장은 “주류업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대여금과 내구소비재 지원”과 관련한 현안문제라고 했다.
관행이라는 명분아래 오랜 시간동안 불법지원으로 이 때문에 업계에 양극화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어느 업종에서나 양극화 현상은 나타나지만 주류판매업계에 이 상황을 방치한다면 불평등 구조는 갈수록 고착화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래서 유 회장은 관계기관과 제조사는 실리추구를 위해 주류도매사의 자존심을 살려 실리는 추구해 나가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주류도매사 월 3~4억 매출로도 경영되게
유 회장은 “일반 여타 업종에서는 월 3~4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 어느 정도 운영이 되지만 주류도매업에서는 그 정도의 매출을 올려서는 운영하기가 어려운데 앞으로는 월 3~4억 원의 매출을 올려도 도매사가 운영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서울도매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경쟁이 심해서 제대로 판매한 것만큼 마진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같은 주류도매업이라도 일부 지방협회는 생존가격 이상의 마진을 받고 있어 이를 실현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협회는 앞으로 첫째, 대여금 문제를 반드시 바로 잡겠다. 둘째, 내구소비재 지원에 대하여 제조사가 전액 부담하도록 적극 추진한다. 셋째, 제조사에 운영자금을 요청하고 B2B 결제 연기를 추진하고 높은 연체 이자율을 낮추겠다. 넷째, 주류 운반비 생 통 취급수수료를 반드시 인상 시키겠다. 다섯째, 개정된 고시 사항을 철저히 준수 할 수 있도록 특별 감시 기구를 설치, 운영 한다. 여섯째, 주류 전용카드 결재 수수료 문제도 면밀히 검토하여 수수료 인하를 추진하여 회원사의 부담을 덜어 준다. 일곱째, 협회에 정책위원회를 만들어 다양한 자료와 의견을 모아서 물론 주류산업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중앙회와 서울협회의 적극적인 공조체제 구축
기획재정부가 주류면허제도 개편에 본격적으로 착수하여 올 하반기 내 주세법을 분법 하여 주류면허관리에 관한 법률(가칭) 제정에 착수하기로 하고, 내년에는 국세청 18개 주류 관련 고시를 정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주류산업의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전반에 걸쳐 변화되고 있는 각종 규제와 제도로 인한 영향이 주류산업에 요동치고 있어 이를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협회 내에 정책위원회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김영란 법 시행, 주52시간 근무제도 운영, 노령화 사회의 진입 등 주류소비 감소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사회 현상이다.
유 회장은 이런 사회적 환경 변화를 서울협회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로 중앙회와 서울협회의 적극적인 공조체제를 구축하여 주류도매사의 도움이 되는 정책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공화당 시절엔 국가 세액의 12% 정도를 주세로 채울 만큼 술 때문에 나라가 돌아간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술을 취급하는 사람들이 애국자 취급을 받던 시절도 있었다.
프랑스에서 와이너리를 하는 사람들은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우리도 주류를 취급하는 사람들이 사회로부터 대접을 받는 업종으로 격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서울주류협회는 우선 회원 간 친목을 도모하고 건전한 음주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매월 산행을 하는데. 이 산악회가 ‘서주산악회’다. 이 산악회는 서울주류협회 회원사 및 제조사 임직원이 참여하는 협회산하 공식모임이다. 매월 첫 번째 목요일 산행(전국 유명산 및 년 해외산행 1회)을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3월에 실시하는 시산제를 지난 7일 약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산 영화사 인근에서 개최했다.
김원하 기자 ti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