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술 빚는 법의 특징을 가장 잘 반영한 주품 夏節三日酒

溫故知新

박록담의 복원전통주 스토리텔링/77번째 이야기

여름철 술 빚는 법의 특징을

가장 잘 반영한 주품 夏節三日酒

 

<양주방(釀酒方)>과 <음식디미방>이라는 두 문헌에 수록된 주품으로, 그 맥이 끊긴 것으로 알려져 있는 ‘하절주’에 대하여, “여름철 술 빚는 법의 특징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주품”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두 문헌의 주방문을 보아 알 수 있듯, “여름철 술의 특징은 첫째는 단양주로서 백설기를 사용하여 술을 빚는다는 것, 둘째는 끓여서 차게 식힌 물에 가루누룩을 풀어 물 누룩(水麯)을 만들어 하룻밤 불려 놓았다가, 찌꺼기를 제거한 누룩 물을 만들어 사용한다는 것, 그리고 셋째는 발효기간이 3일이며, 체에 걸러 탁주를 만들어 마신다는 것이 ‘하절주’를 비롯한 여름철 술 빚는 법의 전형을 이룬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러한 방법들은 간편하면서도 빠른 기간 내에 술을 익히되, 감칠맛과 함께 적당한 산미를 갖는 탁주를 얻기 위한 방문이라고 할 수 있으며, 특히 체에 걸러서 탁주로 마신다는 점에서 여름철 술의 특징을 찾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양주방(釀酒方)>과 <음식디미방>에 수록된 ‘하절주’와 동일한 주방문이 <山家要錄>을 비롯하여 <諺書酒饌方>, <蘊酒法>, <음식디미방>에 수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절삼일주(夏節三日酒)’가 그것으로, ‘하절주’와 ‘하절삼일주’의 차이를 확신할 수 없어,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양주방>과 <음식디미방>에 수록되어 있는 ‘하절주’는 “멥쌀 1말을 백세 작말하여 백설기를 찌고 식으면 끓여 식힌 물 1말에 누룩가루 2되를 섞어 물 누룩(水麯)을 만들어 하룻밤 불렸다가, 체에 걸러 누룩찌꺼기를 제거한 누룩 물을 만들고, 준비한 백설기 떡을 섞어 술밑을 빚어 3일 후에 체에 걸러 사용한다.”고 한 것을 볼 수 있는데, <山家要錄>과 <음식디미방>에 수록된 ‘하절삼일주(夏節三日酒)’가 ‘하절주’와 동일한 과정으로 이루어진 주방문이라는 사실이다.

또한 <諺書酒饌方>과 <蘊酒法>의 ‘하절삼일주’는 “멥쌀 1말을 백세 작말하여 백설기를 찌고 식으면 끓여 식힌 물 1말에 누룩가루 3되를 섞어 물 누룩(水麯)을 만들어 하룻밤 불렸다가, 체에 걸러 누룩찌꺼기를 제거한 누룩 물을 만들고, 준비한 백설기 떡을 섞어 빚고 3일간 발효시킨다.”고 하였다.

이상에서 ‘하절주’와 ‘하절삼일주’는 <山家要錄>과 <음식디미방>에서는 동일한 주방문이면서 주품명은 각각 다르게 수록되어 있고, <諺書酒饌方>과 <蘊酒法>의 주방문에서는 <山家要錄>과 <음식디미방>의 ‘하절주’나 ‘하절삼일주(夏節三日酒)’와 달리, 누룩의 양에서 차이를 나타내면서도 ‘하절삼일주’로 기록되어 있어, 혼란을 초래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렇듯 ‘하절주’와 ‘하절삼일주’의 차이를 구별하기가 어려운 사실을 감안하여 시대적으로 가장 앞선 기록인 <山家要錄>과 <諺書酒饌方>, <음식디미방>을 중심으로 주방문을 분석하여 보기로 하였다.

왜냐 하면, <양주방(釀酒方)>에는 ‘하절주’ 주방문만 있고 ‘하절삼일주’는 없으며, <山家要錄>과 <음식디미방>의 ‘하절삼일주’는 ‘하절주’와 동일한 주방문이며, <諺書酒饌方>과 <醞酒法>의 ‘하절삼일주’는 ‘하절주’와 어떻게 구별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고, <양주방(釀酒方)>과 <醞酒法>의 ‘하절삼일주’는 <山家要錄>과 <음식디미방>의 ‘하절삼일주’에 비해 누룩의 양이 많은데도 ‘하절삼일주로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따라서 <醞酒法>의 ‘하절삼일주’와 <양주방(釀酒方)>의 ‘하절주’가 시대적으로 앞선 <山家要錄>과 <諺書酒饌方>, <음식디미방>의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유감스럽게도 <음식디미방>에는 ‘하절주’와 ‘하절삼일주’가 동시에 수록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그 어떤 상관관계도 찾을 수 없다.

결국, 위의 예로 든 문헌의 모두에서 누룩 양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다른 차이를 찾을 수 없다.

특히 ‘삼일주’ 가운데서도 ‘하절삼일주’나 ‘하절주’와 동일한 주방문을 <需雲雜方>을 비롯하여 <술 만드는 법>, <양주방>, <양주방(釀酒方)>, <曆酒方文>에서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에 의해 술 빚는 시기에 따라 각각 다르게 명명되었을 뿐, ‘하절삼일주(夏節三日酒)’나 ‘하절주’도 물누룩(水麯)을 만들어 두었다가 백설기를 쪄서 빚고 3일간 발효시키는 방법의 여름철 술이라는 사실로, 그 뿌리는 ‘삼일주’에서 유래하였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夏節三日酒 <山家要錄>

◇주 원료:멥쌀 1말, 누룩 2되, 끓여 식힌 물 1말

◇술 빚는 법:①끓여 식힌 물 1말에 누룩 2되를 넣고 고루 섞은 다음, 술독에 안쳐 하룻밤 재워 물 누룩을 만들어 놓는다.②멥쌀 1말을 씻어(백세 하여 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건져서 물기를 뺀 뒤,) 고운 가루로 빻는다.③쌀가루를 시루에 안쳐 흰무리 떡을 찌고, 익었으면 퍼내어 온기가 남지 않게 식기를 기다린다.④고운 자루에 물 누룩을 넣고, 힘껏 주물러 짜서 찌꺼기를 제거한 누룩 물을 만들어 놓는다.⑤말린(온기를 제거한) 떡과 누룩 물을 섞고, 고루 힘껏 치대어 멍울이 없는 술밑을 빚는다.⑥술밑을 술독에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3일간 발효시킨다.

* 주방문 말미에 “많이 하고 적게 하고는 이 비율을 짐작하여 하면 된다.”고 하였다.

<원문> 하절삼일주(夏節三日酒) 米一斗..熟水一斗 匊二升 和入瓮 經宿. 以細帒漉汁去滓. 白米一斗 洗浸細末乾蒸 去溫氣 以件匊水 和入瓮. 三日後 開用. 多少 以此推之(쌀 1말. 끓인 물 1말에 누룩 2되를 타서 항아리에 넣어 하룻밤을 두었다가 고운 주머니에 넣어 즙을 거르고 찌꺼기를 짜낸다. 멥쌀 1말을 물에 담갔다가 씻어 곱게 가루를 내어 푹 찐 다음 온기가 가시면 누룩과 물을 섞어 항아리에 넣는다. 3일 후에 열어 사용한다. 얼마든지 이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

하절삼일쥬 <諺書酒饌方>

◇주 원료:멥쌀 1말, 누룩가루 3되, 끓여 식힌 물 1말

◇술 빚는 법:①물 1말을 팔팔 끓여 넓은 그릇에 담아 놓고,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② 식혀 둔 물에 누룩가루 3되를 풀어 넣고, 수 없이 휘저어 물 누룩을 만들어 하룻밤을 지낸다.

③멥쌀 1말을 백세 하여(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헹궈 건져서 물기를 뺀 후) 작말한다.(가루로 빻는다)④끓는 물솥에 시루를 올리고, 쌀가루를 안쳐서 백설기 떡을 잘 익게 쪄 낸다.⑤쪄낸 떡을 퍼내고 고루 풀어서 차게(온기가 남게) 식기를 기다린다.⑥물 누룩을 베주머니에 담고 비벼 짜서 걸러 찌꺼기를 제거한 누룩 물을 만들어 놓는다.⑦누룩 물에 차게 식은 백설기 떡을 덩어리 없이 풀어 넣고, 고루 치대어 술밑을 빚는다(차게 식힌다).⑧술밑을 작은 단지나 항아리에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3일간 발효시켜, 익으면 채주하여 마신다.

하절삼일주 <蘊酒法>

◇주 원료:멥쌀 1말, 누룩가루 3되, 끓여 식힌 물 1말

◇술 빚는 법:①물 1말을 팔팔 끓인 뒤 차게 식힌다.②끓여 식힌 물에 누룩가루 3되를 주대에 넣고 고루 주무른 다음, 그대로 하룻밤 재운다.③불린 누룩 주대를 주물러 짜서 찌꺼기를 제거한다.④멥쌀 1말을 백세 하여 (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건져서 물기를 뺀 후) 작말한다.⑤쌀가루를 시루에 안쳐서 떡(흰무리)을 찌고, 떡이 익었으면 시루에서 퍼내고 고루 펼쳐서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⑥체에 거른 누룩 물에 떡(흰무리)을 한데 합하고, 덩어리진 것이 없이 고루 버무려서 술밑을 빚는다.⑦술밑을 술독에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3일간 발효시킨다.

* <醞酒法>의 ‘하절삼일주’는 <飮食方文>의 ‘삼일주’와 동일한 방문이라고 할 수 있으나 누룩의 양에서 차이가 있으며, <山林經濟>에는 “좋은 술 1사발을 넣으면 더욱 좋으며, 이 술은 더운 날에도 좋다.”고 하여, 이와 같은 방법을 응용하여도 좋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절삼일주 <음식디미방>

◇주 원료:멥쌀 1말, 누룩 2되, 끓인 물 1말

◇술 빚는 법:①물 1말을 팔팔 끓인 뒤, 소독하여 준비한 술독에 담고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②독의 물에 누룩 2되를 넣고 고루 섞어 수곡을 만든 다음, 하룻밤 재워 놓는다.③ 주대(술자루)에 불린 누룩을 넣고, 주물러 짜서 찌꺼기를 제거한 누룩 물을 만든다.④멥쌀 1말을 백세 하여 (하룻밤 물에 불렸다가, 다시 씻어 헹궈서 물기를 뺀 후) 작말한다(가루로 빻는다).⑤쌀가루를 시루에 안치고 쪄서 백설기를 짓는다.⑥백설기가 잘 쪄졌으면, 고루 펼쳐서 식기 전에 잘게 풀어 놓고 (약간 온기가 남게) 식기를 기다린다. ⑦누룩 거른 물에 설기를 넣고, 고루 버무려서 술밑을 빚는다.⑧ 술밑을 술독에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3일간 발효시킨다.

* <山林經濟>의 ‘삼일주’ 주방문에는 “좋은 술 1사발을 넣으면 더욱 좋으며, 이 술은 더운 날에도 좋다.”고 한 것을 볼 수 있다.

* 주방문을 보면, 탕수(끓여 식힌 물)에 누룩을 넣고 하루 동안 재웠다가, 누룩찌꺼기를 제거하고 백설기를 누룩 물에 풀고 주물러서 술독에 안쳐 3일간 발효시킨다고 하였다.

박록담은

* 현재 : 시인, 사)한국전통주연구소장,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 중요무형문화재 인증심의위원, 한국문인협회원, 우리술교육기관협의회장 활동 중이며, 국내의 가양주 조사발굴활동과 850여종의 전통주 복원작업을 마쳤으며, 국내 최초의 전통주교육기관인 ‘박록담의 전통주교실’을 개설, 후진양성과 가양주문화가꾸기운동을 전개하여 전통주 대중화를 주도해왔다.

* 전통주 관련 저서 : <韓國의 傳統民俗酒>, <名家名酒>, <우리의 부엌살림(공저)>, <우리 술 빚는 법>, <우리술 103가지(공저)>, <다시 쓰는 酒方文>, <釀酒集(공저)>, <전통주비법 211가지>, <버선발로 디딘 누룩(공저)>, <꽃으로 빚는 가향주 101가지(공저)>, <전통주>, <문배주>, <면천두견주>, 영문판 <Sul> 등이 있으며,

* 시집 : <겸손한 사랑 그대 항시 나를 앞지르고>, <그대 속의 확실한 나>, <사는 동안이 사랑이고만 싶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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