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은 술의 씨앗(2)
한국누룩과 일본누룩은 무엇이 다른가?
金容完 한국술 the master
곡자(麯子)와 국자(粒麴)의 분별력
우리나라 누룩은 곡자라 한다. 일본식 입국(粒麴)으로 생산되는 발효제는 국자(麴子)라 칭한다. 곡자(麯子)인 <한국누룩> 은 <한국술> 의 발효제로서, 술의 당화(糖化)와 알코올 발효(醱酵) 중에 주원료로 사용되는 호화된 곡물, 밀(小麥), 보리(麰), 벼(稻), 찹쌀((糯米), 멥쌀(粳米), 녹두(綠豆), 옥수수(玉米), 수수(高粱), 조(粟米)등의 전분질을 분해하는 당화과정을 진행하여 포도당(glucose)으로 만들어 준다. 만들어진 포도당이 효모에 의해 알코올 발효과정을 거쳐 우리 고유의 <한국술> 이 되는 것이다. 술은 주재료인 곡물의 가공방법에 따라 색깔, 맛, 향, 알코올 도수 등이 달라지며 품질이 결정되는데, 누룩(麯子)은 술의 맛, 향, 색, 등을 미묘하게 좌우하는 중요한 또 하나의 요소이다. 전통적으로 누룩은 밀(小麥)과 보리(麰), 쌀(米), 기장(黍米), 조(粟米), 녹두(綠豆) 등, 곡물과 이러한 곡물에 뽕잎(桑葉), 도꼬마리(胡葈), 연꽃(蓮花)과 연잎(蓮葉), 닥나무(楮木), 여뀌(竦蓼) 등, 식물의 즙이나 잎으로 반죽하거나 싸서 만들어 왔는데, 전분질 중심의 곡물이면 다 가능하다. 그리고 곡물을 낱알 그대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낱알 형태 그대로는 누룩곰팡이나 효모의 번식이 곤란하므로 분쇄하여 사용하는 것을 위주로 한다. 누룩은 곡자(麯子)와 국자(麴子)로 구별하여 표기하는데 여기서 곡자(麯子)는 자연 상태의 누룩곰팡이와 효모균, 젖산균 등의 미생물이 공기나 재료, 그리고 누룩을 띄울 때 사용한 초재(草材)에서 자연적으로 접종되어 증식된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고유의 양조법은 이 곡자(麯子)를 이용하여 재료인 쌀이나 전분이 함유된 곡물의 당화와 발효를 동시에 일으키는 것이다. 즉, <한국누룩> 을 통칭한다.
국자(麴子)는 살균한 배지에 특정한 곰팡이균을 인공적으로 접종하여 필요로 하는 미생물만 집중적으로 배양, 육성한 것으로 일본의 양조방식(釀造方式)에서 유래한 ‘입국(粒麴)’ 이나 요즘의 <개량누룩> 을 가리킨다.
◇ 입국(粒麴)으로 만든 국자(麴子)
입국(粒麴)방식으로 제조된 생(生) 국자(麴子)는 전분분해효소를 분비하는 ‘국균(麴菌)만이 존재하므로 조효소제나 정제효소제로서의 기능이나 역할밖에 담당하지 못한다. 곡자(麯子)와 입국(粒麯), 또는 밀기울에 특정한 효모균을 접종하여 만든 개량누룩의 차이는 전분을 당화시키는 전분분해효소(아밀라아제 : Amylase, 프로티아제 : Protease)를 분비하는 누룩곰팡이 외에 젖산균(乳酸菌)이나 효모의 존재 유무로 구별된다고 할 수 있다. 일반 양조장에서 입국(粒麯)이나 <개량누룩> 을 이용하여 술을 빚을 때 배양효모와 젖산(乳酸)을 투입해 주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으며, 이는 우리 고유의 <한국술> 양조방식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조상님들이 전해져 고유의 방식으로 빚어지는 누룩의 제조는, 자연 상태의 누룩곰팡이와 효모, 젖산균(乳酸菌)의 접종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져 배양된 것으로, ‘국자(麴子)’ 라고 하지 않고 ‘곡자(麯子)’ 라 불러왔던 것이다.

이러한 <한국누룩> 을 이용한 술빚기는, 누룩에 자란 누룩곰팡이 황곡균(黃麯菌 Aspergilus oryzae), 백곡균(白麯菌 Asp Luchuensis mut. Kawachil), 흑곡균(黑麯菌 Asp awamori)이 주로 생육하여 젖산균(乳酸菌 Homo lactic acid bacteria)과 함께 효모(酵母 사카로마이세스 코리아누스 Saccharoromyces coreanus) 사카로마이세스 세르비제: (Saccharomyces crerevisiae)이 서로 공생 공존하여 술의 발효(醱酵)에 관여한다.
◇ 누룩(麯)으로 만든 곡자(麯子)
누룩(麯子) 속의 곰팡이는 누룩의 발효과정에서 전분분해효소와 단백질분해효소를 생산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누룩은 술의 발효 중에 전분을 분해, 당화(糖化)과정을 진행하여 포도당(glucose)으로 만들어 주는 효소원의 원료로서, 아밀라제(amylase) 효소가 전분질을 분해한 후 당화시키고, 젖산균(乳酸菌)을 생성시킨다. 이때 생성된 산(酸)은 효모(酵母)를 활성화시켜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생성시키게 된다. 이 때문에 술을 빚어 두면 인위적으로 불을 가하지 않더라도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나고 수많은 기포가 생성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누룩은 반드시 ‘띄우는 과정’을 거쳐야만 그 기능을 발휘하게 되는데, 이를 발효(醱酵) 라 한다. 누룩을 만들어 띄우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젖산균(乳酸菌)이 자라고, 다음에 효모(酵母)가 번식한다. 누룩의 품온이 올라가면 효모는 번식을 중단하고, 최후에 누룩곰팡이가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그러한 과정이 수없이 반복된다. 누룩이 만들어지는 이러한 과정을 ‘발효(醱酵)’ 라 하는 까닭은, 누룩의 재료로 이용되는 밀(小麥) 등의 전분질에 적당량의 수분을 가하고 상온에서 보온해 주면, 젖산균(乳酸菌)의 도움으로 누룩의 재료나 물, 공기, 볏짚 등의 초재(草材)에 존재하던 산(酸)에 약한 잡균과 세균의 활동이 억제되면서 상대적으로 젖산(乳酸菌)에 강한 누룩곰팡이와 효모의 활동이 활발해진다. 특히 효모의 증식과 대사활동으로 인해 이산화탄소(CO2)가 생성되고 열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으로는 누룩의 반죽이 빵처럼 부풀어 오르고 따뜻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반죽하여 성형한 누룩의 열이 식고 딱딱해지면서 누룩곰팡이가 보다 많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발효가 반복될수록 누룩은 초기 원형 모양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누룩 발효과정을 관찰해 보면 이와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발효와 동시에 발생되는 열로 인해 수분증발이 다 이루어지면 이와 같은 현상은 끝나게 되고 발효는 종료된다. 누룩이 다 띄워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띄우는 과정이 끝난 누룩은 반드시 숙정과정을 진행하여야 한다. 누룩곰팡이의 포자(胞子)가 겉으로 보기에는 잘 피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곰팡이 균사(菌絲)가 누룩 깊숙이 전이(轉移)되지 못한 상태로서 <겉발림 파정> 이라고 한다. 이 누룩으로 술을 빚을 경우 당화와 알코올 발효가 순조롭지 못하다. 반드시 햇볕과 통풍을 동반한 환경에서 30일 정도 숙성과정을 진행하는 것이 누룩의 품질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이다. 이렇게 숙성이 완료된 누룩은 술빚기 2~3일 전에 용도에 따라 크기를 달리한 모양으로 분쇄하여 밤낮으로 햇볕과 이슬을 맞혀서 잡균의 살균과 곰팡이에서 생성되는 누룩취(곰팡이 냄새)를 제거하고, 누룩표면에 있는 사멸한 곰팡이를 털어내고 햇볕에 쪼이는, 이른바 표백(漂白)을 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누룩으로 빚은 술은 입국(粒麯)이나 개량누룩, 조효소제, 정제효소제를 이용한 당화(糖化)와 보산(俌酸), 배양효모를 이용하여 발효시킨 개량주(改良酒), 즉 입국(粒麯)으로 생산하는 막걸리에 비해 맛과 풍미가 훨씬 깊다.
◇ 한국누룩의 종류에 따른 쓰임새
<한국누룩> 은 만드는 방법, 재료, 시기, 형태, 빛깔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이 붙여졌다. 즉, 재료가 밀(小麥)이면 밀누룩(小麥麯), 분곡(粉麯)라 이름 지어졌고, 찹쌀(糯米)이나 멥쌀(粳米)이면 미곡(米麯), 분곡(粉麯), 보리(麰)를 사용하면 모곡(麰麯), 녹두(綠豆)를 사용하면 녹두곡(綠豆麯), 도꼬마리나 뽕잎 등, 식물의 즙이나 잎, 줄기를 이용한 누룩을 초곡(草麯)이라고 하였다. 우리 민족은 이미 삼국시대이전부터 밀을 이용하여 누룩을 만들고 이를 발효제로 하여 술을 빚었으며, 이후에는 보리와 녹두, 찹쌀, 멥쌀, 초재를 이용한 누룩을 만들어 다양한 술을 빚어 왔다. 지금은 남북으로 갈라져 북한지역에서의 술 빚는 방법을 알 수 없지만, 분단 이전에는 함경도 지역에서는 귀리, 겉보리, 피 등에 술지게미를 섞어 찐 것을 누룩의 원료로 이용한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만드는 시기에 따라서는, 봄(1~3월)에 만들면 춘곡(春麯), 여름(4~6월)에 만들면 하곡(夏麯), 가을(7~9월)에 만들면 추곡(秋麯) 또는 절곡(節麯)이라고 하였고, 겨울(10~12월)에 만들면 동곡(冬麯)이라고 불렀다.

성형하는 모양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 원료를 거칠게 가루 내어 나무로 만든 누룩틀로 발로 디뎌 뭉쳐서 만든 것이면 병곡(餠麯 막누룩) 또는 조곡(組麯)이라 하고, 낱알이나 곡분(穀粉)으로 만들어 누룩이 다 빚어졌을 때, 뭉쳐있지 않고 낱알이 하나하나 흩어지는 누룩을 산곡(散麯 흩임 누룩)이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양조장에서 막걸리 생산에 사용하는 입국(粒麯)도 이런 유형에 속한다. 다만, 전통적으로 전해져 오는 우리 고유의 누룩인 산국(散麯)과 일본양조방식에서 유래한 입국(粒麯)은 유형은 비슷하지만, 빚어낸 술들은 전혀 다르다. 쌀알이나 통밀을 곱게 가루 내어 작고 얇게 만드는 누룩을 분곡(粉麯)이라 부르고, 쌀이나 찹쌀을 곱게 가루 내어 빚어지는 누룩을 미곡(米麯)이라 부른다. 누룩에 피는 곰팡이의 종(種)의 색깔에 따라서도 황곡(黃麯), 백곡(白麯), 흑곡(黑麯), 홍곡(紅麯)으로 구분하였다. 이는 황곡균(黃麯菌), 백곡균(白麯菌), 흑곡균(黑麯菌), 홍곡균(紅麯菌)이라는 누룩 곰팡이의 종(種)에 따른 명칭으로 술맛도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누룩곰팡이는 황곡균이 주종을 이루는데, 술의 풍미와 향취가 가장 좋다. 일반적인 술빚기에 사용되던 누룩은 8월에서 10월 사이에 만드는 추곡(秋麯) 또는 절곡(節麯)이 병곡 형태로 주로 이용되었으며, 분곡(粉麯)은 약주(藥酒), 청주(淸酒), 과하주(過夏酒) 등 고급술에 주로 이용되었고, 조곡(粗麯)은 탁주와 소주용 누룩으로 쓰였다. 개화기에 이르러서는 각 지방마다 소주(燒酒) 공장이 생겨나면서 이른바 소주제조용 누룩 즉, 흑곡(黑麯)이 생산되면서 전통적인 방법의 누룩은 생산이 감소되었다. 하여간 어떠한 누룩이든 그 용도는 술의 발효과정에서 필요한 당화효소(糖化酵素)의 곰팡이를 번식시킨 것이며, 그 재료는 곡류(穀類)라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 때, 누룩을 이용하여 빚어내던 <한국술>을 밀주(密酒)화 시키면서 누룩의 사용량이 급격히 감소되었는데, 이제 다시 <한국누룩> 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국가적 문화융성의 차원에서도 나라를 대표하는 <술> 이 필요하다는 절실함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가적인 행사에 건배주로 사용되던 외국산 주류가 근래에 들어와서는 고유의 방식으로 빚어낸 <한국술> 로 대체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술> 의 맛과 품질이 세계의 어느 명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독특하고 탁월한 맛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그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 꼭 있다. 일제 강점기 이후 지금까지 <일본술> 의 발효방법에서 유래한 이후 요즘까지 <일본술> 의 발효 방법에서 유래한 입국(粒麯)으로 생산되는 대부분의 막걸리를 대다수 국민들은 전통술로 인식하며 마시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막걸리는 진정한 <한국술> 이라 할 수 없다. 조상대대로 전해져 온<한국누룩> 을 사용해 고유의 제법으로 빚어야 진정한 <한국술> 이라 할 수 있다. 정부에서도 일제 강점기부터 시작된 술에 대한 문화종속에서 벗어나고자 전통방식으로 빚은 <한국누룩> 으로 <한국술>을 제조하는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근래와 들어와 주세법을 개정하여 “소규모주류제조”에 관련한 주세법으로 간소한 절차만 거치면 옛날의 주막과 같이 음식점 등에서 술을 직접 빚어 팔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였다. 따라서 2020년부터는 50여 년 동안 유지되어온 주세방식을 종가세(從價稅)에서 종량세(從量稅)로 전환하였다. 국내산 햅쌀과 전통고유의 누룩을 원료로 하고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는 무감미료 막걸리, 거품·탄산 막걸리 등 특색이 있는 막걸리를 제조하여 장기 숙성과정을 거쳐서 숙취나 인체에 위해가 되는 물질을 제거한 진정성 있는 프리미엄급 막걸리의 제품개발이 가능해졌다. 프리미엄급 막걸리의 새로운 시장도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고급막걸리가 종량세(從量稅) 전환 전보다 품질과 경쟁력이 확보되어 애주가들이 지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프리미엄급 <한국술>을 즐겨 마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것이 <특산주> 주류제조와 <하우스 막걸리> 제조 면허이다.
■종가세(從價稅): 주류완성품의 가격에 비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
■종량세(從量稅): 알코올 도수와 생산량에 비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
근래에 들어와 <한국누룩> 을 빚어내고 이를 이용하여 술을 빚는 환경과 조건이 많이 달라졌다. 누룩을 띄우는 시기, 누룩을 성형하는 방법, 띄우는 장소와 과정, 누룩의 종류에 따라 술을 빚는 방법 등이 옛날과 달리 과학적인 양조제법으로 새롭게 정립되고 있다. 옛날에 누룩을 성형하고 띄우는 과정들은 누룩방의 온도조절이나 습도조절이 불가능하여 누룩을 만들 곡물이 생산되는 계절에 맞추어 누룩을 빚었지만, 요즘엔 계절과 상관없이 누룩에 필요한 온도와 습도(濕度)를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는 시대다.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집에서 소량의 누룩으로 가양주(家釀酒)를 빚어 가주(家酒)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소규모의 시설로도 충분히 주류면허를 낼 수 있어 <특산주> 주류제조와 <하우스 막걸리> 제조용으로 누룩의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균등한 품질의 누룩이 생산되어 이 누룩으로 술을 빚어야 현대인들이 요구하는 술의 품질과 맛을 보장받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 문헌 속 지방별 누룩의 형태와 발효방식
누룩은 각 지방마다 독특한 기후의 영향으로 모양과 제조법, 발효기간에서 차이를 나타낸다. 서울을 비롯한 경기, 영남 지방에서는 성형한 누룩을 짚으로 싼 후 온돌방에 쌓아서 4~5일간 띄우고, 호남과 충청도 서해안 지방에서는 짚으로 묶고 실내의 시렁이나 천장에 매달아서 10~30일에 걸쳐 띄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서울을 비롯하여 경기, 영남 지방의 누룩은 그 형태에 있어서 편원형(片圓形)이고, 호남과 충청도 지방의 누룩은 원추형(圓錘形)과 모자형(帽子形), 방형(方形), 正方形)을 많이 이용하는 등, 지방별 환경에 따라 형태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지리적 환경과 기후에 적응하는 조상님들의 지혜가 깃들어 있다. 서울, 경기, 영남지방은 산세가 높기 때문에 하루 일조량이 적어 두꺼운 누룩을 건조시키기에는 적합하지 못한 환경이다. 반면, 호남과 충청도 서해안 지방은 산이 낮아 일조시간이 길기 때문에 누룩이 두꺼워도 충분히 건조가 가능하다. 누룩의 두께가 너무 두꺼우면 발효(띄우기)시 누룩의 한가운데 부분이 썩기 쉬우며, 건조가 잘되지 않아 좋은 누룩을 만들 수 없다. 누룩이 너무 얇으면 발효 시 곰팡이가 충분히 번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건조되어 버리므로, 역시 품질이 좋은 누룩으로 만들 수가 없다. 이렇게 되면 누룩의 내부온도가 높아져서 부패되기 쉽다. 누룩의 지름이 짧거나 얇으면 수분이 빨리 발산되어, 누룩곰팡이나 효모균의 침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숙성이 잘 되지 않아 술을 빚었을 때 향미가 좋지 못하며 술지게미가 많아져서 술의 양이 적어진다.

누룩디디기의 압력에 따른 품질
또 누룩의 제조과정에서 좋은 재료, 좋은 환경, 적당한 수분과 온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잘 디뎠는가에 있다. 누룩 디디기는 그 정도에 따라 품질이 달라진다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누룩의 품질을 판단하는 잣대를 비유적으로 표현하여 전해져 오는 조운흘(趙云仡1332~1404년 고려말~조선 초기의 문신)의 고사(古史)가 유명하다. 조운흘(趙云仡)은 조선시대 사람으로 강릉의 태수(太守)로 봉직(奉職)했는데, 그의 집 술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서 원근의 친구며 지기(知己)들이 술을 얻어 마시기 위해 찾아와서 매일같이 술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손님 접대에 지친 조운흘(趙云仡)이 누룩 디디는 하인들에게 “슬슬 밟으라.” 고 명하니, 과연 술맛이 시큼하고 박하였다. 손님들이 찾아오면 “술맛이 시고 맛이 없어 더 이상 못 마시겠다.” 면서 술상을 물리게 했다고 한다. 이 고사(古史)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누룩 빚을 때 단단히 여러 번에 걸쳐 정성을 다해서 밟지 않으면 누룩의 품질이 떨어져 술의 맛과 품질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위에 열거한 정보들은 조선시대의 문헌을 분석한 것이며 요즘에는 품질과 역가(糖化力 Saccharogenic Power S.P)가 보장된 누룩을 띄우기 위해 온도와 습도조절이 가능한 누룩전용 발효실을 만들어 미생물학과 이화학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정교한 방식으로 균등한 품질의 누룩을 띄우는 것이 대세이며 지방과 계절과 상관없이 언제든지 누룩이 필요로 하는 환경을 만들어 원하는 품질의 누룩을 정교하게 빚어낼 수 있다.
◆ 필자 金容完 : 한국술 the master. E-mail htsbook@naver.com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물자담당관 역임▲농업회사법인 한통술이노베이션주식회사 대표▲중국청도(칭따오)한미양조유한공사(韓味釀造有限公司) 동사장▲한국전통술계승원 원장▲신한대학교 양조대학 설립 추진위 위원장▲마산대동양조장 100년 양조가문 3대손(since 1922년)▲발명특허 제10-1490080호 소규모양조시스템 술또옥(막걸리제조장치)▲주류제조 벤처인큐베이팅 프로그램(venture incubating program)▲미생물학과 이화학을 접목한 과학적인 양조매뉴얼 전수▲소규모 특산주 주류제조에 따른 행정절차와 한국술 제조제법 전수
◇저서:1부 味親한국술 한국의 정통명주 특집.2부 味親한국술 꽃과 초재(草材) 별곡미(別穀米)로 빚는 특주 특집. 3부 느린 마음으로 쓴 누룩여행(누룩제조매뉴얼)저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