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감주(粘甘酒) 스토리텔링 및 술 빚는 법

溫故知新

박록담의 복원전통주스토리텔링 83번 째 이야기

점감주(粘甘酒) 스토리텔링 및 술 빚는 법

 

‘점감주(粘甘酒)’는 “찹쌀로 빚어 단맛이 많이 느껴지는 감주(甘酒)”라는 뜻이다. 이른바 ‘점감주(粘甘酒)’는 ‘감주’나 ‘유감주’ 등의 일반 감주류(甘酒類) 보다는 고급술의 의미를 갖는다.

‘점감주(粘甘酒)’에 대한 주방문을 수록하고 있는 조선시대 문헌으로 <民天集說>을 비롯하여 <山家要錄>, <禹飮諸方>, <음식디미방>, <酒食是儀> 등 5개 문헌에서 6가지 주방문을 찾아볼 수 있다.

문헌 별 등장 시기를 보면 알 수 있듯 조선 초기부터 1900년대까지 ‘점감주(粘甘酒)’가 양반가의 가양주로 자리매김하여 왔다는 근거를 볼 수 있는데, 조선 초기의 기록인 <山家要錄>과 중기의 기록인 <民天集說>의 ‘점감주(粘甘酒)’ 주방문은 유사성을 띠는 반면, <음식디미방>을 비롯하여 조선 중기와 후기의 기록인 <酒食是儀>, <禹飮諸方> 등에 수록된 ‘점감주(粘甘酒)’ 주방문은 동일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山家要錄>과 <民天集說>에 수록된 ‘점감주(粘甘酒)’에서는 찹쌀로 빚고 누룩과 물이 사용된데 비하여 <음식디미방>과 <酒食是儀>, <禹飮諸方>에 수록된 ‘점감주(粘甘酒)’는 물이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로써 ‘점감주(粘甘酒)’는 조선 중기 이후 물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저장성과 함께 기호도를 높이기 위해 당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바뀌었으며, ‘점감주(粘甘酒)’라는 주품명이 의미하는바 찹쌀과 소량의 누룩을 사용하여 빚는 고급 감주류(甘酒類)의 한 가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점감주(粘甘酒)’는 조선 초기에는 죽(粥)을 쑤어 빚는 방법이었으나, 중기로 넘어오면서 밥(고두밥) 형태로 바뀌었다는 사실과 함께, 물의 사용여부를 막론하고 죽이나 밥(고두밥)을 따뜻하게 식힌 상태에서 누룩을 섞어 술밑을 빚고, 두텁게 싸매어 따뜻한 곳에서 발효시키는 ‘고온당화법(高溫糖化法)’이 동원된 것을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양주기법은 모든 문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점감주(粘甘酒)’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겠다.

그 예로 <山家要錄>에 “고루 버무려 술독에 담아 안치고 밀봉한 후, 따뜻한 온돌에 두고 두꺼운 옷으로 싸서 하룻밤동안 발효시켜 술이 맑아지면 마신다(亦攪均入缸 密封. 置溫突厚裹 經宿乃淸. 用之.)”고 하였다.

<음식디미방>에서는 “술밑을 술독에 담아 더운데 앉혀두고 익히는데, 자주 술밑을 보아 거품이 일거든 차게 식히면 꿀맛같이 달다.”고 한 사실에서 하루 만에 당화를 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점감주(粘甘酒)’의 특징과 양주(釀酒) 목적이 무엇보다 단맛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粘甘酒 <民天集說>

◇주 원료:찹쌀 2도(되), 진말(누룩가루) 4홉, 끓인 물 1(병)

◇술 빚는 법:①찹쌀 2도를 (물에 깨끗이 씻어 하룻밤 불렸다가, 다시 씻어 건져서 물기를 뺀 다음,) 시루에 안쳐서 고두밥을 익게 (무르게) 찐다. ②(고두밥이 익었으면, 자리에 퍼내서 고루 펼쳐서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③찹쌀고두밥에 밀가루(누룩가루) 4홉과 준비한 분량의 끓여 식힌 물 1(병)을 함께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④술밑을 술독에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발효시키는데, 1일 밤이면 술이 익어 마실 수 있는데, 그 맛이 달다.

<粘甘酒> 眞末四合湯水一甁浸之粘米二刀作飯合和入甕過置一夜味其甘.

粘甘酒 <山家要錄> -쌀 1말 빚이-

◇주 원료:찹쌀 1말, 누룩가루 2되, 물 (6되)

◇술 빚는 법:①1. 찹쌀 1말을 씻어(백세 하여) 물에 담가 불린다(다시 씻어 건져서 물기를 뺀다).②물 (1되)에 누룩가루 2되를 타서 주물러 물 누룩을 만들어 놓는다.③솥에 물 (5되)을 끓이다가, 불린 쌀을 넣고, (주걱으로 천천히 저어가면서 팔팔 끓여) 된죽을 쑨 다음, 넓은 그릇에 퍼서) 따뜻한 기운이 남게 식힌다.④죽에 물 누룩을 합하고, 고루 버무려서 술밑을 빚는다.⑤술밑을 술독에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유의(저고리)로 싸서 따뜻한 온돌방에 두고, 하룻밤동안 발효시켜 술이 맑아지면 마신다.

*주방문에 죽을 쑤는데 사용되는 물의 양과 물 누룩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물의 양에 대한 언급이 없다. 따라서 ‘점감주’를 만들기 위한 방법에서 물의 양을 최소한으로 산정하여 방문을 작성하였다.

<점감주(粘甘酒)> 米一斗. 粘米一斗 洗浸作粥 不待冷. 好匊末二升 合水和之. 與粥交抹之 入瓮. 以襦衣厚裹 置溫突 經宿乃用(쌀 1말. 찹쌀 1말을 씻어 담갔다가 죽을 쑨다. 죽이 식기 전에 좋은 누룩가루 2되를 물에 타서 죽과 함께 주무른 뒤, 항아리에 담고 유의로 두껍게 싸서 온돌에 두고 하룻밤 지나 맑아지면 먹는다.).

粘甘酒 又方 <山家要錄> -쌀 3되 빚이-

◇주 원료:찹쌀 3되, 누룩 9움큼, 물 3선

◇술 빚는 법:①찹쌀 3되를 (백세 하여 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건져서 물기를 뺀 후) 작말한다.②솥에 깨끗한 물 3선을 솟구치게 끓으면 솥을 불에서 내리고, 한 사람은 쌀가루를 한 숟가락씩 떠서 넣고 주걱으로 재빨리 저어주면서 끓여 죽을 쑨다.③(따뜻한 기운이 남게 식힌) 죽에 누룩 9움큼을 합하고, 고루 저어서 술밑을 빚는다.④술밑을 술독에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밀봉한 후, 따뜻한 온돌에 두고 두꺼운 옷으로 싸서 하룻밤동안 발효시켜 술이 맑아지면 마신다.

<점감주(粘甘酒) 우방(又方)> 粘米三升 作末. 淨水三鐥 注鼎熟沸 移鼎. 右末一人以沙貼匕投入其水. 一人以木疾攪 和均. 次入好匊末九掬. 亦攪均入缸 密封. 置溫突厚裹 經宿乃淸. 用之(또 다른 방법. 찹쌀 3되를 가루 내어 깨끗한 물 3선을 솥에 끓여 좋은 누룩 9선을 넣고 단단히 봉한 후 두꺼운 옷으로 싸서 따뜻한 온돌에 두고 하루 지나 맑아지면 먹는다.).

점감주 <禹飮諸方>

◇주 원료:찹쌀 2되, 고운 누룩가루 4홉

◇술 빚는 법:①찹쌀 2되를 백세 하여 (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건져서 물기를 뺀 다음) 밥을(무른 고두밥을) 짓는다. ②찹쌀밥(고두밥)이 무르게 익었으면, 자리에 퍼낸다(고루 펼쳐서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③ 묵은 누룩가루 4홉을 가는 체에 쳐서 찹쌀고두밥에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④술밑을 술독에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더운데 두고 두텁게 덮어서 발효시키는데, 자주 보아 거품이 일어나면 술을 내어 마신다.

* 주방문 말미에 “거품이 끼어(일어) 익거든 꿀같이 다니라.”고 하였다.

점감주 <음식디미방>

◇주 원료:찹쌀 2되, 묵은 누룩가루 4홉

◇술 빚는 법:①찹쌀 2되를 (물에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건져서 무른 밥(고두밥)을 짓는다.②찹쌀밥(고두밥)이 무르게 익었으면, 퍼내어 그릇에 담아 놓는다(고루 펼쳐서 차게 식힌다).③묵은 누룩을 가늘게 쳐서(가루로 빻아 깁체에 쳐서) 4홉을 준비한다.④찹쌀밥(고두밥)에 누룩가루 4홉을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⑤술밑을 술독에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더운데 앉혀두고 발효시키는데, 자주 술밑을 보아 거품이 일거든 독을 꺼내어서 차게 식히면 꿀맛같이 달다.

점감주 <酒食是儀>

◇주 원료:찹쌀 2되, 누룩가루 4홉

◇술 빚는 법:①찹쌀 2되를 백세 하여 (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건져서 물기를 뺀 다음,) 밥을(무른 고두밥을) 짓는다. ②찹쌀밥(고두밥)이 무르게 익었으면, 자리에 퍼낸다(고루 펼쳐서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③묵은 누룩가루 4홉을 가는 체에 쳐서 찹쌀밥(고두밥)에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④술밑을 술독에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더운데 두고 두텁게 덮어서 발효시키는데, 자주 보아 거품이 일어나면 술을 내어 마신다.

* 주방문 말미에 “그 맛이 꿀같이 다니라.”고 하였다.

박록담은

* 현재 : 시인, 사)한국전통주연구소장,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 중요무형문화재 인증심의위원, 한국문인협회원, 우리술교육기관협의회장 활동 중이며, 국내의 가양주 조사발굴활동과 850여종의 전통주 복원작업을 마쳤으며, 국내 최초의 전통주교육기관인 ‘박록담의 전통주교실’을 개설, 후진양성과 가양주문화가꾸기운동을 전개하여 전통주 대중화를 주도해왔다.

* 전통주 관련 저서 : <韓國의 傳統民俗酒>, <名家名酒>, <우리의 부엌살림(공저)>, <우리 술 빚는 법>, <우리술 103가지(공저)>, <다시 쓰는 酒方文>, <釀酒集(공저)>, <전통주비법 211가지>, <버선발로 디딘 누룩(공저)>, <꽃으로 빚는 가향주 101가지(공저)>, <전통주>, <문배주>, <면천두견주>, 영문판 <Sul> 등이 있으며,

* 시집 : <겸손한 사랑 그대 항시 나를 앞지르고>, <그대 속의 확실한 나>, <사는 동안이 사랑이고만 싶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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