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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주곡(梨花酒麯)

누룩은 술의 씨앗(7)

 

이화주곡(梨花酒麯)

 

金容完 한국 술 the master

 

김용완 대표

이화주곡(梨花酒麯)은 이화주(梨花酒)를 빚을 때 사용하는 특수 누룩에 속한다. 성형방법도 특별하여 찹쌀가루나 멥쌀가루를 준비하여 손으로 꼭꼭 뭉쳐서 오리 알 크기로 만드는 것이 다른 누룩과 차별되는 점이다. 이 누룩으로 빚는 이화주(梨花酒)는 고려 시대 때부터 빚어졌는데, 술 빛깔이 희고 된죽이나 요구르트 같아서 그냥 떠먹기도 하고, 한여름에 갈증이 나면 찬물에 타서 마시기도 했다.

이화주(梨花酒)란 이름이 붙여진 배경에는 ‘배꽃이 필 때 빚는다’는 의미가 들어있으며, 실제로 배꽃이 사용되거나 술에서 배꽃향이 나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가향주(加香酒)는 아니다. 우리나라 문헌에 기록된 이화주(梨花酒) 제조 제법은 1450년경에 저술된 것으로 보이는 산가요록(山家要錄)에 문헌으로서는 처음 등장한다.

이후 조선 중기에 접어들면서 이화곡(梨花麯)과 이화주(梨花酒)는 우리나라 주방(酒方)이 기록된 문헌에 제일 많이 등장하는 주품(酒品)이 되었다. 조선 시대에는 반가(班家)의 여인들이 이화주(梨花酒)를 많이 빚어 마셨다고 한다. 이화주는 일반적인 술이라기보다 조선 시대 여인들이 간식으로 차 대신 즐겨 마셨다는 기록으로 보아 현재 우리 생활에서 익숙한 식후 디저트 형식의 술로서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국내 학자들이 이화곡과 이화주에 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경북 영주전문대학 가정학과 김정옥 교수는 이화주에 대한 양조학적인 관점에서 많은 연구를 실행했다. <이화주의 주조(酒造)와 품질에 관한 연구> 란 박사학위 논문에서 20일 동안 주조(酒造)된 이화주의 수분함량은 47.01%, 환원당 28.07%, 글루코스 29.09%가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문헌 중에서 규곤시의방(閨壼是義方)이 가장 일반적인 이화곡 빚는 방법을 수록해 놓고 있다. <수운잡방>이나 <규합총서> <주찬> 등에서는 솔잎이나 솔잎과 볏짚 또는 종이봉투와 시루를 이용하여 특별하게 이화곡을 띄우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는데, 규곤시의방(閨壼是義方)에서는 그 당시에 가장 일반적으로 행하던 누룩 띄우기 방법을 보여준다.

당시 농가(農家)에서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볏짚과 공석(빈가마니, 짚자리)을 이용하고, 따뜻한 구들에서 단시간에 띄우는 방식이다. 이러한 예는 일반 가정에서 조곡(粗麯)이나 분곡(粉麯)을 띄울 때도 곧잘 이용하는 방법이라서 특별할 것은 없으나,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힘든 방법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왜냐하면, 좋은 곰팡이균이나 효모균를 얻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 조절 못지않게 깨끗한 환경이 필요한데, 이렇게 하자면 추수할 때 누룩용으로 쓸 볏짚을 깨끗한 것으로 선별하여 따로 거둬들이는 일을 비롯하여 충분히 건조시켜야 하는 등, 준비해야 할 일들이 많아진다.

이화주가 건강주로 인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맥을 이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누룩을 쌀로 빚는 데다 물을 넣지 않는 까닭에 술 빚기가 힘들고 그에 비해 알코올 도수는 상대적으로 낮아 막걸리보다 취기가 오르지 않아 서민들의 기호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현대에서는 음주문화의 변화와 ‘혼술’ 족이 늘어나고 여성들의 음주문화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이화주(梨花酒)의 매력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에 수록된 이화곡(梨花麯) 제법과 이화주 제법이 현대인의 기호에 잘 맞기에 그 제법을 한번 살펴보겠다.

음식디미방을 저술한 이는 경상도 영양지방의 사대부가(士大夫家)의 안주인인 안동 장씨 장계향(張桂香) 선생으로, 저자는 시집가는 딸들에게 물려 주기 위해 집안에서 내려오는 음식 조리법과 술제법(酒方)을 상세히 기록하여 책으로 만들었다. 아마도 선생은 이 책에 기록된 이화곡과 이화주를 직접 빚어 집에 찾아오는 지인들의 접빈용(接賓用)으로 사용했을 것이다

◈ 이화주곡(梨花酒麯)

출처: 규곤시의방(閨壼是議方) 저자: 장계향(張桂香) 1670년

 

▴누룩 재료:멥쌀(粳米) 10kg/찹쌀(糯米)10kg/음용수 20L

▴준비물:자배기(양푼)/바가지/ 물동이/고운체/볏짚/종이상자/ 종이봉투/절구/ /면 보자기

▴디디는 법:멥쌀 10kg, 찹쌀 10kg을 깨끗이 씻어 물에 하룻밤 재운 다음에 다시 씻어 건져서 곱게 가루를 낸다.

 

멥쌀가루를 주먹(주먹밥)만큼 만들되 단단히 뭉쳐 애 누룩을 만든다. 볏짚으로 애 누룩을 싸고 공석에 담아 따뜻한 구들에 두고 띄운다. 자주 뒤집어 주고 누렇게 띄운다. 누룩이 다 띄워졌으면, 햇볕에 건조시켜 껍질을 벗긴다.

술빚을 때 절구에 넣고 찧는다. 고운체를 이용하여 고운 가루만을 취하여 사용한다.

 

◈ 이화곡(梨花麯)

출처: 규합총서(閨閤叢書)

조선 1809년(순조 9) 저자: 빙허각 이씨(憑虛閣 李氏)

 

▴누룩 재료;멥쌀 10kg/ 음용수 1L

▴준비물:자배기(양푼)/바가지/물동이/고운체/볏짚/솔잎/종이상자/종이봉투

▴디디는 법:정월 첫 해일(亥日) 3일 전에 멥쌀 10kg을 깨끗이 씻는다.

 

멥쌀을 다시 씻어 건져서 절구에 찧거나 맷돌에 갈아 곱게 가루를 낸다. 쌀가루를 고운체에 내려서 달걀 크기로 단단히 뭉쳐 애 누룩을 만든다. 솔잎으로 애 누룩을 서로 닿지 않게 싸고 종이봉투에 담는다. 애 누룩을 담은 종이봉투는 따뜻하지 않은 구들에 두고 띄운다.

자주 뒤집어 주고 누렇게 될 때까지 띄운다. 누룩을 햇볕에 건조시켜 껍질을 벗긴다. 술 빚을

때 가루로 빻고 고운체에 내려서 사용한다.

◈ 배꽃 필 무렵 이화주곡(梨花酒麯)

< 풀어 쓴 메뉴얼 >

여기에 수록된 이화곡(梨花麯)은 [한국전통술계승원] 연구진이 <한국누룩> 복원 연구의 목적으로 고문헌 속의 제법에 미생물학, 이화학을 접목해 현대 환경에서 정교하게 원하는 누룩을 빚어낼 수 있도록 새롭게 정립하여 메뉴얼화 한 것이다.

 

창조방문(創造方文)

한국전통술계승원(韓國傳統酒繼承院)

한국술 연구장(韓國酒 硏究匠) 김용완(金容完)

 

참고 문헌

규곤시의방(閨壼是議方)

규합총서(閨閤叢書)

 

본 누룩제조제법은 100년 양조가문(釀造家門)의 현장양조(現場釀造)에서 얻어진 임상 데이터를 기본으로 최적의 시뮬레이션(simulation)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종이상자나 정교하게 구성된 누룩 발효실을 이용하여 고품질의 누룩을 빚어낼 수 있는 경영양조(經營釀造)방식의 정확한 누룩제조 매뉴얼로, 특산주(特産酒) 주류제조에 적합한 제법이다.

과학적인 이화곡 빚기

 

조선 시대 문헌에 수록된 이화곡 만드는 제법으로는 오늘날 경영양조방식(經營釀造方式)의 대량양조에는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필자는 30여 년 동안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현대 미생물학이 접목된 과학적인 “누룩제조방식”을 연구하여 작금에 와서야 대량생산 메뉴얼을 확보하였다.

조선시대 문헌 속의 이화곡 제조법은 오리 알 모양으로 빚어 솔잎에 묻어 두거나 시렁에 매달아 누룩을 띄우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오늘날 누룩을 띄우는 환경은 조선시대의 환경보다 훨씬 유리하다. 과학적으로 분석된 미생물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발효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온도와 습도 조절이 가능한 환경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역가가 보장된 균등한 이화곡을 대량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곡물의 가공(분쇄) 방법

 

조선시대 고문헌 속의 누룩들은 대체로 거칠게 분쇄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이는, 당시에는 누룩을 빚기 위해 준비하는 곡물은 디딜방아나 절구로 찧어서 누룩을 만들었기 때문에 수고로움을 줄이려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인다.

필자는 집안 대대로 누룩을 빚어 왔다. 곡물을 거칠게 분쇄하여 성형한 누룩은 역가가 떨어지면서 술맛이 부드럽지 못한데, 곱게 분쇄해서 성형한 누룩은 역가와 술의 품질에서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곡물의 분쇄도(粉碎度)에 따라 누룩의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현대는 조선 시대 누룩의 제조방법으로 복원, 재현하는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선 시대에도 궁중에서 어주(御酒)를 빚을 때 사용되던 누룩들은 주로 고운 재료들을 사용하고 있다. 이화곡, 삼해주곡, 향온곡, 백수환동주곡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품질이 좋은 누룩을 빚고자 한다면 반드시 곡물의 입자(粒子)를 곱게 갈아주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입자가 고우면 누룩에 수분을 골고루 입힐 수 있으므로 곰팡이 포자가 누룩 구석구석까지 켜켜이 균등하게 착상하여 생육할 수 있다. 그리하여 역가(力價)에 따른 당화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면서 품질을 균등하게 한다. 곰팡이 포자는 곡물의 밀도에 따라 생육하고 밀도(密度)는 곡물의 분쇄도와 성형단계의 압력에 따라 결정된다.

 

누룩 발효실 구성하기

 

오늘날 누룩의 품질평가는 조선시대 양조(釀造)개념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가 현재 배우고 실행하는 “누룩제조방법”은 주로 문헌에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교육하는 과정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실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분들이 적지 않다.

문헌에 기록된 조선시대와 지금의 생활환경은 완전히 다르고 술을 소비하는 문화도 다르다. 누룩을 연구하는 미생물의 분석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누룩을 빚어내는 방법 또한 과학적인 발효공간 구성이 가능한 시대이다. 지금은 누룩을 빚기 전에 먼저 곡물을 선택하면 그 성분 분석을 기초로 곡물 각각의 특성에 맞는 가공방법과 가공방법에 따른 성형방법, 성형방법에 따른 크기와 두께를 결정하여야 한다.

두께와 크기가 결정되면 곡물의 밀도를 결정하고 밀도에 맞는 분쇄방법을 선택하여야 한다. 곡물을 가공할 때 거칠게 갈아서 사용하는 것으로 모든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밀 누룩인 경우, 그 방법을 따르는 것도 무리는 없지만, 쌀이나 찹쌀, 녹두와 같은 고급 누룩을 빚을 때는 전혀 다른 상황이 발생한다. 필자가 30여 년 동안 <현대누룩제조방법>을 연구하면서 터득한 것은 필요로 하는 목적물의 누룩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판단하여 결정한 후에 각각의 곡물 성분에 맞는 분쇄방법과 성형방법, 발효방법, 법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는 것이다.

 

특히, 찹쌀과 멥쌀로 주재료로 사용하는 이화곡, 찹쌀과 녹두로 빚어지는 백수환동곡과 같은 특수 누룩들은 일반적인 곡물의 가공방법으로는 원하는 품질의 누룩을 얻을 수가 없다. 누룩에 처음 입문한 사람이 문헌에 기록된 내용을 참고하여 이화곡이나 백수환동곡과 같은 고급 누룩을 빚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번 호에는 고급 누룩의 대명사인 “이화주곡(梨花酒麯)” 빚는 방법을 수년간 임상에서 얻어진 디테일한 방법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찹쌀과 멥쌀로 빚는 이화곡은 희고 깨끗한 누룩 빛깔이 생명이다. 누룩을 성형하여 띄우기 시작하면 당화에 필요한 곰팡이균을 착상시켜 생육하게 만드는 과정이 누룩을 띄우는 필수 요소이다. 문헌에 수록된 이화곡은 손으로 꽁꽁 뭉쳐 오리 알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관행처럼 전해져 오고 있으나 사실, 누룩의 모양은 품질과 역가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 완성된 누룩을 가루로 만들어 사용하기 때문이다. 오리 알 모양으로 빚는 이유는 누룩의 밀도(密度)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손으로 단단히 뭉쳐야 밀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룩의 밀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밀도에 따라 미생물이 다르고 생육하는 속도도 다르다. 현대는 밀도를 정교하고 정확하게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성형기들이 개발되어 보급되기 때문에 압력에 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누룩의 크기나 모양도 누룩을 만드는 사람의 목적에 따라 얼마든지 변형도 가능한 시대이다.

 

현대는 조선 시대와 달리 빚어지는 누룩의 성형과정은 발로 디디는 “디딤 누룩”과 유압식 성형기로 성형하는 “기계식 누룩”이 있다. 디딤 누룩이나 기계 누룩의 제조과정은 동일하나 누룩의 밀도를 측정하는 압력의 힘으로 누룩의 품질이 결정되므로 균등한 품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려면 반드시 유압식 성형기의 기계 누룩을 준비하여야 한다. 유압식 성형기는 원하는 압력을 지속적으로 균등하게 실행해 주는 장점이 있다. 발로 디디는 디딤 누룩은 밟는 사람의 체중이나 디디는 숫자에 따라 누룩의 품질이 달라진다. 압력이 달라지면 밀도도 달라지고 누룩 속에 피는 곰팡이 균사의 생육이 달라져서 곡물을 당화 시키는 역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누룩 전체의 품질이 균등할 수가 없다.

<다음 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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