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작은 양조장 차리기(5)

우리 동네 양조장

서울에서 작은 양조장 차리기(5)

최우택 대표 (전통주양조장 ‘같이’)

탄소수가 적은 유기산과 저급 1가 알코올과의 에스테르는 대개 좋은 향기가 나는 액체로서 존재한다. 즉 유기산과 알코올이 만나면 알아서 과일향이 난다는 의미인 것이다. 같은 곡주라도 상대적으로 맥주보다 누룩 속에 다양한 산을 만드는 균이 많기 때문에 발효 한 후에 다양한 향이 많이 날 수 있다. 때문에 맥주는 다양한 향을 발현하기 위해 hop이라는 부재료를 첨가해 다양한 과일 향을 표현하려 한다. (그림1참조 )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러한 다양한 에스테르는 생긴 게 비슷하다.

아세트산이소펜틸-CH3COOCH2CH2CH(CH3)2-바나나

아세트산프로필-CH3COOCH2CH2CH3-복숭아

아세트산헥실-CH3COO(CH2)5CH3-딸기

부티르산에틸-CH3CH2CH2COOCH2CH3-파인애플

프로판산에틸-C2H5COOC2H5–파인애플

자기스스로 축합과 융합(에스테르 융합)을 반복하며 과일향이 생긴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러한 다양한 과일 향을 만들기 위해서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3달의 발효와 숙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이러한 물질을 집어넣으면 어떨까? 원가율이 오른다는 단점이 생길수도 있지만, 생산시간이 짧아지는 만큼 생산량의 확대를 야기 할 수 있다. 더불어 술마다 다양한 개성을 발현 시킬 수도 있다.

여기서 향의 증진 외에도 또 다른 이유가 발생하다. 에스테르외도 과일의 향은 너무나 당연하다. 대표적인 것이 같은 에스테르에도 순환고리(벤젠)가 포함되어 있는 형태 락톤이다. 복숭아와 코코넛향이 락톤향의 대표적인 주자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유기산과 알코올의 향의 화합물인 일부에스테르는 발효와 숙성으로 표현이 가능하지만, 락톤과 같은 물질이라면? 표현의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의 술 중 이러한 락톤을 표현하기 위해 반드시 어떤 공정을 거치는 장르가 있다. 바로 Wine이다.

앞서 맥주에서 유기산의 부족으로 향이 부족해 향을 표현하기 위해 hop을 첨가한다면, 와인의 경우 자신의 부족한 향을 첨가하기 위해 오크통에다 숙성시킨다. 프랑스 오크배럴의 권위자 까미유 코티에는 “리무장 오크는 밀도가 넓고 아로마인 락톤은 적지만 타닌이 많고 상대적으로 추출이 빠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알리에 나무는 조직 밀도가 더 촘촘하여 유게놀 함량이 더 높아 정향의 풍미가 더 드러난다.”고 했다.

*오크별 특징은 아래 그림2 참고.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와인은 오크 맥주는 hop의 첨가를 하는 이유는 주류 장르 특성상 가지고 있는 한계점을 초월하기 위해 일종의 방편인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전통적인 쌀과 물, 누룩만으로 술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은 태생적으로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결국 전통주 그 중 순곡주의 맛과 향은 거기서 거기인 것이다. 기존의 본인의 소비자가 있던 기성 양조장이나, 무형문화재나 명인으로 대표되는 전통이 있는 술, 또는 마케팅만 성공하면 인터넷으로 판매가 가능해 큰 돈으로 직결되는 지역특산주와 달리, 서울의 군소 신규 양조장은 어찌해서 물건을 팔아야 할까. 바로 아이디어의 승부이고 이 아이디어의 발현이 바로 부재료 이다.

높은 임대료로 작게 시작할 수밖에 없는 한계성, 그리고 그 작은 공간에서 회전율을 짧게 하며(맛과 향은 유지하며)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 점, 그리고 신생업자 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알릴 수 있는 기회, 이런 3박자 때문에 최근 서울의 작은 양조장들은 부재료의 사용이 우연이 아닌 필연이며 귀결인 것이다. 그러면 어떠한 부재료가 과연 적합할까?

◈ 프랑스의 다양한 오크

사진 : 다양한 홉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호에>

◇ 필자 최우택

▴전통주양조장 같이 대표 ▴2015 강릉단오제 대상 ▴2015~2020 한국전통주연구소 산하 공방운영▴건국대 와인양조학 석사▴2020 주인선발대회 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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