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영의 唐詩 시리즈 詩聖 杜甫
언제나 천만칸 집을 지을꼬(17)
두보 시 33수
있는 자여! 없는 자에게 베풀 순 없을까
二 十 三 首
潼關吏(동관의 벼슬아치)
士卒何草草? 築城潼關道。
大城鐵不如, 小城萬丈餘。
借問潼關吏, 修關還備胡。
要我下馬行, 爲我指山隅。
連雲列戰格, 飛鳥不能踰。
胡來但自守, 豈復憂西都。
丈人視要處, 窄狹容單車。
艱難奮長戟, 萬古用一夫。
哀哉桃林戰, 百萬化爲魚。
請囑防關將, 愼勿學哥舒。
병사들 어찌 저리 바쁜가?
동관 길목에 성을 쌓으니
큰 성은 철옹성도 못 당하고
작은 성은 만여 장 높은 데 있네.
동관 벼슬아치에게 물어보니
관문 고쳐 오랑캐 다시 대비한다며
나를 말에서 내려 걷게 하고
나에게 산모퉁이 가리키네.
늘어선 방책 구름에 닿아
나는 새도 넘을 수 없고
오랑캐가 와도 자연히 다 지키니
어찌 다시 장안을 걱정하리.
어르신 요새를 보시오.
좁아서 겨우 수레 하나 지나니
어려울 때 긴 창 휘둘러
오랫동안 한 사람이면 족하지요.
슬프도다 도림의 전투여
백만 병사 고기밥 되었네.
관문 지키는 장수에게 부탁하오니
부디 가서한을 본받지 마시오.
◇ 배경
756년 동관을 지키던 병마부원수 가서한(哥舒翰)이 동관을 나왔다가 영보현의 서쪽에서 안록산의 반군에게 대패했던 것을 상기하여 시인이 그 방어태세를 물었고, 장교가 불안과 의심을 해소시키고자 만반의 준비태세가 되어있다고 늘어놓는다. 장교의 설명을 다 듣고 난 후에도 두보는 그래도 다시 한 번 동관 근처 도림에서 패전한 가서한을 상기시키고 그의 실패를 본받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미리 방비하여 빈틈없이 해달라는 것이다.
◇ 어휘
草草(초초) 거칠 초. 바빠서 거친 모양. 허둥지둥. 건성으로.
不如(불여) ~만 못하다.
大城鐵不如(대성철불여) 큰 성은 철옹성도 못 당하고.
小城萬丈餘(소성만장여) 작은 성은 만여 장 높은 데 있네.
修關還備胡(수관환비호) 관문 고쳐 다시 오랑캐에 대비한다.
戰格(전격) 방책(防柵).
西都(서도) 장안(長安).
胡來但自守(호래단자수) 오랑캐가 와도 단지 지키기만 한다
丈人(장인) 노인 남자에 대한 존칭.
窄狹(착협) 좁다. 비좁다.
艱難(간난) 어렵다.
奮(분) 휘두르다.
戟(극) 창.
桃林(도림) 허난 성(河南省) 영보현에 있는 지명-황군(皇軍)이 안록산의 반군(叛軍)에게 대패한 전쟁터.
請囑(청촉) 청을 들어주기를 부탁하다.
愼(신) 삼가다. 부디. 제발.
哥舒(가서) 가서한(哥舒翰:당나라 현종 때 투르크 사람).
◇ 해설
큰 성은 철옹성보다 견고(堅固)하고 작은 성은 만여(萬餘) 장(丈) 높은 산에 세워져 있다. 동관에서 황군(皇軍)을 대패시킨 안록산의 군대인 오랑캐의 침입을 다시 대비하기 위해서 지금 관문을 보수 중이다.
오랑캐가 쳐들어와도 방책(防柵)을 넘을 수 없으니 단지 지키기만 하면 된다고 동관의 벼슬아치가 말한다. 한 사람의 장정이 길목에서 창을 휘두르면 세상에 그를 이길 사람이 없다고도 한다.
도림(桃林)의 전투에서도 당군(唐軍) 수만 명이 황하(黃河)에 빠져 죽었으니 아! 슬프도다 슬퍼 또 얼마나 많은 병사들이 죽음을 당해야만 하는가? 여기에서도 두보의 장병들을 사랑하는 심정이 애절히 배어있다.
산시 성 동쪽 끝의 관문인 동관(潼關), 이곳에서 두보는 관리에게 이렇게 신신당부한다.
“많은 병사들 생고생시키다가 무모한 전투로 전사하게 만들지 말고 잘 대비하라”고.
병사들 얼굴 속에서 불안한 운명이 아프게 비쳤던 모양이다.
◇ 명구
哀哉桃林戰, 百萬化爲魚。
☞차동영의 학력및 경력:▴철학박사▴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중어중문학과▴서강대학교 대학원 중국어과▴삼성 배우기 최고가상품 개발▴DMZ종주상품 및 태권도방한관광상품 개발▴DMZ문화원 부원장▴CITM(중국국제여유대전)한국관 최우수관 선정 및 수상
*편집자주:본지는 저자의 양해를 받아 ‘언제나 천만칸 집을 지을꼬?’ 중에서 술과 직접 관련이 있는 대표시를 연제한다. 삽화및 관련 사진은 밥북사가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