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台祐 교수의 특별기고
술의 신 디오니소스(Dionysos) 신화 이야기(24)
오르페우스 신화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케(Eurydice)를 찾아 지하세계로 내려가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그리스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로마에서 만들어졌다. 로마제국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 시절의 시인인 베르길리우스가 그의 <농경시(Georgica)>에서 읊고, 오비디우스가 그의 <변신이야기>에 담은 것이다.
오르페우스는 자신의 삶에 무언가 부족한 것이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음악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이었다. 숲의 님프 에우리디케를 만났을 때 그는 자신이 무엇을 갈구하는지 알았고 사랑의 기쁨을 느꼈다. 오르페우스는 결혼의 신 히메나이오스(Hymenaeus, ‘Hymen’이라고도 한다)에게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하여 축복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머리에 화관을 쓰고 손에 횃불을 든 모습으로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결혼식장에 참석한 히메나이오스는 그러나 신랑과 신부가 잘살 것이라는 징조는 하나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의 말은 상서롭지도 않았고 불길하기까지 했다. 그가 든 횃불에서는 미래를 축복하는 환한 불꽃은커녕 검은 연기만 나는 바람에 신랑과 신부는 물론 하객들도 눈물을 흘려야 했다.
결혼식장에서 나타났던 이 불길한 징조는 혼인식을 올린 지 열흘도 못 되어 사실로 나타났다. 어느 날, 에우리디케는 다른 님프들과 함께 올림포스 산기슭의 템페 계곡으로 꽃을 꺾으러 갔다. 마침 그곳에서는 양치기 아리스타이오스(Aristaios)가 꿀벌을 치고 있었는데, 아름다운 에우리디케를 본 이 젊은이는 그녀가 새색시인 줄 모르고 말을 붙이려 했다. 에우리디케는 느닷없는 낯선 사내의 등장에 몹시 놀라 달아나다가 그만 풀숲에 있던 뱀을 밟고 말았다. 화가 난 뱀은 에우리디케의 발뒤꿈치를 물었다. 그 즉시 에우리디케는 죽은 자만이 가는 지하세계로 떠나고 말았다. 신혼의 단꿈을 꾸던 한 쌍의 행복은 너무나 짧았다.
졸지에 아내를 잃은 오르페우스는 신과 인간은 물론이고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에게 노래로 자신의 슬픔을 호소했다. 오르페우스가 어찌나 애절하게 노래했던지 들짐승들은 풀을 뜯으려 하지 않았고, 풀과 나무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건 분명히 인간들이 불멸의 행복을 누리는 것을 질투하는 신이 저지른 일이라고 친구들이 오르페우스의 슬픔을 달랬지만 헛일이었다. 영혼의 반쪽을 잃은 그가 어찌 살아갈 수 있겠는가.
견딜 수 없는 슬픔에 괴로워하던 오르페우스는 이제껏 어떤 인간도 해보지 못한 일을 감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지하세계로 내려가 에우리디케를 데려오기로 결심한 것이다. 오르페우스는 엘레우시스(Eleusis) 땅으로 갔다. 그곳에는 그 옛날 헤라클레스가 하계(下界)로 내려갈 때 지나간 동굴이 있었던 것이다. 그는 캄캄한 동굴에서 죽은 자들의 세계로 가는 통로를 찾아내고 점점 깊이 내려갔다. 이승과 저승 사이에는 어둠의 땅 에레보스(Erebos)가 있는데 이곳에는 다섯 개의 강이 흐르고 있다.
첫 번째 강에 다다른 오르페우스가 배에 타려 하자 늙은 뱃사공 카론(Charon)이 그가 산 자임을 알아보고는 배에 오르지 못하도록 노를 들어 밀어내려고 했다. 오르페우스가 리라를 뜯으며 노래를 부르자 ‘비통의 강’ 아케론(Acheron)은 저승에 가로누운 제 신세를 한탄했고, ‘통곡의 강’ 코키토스(Cocytos)는 머리를 풀며 울부짖었고, ‘불의 강’ 플레게톤(Phlegethon)은 불길을 헤쳐 길을 내주었으며, ‘망각의 강’ 레테(Lethe)는 자기 자신이 망각이라는 것조차 잊었다. 뱃사공 카론 영감은 ‘증오의 강’ 스틱스(Styx)까지 오르페우스를 건네준 뒤에도 너무도 감동한 나머지 한동안 되돌아가려 하지 않았다.
저승의 입구에서 오르페우스는 맹렬하게 짖어대는 문지기 개 케르베로스(Cerberos)에게 노래를 들려주었다. 이 흉포한 삼두견(三頭犬)은 노랫소리가 들리자 이내 세 개의 머리를 떨어뜨리고는 곤히 잠이 들고 말았다. 그 옛날 헤라클레스가 힘으로 케르베로스를 굴복시켰다면 오르페우스는 노래로 굴복시킨 것이다.
오르페우스가 리라를 뜯으며 길고 어두운 통로를 지나가자 여기저기서 죽은 자의 망령이 나타나 그를 끌어당겼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오르페우스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음악으로 길을 열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의 음악은 지상에서 저지른 죗값을 치르느라 영겁의 벌을 받는 영혼들에게 잠시나마 고통을 잊게 해주었다.
저편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거대한 바위를 언덕 위로 밀어 올리는 시시포스(Sisyphos)가 있었다. 언덕 꼭대기 이르면 둥근 바위가 다시 굴러 내려왔기 때문에 시시포스는 영원히 그 바위와 씨름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는 죽은 자를 저승으로 데려가는 죽음의 신 타나토스(Thanatos)를 꽁꽁 묶어 감금하는 바람에 저승이 텅 비게 되자 신을 속인 죄로 이러한 벌을 받게 된 것이다. 오르페우스가 리라를 연주하며 지나가자 굴러 내려오던 바위가 멈추었고 시시포스는 잠시 바위에 걸터앉아 쉴 수 있었다.
아들을 죽여 신들에게 음식으로 대접하려 한 끔찍한 죄로 형벌을 받는 탄탈로스(Tantalos)는 조금 떨어진 웅덩이에 물이 목까지 찬 상태로 서 있었다. 그가 턱을 기울여 물을 마시려 하면 물은 아래로 내려갔고, 닿을 듯 가까이 있는 포도는 손을 뻗으면 달아났다. 오르페우스가 리라를 연주하며 지나가는 동안 물은 내려가지 않았고 포도는 달아나지 않았으며, 탄탈로스 역시 물을 마시거나 포도를 먹으려 하지 않고 잠시 헛된 노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제우스의 아내 헤라를 범하려던 죄로 불 수레바퀴에 결박되어 영원히 도는 형벌을 받고 비명을 지르던 익시온(Ixion)과, 여신 레토를 겁탈하려던 죄로 두 손이 묶인 채 두 마리의 독수리에게 끊임없이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고 비명을 지르던 티티오스(Tityos)도, 오르페우스의 노랫소리에 불 수레바퀴가 멈추고 독수리가 움직이지 않는 바람에 비명을 지르지 않게 되었다.
아르고스 왕인 아버지 다나오스의 명에 따라 결혼 첫날밤에 남편을 단도로 찔러 죽인 죄로 밑 빠진 독에 영원히 물을 길어 부어야 하는 마흔아홉 명의 다나이드(Danaid, 복수는 Danaides)들도 보였다. 오르페우스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에는 밑 빠진 독에서 물이 새지 않았고, 덕분에 다나이드들은 허리를 펴고 잠시 쉴 수 있었다.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Moirai) 세 자매가 쭈글쭈글한 얼굴을 편 것도, 복수의 여신 에리니예스(Erinyes) 세 자매와 천벌의 여신 네메시스(Nemesis)가 눈물을 흘린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이윽고 오르페우스는 지하세계의 왕 하데스 앞에 섰다. 하데스의 전신에서 음산한 기운이 풍겨 나왔고, 여왕 페르세포네의 표정은 저승의 어둠만큼이나 어두웠다. 과연 망령들의 통치자인 신과 여신을 어떻게 설득하여 에우리디케를 되돌려 달라고 할 수 있을까. 오르페우스는 리라를 뜯으며 혼신을 다해 노래했다.
“하계의 신들이시여! 산 것들은 어차피 당신들이 있는 곳으로 오게 마련입니다. 진실로 말씀드리오니, 저의 사연을 부디 들어주소서. 제가 이곳에 온 것은 타르타로스의 비밀을 알아내고자 해서도 아니요, 머리 셋 달린 문지기 개와 힘을 겨루자고 해서도 아닙니다. 저는 꽃다운 나이에 독사의 이빨에 빼앗긴 제 아내를 찾으러 왔습니다. 에로스가 저를 이곳으로 이끌었습니다. 에로스는 지상에 사는 저희들을 지배하는 전능하신 신입니다. 옛말이 그르지 않다면 이 하계에서도 그럴 것입니다. 이 공포로 가득 찬 곳, 침묵과 망령의 나라에서 간청하오니, 부디 에우리디케의 생명줄을 다시 이어주십시오. 저희는 언젠가는 이 나라로 오게 되어 있습니다. 빠르냐 늦냐의 차이가 있을 뿐 오는 것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제 아내가 이곳에 온 것은 때가 되어서가 아닙니다. 바라건대 신들이시여, 제 아내를 돌려주십시오. 돌려주시지 않는다면 저도 지상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니, 저희 부부가 망령으로 떠도는 걸 보시면서 승리를 즐기게 될 터입니다.”
오르페우스의 노래는 얼음처럼 차고 바위처럼 단단한 하데스의 마음마저 녹이고 말았다. 하데스에게 납치되어 지하세계의 여왕이 된 페르세포네도 자신의 억울한 신세가 떠오른 듯 하데스의 귀에 속삭이며 애원했다. 사랑의 힘에 굴복한 하데스가 에우리디케를 데려오라고 명을 내렸다. 에우리디케는 독사에 물린 상처 때문에 절뚝거리며 혼령들 사이에서 걸어 나왔다. 오르페우스는 성급히 아내를 데리고 떠나려 했다. 그러나 하데스는 한 가지 조건을 내세웠다. 지상에 이를 때까지 쉬지 말아야 하고, 에우리디케는 오르페우스의 그림자에 숨어서 따라가야 하며, 오르페우스는 말을 해서도 뒤를 돌아보아도 안 된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오르페우스는 조건을 수락했다.
두 사람은 침묵 속에서 죽음의 냉기가 서린 어둡고 구불구불한 통로를 지났다. 탄탈로스가 갈증에 침을 삼키는 소리, 티티오스가 독수리에 간을 쪼여 비명을 지르는 소리, 익시온의 불 수레바퀴가 도는 소리, 다나이드들이 독에 물을 붓는 소리, 시시포스의 바위가 언덕을 굴러 내려오는 소리가 다시 들려오기 시작했다. 오르페우스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뒤따라오는 에우리디케의 발걸음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몸을 돌려 그녀가 따라오는지 확인하고 싶었고, 그보다 더 강렬하게 그녀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욕망을 억누르고 발걸음을 계속 옮겼다.
어둠이 검은빛에서 잿빛으로 바뀌고 이윽고 밝은 빛이 들어왔다. 동굴 입구였다.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오르페우스는 저도 모르게 뒤를 돌아다보았다. 그 순간이었다. 에우리디케가 “안녕….”이라는 희미한 외침을 남긴 채 저승으로 끌려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오르페우스는 황급히 팔을 뻗었지만 손끝에 닿는 것은 차가운 바람뿐이었다. 오르페우스는 다시 하계로 내려가려 했지만, 이번에는 뱃사공 카론이 완강히 가로막았다. 오르페우스가 이레 동안이나 먹지도 자지도 않고 아케론강 언덕에서 리라를 뜯으며 노래를 불렀으나 고집 센 카론 영감은 고개 한 번 돌리지 않았던 것이다.
지상으로 올라온 오르페우스는 고향 트라키아로 돌아갔다. 트라키아의 여자들이 그의 마음을 잡으려고 온갖 수를 다 썼으나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멀리한 오르페우스는 산속 깊은 숲으로 들어가 야수들과 더불어 지냈다. 여전히 리라를 연주했지만, 호랑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거나 참나무와 바위를 감동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어느 날, 오르페우스 앞에 한 무리의 여자들이 나타나 그들의 축제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그들은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를 광적으로 추종하는 신도들이었다.
오르페우스가 요구를 거절하자, 그중 한 여인이 “여기, 우리 여성을 모욕하는 사내가 있다”고 외치고는 그를 향해 돌을 던졌다. 오르페우스가 리라를 뜯자 돌은 그 소리에 힘을 잃고 그의 발치에 떨어졌다. 다른 여자들이 던진 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자 여자들은 일제히 큰 소리를 질러 리라 소리를 누른 후 창을 던졌다. 창에 맞은 오르페우스의 몸은 금방 피로 물들었다. 광기에 사로잡힌 여자들은 오르페우스의 몸을 갈가리 찢고, 떼어낸 머리를 리라에 박아 헤브로스 강에다 처넣었다.
오르페우스의 머리와 리라가 함께 붙은 채 떠내려가며 머리는 노래를 하고 리라는 연주를 하자 이에 화답하여 강의 양 언덕도 노래를 불렀다. 오르페우스의 조각난 몸은 레스보스 섬의 해변으로 밀려갔는데, 무사히 여신들이 이를 수습하여 무덤을 만들고 장례를 치러주었다. 그때부터 레스보스 섬의 꾀꼬리들은 세상 어떤 곳의 꾀꼬리들보다 감미롭게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제우스는 오르페우스의 리라를 거두어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는데 바로 거문고자리이다.
이 잔인하고도 비극적인 이야기는 19세기 프랑스 상징주의 화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중에서도 귀스타브 모로는 이 주제를 반복적으로 다루는 한편 상상력을 발휘해 창의적으로 묘사하곤 했다. 그가 1865년경에 그린 <오르페우스>에는 한 여인이 레스보스 해안가로 떠밀려 온 오르페우스의 머리와 리라를 거두어 내려다보고 있는 장면이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로 표현되어 있다.
이름 디오니소스에서의 부활 의미성
주신(酒神) 디오니소스란 ‘뉘사(Nysa)의 디아스(Dias)’, 즉 즉 ‘뉘사의 제우스’라는 뜻이고, 또 다른 해석으로는 둘의 의미인 ‘디오(dyo)’와 태어나다를 뜻하는 ‘뉘스(Nys)’의 결합으로 보아 ‘두 번 태어난 자’로 해석하기도 한다. 합성어로 세밀레와 제우스 사이에서 두 번 탄생했다는 의미이다. 즉 수태는 세멜레에게서 출산은 제우스에게서 한 반신반인이다.
이처럼 디오니소스는 본래 ‘뉘사 산에서 자란 제우스’라는 뜻이다. 디오니소스는 죽은 어머니의 몸에서 꺼내어져 아버지의 몸속에서 산달을 채우고 태어난 비극의 주인공이다. 또한 디오니소스는 ‘어머니가 둘인 자’라는 뜻의 ‘디오메토르(Diometor)’, 또 <오르페우스 송가>에서는 그가 ‘세 번 탄생한 자’라는 뜻의 ‘트리고노스(trigonos)’, 그리고 ‘여러 번 거듭 탄생한 자’라는 뜻의 ‘폴뤼고노스(Polygonos)’라고도 불린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부활한 자’, ‘거듭 태어난 자’라는 의미로 영원불사로 불린다. 공산주의가 도그마의 우물 속에서 나르키소스처럼 종말을 고했다면, 자유주의는 광야에서 디오니소스처럼 자쟁(自爭)과 갱생(更生)을 거듭하면서 부활한 과정이다.
고고학의 발굴로 디오니소스 신이 이방의 신이 아니라 기원전 1,200년 이전 미케네 문명의 초기 청동기 시대부터 존재했던 신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호메로스 영웅들의 정신적 지주인 네스토르의 궁전에서 미케네 ‘선문자 B’로 ‘di―wo―nu―so―jo’, 즉 Dionysoio(디오니소스의)가 적힌 점토판이 발견된 것이다. 하지만 이 ‘디오니소스의’ 다음 글자는 점토판이 손상돼 더 이상 판독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러한 발굴을 바탕으로 디오니소스가 토착 신이었음이 학계의 중론이 됐다.
우선 디오니소스란 이름의 어원을 분석해보자. 디오니소스란 이름에서 ‘디오스(Dios)’는 제우스(Zeus)의 소유격으로 ‘제우스의’란 뜻이고, ‘니소스(nysos)’는 요정들이 아기 디오니소스를 양육한 ‘뉘사(Nysa)산’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은 정설로 인정받지 못했기에 디오니소스 어원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디오니소스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별칭으로 불린다. ‘희석되지 않은 포도주의 제공자’ ‘사나운 자’, ‘천둥 치는 자’, ‘해방자’, ‘여러 고환을 가진 자’, ‘통합하는 자’ 등 다양한 별칭이 존재한다. 그리스 신이 대체로 여러 별칭을 갖고 있지만, 디오니소스처럼 다양한 별칭을 가진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러한 사실에서 디오니소스의 정체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힌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따라서 디오니소스는 정체가 분명하지 않고 언제나 변형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디오니소스와 연관된 여러 단어도 디오니소스의 정체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려주지 못한다. 이를테면 디오니소스의 또 다른 이름 ‘박코스(Bacchos)’, 디오니소스의 어머니 세멜레, 디오니소스의 부속물인 지팡이 튀르소스(Thyrsus), 디오니소스 신을 찬양하는 노래 ‘디튀람보스(Dithyrambos)’ 등도 정확한 의미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들 모두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단어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디오니소스는 소아시아 왕국인 프뤼기아(Phrygia), 리디아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에 도입된 신성으로는 아나톨리아의 대모신 퀴벨레(Cybele)가 대표적인데, 이 퀴벨레 여신은 놀랍게도 디오니소스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디오니소스와 퀴벨레 두 신성 모두 프뤼기아에 그 기원을 두고 있으며 산에서 열광적인 제의가 벌어진다는 것, 제의에서 피리와 드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입문식을 치르는 관습이 있다는 것 등에서 공통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남태우 교수
▴문학박사/중앙대학교 명예교수▴전남대 교수▴중앙대학교 도서관장▴중앙대학교 교무처장▴중앙대학교 문과대학장▴한국정보관리학회장▴한국도서관협회장▴대통령소속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
◇ 필자 남태우 교수 경력:▴전남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중앙대학교 중앙도서관장▴중앙대학교 교무처장▴중앙대학교 문과대학장▴한국정보관리학회장▴한국오픈엑세스포럼회장▴한국 문헌정보학교수협의회장▴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한국도서관협회장▴중앙대학교 명예교수(현재)▴현재 건전한 음주문화 선도자로 활동하고 있음
◇ 음주관련 저작리스트:▴비틀거리는 술잔, 휘청거리는 술꾼이야기(1998)▴주당별곡
(1999)▴술술술, 주당들의 풍류세계(2001)▴알코올의 야누스적 문화(2002)▴음주의 유혹, 금주의 미혹(2005)▴주당들의 명정과 풍류(2007)▴홀 수배 음주법의 의식과 허식(2009)▴술잔의 미학과 해학(2013)▴은자의 명정과 청담세계(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