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막걸리 중소기업 적합업종 철회 신청을 바라보며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술 바로보기


대기업의 막걸리 중소기업 적합업종 철회 신청을 바라보며

 

얼마 전 동반성장위원회에서는 보도 자료를 내어 2014년 만료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82개 품목 중 77개 품목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재합의 신청이 접수되었다고 밝혔다. 이중 대기업계에서는 탁주를 비롯하여 장류, 순대, 어묵 등 50개 품목에 대해 적합업종의 재합의를 해제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하였다고 하며 신청 접수된 품목은 실태조사 등을 거쳐 7월 하순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자율합의를 먼저 시도하고, 자율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조정협의체를 구성하여 협상을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막걸리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대기업이 막걸리 시장에 진출이 안 되고 이 때문에 시장 성장을 못하고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걸로 몇몇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기사들 중에는 일부 업체의 의견을 마치 전체 막걸리 시장의 문제로 확대한 것들도 있어서 문제가 된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막걸리 시장이 현재 엄청난 하락세인가 궁금하다. 수출에 있어서 상당부분 감소했다는 부분은 분명히 인정을 해야 할 것이다. 일본 수출은 2011년 최고 수출량에 비해 약 66% 급감 하면서 2013년에는 13,109톤을 수출하였다. 수출이 급감한 것은 일본에 치우친 수출 시장문제와 엔화 약세, 한일관계 등 여러 문제가 동시에 겹치면서 감소한 것으로 이야기 되고 있다. 그렇기에 최근에는 수출시장 다각화를 위해 많은 막걸리 업체들이 노력하고 있다. 그럼 내수 시장은 어떤가? 내수 시장도 2011년 최고 소비량보다 2013년에는 약 10% 감소 한 36만 6470 kL를 소비 하였다. 이처럼 수출에 있어서는 큰 폭의 하락이 있었지만 내수에 있어서는 신문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엄청난 하락세라고 이야기 하기는 힘들 것 같다. 물론 하락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기에 이러한 하락 문제는 지속적으로 고민을 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대기업의 막걸리 중소기업 적합업종 철회를 요청한 것을 보고 중소 막걸리 업체들은 반발을 하고 있다. 업체들이 반발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일먼저 대기업의 막걸리 산업 진출은 각 지역의 향토자원이 연계된 내 고향 막걸리들이 사라지고 소수의 획일화된 제품들이 독점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전국에 존재하는 각 지역의 유명한 막걸리들은 그 고장의 역사, 문화, 농특산품이 연계된 제품들이며 각 지역마다 보존하고자 하는 향토자원이 되어있는 현실이다. 대량생산체제에 의한 원가절감을 기초로 영리를 추구하는 대기업적 경영방식으로는 전국의 수많은 내 고향 막걸리들이 사라지고 획일화된 소수의 제품들이 독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둘째, 대기업 진출에 따라 전국 500개의 중소 막걸리업체의 생계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2만여 명의 막걸리 업계종사자의 일자리를 없애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셋째, 대기업은 시장전망이 좋지 않으면 빠져나가면 그만이지만 남아있는 중소업체들은 후폭풍을 고스란히 감수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모 기업이 막걸리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시장을 키우기는커녕 잘나가던 중소막걸리업체를 인수 한 후 막걸리시장이 내리막길로 접어들자 막걸리시장에서 철수한 예가 있으며 해외 수출에서도 수출시장이 급감하자 해외 시장에서 철수 한 예들이 있어서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진출을 곱게 바라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중소 막걸리 업체들은 대기업이 막걸리 산업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중소 막걸리 업체들의 의견에 좀 더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일부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대기업이 막걸리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시장의 크기를 크게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로 다가온다. 하지만 지금처럼 중소막걸리 업체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대기업의 막걸리 시장 진출은 요원할 것이다. 제일 먼저 중소 막걸리 업체들이 이야기 하는 것처럼 대기업이 무작정 막걸리시장에 진출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 막걸리업체들과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역할분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먼저 도출돼야 할 것이며 대기업들도 중소기업들에게 막걸리 시장의 성장을 위해 어떠한 정책과 시장 활성화를 위한 내용을 보여주며 신뢰를 먼저 쌓아야 할 것이다.

막걸리의 대기업 진출은 500개의 중소기업 막걸리 업체들 의견이 각자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진출 자체에 대한 정답 역시 없을 것이고 이러한 업체들의 의견을 잘 조율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개발과 농식품 가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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