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홍어, 돼지고기, 탁주의 찰떡궁합 홍탁삼합
홍어는 한 번 맛을 들이면 어떤 음식을 먹어도 만족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강한 맛과 특유의 냄새를 지니고 있다. 홍어의 이 독특한 맛은 남도사람들이 기억하는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고향의 맛이다. 남도지방에선 지금도 “날씨가 찰 땐 홍어생각, 따뜻할 땐 굴비생각”이란 말을 자주 한다. 지금은 사계절 음식이 됐지만 홍어는 겨울에서 초봄이 제철이란 의미다.
홍어는 바닷물 속에서의 삼투압 조절을 위해 근육 속에 요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홍어가 죽으면 이 요소가 암모니아와 트리메틸아민(trimethylamine)으로 분해되면서 자극성 강한 냄새를 낸다. 항아리에서 오래 발효시킬수록 톡 쏘는 맛이 강해지고 살이 부드러워지는 특이한 어류다. 삭히는 기간은 보통 사나흘에서 일주일. 끈적끈적한 액체가 많이 묻어 있다는 것은 신선한 홍어를 썼음을 알리는 징표다.
홍어에는 단백질과 칼슘, 인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특히 신경통․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른 봄, 보리 싹과 함께 간 등 내장을 넣고 자박자박 끓인 홍어앳국(홍어애 보리국)은 코끝을 쏘는 매운 맛과 시원한 국물이 별미다.
홍어삼합은 홍어회, 삶은 돼지고기, 잘 익은 김치를 합해 먹는 것을 말한다. 이 홍어삼합에 탁주, 즉 막걸리를 함께 먹으면 홍탁삼합이 된다. 삭힌 홍어는 톡 쏘는 맛과 찡하게 코를 자극하는 특유의 맛이 있어 처음 경험하는 사람은 먹기 쉽지 않지만, 한두 번 먹다 보면 그 맛에 빠져 마니아가 되기도 한다.
전통 숙성식품인 홍어는 자연 발효식품이자 고단백 저지방 알칼리식품이다.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혈관질환, 심부전증 등의 예방 효과가 있는, 몸에 아주 이로운 음식이다.
재료 홍어 200g, 묵은 김치 200g, 삼겹살 300g
양념 돼지고기 양념-된장 ½T, 다진 마늘 ½T, 로즈마리 약간
① 돼지고기에 마늘, 된장을 넣는다.
② 양념이 골고루 배도록 잘 무친 후, 찜솥에 양념한 돼지고기를 얹고 그 위에 로즈마리를 올려준다.
③ 쪄낸 돼지고기를 홍어와 비슷한 크기로 썬다.
④ 묵은 김치를 삼겹살과 홍어 크기로 썬다.
⑤ 쪄낸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 홍어회를 가지런히 담으면 홍어삼합 완성.
⑥ 여기에 막걸리를 한 잔 곁들이면 홍탁삼합이 완성된다.
tip. 막걸리는 차가운 성질의 홍어와 궁합이 잘 맞는다. 막걸리의 발효 성분이 홍어 소화를 돕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