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과 면역

여러 가지 병원성 세균과 기생충 및 바이러스 감염에 대항하고 잘 견디도록 방어해주는 것이 바로 면역기능이다. 이는 특수한 세포균(백혈구 및 거식세포들)과 조직들(흉선․비장․림프선․골수)로 구성돼 있다. 백혈구는 골수에서 성숙되는 B림파구 세포와 흉선에서 성숙되는 T림파구 세포로 구성된다. B림파구는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균의 항원(抗原)에 대해 항체(抗體)를 생성해 중화시키는 반면, T림파구는 항원에 의해 감염된 세포나 종양에 의해 변형된 세포와 직접 대응해 면역능력을 갖는다. T림파구는 T 헬퍼 셀(T helper cells), T 서프레서(T suppressor), 세포독성 T 셀(cytotoxic T cell) 등이 있다. 이들 T림파구는 B림파구 및 내추럴 킬러 셀(natural killer cells)이라는 면역세포와 상호 협동으로 침입한 병원균이나 암세포들을 제거한다.
1980년대 이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의 발견으로 일반 대중의 면역기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여러 가지 중금속과 발암물질을 포함한 각종 독성물질이 면역기능을 저하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한편 음주를 즐기는 임산부의 아이가 태어나면, 이들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면역기능이 현저히 감소돼 질병에 잘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지속적인 알코올 음주는 실험동물이나 사람에게 모두 상기(上記)한 모든 종류의 백혈구 양을 현저히 저하시키고, 면역 단백질인 항체의 생성량도 감소시킨다. 그 결과 알코올 과음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훨씬 낮은 면역기능을 보유하게 돼 외부의 세균성 또는 바이러스성 질환(감기 포함)에 걸릴 확률이 훨씬 높다. 에이즈 감염 환자들이 결핵이나 폐렴으로 고생하듯이 알코올 과음자도 결핵이나 폐렴에 잘 걸리고, 심지어 암 발병률도 높다. 이런 질병에 걸리면 계속된 음주는 질병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회복을 지연시키기 때문에 무조건 금주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은 술에 어느 정도 취하면 윤리․도덕적인 사고의 혼돈이 일어나 여러 사람과 무분별한 성교를 할 수 있고, 동일한 주사기를 이용해 마약을 복용함으로써 AIDS-HIV 바이러스나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등 인간 생체에 치명적인 해를 줄 수 있다. 특히, 성교 시에 콘돔을 사용하지 않아 임질․매독 등 여러 성병에 감염될 수 있고, 최근에는 에이즈를 일으킨다는 HIV에 감염될 수도 있다. 공중보건과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비정상적인 행동의 소산이므로 미국 정부에선 음주 시 절제 있는 행동을 할 것을 적극적으로 계몽하고 또 예방운동을 펼친다. 술을 많이 애음하는 우리 한국인들도 재고해봐야 할 문제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인들은 약 6~12% 정도의 국민이 간염바이러스를 갖고 있어, 구미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보균율을 보이고 있다. 이들 간염바이러스는 급성 또는 만성적으로 간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하면 간암으로 발전시키고 간경화증도 유발시켜 사망을 초래한다. 이런 경우 술을 장기간 음주하면 간염바이러스와 간에 미치는 영향이 상승적으로 작용해 더 빨리, 더 나쁜 영향을 갖고 올 수 있다. 적당한 실험동물 모델이나 정확한 통계수치가 없지만 한국․일본인에게 간암환자가 많은 이유는 간염바이러스의 보균과 과음으로 인한 현상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