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봄바람 맞는 섬… 안산 풍도(楓島)

김홍덕 외신기자 / Hordon Kim, International Editor (hordonkim@gmail.com)

코로나 펜데믹이 생각보다 일찍 수그러드는 것 같은 요즘, 새로운 변종이 꿈틀거리고 있지만 모처럼만에 나들이 기분이 폴폴 나는 시기이다. 인파가 많이 몰리는 곳보다는 짧은 시간이라도 배를 타고 나가는 작은 섬여행은 어떨까?

안산시 대부도 남서쪽으로 24㎞ 떨어진 조그마한 섬 풍도(楓島). 매년 3~4월이 되면 봄을 알리는 야생화가 만발해 봄이 오는 소식을 색으로 알려주는 섬이다.

섬 전체가 야생화 군락지로 화려하게 변하는 요즘에는 109명이 거주하는 면적 1.843㎢의 풍도가 꽃 나들이 상춘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가장 먼저 봄을 알린다는 복수초를 비롯해 보송보송 아기 같은 솜털을 자랑하는 노루귀, 꽃받침이 꿩의 목덜미를 닮은 꿩의바람꽃 등 다양한 봄의 전령이 눈길을 사로잡지만 풍도 야생화의 주인공은 따로 있다. 오직 풍도에서만 피어나는 풍도바람꽃과 풍도대극이 주인공이다. 작은 바람에도 하늘거리는 풍도바람꽃은 예전에 변산바람꽃으로 알려졌지만 변산바람꽃보다 꽃잎이 더 크고 모양이 다르다. 2009년 변산바람꽃의 신종으로 학계에 알려진 후 2011년 1월에 풍도바람꽃으로 정식 명명됐다.

풍도대극은 붉은 빛깔이 일품이다. 수줍은 듯 다른 야생화 무리와 떨어져 가파른 섬 해안가 양지바른 곳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인지 풍도대극을 못보고 돌아서는 탐방객들도 많다. 숨바꼭질하는 기분으로 풍도대극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야생화 군락지는 마을 뒤편에 있는 해발 177m 높이의 후망산에 밀집됐다. 이곳을 오르기 위해 오솔길을 걷다 보면 대지를 뚫고 낙엽 속에 몸을 감춘 야생화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탓에 예년보다 더 많은 야생화를 볼 수 있다.

풍도에서 야생화를 볼 때는 몇 가지 주의점이 있다. 야생화 주변에 있는 낙엽은 추위로부터 야생화를 보호해주는 이불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진 촬영 과정에서 야생화 주변 낙엽을 걷어내면 안 된다. 또 관찰로를 지켜 관찰을 해야 하며 반드시 눈으로만 봐야 한다.

풍도행 정기 여객선은 1일 1회 운항 중이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오전 9시30분에 출항해 대부도 방아머리항 여객선터미널(오전 10시30분)을 거쳐 낮 12시 풍도에 입항한다. 배 시간은 날씨 등 바다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으므로 꼭 ‘대부해운’의 운항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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