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171)
‘2021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 살펴보기
매년 봄이 되면 전년도의 주류 트렌드를 정리한 보고서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트렌드를 쫒고 있지만 전통주에 대한 통계를 이 정도로 정리해 주는 자료도 없는 듯하다. 매년 자료가 나올 때 마다 정리를 하고 있기에 올해도 ‘2021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를 통한 주류 트렌드를 살펴보려 한다.
전체적인 주류 시장의 출고금액은 감소하는 추세이다. 19년 대비 출고금액은 1.6% 감소하였으며 출고량은 4.8% 감소하였다. 아마도 이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주류 소비의 변화로 생각된다. 물론 이것은 올해 갑작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혼술과 홈술 그리고 회식 문화의 변화 등으로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진 현상이다. 코로나 19가 끝난다고 해서 이러한 소비 감소가 반등 할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한 자연적인 음주량 감소, 회사 회식을 하지 않음에 따른 편안함을 알았기에 이 익숙함으로 인한 감소현상은 이어질 것이다.
주류의 출고금액 감소 추세 안에서도 탁주와 증류식 소주, 기타 주류의 성장이 눈에 띈다. 탁주는 6.2%, 증류식 소주는 16.7%, 기타주류는 15.3%가 증가하였다. 탁주는 최근 소비자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생각되며 증류식 소주 역시 비슷한 경향으로 보인다. 기타주류에서는 기타주류로 포함되는 착향 막걸리나 새롭게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하드셀처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이중에서 전통주만을 따로 결과를 보면 19년 대비 출고금액이 17.9%가 증가하였으며 이중에서는 약주를 뺀 나머지가 모두 출고량과 출고금액이 증가하였다. 그만큼 많은 주류의 감소 속에서도 전통주는 선전을 한 것이다.
이 자료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소매유통 부분이다. 대형마트를 중식으로 한 보틀샵과, 백화점에서는 전통주 주종별 판매 비중에 있어 탁주가 대체로 20~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증류식소주가 40~50%, 약청주가 10~15% 나머지를 과실주 및 기타주류가 차지하고 있다. 반면 통신판매(온라인)에서는 탁주가 20~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약청주가 10~20%, 과실주 및 국내산 와인이 10~20%, 증류식소주가 20~30%, 그리고 나머지를 기타주류가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증류식 소주가 약간 낮게 판매가 되고 있다. 또한 전통주 전문점에서는 탁주가 55~60%, 약청주가 15~20%, 과실주 및 국내산와인이 5%, 증류식소주가 10~15%, 그리고 나머지를 기타주류가 차지하고 있다. 전통주 전문점에서는 마시기 부담 없는 탁주의 비율이 매우 높고 부담되는 증류식 소주의 비율이 낮게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술을 생산 하는 입장에서는 내가 만든 술이 어떤 유통을 통해 판매할지 면밀히 검토해 보고 자신의 판매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주류 소비 트렌드에서도 눈여겨 볼 점이 있다. 소비자들이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주류 트렌드’라고 인식하는 것은 편의점 구입(76.5%), 홈(Home)술(51.5%), 다양한 맥주(40.4%) 등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제 주류 트렌드를 만드는 곳이 대형할인점 보다는 편의점이라는 것이다. 작년 편의점에서 막걸리 콜라보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콜라보는 대부분 젊은 사람들에게 크게 어필을 했고 그로인해 일부 막걸리들은 지속적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편의점으로 들어가는 막걸리들은 대형 양조장들의 막걸리가 많았으며 대부분은 살균 또는 저가의 막걸리들이 많았다.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편의점에서 승부를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또는 준 프리미엄 막걸리들을 만들어져야 할 때가 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뒷받침하는 걸로 전통주의 구입 장소가 대형할인점(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이 67.8%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편의점(52.1%), 일반 슈퍼(41.5%)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대형마트에서 전통주를 구입하는 비중은 감소하였고 편의점에서 전통주를 구입하는 비중은 증가하는 중이다.
다음으로 전통주 구매 영향을 미치는 매체로는 인터넷 포털(홈페이지, 블로그 등)이 48.3%로 가장 높으며, 이어서 SNS(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43.7%, 지인 추천 39.5%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만큼 전통주에 대한 소비층 중 젊은 세대가 구입하는 형태가 인터넷 정보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걸 알 수 있고 그러기에 전통주 업체가 어디에 좀 더 집중해서 홍보를 해야 하는지를 알려 준다. 이밖에도 전통주의 전통주에 적절한 용량은 300~500ml 미만이 43.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것은 막걸리나 약주/청주, 과실주, 증류식 소주 모두 동일하다. 물론 막걸리와 약/청주는 500~700ml의 선택도 꽤 있지만 전체적으로 소비를 하는 용량이 적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막걸리나 약주의 소비용량을 결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몇 가지 결과들이 있지만 그것들의 추후 다른 내용에서 다루어 보려 한다. 2021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 자료를 만든 것은 이 자료를 통해 양조장들이 조금 더 현재의 트렌드를 살피고 자신들의 술을 어떻게 만들고 마케팅을 해야 할지에 대해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 자료는 누구나가 볼 수 있는 더술닷컴(thesool.com)의 ‘우리술 자료’란에 올라와 있다. 누구에게나 공통으로 주어지지만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은 생산자의 몫일 것이다. 이 자료가 조금 더 많은 양조장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한국술 연구를 하는 연구원
농산물 소비와 한국술 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는 농업 연구사. 전통주 연구로 2015년 과학기술 진흥유공자 대통령 상 및 20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등을 수상 했다. 개발한 술들이 대통령상(산양삼 막걸리), 우리 술 품평회 대상 (허니와인, 산양삼 약주) 등을 수상했으며 다양한 매체에 한국술 발전을 위한 칼럼을 쓰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로
www.koreasool.net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