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의 신(酒神) 디오니소스(Dionysos) 신화 이야기(65)

(Jupiter and Juno/ Annibale Carracci, 1597)

南台祐 교수의 특별기고

 

술의 신(酒神) 디오니소스(Dionysos) 신화 이야기(65)

 

 

디오니소수 필자 남태우 교수

디케(Dike)는 그리스어로 ‘법(法)’의 뜻이며, ‘정의’ 또는 ‘정도(正道)’를 뜻한다. Justitia는 로마어로 ‘정의’의 뜻이며, 오늘날 영어에서 정의를 뜻하는 ‘저스티스(justice)’는 여기서 유래된 것이다. 디케는 미술 작품에서 칼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고, 유스티치아(Justitia)는 여기에 형평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저울이 더해졌다.

 

 

 

 

정의의 여신 바티칸의 유스티치아(Justitia) 동전

칼은 정의를 관철하기 위한 힘을, 저울은 정의의 핵심인 형평을 상징한다. 그런데 눈가리개로 눈을 가리고 있는 이유에 대하여는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다.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과연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눈 먼 상태에서 알아내는 것은 맹목이 아닐까. 그러나 진리는 역설에 있었다. 눈은 감각기관으로 외부의 모든 것을 감식하는 역할을 한다. 눈을 통해 받아들인 감각적인 사실은 오히려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 그렇다. 눈을 가림으로써 감각을 자제할 수 있고 더 공평해 질 수 있는 것이다. 눈가리개는 불편부당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정부 므네모시네(Mnemosyne)와의 관계이다. 제우스는 티탄족이자 기억력의 여신인 므네모쉬네와 아흐레 동안 어울려 음악을 관장하는 아홉 명의 무세이온을 낳았다. 이들 아홉 명의 이름은 서사시를 관장하는 칼리오페(Kalliope), 역사의 클레이오(Kleio), 팬터마임의 폴륌니아(Polymnia), 피리의 에우테르페(Euterpe), 비극의 멜포메네(Melpomene), 시와 춤의 테릅시코레(Terpsichore), 합창의 에라토(Erato), 희극의 탈레이아(Thaleia), 천문학을 관장하는 우라니아(Urania)이다. 무사이들은 올림포스에서 아폴론을 도와 음악을 연주한다.

악보가 없던 시대에 음악을 연주하는 일은 오직 기억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기억력의 여신에게서 음악의 신들이 태어나게 된 것이다. 영어로 ‘뮤즈’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여신들이다. 음악은 기억의 여신의 자식이라는 스토리텔링이 흥미롭다.

Mnemosyne/ Dante Gabriel Rossetti

그리스 시인인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올림포스 신들은 티탄족 신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에 제우스가 올림포스의 주신이 되어 잔치를 벌이며 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여러 신들에게 지배영역을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 올림포스의 연회 자리에서 음악도 부족하고 그들의 승리를 찬양해줄 신도 없었습니다. 이를 깨달은 신들은 제우스에게 음악과 찬양 그리고 그들의 승리를 기록하고 기념해줄 신들을 만들어 줄 것을 부탁했다. 신들의 요구에 제우스는 티탄 족과의 전쟁에서 일어났던 모든 사실을 기억하고 있는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와 함께 올림포스 산의 북쪽 사면에 있는 피에리아로 가서 함께 아홉 밤을 지냈고 그 결과 아홉 무사(Mousa, Muse)를 낳았다. 그리스어로 Mousa 무사, 복수형은 Mousai무사이이고 영어로는 Muse라고 합니다. 이들의 지위도 신입니다. Muse를 요정이라고 부르면 여신을 강등시키는 셈이다.

 

두루 미치는 질서의 여신 에우뤼노메(Eurynome)와의 관계이다. 제우스는 또 티탄족 오케아노스(Oceanus)의 딸 에우뤼노메와 관계를 맺어 우아한 아름다움의 여신들인 카리테스(Charites) 세 자매, 아글라이아(Aglaia, 광휘(光輝))와 에우프로쉬네(Euphrosyne, 기쁨), 탈리아(Thalia, 활짝 핌)를 낳았다. 이 세 자매는 올림포스의 주신들의 몸단장을 맡는 올림포스의 미용사들이다. 그리스의 오케아니드들 중의 하나로 로도스 섬의 아폴로니우스에 따르면 에우뤼노메는 크로노스(Krónos)의 도전 이전에 오피온(Ophion)과 함께 올림포스를 지배했던 태초의 여신이다. 그녀는 아르카디아의 피갈레이아(Phigaleia)가 숭배중심지이다.

풍요의 여신 정부 데메테르(Demeter)와의 관계이다. 데메테르는 로마에서는 케레스로 불렀고, 영어로는 세레스라고 하는데, 대지에서 자라는 곡물을 관장했다. 우유나 주스에 타서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의미하는 ‘시리얼’이라는 말도 데메테르의 영어식인 ‘세레스’에서 온 말이다. 그녀는 크로노스 신과 레아 여신의 딸로 주신(主神) 제우스의 누이동생이자 정부이다. 데메테르는 그리스 신화의 곡물과 수확의 여신이며, 올림포스의 12신중의 하나이다. 계절의 변화와 결혼의 유지를 관장하는 것으로도 여겨졌다. 로마 신화의 케레스(Ceres)에 해당된다.

데메테르라는 이름은 ‘곡식의 어머니’ 또는 ‘어머니인 대지’를 뜻한다. 제우스를 피하려고 암소로 변신한 누이 데메테르를 황소로 둔갑해 겁탈했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후에 지하세계의 여왕이 된 페르세포네(Persephone)이다. 그래서 고대인들은 지하에서 황소가 달릴 때 지진이 일어난다고 믿었었다.

이 황소가 대지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데메테르와 어울려 식물의 생명력을 뜻하는 페르세포네를 낳았다는 것은 참으로 당연하면서도 아름다운 비유이다. 데메테르의 사랑스런 외동 딸 페르세포네는 지하세계의 왕 하데스(Hades)가 납치해 자신의 아내로 삼았다. 그녀는 제우스 이외에도 크레타 섬 출신의 이아시온(Iasion)을 배우자로 맞이하여 플루토스(Plutos, 부, 즉 흙의 풍부한 농산물의 신)라는 아들을 낳았다. 데메테르는 대개 곡식의 여신으로 나오며, 이울로(aulo, 곡식다발을 뜻하는 이울로스(aulos)에서 유래)라는 이름은 데메테르를 곡식단과 동일시했으며, 데메테르 숭배가 곡식의 어머니에 대한 숭배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데메테르의 영향력은 곡식만이 아니라 콩을 제외한 모든 야채와 땅에서 나는 모든 열매에까지 확대되었다. 그런 넓은 의미에서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도 비슷하며, 데메테르와 가이아는 같은 수식어들을 지닐 때가 많다. 때로는 레아나 키벨레(Cybele, 소아시아 지방에서 숭배한 자연의 여신)와 동일시되기도 했다.

데메테르가 지닌 또 다른 중요한 면은 지하 세계의 여신이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스파르타에서는 크토니아(Chthonia, 지하의 여신)라고 불렀고, 특히 아르골리스(Argolis)의 헤르미오네(Hermione)에서는 크토니아 축제 때 4명의 나이든 여인들이 암소 1마리를 제물로 바쳤다. 아르카디아 지방에서만 쓰던 데메테르의 별칭인 에리니스(Erinys, 복수의 여신)와 멜라이나(Corcyra Melaina, 암흑의 여신)는 데메테르의 성격에서 어두운 면을 강조하고 있다.

데메테르는 또한 건강·출생·결혼의 여신으로도 등장했다. 그녀에게는 정치 상황과 종족에 따라 많은 칭호가 붙여졌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보(隣保) 동맹’의 수호 여신을 뜻하는 암픽티오니스(Amphiktyonia)라는 칭호였다. ‘인보 동맹’은 그 뒤 델포이 신전과 관련하여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로마식 이름은 케레스(Ceres)이고 신전은 엘레우시스에 있다.

곡물과 수확의 여신 Demeter

정부인 헤라(Hêra)와의 관계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최고의 여신으로 주신 제우스의 누이이자 아내이다. 결혼과 가정의 여신으로 숭배 받는다. 로마 신화에서는 유피테르(Iuppite)의 반려자인 유노(Juno)에 해당된다. 헤라는 올림포스 신화가 자리잡기 전부터 모신(母神)으로 숭배 받고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다른 그리스 신화의 신들과 달리 헤라라는 이름의 어원은 그리스어나 인도 유럽어에 속하지 않는 고대의 것으로 추정된다. 사모스 섬과 아르고스에는 기원전 8세기경에 지어진 헤라의 신전이 있다. 이는 그리스에서 가장 오래된 신전이다. 헤라는 종종 공작이 끄는 수레에 타거나 손에 여성과 풍요의 상징인 석류나 양귀비 씨앗을 든 모습으로 묘사된다.

폐허화 된 헤라 신전

 

바람둥이 제우스가 헤라와 결혼하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다. 헤라에게 연정을 품은 제우스는 사랑을 고백했으나 평소의 바람둥이 제우스를 잘 아는 헤라는 관계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자 어느 봄날 제우스는 조그만 뻐꾸기로 변신해 가련한 모습으로 헤라의 품에 안겼다. 바들바들 떨고 있는 가엾은 작은 새를 불쌍히 여긴 헤라는 품에 비둘기를 안았다. 그 순간 제우스는 본모습을 드러내고 헤라를 범하려 하였다.

그러나 헤라는 정식 결혼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기 전까지 완강하게 버텼다. 제우스는 이에 굴복하여 결혼을 승낙하고 만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으로 전쟁과 폭력의 신인 아레스(Ares)와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Hephaistus), 그리고 청춘의 여신 헤베(Hebe)와 산파의 여신 에일레이튀이아(Eileithyia)가 있다.

결혼, 가정의 여신 헤라는 제우스의 바람기에 대해 그의 사랑을 받은 여인들을 괴롭히는 것으로 분풀이를 하게 된다. 가장 먼저 레토가 있다. 헤라는 그녀를 질투하여 피톤(Python)이라는 뱀을 동원해 그녀를 추격하고 세상 모든 땅에게 그녀의 출산을 도와주지 말 것을 명령하기도 한다. 레토가 아폴론, 아르테미스(Artemis) 쌍둥이를 낳은 곳은 델로스 섬인데 이때까지 이 섬은 떠다니는 섬이었다고 한다.

(Jupiter and Juno/ Annibale Carracci, 1597)

연인 셀레네(Selene)와의 관계이다. 셀레네는 그리스 신화에 있는 달의 여신이다. 티탄신족인 히페리온(Hyperion)과 테이아(Theia)의 딸이며, 사계의 여신의 어머니로, 로마 신화에서 루나(Luna)에 해당한다. 달의 여신 셀레네는 헬리오스(Helios)의 여동생으로, 1세대 달의 여신이었다. 달의 여신의 칭호는 티타노마키아(Titanomachia) 전쟁 이후 아르테미스(Artemis)에게 넘어간다. 초승달과 보름달이 뜰 때 경배되었다. 부모는 티탄족의 히페리온과 테이아였고, 오빠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Helios, 아버지라고도 함), 여동생은 에오스(Eos, 새벽), 잠깐동안의 신랑은 주신(主神) 제우스, 딸은 판디아(Pāndya), 애인은 엔디미온(Endymion)이었다.

셀레네 여신은 젊고 아름다운 목동 엔디미온(Endymion)을 보고 사랑에 빠졌다. 셀레네가 엔디미온을 잠들게 해달라고 한 것은 그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엔디미온은 라트모스 산에서 양을 치는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어느 맑고 조용한 밤,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정확하게 말하면 셀레네)는 하계 인간세상을 내려다보다가 잠들어 있는 이 젊은 청년이 눈에 띄었다. 젊은이의 아름다움은 냉정하기 이를 데 없는 아르테미스의 차가운 마음을 따뜻하게 녹였다. 결국 이 처녀 신은 젊은이 있는 곳으로 내려와 그에게 입을 맞추고는 자고 있는 그를 지켜주었다.

 

다른 전설에 따르면, 제우스가 이 엔디미온에게 영원한 젊음과 영원한 잠을 엮어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이 같은 선물을 받은 사람이라서 엔디미온에게는 이렇다 하게 기록될만한 모험담이 하나도 없다. 전설에 따르면 아르테미스는 젊은이가 매일 잠이나 자다가 재산을 잃지나 않을까 염려하여 그의 가축 수를 늘려주고, 야수가 양떼를 해코지하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결혼을 했다고 제우스의 난봉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의 난봉은 결혼 후에 더 심해졌다. 달의 여신 셀레네는 제우스의 사랑을 받고 아테네의 왕이 된 아들 판디아스(Pandias)를 낳았다. 일설에는 아테나의 분노에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케크롭스(Kékrōps)의 딸 헤르세(Herse, 이슬)와 헤라클레스 손에 죽은 네메아(Nemea)의 사자도 제우스와 셀레네 사이의 자식이라 전해진다.

 

정부 레토(Leto)와의 관계이다. 그리스의 다산의 신이다. 티탄족 신(神)인 코이오스(Coeus)와 포이베(Phoebe)의 딸이며, 제우와 어울려 쌍둥이 남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Artemis)를 낳았다. 로마 신화의 라토나(Latona)에 해당한다. 그들은 각각 태양과 달을 담당했으므로, 티탄 족의 헬리오스(Helios)와 셀레네의 역할을 물려받은 셈이다. 아폴론은 제우스의 오른팔 역할을 한다. 그녀는 제우스의 사랑을 받아 쌍둥이를 임신하게 되지만, 출산할 때까지 세계의 여러 나라들을 떠돌아다니면서 갖은 고생을 다 하게 된다.

질투심 많은 제우스의 아내 헤라가 자기가 낳은 아이들보다 레토가 낳을 아이들이 더 위대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모든 나라에 레토를 받아들이지도 말고, 출산 장소를 제공하지도 말 것을 명령했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각 나라들이 임신 중인 티탄족 여신인 레토의 커다란 몸집에, 혹은 앞으로 태어날 신들에게 겁을 먹어 레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신화도 전해지고 있다.

(다산의 여신 레토(Leto, Latona)

▴문학박사/중앙대학교 명예교수▴전남대 교수▴중앙대학교 도서관장▴중앙대학교 교무처장▴중앙대학교 문과대학장▴한국정보관리학회장▴한국도서관협회장▴대통령소속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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