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소비 활성화를 위한 단기 소비 촉진 방안, 위기가 곧 기회다.

전통주 박람회의 젊은 층 인기는 대단하다 @이대형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212)

 

 

전통주 소비 활성화를 위한 단기 소비 촉진 방안, 위기가 곧 기회다.

 

최근 국내 외식업계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컨대, 서울 외식업 매출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유행기에도 이어졌던 성장세가 올해 들어 처음 꺾인 것이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4~6월 서울 지역 외식업 매출은 총 2조 4,400억 원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2조 5,088억 원) 약 2.7%(688억 원) 감소한 수치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1~6월) 창업 기업 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창업 기업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4만 8,359개) 줄어든 57만 4,401개로 나타났다. 특히 음식점 창업은 외식산업 경기 침체와 카페 시장 경쟁 심화로 사업자가 줄면서 감소세를 보였다. 이러한 전반적인 경기 침체는 주류 산업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조장들에 따르면, 최근 매출이 주류 소비처의 감소와 함께 전년 대비 20~30% 감소하면서 전통주 시장 전체가 위축되는 상황이다.

작년부터 이어진 경기 침체로 인해 외식소비가 감소 @픽사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주에 대한 잠재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열린 박람회 현장에서 젊은 층이 전통주를 시음하는 모습이나 입장 시 ‘오픈런’ 현상은 이를 잘 보여준다. 문제는 소비자 접점이 주로 외식업체에 집중되어 있어 외식업이 침체하면 전통주 소비 역시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따라서 경기 회복 전까지는 전통주 활성화를 위한 단기적이고 실질적인 소비 촉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이러한 단기 지원이 모든 양조장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전통주 소비 분위기를 조성하고, 소비자의 관심을 꾸준히 끌어내는 데 있어 단기 소비 촉진 전략은 충분한 의미가 있다. 이에 전통주의 단기 소비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전통주 박람회의 젊은 층 인기는 대단하다 @이대형

첫째, 보다 공격적인 전통주 소비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 최근 강진에서는 ‘반값 여행’이 큰 화제가 되었다. 강진을 여행하면서 소비한 금액의 50%를 모바일 지역화폐로 환급해 주는 제도다. 관광객은 해당 지역화폐를 강진군 직거래 쇼핑몰에서 온라인 구매에 활용할 수 있다. 강진군에 따르면, 이를 통해 같은 기간 대비 관광객 수가 23%(50만 명)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50%라는 파격적인 환급은 현금 환급이 아닌 상품권 환급이었기에 지역 내 재소비 가능성을 높이고, 소비 파급 효과를 더욱 길게 이어갈 수 있었다고 분석된다. 이러한 소비 쿠폰 제도를 전통주에도 접목해 볼 수 있다.

 

예컨대, 우리술대축제와 같은 전통주 행사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혹은 구매 금액의 50%를 소비 쿠폰으로 환급해 주는 방식이다. 이 쿠폰은 행사 종료 후 전통주 전문점이나 바틀샵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다만 현재는 주류에 대한 소비 쿠폰 발행이 어려운 만큼, 음식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쿠폰 지급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전통주 전문점과 바틀샵이 이러한 쿠폰을 가져온 고객에게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면 전통주 소비 촉진 효과는 더 커질 것이다. 단기적인 소비 촉진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판매 채널을 중심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 특히 바틀샵과 전통주 전문점은 구매와 시음을 결합한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강진의 공격적인 반값 여행 @강진군 홈페이지

둘째, 팝업스토어 운영과 현장 시음회 확대가 필요하다. 전통주는 시음과 체험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비자가 직접 전통주를 접할 기회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팝업스토어는 단순히 전통주를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양조장의 철학과 제품 특성을 전달하는 체험형 플랫폼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또한 지자체와 연계해 지역 술을 축제 현장에서 시음·판매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축제 시음회를 통해 다양한 전통주를 비교·체험할 수 있게 하면,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팝업스토어와 시음회를 지역 축제나 문화 행사와 연계한다면 자연스럽게 방문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이는 단기적인 매출 확대뿐 아니라 장기적인 소비자층 형성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안동의 전통주 팝업스토어 @안동시

셋째, 유명 인플루언서와 유튜버를 활용해 전통주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는 전략이다. 최근 전통주에 대한 연예인 또는 유튜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자신의 이름을 건 제품을 출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또한 유튜브에서도 전통주를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콘텐츠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인플루언서와 유튜브 채널의 영향력은 이미 충분히 검증되었다. 따라서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전통주 홍보는 단기적으로 충성 구독자층이나 팬층을 통해 관심을 빠르게 끌 수 있다. 일정 기간 전통주 관련 콘텐츠를 집중 제작·배포하는 SNS 활동은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며,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전통주 확산을 끌어낼 수 있다. 더불어 유튜브 영상은 장기간 남아 이후에도 전통주 홍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전통주 유튜브 ‘명욱과 김민아의 술자리 인문학’

경기 침체 속에서 전통주 소비를 활성화하려면 단기적 소비 촉진과 경험 중심 전략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소비 쿠폰과 바틀샵·전문점을 활용한 프로모션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팝업스토어와 현장 시음회를 통해 직접적인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SNS 소통 전략을 병행함으로써 단순 판매를 넘어 지속적인 소비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아울러 전통주는 지역 농산물과 전통문화, 한식과의 조화를 담은 상품인 만큼, 지역 행사와 통합적인 전략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통주를 직접 경험하고 소비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식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위기가 곧 기회’다. 위기 상황 속에서도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소비 촉진 전략을 실행한다면 전통주는 단기적인 판매 회복은 물론 장기적인 시장 성장 기반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한국술 연구를 하는 연구원

농산물 소비와 한국술 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는 농업 연구사. 전통주 연구로 2015년 과학기술 진흥유공자 대통령 상 및 20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등을 수상 했다. 개발한 술들이 대통령상(산양삼 막걸리), 우리 술 품평회 대상 (허니와인, 산양삼 약주) 등을 수상했으며 다양한 매체에 한국술 발전을 위한 칼럼을 쓰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로

www.koreasool.net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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