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台祐 교수의 특별기고
술의 신(酒神) 디오니소스(Dionysos) 신화 이야기
Dionysos의 프리기아 여행
디오니소스는 세계의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니며 포도 재배법을 가르쳐 주고, 포도주 양조법을 가르쳐 주곤 하였다. 이 맛에 취하고 일단 취하고 나면 야릇한 기분과 주체할 수 없는 흥분상태에 매력을 느낀 사람들이 디오니소스를 신기한 비의를 가진 신으로 숭배하고 따랐다. 그는 프리기아 옷을 입고 리디아의 마이나데스들과 사타로스들을 거느리고 다녔다. 그를 따르는 여자들은 사슴가죽을 몸에 두르고 튀르소스 지팡이를 가지고 있었다.
제우스의 피를 이어받은 디오니소스는 마음만 먹으면 무슨 일이든지 가능했다. 그 가능성에 비의를 느끼게 한 것은 바로 변신술이다. 디오니소스는 여러 곳을 여행하다가 한번은 프리기아를 방문했다. 그곳 왕은 미다스(Midas)였는데 미다스는 디오니소스에게 실레노스를 데려다 주었다. 실레노스는 디오니소스의 양아버지이자 어렸을 때의 스승이었다. 그는 님프들과의 사이에서 많은 아이를 낳기도 한 사람으로 예지력이 있었다.
그는 그리스의 음주가무의 신으로서 반인반수의 판의 일종이었다. 고대로부터 그는 포도주에 만취해 나귀를 타고 다니는 노인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실레노스가 행방불명이 되었다. 실레노스 노인은 술에 취해 길을 잃었는데, 농부들이 발견하고, 그 나라의 왕인 미다스에게 데려간 것이다. 미다스는 그가 디오니소스 신의 양부인 것을 알아보고 정중히 대우해줬다. 열흘 동안이나 계속해서 주연을 베풀어준 후 그를 디오니소스에게 돌려보냈다.
그러자 디오니소스는 그 보답으로 왕에게 무엇인가를 베풀어 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미다스 왕에게 말했다. 디오니소스는 은혜에 보답하는 뜻에서 미다스에게 소원이 있으면 뭐든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미다스는 제 손이 닿는 것은 모두 황금으로 만들어 달라고 청했다. 디오니소스는 미다스의 소원이 맘에 걸렸지만, 약속대로 청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미다스는 꿈만 같았다. 그가 손을 뻗어 나뭇가지를 꺾자 황금 가지가 손에 잡혔다. 사과나무에서 딴 사과도 황금사과로 변했다. 미다스는 뛸 듯이 기뻤다. 마이다스가 배가 고파 음식을 먹으려고 자리에 앉자 음식이 황금으로 변해 버렸다. 딸이 와서 미다스를 포옹하자 딸도 황금으로 변했다.
그제야 미다스는 슬프기도 하고 굶어 죽게 될까봐 두렵기도 했다. 그가 빵에 손을 대는 순간 기쁨은 고통으로 바뀌었다. 그는 딱딱해진 빵을 씹을 수 없었다. 포도주는 녹은 금물이 되어 목구멍에 걸렸다. 소원은 한순간에 저주가 됐다. 그는 자신의 손이 이제는 축복이 아니라 공포의 손이 되고 말았다.
미다스는 다급하게 디오니소스를 찾아가서 다시 간청하였다. 미다스는 번쩍이는 양팔을 든 채 디오니소스에게 이 저주받은 황금의 멸망에서 구해줄 것을 간구했다. 디오니소스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 “어리석은 자여 소원을 들어 주었건만…, 어쩔 수 없지. 어서 팍트로스 강에 가서 그대의 몸을 깨끗이 씻게. 그러면 원래대로 될 걸세” 즉, “강이 처음 시작되는 곳으로 거슬러 올라 그곳에 머리와 몸을 적신 뒤 너의 경솔함과 죄를 씻어라”라고 조언해 주었다. 미다스는 팍트로스 강에 가서 몸을 씻었고, 그 후로는 그가 어떤 것에 손을 대어도 황금으로 바뀌는 일이 없었다.
다만 그가 몸을 씻었던 팍토르스 강에는 그 후부터 사금으로 가득한 강이 되었다. 이 이야기는 <삼국유사> 권2 48 경문대왕조(四十八景文大王條)에 ‘세 가지 좋은 일로 임금이 된 응렴(膺廉)’, ‘뱀과 함께 자는 임금’ 이야기와 함께 ‘당나귀 귀를 가진 임금’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데 미다스 왕 이야기와 매우 닮은꼴을 하고 있다.
신통력으로 욕심을 채우려다가 혼이 난 미다스 왕은 욕심을 버리고 정원 가꾸기에만 몰두하다보니 들의 신인 ‘판(Pan)’을 숭배하였다.
‘판’은 목양의 신으로 그리스 신화에선 사티로스라 불린다. 로마의 파우누스(faunus)와 동일시된다. 영어식은 ‘폰(faun)’이다. ‘판’은 장난이 심해 밤에 숲 속에서 불쑥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하곤 했다. ‘공포의’라는 뜻을 가진 영어 ‘panic’은 판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판’은 Dionysos의 무리를 따라 다녔다. 아르카디아 지방에서는 산야의 신, 목축의 신으로서 오랜 옛날부터 널리 숭배되었다. 판에 관한 신화는 많지 않지만 알렌산드리아 시대 이후 유행한 목가적 취미에는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헤르메스는 제우스의 심부름꾼으로, 아버지 제우스가 피운 난봉의 뒤치다꺼리를 한 공이 적지 않았다. 아르고스를 죽이고, 아버지의 애인 이오를 구해낸 것도 그런 뒤치다꺼리 중의 하나다. 뒤치다꺼리를 하고 다니면서 헤르메스는 아버지 제우스에게 여신이나 요정이나 인간을 후려내는 재주를 배웠을 터이다. 하지만 배우는 것까지는 좋은데 이로써 낳은 자식을 가까이서 보면 아무래도 제대로 배운 것 같지가 않다. 헤르메스가 양떼 치던 시절, 드뤼오프스 왕의 외딸 페넬로페와 사랑을 나누고 낳았다는 아들만 해도 그렇다. 아기는 얼굴만 사람이었을 뿐, 온 몸은 털투성이였고 허리 아래로는 영락없는 염소였다. 이마에는 염소 뿔이 솟아 있는가 하면 엉덩이에는 꼬리까지 달려 있었다.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쑥떡거렸다.
“드뤼오프스 왕의 딸은 무슨 딸? 떡갈나무 밑에서 암염소를 타고 놀았던 게지.”
빈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옥스퍼드 출판부가 펴낸 <고대 신화사전>도 이 아들을 두고, ‘헤르메스와 칼리스토, 페넬로페 혹은 암염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라고 쓰고 있다. 헤르메스는 이 아이를 주워 토끼 가죽에 고이 싸서 올림포스로 데리고 올라갔다. 신들이 보니 가관이었다. 얼굴은 분명 인간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인간에게는 없는 뿔도 달려 있고 꼬리도 달려 있고 온몸에는 털까지 돋아 있었다. “너 별 걸 다 가지고 있구나. 앞으로는 ‘판’이라고 불러야겠다.” 신들 중 하나가 이렇게 말함으로 이게 헤르메스 아들의 이름이 되었다. ‘판’은 ‘모든 것을 아우르는’이라는 뜻이다.
신화학자들은 우리가 ‘범미국적(Pan-American)’이라고 할 때의 이 ‘범(汎)’이 바로 ‘판’의 이름에서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판’은 ‘파온(Paon)’이라는 초기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는 설명도 있다. ‘파온’은 ‘양치기’ 또는 ‘먹이는 자’라는 뜻이다. 판은 들의 신이자 양치기들의 신, 즉 목양신이다. 고대 그리스의 양치기들은 암양이나 암염소가 임신을 제대로 하지 못해 번식이 시원찮으면 이 판의 대리석상을 깃털로 때림으로써 매질하는 시늉을 했다고 한다.
‘판’은 지팡이를 손에 들고 머리에는 소나무 잎으로 만든 관을 썼다. 활발하고 춤과 음악을 좋아하며 참(CHARM)의 마법과 같이 움직이는 악기를 가지고 다닌다. 판은 또한 호색한이어서 숲 속의 요정이나 인간 세상의 여성을 보면 덮치기를 좋아했다. 그리하여 판의 그리스식 이름인 사티로스로부터 ‘Satyric=호색’이라는 형용사가 파생되었다. 또한 판은 여름 한낮에 나무 그늘에서 잠자기를 좋아하였는데 이 잠을 방해하는 자는 인간이건 동물이건 모두 공포와 당혹스러움을 느끼도록 주문을 걸었다고 한다.
미다스 왕은 본의 아니게도 신들의 음악 경연대회에 심판으로 초대되었다. 그가 섬기는 들의 신인 판이 태양신 아폴론과 벌이는 경연인데, 판이 자기의 추종자인 미다스를 인간 가운데 유일의 심판 자격으로 추천했기 때문이다. 태양신이자 음악의 신 아폴론은 자신이 개발한 악기 리라의 명수였고 천상천하에 자기에게 필적할 상대가 없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한편 기예의 신 아테나는 아폴론이 지나치게 뽐내는 것이 눈꼴사나워 자신의 재능으로 리라에 필적할만한 악기를 개발하기에 이른다.
아테나는 사슴 뼈로 플루트를 만들어 자신감이 생길 정도로 연습을 하여 아폴론에게 연주솜씨를 보이려 했다. 혼자 불 때는 제법이었던 플루트가 아폴론 앞에서는 긴장 한 탓인지 귀청을 찢는 소음으로 나오자 화가 난 아테나는 악기를 지상으로 던져버렸다. 들의 신인 판은 하늘에서 떨어진 플루트를 집어 들고 신기하여 불어보니 놀랍게도 감미로운 선율이 흘러나왔다. 이 소리를 듣고 몰려든 숲의 요정들이 그 소리가 아폴론의 리라보다 청아하다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우쭐한 판은 아폴론에게 경연을 제안하여 동의를 받아냈다.
경연의 심판으로 아홉 명의 뮤즈 여신 외에 한 사람의 인간 미다스가 참여하게 되었다. 경연에서 겨룬 아폴론과 판의 연주솜씨는 너무나 완벽에 이르러 심판관인 아홉 여신들은 우열을 가리지 못하겠다며 심판에서 기권을 선언했다. 자존심이 상한 아폴론은 악기를 거꾸로 들고 불기 경연을 하자고 제안하며 리라를 거꾸로 들고 멋지게 불어댔다. 그러나 판의 플루트는 거꾸로 들고 불자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아홉 여신이 아폴론의 승리를 선언하자 미다스는 이는 당초의 약속 위반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분개한 아폴론은 하찮은 인간이 신의 일에 끼어든다고 벌을 내린다. “어떤 것이 좋은 악기인지도 식별 못하는 저 따위 귀는 차라리 당나귀 귀나 되어버려라!” 라고 하자 미다스의 귀는 당장 당나귀 귀로 변하고 만다. 미다스 왕은 흉물스럽게 된 자기 귀를 감추려고 언제나 긴 모자를 눌러쓰고 지냈다. 길어나는 머리칼을 주체하지 못해 이발을 하고는 이발사에게 그걸 발설하면 극형에 처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한편 이발사는 발설하자니 목숨이 위태롭고 그 엄청난 비밀을 혼자 간직해있기에는 힘들어 시름시름 앓게 되었다. 그 이상 참을 길 없자 이발사는 파클로스 강가에 가서 강기슭에 구덩이를 파고 그 속에 들어가 체한 음식을 토해내듯 그 비밀을 마구 뱉어냈다.
그러자 이상하게도 그 구덩이에서 갈대가 돋아나 온 강가로 뻗어갔더니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라고 옆 갈대에게 전파하여 이를 들은 동물들이 다른 동물에게 전파하게 되었다. 이런 이상한 소문이 전국에 퍼지자 동물 소리 식별에 능한 어떤 이가 확인을 하여 모든 백성들이 수군거리게 되었다. 그럴 즈음 미다스 왕이 이륜마차를 타고 지나가자 백성들이 떼 지어 몰려들어 마차를 가로막고 확인을 요청했다. 그 이상 부끄러운 비밀을 숨길 길이 없음을 직감한 미다스 왕은 이발사를 잡아와 단칼에 쳐 죽이고 그 칼로 자결해 버린다.
디오니소스는 이집트와 시리아 지방 등 지상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는 방랑객이 되었다. 디오니소스가 소아시아 지방의 프리기아에 이르렀을 때, 제우스와 헤라의 어머니인 여신 레아가 그의 미친병을 치료해 주고, 후에 디오니소스 축제 때 행해질 그녀의 종교상의 의식을 가르쳐 주었다. 이 제전에서 디오니소스와 신도들은 새끼 사슴의 가죽을 입어야 한다는 것도 가르쳐 주었다.
미다스가 다스리는 프리기아를 떠난 디오니소스는 이제 이집트로 갔다. 그는 이집트에서 어느 날 신도들과 물이 없는 사막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막에 숫양 한 마리가 나타났다. 디오니소스를 따르는 신도들이 양의 뒤를 따라 갔지만 갑자기 양이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양이 사라진 그 자리에 맑은 샘물이 솟고 있었다.
디오니소스는 그 장소에 신탁소를 세우고는 그 숫양을 하늘로 올려 보내 별자리로 삼았다. 그를 따르는 신도들과 함께 여행은 즐겁게 계속되었다. 그들이 지나는 곳에는 언제나 음악이 있었고, 환락이 있었고, 흥겨움이 있어서 지켜보는 사람마저도 신이 났다. 하지만 이들이 하는 성행위는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웠다. 술에 취하면 상대가 누구이든 엉겨 붙어 신음소리를 내며 욕정을 즐겼고, 제 정신이 돌아오면 그 행위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디오니소스는 아시아로 편력의 길을 떠나, 그 주민들에게 포도 재배법과 포도주 담그는 방법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자신의 신앙을 전파했다. 그의 편력 중 가장 유명한 일은 인도 원정이었는데, 이 여행은 수년간 계속되었다고 한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미치광이 소년이 아니었다. 표범 위에 올라타고 손에는 삿갓 모양의 손잡이가 달리고 덩굴장식이 화려한 튀르소스(Thyrsos)라는 막대기를 든 당당한 모습의 신이었다. 이들 일행이 이번에는 하에우르라테스, 즉 지금의 유프라테스 강에 왔을 때 디오니소스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다. 그는 담쟁이덩굴과 포도넝쿨을 얽혀 다리를 만들어서 강을 건넜다. 그렇게 계속되었던 여행은 이젠 인도스 갠지스 강에까지 이르렸고, 그곳에서도 자신의 비의를 전파한 후 표범이 끄는 전차를 타고 드디어 그리스로 들어왔다.
그의 곁에는 항상 그를 추종하는 한 떼의 무리, 즉 그를 길러준 뉘사의 요정들과 판 신, 사티로스, 세일레노스, 그리고 디오니소스를 광신적으로 믿는 마이나데스(Mainades)들이 뒤따랐다. 디오니소스는 의기양양하게 돌아오자 그리스에다 자기의 신앙을 펴려고 했으나, 이에 반대하는 군주들에 의해서 저지되었다. 그들은 그 종교가 수반한 무질서한 광증 때문에 그 포교를 두려워했던 것이었다. 그가 고향인 테베 시 가까이 오자, 국왕 펜테우스는 이 새로운 신앙을 조금도 존중하지 않았으므로, 그 의식의 집행을 금지했다. 이 이야기는 다음 항목에서 상세하게 기술된다.
디오니소스가 인도 땅에서 어떤 것을 가르치고 무엇을 배워 왔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디오니소스가 귀향한 뒤부터 신도들은 거리를 누빌 때마다 인도 땅 시바 신을 상징하는 남성의 생식기와 비슷한 남근상 ‘팔루스(phallus)’를 앞세우고 다녔다고 한다. 디오니소스는 한 손에는 튀르소스(Thyrsos), 다른 한 손에는 술잔을 들고 사람들에게 가르쳤다고 한다.
“제우스 대신이 곧 광명의 지배자이며 광명이듯이, 나는 곡식과 과일 그리고 이로 빚은 술의 신이자 곧 곡식과 과일 그리고 술이다. 내가 썩어 술이 되거든 너희가 마셔라. 너희가 썩어 술이 되면 내가 마시리라. 마시고 취하고 싶은 자는 취하라. 내 무리가 술의 광기에 취하고 노래의 광기에 취하여 오르페우스(Orpheus,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시인이자 음악가)를 찢어 죽였다는 말을 너희가 들었느냐? 내가 그 처녀들에게 죄를 주지 않는 이치를 너희들은 아느냐? 취하고 싶은 자는 취하라. 취하거든 산으로 들어가라. 산에는 삼엄한 신전도 사당도 없다. 산에서는 오래 참던 소리를 짐승같이 토해내며 춤을 추어도 좋다.
달리고 싶은 자는 미친 듯이 달려도 좋다. 달리다 힘이 다하거든 울창한 나무 밑을 침실로 삼고 부드러운 목초를 침상으로 삼아도 좋다. 그러나 잘 들으라! 너희들의 목적은 술이 아니다. 광기도 아니다. 술이 깨거든 카오스(혼돈)가 비롯되던 시간, 코스모스(질서)가 비롯되던 시간을 생각하라. 광기에서 놓여나거든 떠날 일을 생각하라. 나는 누구인가? ‘바쿠스(싹)’다. 씨앗이 대지에 들었다가 제 몸을 썩히고, 싹을 내고, 자라고, 열매를 맺고, 다시 대지에 들어 제 몸을 썩히는 이치를 생각하라. 이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한 알의 곡식과 과일이 있는 이치를 생각하라. 그리고 너희가 그 자리에서 다시 하나의 생명으로 곧게 설 방도를 생각하라. 그것이 목적이다. 내가 너희에게 준 술과 술자리는 쾌락이 아니라 한 자루의 칼이다. 너희는 자루를 잡겠느냐, 날을 잡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준 술은 무수한 생명이 뒤섞여 있는 카오스의 웅덩이다. 너희가 빠져 있겠느냐, 헤어 나오겠느냐?”
남태우 교수
▴문학박사/중앙대학교 명예교수▴음주문화칼럼니스트
◇ 음주관련 저작리스트:▴비틀거리는 술잔, 휘청거리는 술꾼이야기(1998)▴주당별곡
(1999)▴술술술, 주당들의 풍류세계(2001)▴알코올의 야누스적 문화(2002)▴음주의 유혹, 금주의 미혹(2005)▴주당들의 명정과 풍류(2007)▴홀 수배 음주법의 의식과 허식(2009)▴술잔의 미학과 해학(2013)▴은자의 명정과 청담세계(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