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의 신(酒神) 디오니소스(Dionysos) 신화 이야기(51)

펜테우스

南台祐 교수의 특별기고

 

술의 신(酒神) 디오니소스(Dionysos) 신화 이야기(51)

 

 

“썩 꺼져라, 사악한 혼령이여. 안테스테리아는 이미 끝났다.”

남태우 교수

탄생이 기구한 것처럼 디오니소스의 인생도 결코 순탄치가 못했다. 다른 신들과는 달리 그리스의 방방곡곡을 떠돌아다니면서 자신이 진짜 신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설득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보통은 포도주를 어떻게 만드는가를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만하면 되었지만, 이따금 디오니소스는 따로 기적을 실현하거나 몇 사람을 죽이거나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 유리피데스의 <바쿠스>에 나오는 것처럼 – 테베의 왕이며 바쿠스의 사촌 여동생과 결혼한 펜테우스(Pentheus)와의 싸움일 것이다. 펜테우스는 자기 친척의 새로운 종교가 불러일으키는 기괴한 행동이 전혀 마음에 들지를 않았으며, 디오니소스가 신이라고 떠들고 다니는 것을 우스꽝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펜테우스가 바쿠스를 살해하려고 시도하자 바쿠스는, 여자로 가장을 하고 바쿠스 축제에 잠입해 들어가 염탐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왕의 머릿속에 넣어 줌으로써, 복수의 칼날을 뽑아 들었다. 펜테우스에게는 불행한 일이었지만 마이나데스, 즉 신에 의해서 눈이 먼 여성들은 그를 멧돼지라 생각하고, 펜테우스의 친어머니가 앞장서서 그를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이러한 광적인 디오니소스 축제로부터 우리들은 ‘바카날(Bacchanal, 술 취해 떠드는)’과 ‘바카날리아(bacchanale, 바쿠스 축제)’와 같은 많은 표현을 만들었는데, 현재 그것은 정신보다는 오히려 감정에 의한 영감을 의미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제례를 ‘오르기아(orgia)’라 하고, 짐승을 생식하는 제식(祭式)을 ‘오모파기아(omophagia)’라고 한다. 이런 제례는 일종의 밀의(密儀)로서, 사람들은 이 의식이 행해지는 동안 자기 속에서 신을 느낌으로써 일상의 습관이나 금기(禁忌)에서 벗어나 자연과 일치하는 감정으로 생활하였다. 따라서 그것은 인간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원시생명의 체험이기도 하였다.

16세기에 처음으로 사용되었을 때, ‘바카날’은 ‘술에 만취한 난교 파티’같은 것에 적용되었다 – 마이나데스들이 떠들고 노는 데 술 같은 것은 필요로 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셰익스피어조차도 <한 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 속에서, ‘술 취한 바카날들의 소동’이라고 언급함으로써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한편 그와 동시대의 선배격인 존 스토우(John Stow)는 ‘수치심도 없이 술에 만취한 바쿠스 축제의 여인들’이라고 조소하고 있다. 마치 육체는 술 없이는 조금도 즐길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

‘마이나데스’라고 불리는 디오니소스의 숭배자들 중에는 그를 길러 준 뉘사의 요정들과 판 신, 상반신은 인간이요, 하반신은 동물인 사튀로스(Satyros), 왕성한 성욕과 생식력을 지닌 프리아푸스(Priapus), 그리스 신화의 목축의 신으로 디오니소스의 스승 또는 조언자로 실레노스(Silenus, 세일레노스(Seilenos라고도 한다) 등이 있었다. 특히 이 중에서 프리아푸스(Priapus)는 성욕과 풍요의 신이다. 그리스 여인들이 흠모, 숭앙하던 프리아푸스는 거대한 웅자(雄姿)를 현시(顯示), 참배하는 여인들에게 풍요와 다산의 행복을 나누어준 신이었다. 공평치 못하게 발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어 고통 받는 사람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리아푸스(Priapus)의 이름을 따서 ‘프리아피즘’으로 명명된 병이다. 그 누구의 눈도 아랑곳없이 그저 분기탱천, 전율 같은 탄성과 질시어린 감동을 절로 자아내는 볼트(bolt)의 압권, 풍요와 다산의 신(神), 프리아푸스는 희랍신화에서 사랑의 여신 비너스와 술과 농업을 관장하는 주신(酒神) 바커스 사이에서 태어난 임신과 출산을 주도하는 신으로 나온다.

프리아포스(Priapus)는 유난히 큰 성기를 가진 기형적 모습의 신으로 실체는 번식의 상징인 팔루스(Phallus, 남근)이다. 의사 갈리안(Galien)은 프리아포스에서 착안해 ‘프리아피즘(Priapism, 음경지속발기증)’이란 용어를 만들어냈다. 오랫동안 성적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고통스러운 발기를 의미하는 프리아피즘은 외과적 수술이 적응되기도 한다. 프리아포스의 출생에 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는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디오니소스와 사랑을 하다가 그를 버리고 아도니스에게 가지만, 거기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이 가진 불멸의 아름다움으로 제우스를 유혹하다가 제우스의 아내이자 질투의 여신 헤라에게 들킨 데서 유래된다. 헤라는 저주의 손으로 아프로디테의 배를 쳐 기형아 프리아포스가 탄생하게 된다는 설이다. 두 번째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결합해 출생한 존재가 프리아포스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우뚝 선 성기는 술의 최음적 힘이 가지는 직접적인 표현으로 여겨진다.

<발기된 남근상의 프리아포스(Priapos) 동상>

‘마이나데스’들은 고대인들의 왕성한 성욕을 반영한 추상적 매체로, 사튀로스의 하반신이 동물인 것과 생식력의 신 프리아포스가 ‘발기한 채로 서있는 거대한 남근’을 품고 있는 것은 그들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야성적이고 본능적인 열망’을 의미하였다. ‘음경지속발기증’을 영어로 ‘프리아피즘’이라고 부르는데 그리스 신화 속 프리아포스라는 신에서 비롯된 용어다.

그는 도시에서 보다는 시골에서 더 인기가 있다. 프리아포스는 못생겼으며 커다란 남근을 달고 있는 인간과 비슷한 사튀로스로 묘사된다. 풍요의 신으로서 가지는 모습은 다산의 신이다. 특히 과수원과 관련하여 양과 염소의 무리, 포도나부 뿐으로만이 아니라 난잡한 성욕 그 자체로도 증명이 된다. 종종 과수원에는 프리아포스의 발기한 남근상이 세워졌다. 당나귀가 그 성욕으로부터 연상되어 그의 성수로 여겨진다. 뱃사람, 어부의 수호신이기도 하다.

인도 정복을 마친 디오니소스는 소아시아를 거쳐 트라키아 지방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곳의 왕인 리쿠르고스(Lycurgos)는 연인들이 술을 먹고 광기에 빠지는 새로운 종교를 환영하지 않았다. 트라키아의 영역은 흑해와 에게 해에서 마케도니아 동쪽에까지 이르렀으나 확실치는 않다. 그리스 사람들은 이 나라를 추운 이국인의 땅이며, 북풍의 신 보레아스(Boreas)의 고향으로 생각하였다. 여기에서는 여러 신을 숭배하였고 일부는 잔인하고 음란한 제의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트라키아와 연관성을 갖는 신화에서는 흔히 거세와 같은 야만성 에피소드가 끼여 있다. 특히 트라키아 왕 리쿠르고스와 디오메데스(Diomedes)는 사람을 죽여 그 인육을 만찬의 식사로 내놓거나 동물의 먹이로 하는 자들로 잔혹성의 본보기로 전해져 온다.

어린 디오니소스가 유모들과 같이 은신처를 얻기 위해 찾아왔을 때, 리쿠르고스는 채찍으로 그들을 쫓아 버렸다. 그는 또한 디오니소스와 여신도들을 소몰이 막대기로 마구 때리고 감옥에 가두었다. 그리고 디오니소스가 주관하는 포도주가 사람을 만취하여 정신을 혹하게 하는 불결한 액체라 하여 자신의 영토 내의 모든 포도나무를 잘라 버리라는 엄명을 내렸다. 결국 이러한 불경 행위는 신의 노여움을 사서 극심한 처벌을 받게 된다. 즉 발광 끝에 자신의 처와 아들을 죽이고, 도끼로 포도나무 가지를 치다 자기 다리를 찍어내는 불상사를 일으키게 한다. 디오메데스(Diomedes)는 사람을 죽여 그 인육을 암말에게 먹이는 자로, 헤라클레스의 일곱 번째 과업은 그 암말을 데려오는 과업에 속한 암말을 사육하는 왕이다.

스파르타의 체제를 만든 기원전 9세기의 전설상의 인물인 리쿠르고스(Lycurgos)는 디오니소스 숭배를 난폭하게 금지시키고 숭배자를 모두 국외로 내쫓아 버렸다. 이에 디오니소스를 키운 뉘사의 요정들은 지팡이를 버리고 달아났고, 디오니소스도 바다로 뛰어들어 테티스(Thetys)에게로 도망쳤다. 바다에 뛰어들자 테티스가 그를 맞이하고, 네레이스(Nereis)들이 피난처를 제공했다. 리쿠르고스는 디오니소스의 유모들 혹은 마이나스(Mainas)들의 일행까지 감옥에 가두었으므로 벌을 받았다. 호메로스(Homeros)에 따르면, 제우스가 그를 장님으로 만들고 나서 죽였다고 한다. 다른 설에 의하면, 리쿠르고스는 발광하게 되고, 감옥에 갇혔던 여자들은 기적적으로 자유의 몸이 되었다고 한다.

 

디오니소스의 여신도들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감옥에서 풀려나고 왕 자신은 미쳐서 도끼로 포도 묘목을 자른다고 자신의 아이들의 손발을 잘랐다. 제 정신이 들자 전 왕국이 황폐화되어 불모의 땅이 되어 있었다. 백성들이 신탁을 물은즉 디오니소스의 노여움은 죄지은 자의 죽음으로만 풀어진다는 것이었다. 백성들은 리쿠르고스 왕을 말에 매어 사지를 여덟 조각으로 갈기갈기 찢어 죽였다. 즉, 디오니소스가 돌아와 리쿠르고스에게 포도주를 먹여 취하게 만드는 바람에, 리쿠르고스는 자기 어머니도 몰라보고 범하려 했다. 그러다가 어머니임을 알게 되자 그는 포도밭으로 가서 가증스런 포도나무를 도끼로 찍으려 했다. 이때 그는 아들의 다리를 포도나무로 착각하여 찍어 죽였다.

한편 리쿠르고스의 죄로 인해 트라키아에는 기근이 들고, 그가 죽을 때까지는 기근을 면치 못하리라는 신탁을 내렸다. 리쿠르고스는 붙잡혀 판가이온 산으로 끌려가 야생마의 먹이가 되었다. 일설에 의하면, 리쿠르고스는 자살했다고 한다. 또는 리쿠르고스가 아내와 아들을 죽이자, 디오니소스가 그를 로도페산에 있는 표범한테 보내 죽게 만들었다고도 한다.

 

인도에서 개선한 디오니소스는 어머니의 고향 테바이(Thēbai)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그는 테바이에서 가장 심한 박해를 받았다. 테베의 왕 카드무스(Cadmus)는 고령으로 인해 그의 외손 펜테우스(Pentheus)에게 양위하였다. 펜테우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테베의 왕이었으며 스파르타 에케온과 카드무스의 딸 아가베의 아들이였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바카스>들에 나오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고대 그리스의 펜테우스 신화는 로마의 글 재주꾼 오비디우스(Ovidius, Publius Naso, BC.43~AD.17)가 <변신이야기(Metamorphoses)>에 기록해서 널리 알려졌다. 베틀을 놀리는 일꾼들이 긴 밤의 지루함을 죽이느라 차례로 돌아가면서 이야기 한 토막씩 풀어놓는데, 그러니까 펜테우스 신화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형식으로 오비디우스가 소개하는 미스터리한 사건이다. 카드모스의 딸 아가베(Agabe)와 에키온(Echion) 사이에서 태어난 펜테우스는 외할아버지로부터 왕위를 곧장 계승한다. 어린 나이였지만 누구보다 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혜로운 군주 펜테우스의 운명은 Dionysos 때문에 비극의 소용돌이에 말리게 된다.

테베의 왕으로서 주신 디오니소스에 대한 숭배를 금하였다. 왕인 펜테우스는 디오니소스 신의 숭배를 포기하였는데 그는 그의 고모 세멜레의 아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테바이에는 그의 어머니 세멜레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이 퍼져 있었다. 괴상한 차림의 젊은이가 이끄는 광기에 찬 무리들을 바라보는 테바이 사람들의 눈이 고울 리가 없었다. 특히 테바이의 왕 펜테우스는 디오니소스 신도 여인들이 산과 들에 나가 미친 듯이 뛰며 춤추는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펜테우스는 즉시 디오니소스를 옥에 가두었지만, 그의 결박은 무너지고 옥문은 저절로 열렸다.

표범 수레를 탄 디오니소스의 일행이 테베에 입성하면서 성안의 부녀자들은 정신을 홀딱 빼앗기고 만다. 포도주의 힘이 여인네들의 영혼에 자유와 광기를 부여했던 것이다. 펜테우스(Pentheus)는 아시아에서 건너온 카드모스의 자손으로 그가 건설한 그리스 중부 테베의 왕이 되었다. 펜테우스는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재단하기를 좋아했다. 무질서한 것은 딱 질색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나타나 그의 나라를 혼돈과 무질서로 몰아넣었다. 모든 카드모스의 딸들과 테베의 여인들은 술의 신 디오니소스에게 미쳐서 제정신을 잃고 산야를 헤매고 다녔다. 이 광란의 여인들은 자식이고 가정이고 다 팽개치고 산 속에서 광란의 춤과 술에 도취되었다. 펜테우스는 질서를 잡을 수가 없게 되자 화가 났다. 그래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 디오니소스를 잡아 묶어서 감옥에 가두었으나 신인 디오니소스는 달아나 버렸다.

취한 여인들 가운데는 펜테우스의 어머니 아가베(Agave)에도 들어 있었다. 펜테우스는 광란하는 여인들을 직접 눈으로 보길 원하였다. 디오니소스는 펜테우스에게 벌을 받을 것이라 경고했지만, 펜테우스는 산 속으로 들어갔다. 마침내 그는 취한 여인들의 눈에 띄었고 정신없이 취해서 그를 산 짐승쯤으로 생각한 여인들은 그의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특히 펜테우스의 어머니 아가베가 앞장을 섰다. 아가베는 혼자 힘으로 사냥을 했다고 믿으며 기념품으로 펜테우스의 머리를 들고 자랑스럽게 집으로 돌아왔다. 카드모스는 그녀가 들고 있는 것이 그녀 아들의 머리이며 그녀가 아들을 죽였음을 알게 된다. 카드모스는 이것이 모두 디오니소스의 저주이며 펜테우스 뿐 아니라 자신도 역시 디오니소스를 알아보지 못했음을 한탄한다. 디오니소스는 카드모스와 아가베에게 테베를 떠날 것을 명한다.

여기에서 디오니소스는 술로 상징되는 감성을 뜻하는 반면 펜테우스는 이성을 상징한다. 그 어느 것도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된다. 인간은 유식하든, 무식하든 자기완결적인 존재이며 얼마만큼을 알아야 된다는 절대적 기준은 없다. 아는 것이 전혀 없어도 인간의 생명은 의미를 갖는데, 잴 수 없는 인간의 존재조건은 비합리의 디오니소스의 영역에 속한다.

<아가베와 이노, 박코스 여신도들에게 몸이 찢기는 펜테우스>

상단 가운데 곱슬머리를 한 디오니소스가 보이고 오른쪽에 여신도가 든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긴 것이 튀르소스다. 튀르소스로 바위를 치면 샘물이 솟고, 땅에 꽂으면 포도주가 솟구쳐 오른다고 하는 기적의 지팡이다. 몸을 찢기는 가운데서도 펜테우스의 평온한 표정을 보노라니 무척 처량하다.

디오니소스 신앙이 가장 어려운 시련에 부딪힌 것은 아르고스(Argos)에서였다. 디오니소스가 마침 아르고스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메두사(Medusa)를 죽인 영웅 페르세우스(Perseus)가 다스리고 있었다.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와 다나에(Danae)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오스(Acrisios)는 자신에게는 아들이 없고 딸이 낳는 외손자에게 죽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고는 딸인 다나에를 청동의 탑위에 가두어 두었는데, 탑안에 갇힌 다나에의 미모에 반한 제우스가 ‘황금의 비’ 가 되어 다나에에게 접근했다. 그 뒤, 다나에는 임신을 하게 되고 페르세우스를 낳았다.

아기가 태어나자 아크리시오스 왕은 겁을 먹고 딸과 손자를 상자에 넣어 바다에 띄워 보냈다. 그러나 제우스의 보호를 받은 그 상자는 표류하던 끝에 무사히 세리포스 섬에 도착했다. 그들은 친절한 어느 어부에게 발견되었고, 페르세우스는 어부의 집에서 자라게 된다. 페르세우스가 장성하게 되면서 이 나라의 왕이었던 폴리덱테스(Polydectes)는 다나에에게 결혼을 강요하였다. 그러나 페르세우스가 이를 반대하므로 폴리덱테스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를 제거하기 위해 메두사(Medusa)의 머리를 자기에게 가져오라고 명령한다.

메두사는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Metamorphoses)>에 따르면 아테나 신전의 사제로, 굉장한 미녀이며 특히 머리카락이 아주 매혹적 이였으나 포세이돈이 아테네를 빼앗긴 것에 앙심을 품고 복수를 위해 그녀를 유혹했다고 한다. 포세이돈의 유혹에 넘어간 메두사는 아테나의 신전에서 사랑을 나눴고 이것이 처녀신인 아테나이에게는 신성모독으로 취급당해 쳐다보면 돌이 될 정도로 흉측한 얼굴, 독사 머리카락, 구리 손을 가진 괴물이 된다. 반면, 포세이돈이 아닌 헤파이스토스와 이어지고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혹은 자신의 머리카락이 아테나보다 아름답다고 자랑하다가 벌을 받았다고도 한다.

그녀의 얼굴을 본 사람은 누구나 돌로 변하기 때문에 그녀가 살고 있는 동굴주위에는 돌로 변한 많은 사람이나 동물들의 흔적이 있었다.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의 아들로 여러 신들의 총애를 받았기 때문에 신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아테나는 그에게 방패를 주었고 헤르메스는 마법의 칼을 주었다. 하데스는 쓰기만 하면 그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는 투구를 주었다. 페르세우스는 또 님프에게서 하늘을 나는 신발과 메두사의 머리를 보관할 수 있는 자루를 받았다.

그는 메두사의 머리를 직접 보지 않기 위해 아테나이의 방패 속에 반영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달려들어 머리를 베었다. 메두사의 자매들이 깨어나 무섭게 소리치며 그를 쫓아왔지만 하늘을 나는 신발을 신은 페르세우스는 재빨리 날아서 도망쳐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 그는 하늘을 떠받치고 있던 아틀라스를 만나 메두사의 머리를 보여주고, 그를 돌로 바꿈으로써 그를 고통에서 풀어주었다.

이러한 페르세우스는 디오니소스와 함께 자신의 왕국을 나누고 싶지 않았다. 더구나 그는 헤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디오니소스는 자신의 여신도들인 ‘마이나데스(Mainades)’와 아내 아리아드네(Ariadne)와 함께 맞섰다. 한창 전투가 벌어지고 있을 때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머리를 쳐들어 아리아드네를 돌로 변하게 하였다. 이에 이성을 잃다시피 한 디오니소스가 아르고스의 모든 지방을 황폐케 하려 들자 헤라가 헤르메스에게 중재에 나서 달라고 부탁했다. 돌이 된 아리아드네에게 하늘에 자리를 내주어 별자리가 되게 하고, 아르고스 지방에서는 디오니소스와 페르세우스가 공동으로 숭배 받는 것으로 신과 영웅 사이에 타협이 이루어졌다.

소아시아에서 시작된 디오니소스 신앙은, 트라케 지방을 거쳐 보이오티아와 펠레폰네소스로 들어와 끝내는 모든 그리스 본토에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디오니소스의 정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디오니소스는 배를 타고 그리스의 여러 섬을 정복하기 위해 떠난다. 디오니소스는 바닷가 바위 위에 홀로 앉아 있었다. 이때 마침 그 앞을 지나던 튀레노이(Tyrrhenoi)족 해적이 그를 발견하고는 몸값을 받기 위해 납치했다.

디오니소스는 해적의 선장을 찢어 죽였고 그 광경을 본 다른 선원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어 돌고래가 되었다. 해적을 혼내 준 디오니소스는 낙소스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마침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에 의해 버림을 받은 크레타의 왕녀 아리아드네(Ariadne)가 있었다. 그녀는 테세우스(Theseus)가 크레타에서 소머리에 인간의 몸을 가진 괴물 미노타우로스(Minotauros)를 처치할 때 도움을 주고 그를 따라 낙소스에까지 오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가 잠든 틈에 테세우스는 그녀를 버리고 달아났다. 버림을 받은 슬픔에 잠겨 있는 아리아드네를 발견한 Dionysos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 결혼하다. Dionysos는 아리아드네에게서 암펠로스(Ampelos, 포도밭), 스타퓔로스(Staphylos, 포도나무), 오이노피온(Oinopion, 술 마시는 사람)의 세 아들을 얻는다.

<다음호 계속>

 

남태우 교수

▴문학박사/중앙대학교 명예교수▴전남대 교수▴중앙대학교 도서관장▴중앙대학교 교무처장▴중앙대학교 문과대학장▴한국정보관리학회장▴한국도서관협회장▴대통령소속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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