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98)
하우스 막걸리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법적인 ‘소규모 전통주 제조면허’라는 표현 대신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하우스 막걸리’ 명칭을 사용 함)
최근 신문 기사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하우스 막걸리 제조 및 판매를 인정하는 ‘소규모 전통주류 제조면허’ 신설 내용에 합의 했고 2016년부터 시행한다고 한다. 오랫동안 많은 분들의 노력에 의해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하우스 막걸리의 판매범위는 ‘매장 내’로 제한되고 주세는 병 막걸리와 같은 5%로 한다고 하고 아직 제조 시설에 관한 세부 기준이 확정되지 않아서 그 규모를 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내용이라면 약 2 kl에서 3 kl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많은 분들이 하우스 막걸리라는 곳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또한 몇몇 분들은 교육 및 시설 준비를 하고 있다. 분명 그동안 없던 새로운 제도가 시작되기에 많은 기대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기존 양조장과의 관계와 함께 위생 및 품질과 관련되어 우려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우스 막걸리가 생긴다는 것은 기존 대량화된 막걸리와 다르게 식당에서 자신들만의 색깔을 가지고 다양하고 고품질의 막걸리를 생산하게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메밀이 유명한 식당에서 메밀을, 보리를 주로 사용하는 식당이라면 보리를 이용한 막걸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기존에 대량으로 유통되는 막걸리가 아닌 고급 막걸리가 소비 될 가능성이 크며 그것으로 인해 막걸리의 인식도 많이 변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긍정적인 효과 보다는 걱정되는 것을 이야기 해보겠다.
먼저 하우스 막걸리의 규모를 최소로 생각한다고 해도 2 kl로 예상되며 이정도 생산 설비면 막걸리를 생산하는 규모로는 작은 규모가 아니다. 특히 발효조 외에 다른 설비들까지 추가 된다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이며 소규모를 생산해서 판매를 해야 하는 식당 입장에서는 이정도의 규모를 식당 옆에 둔다는 것은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오히려 식당 가까운 곳에 지역특산주 면허를 받아서 소규모를 생산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생산에 있어서 한 번에 대량의 양을 생산 하는 것은 아니지만 면허 신청 시에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하우스 막걸리를 생산할 수 있는 식당은 그렇게 많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위생에 관한 문제이다. 현재 주류의 위생과 관련된 부분은 식약처에서 담당을 하고 있다. 식약처에서는 주류를 하나의 식품으로 보고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 기준이 매우 까다롭고 규정도 어려워서 기존 양조장들도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하우스 막걸리가 생긴다고 해서 위생 규정이 변하거나 따로 만들어 지지는 않을 것이다. 즉, 식품공장을 하는 정도의 위생규정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식당의 특성상 많은 식재료가 있기에 방서, 방충의 문제는 일반 양조장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그것은 식당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바로 옆에 양조장이 있기 때문에 여름에는 위생 관리를 조금만 잘못해도 많은 해충(초파리, 파리 등) 등을 신경서야 할 것이다. 기존 식당에서는 식당 위생 신경 쓰기도 힘든데 추가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더 생기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막걸리의 품질과 판매의 문제일 것이다. 품질이라는 것은 내가 만들 술에 대한 손님과의 약속일 것이다. 막걸리의 품질을 1년 내내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특히 양조에 경험이 적은 분들에게는 더 힘든 일일 것이다. 매번 다른 맛을 보여준다는 것이 하우스 막걸리의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막걸리 전체로 보면 오히려 비과학적이라는 단점으로 보일 지도 모를 것이다.
또한 혹시라도 일부 비양심적인 하우스 막걸리 제조장에서 만들고 난 후 팔리지 않고 오래된 막걸리 또는 잘못 만들어진 막걸리를 조금씩 섞어서 식당에서 판매를 한다고 해도 쉽게 그 여부를 확인 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문제가 잘못 알려진다면 막걸리 전체의 이미지는 손상될 것이며 문제가 될 소지가 많이 있다.
앞에서 이야기 한 것 외에 정확한 생산량을 측정하는 문제(주세 문제)나 다른 규제(소방법, 폐수처리 등)들과의 문제 등 아마 많은 문제들이 계속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하우스 막걸리에 대한 기대가 많이 있다. 물론 지금의 시설 기준이 커서 당장 효과를 나타내기는 어렵겠지만 점차 시설 기준을 낮추어 간다면 분명 우리 막걸리나 전통주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하우스 막걸리는 발전을 해나갈 것이다. 지금까지 이야기 했던 모든 것들이 기우(杞憂)로 끝나기를 바라며 하우스 막걸리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