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와인, “와인, 넌 누구냐?”(3)

한관규 원장(와인마케팅경영원구원·그랑벵코리아 CEO)

 

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와인, “와인, 넌 누구냐?”

 

스파클링와인과 샴페인

샴페인과 스파클링 와인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스파클링 와인은 따를 때 거품이 나는 와인을 일컫는데 여러 나라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만들고 있으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샴페인입니다.

샴페인이란 프랑스 샹빠뉴(Champagne) 지방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의 영어식 표현입니다. 프랑스의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에는 샴페인이란 표현을 사용할 수 없으며, 17세기에 프랑스 수도사 동 페리뇽(Dom Perignon)이 개발한 샹빠뉴식 방법으로 만든 것을 지칭하고 있습니다. 샴페인은 여러 와인을 배합한 다음, 설탕과 효모를 넣어 병에서 다시 한 번 발효시키고, 수년 동안 숙성시킨 다음에 바닥에 쌓인 침전물을 빼내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샴페인은 프랑스의 와인 생산지방중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샹빠뉴 지방에서 나오는 데 쌀쌀한 기후와 백악질의 토양이 샴페인의 독특한 산미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샴페인을 만들 때는 보통 삐노 누와르(Pinot Noir), 삐노 뫼니에(Pinot Meunier), 그리고 샤르도네(Chardonnay)라는 세 가지 포도가 사용되는데, 그 중 삐노 누와르와 삐노 뫼니에는 적포도이고, 샤르도네는 청포도입니다. 일반적으로 세 가지 포도를 블렌딩하지만, 예외적으로 적포도로만 만든 샹빠뉴는 ‘블랑 드 느와(Blanc de Noirs)’, 청포도인 샤르도네로 만들면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이라고 표기합니다.

흥겨운 분위기에서 마시기에 제일 좋은 스파클링 와인의 맛은 다양합니다. 단맛이 강한 것부터 약간 단 것, 드라이한 것, 아주 드라이한 것까지 있습니다. 샴페인의 경우 아주 드라이한 것을 ‘브뤼(Brut)’라고 하며, 제법 드라이 한 것은 ‘엑스트라 섹(Extra Sec)’, 그냥 드라이한 것은 ‘섹(Sec)’, 달짝지근한 것은 ‘드미 섹(Demi Sec)’, 가장 달콤한 것은 ‘두(Doux)’ 라고 합니다. 초보자들은 가볍고 달콤한 맛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으나, 일반적으로 최고급 샴페인들은 드라이한 브뤼에 속합니다.

프랑스의 알자스나 랑그독(Langue d’ Oc) 지방에서 생산되는 크레망(Crement)도 인기 있는 스파클링 와인중의하나이며, 스페인의 까바(Cava), 이태리의 스푸만테(Spumante) 등도 가벼운 스파클링와인으로 행사 또는 식사 전에 가볍게 마시기도 합니다.

스파클링 와인 서빙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탄산가스가 흐르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마개를 따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길쭉한 모양의 스파클링와인 잔에 1/5 정도 따르고 2-3초 정도 기다렸다가 거품이 좀 잦아들면 한 번 더 따릅니다. 좋은 스파클링와인은 거품이 섬세하고, 거품이 올라오는 시간이 오래 지속되며, 와인 자체가 수정같이 맑게 느껴집니다. 거품이 솟구치는 장면을 충분히 즐기면서 서서히 마시면 스파클링 와인의 매력을 더욱 느끼실 수 있습니다.

 

◇“승리했을 때는 샴페인을 터트릴 가치가 있지만, 패배했을 때도 위로의 샴페인이 필요하다.”<사바린>

 

와인의 수명

와인은 오래 묵을수록 좋은 것인가요?

 

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보통 10∼15%로 비교적 낮기 때문에 오래 보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알코올 농도가 적어도 20%이상 되어야 자체적으로 보존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오래될수록 좋은 와인이라는 말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리고 와인도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이 수명이 있습니다. 갓 발효가 끝난 와인은 점점 숙성되면서 원숙한 맛을 유지하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맛이 노화되고 최종적으로 수명이 다해 변질되게 됩니다. 이를테면 보졸레 누보 같은 한 해 살이 햇 와인을 10년 동안 간직했다 마시면 그 맛에 아연실색하게 될 것입니다.

와인의 수명은 포도의 품종과 만드는 기술에 따라 일정하지는 않습니다. 고급와인은 충분한 숙성기간을 거친 다음 병에 넣고, 병 속에서도 시간이 흐른 뒤 미세한 변화에 의해서 훌륭한 맛으로 개선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오래두면 변질되므로, 좋은 와인은 가장 원숙한 맛을 유지하는 기간에 개봉해야 합니다. 고급 화이트 와인은 병 속에서 3∼5년, 고급 레드와인도 5∼10년 정도가 되었을 때 가장 먹음직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와인은 살아 있기 때문에 그 맛의 정점에 이를 때 마시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50년, 100년 이상의 오래된 와인들이 비싼 값에 팔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병 속의 와인의 품질에 대해서 의심해 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 와인들은 소장품으로서의 가치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와인 병에는 위스키나 브랜디와 같이 12년, 17년 하는 숙성기간이 표시되어 있지 않고, 다만 그 와인을 만들게 된 포도의 수확연도인 빈티지(Vintage)만을 표시합니다.

◇“영혼에는 웃음이, 몸에는 와인이 필요하다.”<프랑수아 드 베르빌>

 

와인 라벨에서의 빈티지

와인의 빈티지란 무엇을 뜻하나요?

 

빈티지(Vintage)란 포도가 생산된 연도를 뜻하는데, 좋은 와인에는 보통 포도 생산연도인 빈티지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해마다 기후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포도 품질은 매년 차이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봄에는 서리 피해가 없어야 하며, 포도가 자라는 기간 내내 햇볕을 많이 받고 비도 적어야 합니다. 특히 수확기에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밤낮의 기온 차이가 클수록 좋습니다. 그래야 포도의 색과 향이 풍부해지며 단맛과 신맛이 적당하고 떫은맛도 강화됩니다. 이런 조건이 잘 갖추어지면 그 해를 풍년(Great Vintage)이라고 하며 애호가들은 와인 산지의 풍년이 든 해를 기억하고, 그 해의 특정한 지역의 와인을 찾게 됩니다.

와인의 빈티지가 중요한 이유는 포도를 생산한 해마다 날씨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빈티지에 따라 같은 이름의 와인이라도 가격이 큰 차이가 날 수도 있으며, 와인별로 보관할 수 있는 기간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와인은 포도 품종과 제조 방법에 따라 보존 기간이 달라지는데, 까베르네 쏘비뇽 같은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상대적으로 오래 보관할 수 있으나, 갸메(Gamay)로 만든 와인은 그렇지 못합니다. 따라서 와인마다 포도가 생산된 해인 빈티지를 확인하고 최적의 숙성기간에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빈티지가 좋은 해에도 별로 좋지 않은 와인이 있을 수 있으며, 평균적으로 평범했던 빈티지라도 해도 훌륭한 맛을 간직하고 있는 와인이 발견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미국이나 칠레, 호주 등 신대륙은 해마다 날씨의 차이가 별로 없어서 빈티지의 차이가 크게 없다고 말합니다.

◇“와인을 마시게 되면 근심은 잠든다.”<14세기 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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